Share

제455화

강이한은 다음 날 저녁이 되어서야 의식을 회복했다.

비가 내린 뒤의 창밖은 습윤한 공기가 물씬 풍겼다.

눈을 뜬 순간 다시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숨이 막혀왔다.

진영숙은 병상 옆 의자에 기댄 채 잠들어 있다가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강이한은 주섬주섬 외투를 챙기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놀란 진영숙이 다급히 따라가며 물었다.

“이한아, 이 상태로 어딜 간다는 거야?”

하지만 강이한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곧장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아들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진영숙은 절망이 가득 담긴 그의 눈동자를 보고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잠시 후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엄마랑 같이 가자. 이한아!”

진영숙은 다급히 강이한의 뒤를 따랐지만 강이한은 엄마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았다.

진영숙은 다급히 뒤를 따르며 이시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사모님.”

“이한이 밖으로 나갔어. 빨리 좀 막아줘.”

진영숙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시욱에게 말했다.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청하시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미 세간에는 이유영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떠돌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강이한은 환자복을 입은 채, 맨발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이시욱은 정신이 나간 듯한 그의 모습에 조심스럽게 그의 앞을 막아섰다.

“대표님.”

그의 현재 상태로 봐서 아마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가지 못하게 막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시욱은 상사의 눈에 가득 담긴 절망을 보고 천천히 손을 내렸고 강이한은 허겁지겁 밖으로 향했다.

이시욱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잠시 후, 그들을 태운 차가 임강구의 구치소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강이한은 불에 타서 폐허가 되어버린 구치소 현장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건물은 이미 무너진 상태였고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이한은 멍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갔다.

‘유영이를 만나야 해. 저렇게 더러운 곳에 유영이를 둘 수는 없어.’

이시욱이 다가가서 그에게 말했다.

“대표님, 이유영 씨는 이미 여기 없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