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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강이한!

이유영은 끝없이 속으로 그 이름을 되뇌며 d이를 갈았다. 지난 생에 그녀의 목숨을 거두어 간 사람에게 이번 생도 무능하게 당하고 싶지 않았다.

“유영아, 괜찮은 거지?”

수화기 너머로 소은지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국진이 거의 정유라 신변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것만 봐도 정유라의 상태가 얼마나 안 좋은지 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의 지금 상황도 딱히 좋다고 볼 수 없었다.

아버지인 정국진이 딸을 먼저 신경 쓰는 건 당연한 거지만 소은지는 친구가 더 걱정이었다.

이유영은 아랫배에서 묵직한 통증과 함께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며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

“나 괜찮아.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

말을 마친 그녀는 대답도 듣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랫배에서 또 다시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는 혹시 조금 전 강이한의 사무실에서 어딘가 잘못 부딪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조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조민정은 최근 오로라 스튜디오에서 밤을 새우며 반박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민정 씨, 당장 이쪽으로 와봐요.”

“무슨 일인데요?”

“내 몸이 좀 이상해요!”

이유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의식을 잃어버렸다.

탁!

핸드폰은 그대로 차 안에 떨어졌고 조민정의 애타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차 안에 전해지고 있었다.

“대표님, 대표님?”

그리고 뒤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도 들려왔다.

그 시각, 강성건설.

박연준은 사무실 소파에 앉아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박 회장이 앉아 있었다.

노인은 근엄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다가 말했다.

“당장 출국해!”

박연준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두 사람은 부자 사이라기보다는 원수 사이에 더 가까웠다.

그들 사이에는 여느 부자에게서 보이는 가족의 정 따위는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연준아, 성하 일은 나도 유감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너까지 잃고 싶지는 않아!”

박 회장은 박연준을 빤히 바라보며 정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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