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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Penulis: 진헤이
그녀는 더 이상 강이한과 엮이고 싶지 않았기에 잔인하긴 하지만 이 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

태어나도 비참한 운명일 것을 생각하면 아이 자체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감으면 태어난 아이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현실적으로도 그녀는 아이를 낳아 키울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녀 본인조차 크리스탈 가든 비리 문제와 동교 건설 현장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어찌 아이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회장님 쪽에는 알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조민정이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조민정은 이유영이 지금 난감한 상황에 처해 의기소침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혹시라도 나중에 그녀가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

정국진 얘기가 나오자 이유영은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외삼촌 쪽에도 일단은 알리지 말아요.”

이미 정유라 때문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문제로 정국진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그렇게 많은 기사와 사고가 터졌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정국진이 뒤에서 손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교 현장 반박 자료도 정국진의 인력들이 꼼꼼히 데이터를 확인했지만 강이한이 비열한 수를 썼기 때문에 결국에는 모든 증거가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민정 씨.”

“네, 대표님.”

“나랑 강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알죠.”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불쾌한 일들을 생각하면 그들이 다시 만나서 화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했다.

“엄마가 내 자식한테 완전한 가정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들의 무시와 비난을 받게 만든다면… 그래서 아이가 불완전한 환경에서 자라게 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아요.”

이유영은 침통한 얼굴로 힘겹게 말했다.

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그녀와 강이한은 서로 엮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런 결과를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아이 때문에 강이한과 타협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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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지는 누군가를 한 번도 깊이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송연미의 눈 속에서 마치 그런 깊은 사랑을 보는 것 같았다. 상대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이었다.송연미의 눈에 담긴 감정은 차분하고 억제된 것이었으며 심지어 극단적이고 날카롭게 느껴졌다.모두 그 한 사람만을 위한 감정이었다.처음 송연미를 봤을 때, 엔데스 가문의 여자들 사이에서 송연미는 유난히 고독하고 차가운 아름다움으로 돋보였다.엔데스 가문에 변화가 생기자 송연미는 반산월에서 그녀는 네 번째 사모님과 송씨 가문의 아가씨답지 않은 태도를 보였고 미친 듯이 화를 냈었다.아버지가 사촌 여동생을 양녀로 삼으려는 얘기를 했을 때, 송연미는 절망적이면서도 차분한 모습이었다.이유영에게서 보았던 것, 즉 결혼의 끝을 생각하면 소은지는 감정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가 없었다.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그런 사랑이 송연미에게서 보인 것이다. '그가 좋다면 나는 뭐든지 괜찮다'는 그런 사랑을.그 사랑은 소은지가 감정에 대해 가지고 있던 모든 생각을 뒤엎어 버렸다. 송연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소은지는 이제 송연미가 불쌍하고 애석하게 느껴졌다.엔데스 운빈과 송씨 가문과의 관계를 깨면서까지 현우에게 분노를 표출했고 송연미를 파리에서 떠나게 한 이유도 현우 때문이었다.그리고 지금, 아버지가 사촌을 입양한 사실을 참고 있는 이유도 현우 때문이었다.이런 여자가 감정적으로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까?“난 오늘 밤 떠나.”잠시 후 소은지는 송연미에게 이렇게 말했다."..."송연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눈 속에 기쁨이 스쳤다.“진짜로 떠날 거야?”“응.”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지는 진심이었다.송연미가 한숨을 돌린 듯했다. 마치 그 전까지의 모든 계획이 소은지에게 걸려 있었던 것처럼.이제 소은지가 입을 열었으니 그들도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소은지는 송연미의 반응을 보며 송연미의 눈 속에서 깊고 날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4화

    대체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큰 압박감을 주었고 그 느낌이 너무나도 무겁고 답답했다.송연미는 단호하게 말했다.“왜냐하면 현우는 가문의 마지막 후계자이기 때문이야.”그 말은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왜?”송연미의 아버지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 일은 거의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엔데스 가문의 회장은 현우에게 무언가를 남겼을 거야. 그분이 가장 아끼던 사람은 바로 현우였으니까.”가장 아끼던 사람이 현우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복잡한 상황을 남겨둔 것 자체가 이상했다. 그 회장이 정말로 자신의 사람을 아꼈다면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리가 없었다.“내 아버지가 쥐고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파리에서의 권력이었어. 네 좋은 친구인 이유영에게 물어보면, 내 아버지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거야.”송연미도 소은지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소은지는 강압적인 방식보다는 부드러운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써왔던 여러 방법이 소은지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결국,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은지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일이 너무 복잡하고 방대하기도 했고 현우가 이 사건에 소은지를 전혀 끌어들이지 않아서 이 복잡한 관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정씨 가문은 이 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거야?”소은지는 문득 그렇게 물었다.정씨 가문은 매우 큰 상업 제국이었다. 정국진은 언제나 무사히 지나갔고 그만큼 이 사람이 능숙하다는 뜻일 것이다.정씨 가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송연미는 이렇게 말했다.“만약 이유영 옆에 강이한과 박연준이 없었더라면, 엔데스 가문이 정국진을 그냥 놔뒀을 리가 없어.”하지만 아쉽게도 정씨 가문의 유일한 딸 이유영은 강이한과 박연준과 관계가 있었고,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쥐고 있었다.따라서 이유영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사실 송연미가 가장 부러워한 사람은 바로 이유영이었다.왜냐하면 이유영이 이 파리에서 보았던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3화

    송연미는 소은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께서 아직 현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으셨어.”그 말을 하면서 송연미의 목소리에는 묵직한 느낌이 담겨 있었다. 소은지는 그 무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소은지가 송연미를 바라보는 눈빛은 침묵 속에서 날카로움을 띠고 있었다.“네가 아직 여기 있기 때문이야.”송연미의 말은 직설적이었고 어느 정도 압박감이 배어 있었다.소은지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송연미는 오늘 밤 소은지가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소은지는 품에서 잠든 고양이를 조용히 쓰다듬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송연미가 그 고양이를 보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왜냐하면, 송연미도 고양이를 좋아했기 때문이다.아마 현우는 그것을 잊었을 것이다. 송연미와 현우의 사이가 좋았을 때, 송연미는 현우에게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좋아, 예쁜 고양이 한 마리 찾아 줄게.”그의 말은 여전히 소은지의 귀에 생생하게 들려왔다.그때 그들은 정말 행복했다. 그 누구도 그때가 마지막 평화로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 후, 그들은 각자의 길을 갔고 서로 다른 인생의 궤도로 나아갔다.송연미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가 기다린 것은 현우가 약속한 예쁜 고양이가 아니라 아버지가 그녀를 엔데스 운빈에게 시집보내려는 계획이었다.송연미는 강하게 반항했다. 미친 듯이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가문 내의 압박과 협박에 못 이겨 결국 무너지게 되었다.송연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하루를 겪었다.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모든 것이 단번에 깨져버렸고 그녀는 고통과 분노 속에서 절망했다.그래서 그녀는 그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미워하게 된 것이다.“너랑 엔데스 운빈의 관계 때문에 네 아버지가...”소은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송연미를 바라보았다.도대체 이 가문은 어떤 집안인 걸까?소은지가 말을 끝내지 않았지만 송연미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얼굴에는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미소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2화

    하지만 소은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어딘가 고독한 기운이 스며드는 걸 느끼며, 자신이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넌 어떻게 생각해? 나와 현우 씨, 나름 함께 고난을 겪어온 사이 아닌가?”소은지는 송연미에게 시선을 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소은지의 말에 송연미는 순간적으로 멍해졌다.송연미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고 눈 속에는 질투의 불씨가 번뜩였다.하지만 송연미는 엔데스 가문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인 만큼 그런 감정들은 금세 억누를 수 있었다.“엔데스 가문이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어.”중대하다?소은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현우가 자신을 이렇게 급하게 파리에서 떠나게 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다섯째 도련님이 큰형수를 데려갔어.”“...”그 말을 듣고 소은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송연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송연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렴풋이 알았지만 사태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여전히 충격을 받았다.“소은지, 너 모르지?”“뭘 말하는 거야?”“예전에 회장님 세대 때, 집안 권력을 둘러싼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소은지는 조용히 송연미의 말을 들었다.송연미가 소은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송연미 말대로 소은지는 그들의 권력 다툼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아버지가 그러셨어. 그 당시 엔데스 회장님은 정말 무서운 분이었다고. 지금의 여섯째 도련님보다 훨씬 더 무서웠대.”“...”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온몸이 얼어붙은 듯 굳어졌다.소은지는 가족 모임 때 한 번 마주쳤던 차가운 눈빛의 백발 회장님을 떠올렸다.단 한 번의 시선으로도 그녀를 얼어붙게 할 만큼 날카로운 눈빛을 지닌 분이었다.엔데스 명우조차 이미 충분히 무서운 존재였는데, 회장님은 그보다 더했다니. 엔데스 가문이란 현우가 말한 것처럼, 정말로 끝없는 심연이었다.“다섯째 도련님이 큰형수를 데리고 간 이유는 미도로 여행을 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큰형이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기 때문이야.”단서 하나로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1화

    한때 청하시에 머물던 시절.소은지는 너무 많은 것을 보아온 탓에 결혼이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본 적이 없었다.남자를 광적으로 사랑한다는 것 역시 그녀에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불같이 뜨거운 사랑이 결국 아픔으로 끝난다면, 그런 사랑은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특히 현우의 내면을 어느 정도 들여다본 지금, 그녀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하지만 여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감정 문제에 있어서는 순진하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과거에 소은지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그래, 여자가 순진할 수도 있지. 그렇지만 마지막에 우는 건 그 여자가 아닐 수도 있어.”소은지의 말은 냉소적이었고 태도는 언제나 가벼워 보였다. 마음을 주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소은지는 여자가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아야 더 행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왜 굳이 목숨까지 걸어야 할지 모를 그런 감정에 휘말려야 할까?사랑은 진심을 다한 사람이 결국 패배자가 되는 잔인한 게임 같았다.소은지는 너무 많은 상처받은 여자들을 보아왔다.그리고, 너무나 많은 상처받은 남자들도 보아왔다.하지만 그 모든 걸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던 소은지는, 현우를 마주하는 순간 이미 마음이 깊이 흔들리고 있었다.“얼마나 걸릴까요?”소은지는 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우천시로 떠나는 것에 관한 질문이었다.현우가 소은지를 우천시로 보내려 한다는 건, 현재 파리의 상황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었다.시간은 얼마나 필요한 걸까?“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한 달 정도 걸릴 거예요.”한 달이라는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소은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다.엔데스 가문이 정말로 벼랑 끝에 다다른 걸까?소은지는 깊은숨을 내쉬며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을 억눌렀다.“네.”짧은 한마디.그러나 그 짧은 대답 안에 담긴 복잡한 감정은 오직 소은지만이 느낄 수 있었다....소은지에게 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0화

    엔데스 명우는 설선비와 설유나의 일에 대해 스스로 깊은 죄책감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 죄책감을 보상이라는 형태로 주변 몇몇 사람들에게 쏟아부었다.하지만 복수를 결코 잊지 않는 성격답게, 이 모든 보상 또한 결국 갚으려는 계산일지도 모른다.“제가 알아서 할게요.”소은지가 현우에게 차분히 말했다.그 말을 듣고 현우는 그녀를 감싸던 팔이 잠시 멈췄다. 한참을 생각하던 현우는 말했다.“제가 바래다줄게요.”“...”바래다준다니? 어디로?“일곱째 도련님?”“이유영은 지금 우천시에 머물고 있어요. 은지 씨도 잠시 그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소은지는 현우의 품에서 벗어나 그의 깊고 복잡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무언가를 깨달았다.“상황이 그렇게까지 심각한 거예요?”“전기봉을 강이한이 찾아냈어요.”“...”전기봉. 이 중요한 인물을 찾는 일은 지금까지 그들에게 최우선 과제였다.전기봉이 나타나면 모든 일이 해결될 단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를 찾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모두에게 고통 그 자체였다.이제는...소은지는 깊은숨을 내쉬었다.“찾아냈다고요?”“네.”이제 엔데스 가문의 운명은 앞으로의 며칠간 모든 것이 결정될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소은지는 현우의 표정을 보며 더욱 불안해졌다.“하지만 전...”“지금 우천시에는 박연준이 있어요. 은지 씨도 그쪽에 있으면 더 안전할 거예요.”지금의 파리는 너무 위험했다.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그런 위험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찼다. 청하시에 있던 시절, 평화롭게 지내던 소은지의 삶에 갑작스럽게 파리의 사건들이 찾아왔던 것처럼, 그 충격은 소은지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다.만약 우천시에 있었다면, 소은지는 지금처럼 위태롭지는 않았을 것이다.지금 파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그리고 그 분노는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하지만 저는...”소은지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9화

    기다리는 매 순간이 고통스러웠다. 강이한, 박연준, 그리고 이유영. 세 사람의 얽힌 관계는 이제 누구도 명확히 정의할 수 없었다.한편, 파리에서는 엔데스 가문이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었다.강이한은 서주로 돌아갔고 그와 관련된 문서는 점점 극한으로 치닫고 있었다.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도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반산월.남자의 손에서 피어오르는 시가 연기가 희미하게 실내를 감싸고 있었다. 소은지는 품에 작은 고양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섰고 그 순간 현우의 묵직한 눈빛이 그녀를 스쳤다.현우는 소은지를 보자 순간적으로 표정을 가다듬었다.“이 녀석을 꽤 잘 돌본 모양이에요. 아주 잘 자랐네요.”길에서 처음 이 고양이를 주웠을 때는 겨우 갓난 새끼 고양이였다.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작은 생명체였는데 지금은 소은지의 품에서 부드럽고 윤기 나는 털로 감싸인 작은 생명체로 자라 있었다. 여전히 조그마했지만 이제는 생명의 따뜻함과 안정을 느낄 수 있었다.소은지는 작은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현우의 옆에 앉았다.“작은 동물들은 금세 자라잖아요.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아이는 더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했다.반면, 동물들은 마음만 쓰면 빠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여줬다.“...”소은지가 아이를 언급하자, 현우는 마음 한구석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아이 좋아해요?”현우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소은지는 잠시 멈칫했다.아이를 좋아하냐고?“좋아한다, 싫어한다로 설명할 수 없어요.”“왜요?”“아마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봐요.”소은지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씁쓸함이 묻어 있었다.아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 존중과 보살핌이 있어야 하는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였다.그러나 소은지가 지금까지 보아온 아이들은 대부분 그보다 더 복잡했다.청하시에서 일하며 소은지는 직업 특성상 아이들과 얽힌 상황을 자주 마주해야 했다.처음엔 서로 사랑하던 부부가 결국 이혼을 앞두고는 지독히 싸우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8화

    “우리, 결혼하자.”이유영이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박연준이 갑자기 말했다.“...”공기가 그 순간 얼어붙은 듯 정적이 흘렀다.이 남자, 미쳤나 봐.이유영은 박연준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볼 수는 없었지만 텅 빈 두 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을 주었다.박연준은 그런 이유영의 눈빛에 묘한 불안함을 느꼈다.이유영은 차갑게 박연준이 있는 방향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침묵 속에서 전해지는 무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유영아.”“서주...”서주?“네가 원하는 건 결국 우리 아버지의 지원이야?”지원? 자신이 지금까지 보여온 확신마저 이유영에게는 이익을 위한 계산으로 보인단 말인가?“괜찮아. 세상 모든 일은 사실 네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걸 알려줄게.”“흥!”박연준의 다짐이 이유영에게는 터무니없게만 들렸다.“내가 기회를 줄 것 같아?”이유영은 단호했다.박연준이 자신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싫었다. 그런데 이제 가족까지 이용하려 하다니. 박연준은 정말로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박연준, 그런 기회를 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이유영은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날카롭게 내뱉었다.이유영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같은 말을 했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었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깊은 증오가 서려 있었다.이유영의 마음속에 쌓인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만약 지금 이유영이 시력을 잃지 않았다면 분명 서주로 돌아가 강이한과 박연준을 혼란의 중심으로 몰아넣었을 것이다.박연준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그날, 서재에서 박연준이 강이한에게 물었다.“이유영이 시력을 되찾으면, 서주를 가장 먼저 공격할 거야.”이유영은 신씨 가문을 알고 있었다.이유영과 신씨 가문이 어떤 관계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신지수가 이유영 편에 선다는 건 그 둘 사이가 단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그런데 서주 자체가 워낙 복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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