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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991 챕터

제401화

이시욱은 상사의 주변에 풍기는 섬뜩한 기운에 하고 싶었던 말을 속으로 삼켜야 했다.강이한이 보기에 지금 이 상황에 이유영과 연관된 인물은 모두 무고하다고 볼 수 없었다.하지만 더 화가 나는 건 그렇게 심도 깊게 조사를 했는데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게 문제였다.이시욱은 두 사람 사이는 이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한편 이유영은 오로라 스튜디오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에는 정국진의 인맥과 박연준과 협력했다는 명성 덕분에 그들에게 콜을 보냈던 회사들에서 분분히 나서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이 문제는 조민정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었다.이유영은 사무실에서 수치를 자세히 대조하며 설계 도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뒤에야 힘이 풀려 그대로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댔다.안으로 들어온 조민정은 창백한 얼굴의 그녀를 보고 커피 한잔을 타서 그녀에게 건넸다.“이거라도 좀 마셔요.”“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죠?”이유영이 물었다.조민정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우리한테 그리 우호적이지 못해요.”“지금 하고 있던 기획들도 협력사에서 대부분이 계약 해지를 요청했어요.”“해지해요.”이유영이 말했다.지금 상황에 그들을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조민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는 수밖에 없겠군요.”며칠 전까지 잘나가던 스튜디오가 잇따른 계약해지로 처음 사무실을 계약했을 때처럼 한산해졌다. 이게 모두 동교 개발 현장의 사고로 시작된 연쇄 반응이었다.현재 정부에서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고 이유영은 자신과 연관이 없다고 결론이 나오기를 바라기만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만약 정말 뭔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여기 연루될 회사가 수도 없이 많았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마 박연준의 강성건설일 것이다.핸드폰 진동음이 울리자 이유영은 조민정에게 나가라고 눈짓했다.조민정이 밖으로 나간 뒤에야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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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당신이 한 일 때문에 소은지가 대가를 치를 수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해?”“뭐라고?”“소은지 지금쯤 검찰에 잡혀 갔을 거야.”이유영은 갑자기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강이한이 계속해서 말했다.“의뢰인에게 부당한 뇌물을 받은 변호사라. 아마 변호사 인생은 이거로 끝이지 않을까?”“은지는 그런 사람 아니야!”이유영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이건 명백한 모함이었다.“강이한, 이렇게 비열한 사람이었어?”“당신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당신 덕분에 당신 절친 소은지는 평생 직장을 잃게 생겼네?”차가운 냉기가 이유영의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그녀는 재차 그 숨막히는 느낌을 느껴야 했다.“강이한!”“서희 무사히 나오면 소은지도 무사할 거야. 서희 못 나오면 소은지도 서희랑 손잡고 감옥에 들어가겠지.”이 순간 이유영의 분노는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이유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소은지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소은지는 자기가 고생해도 절대 이유영에게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한 적 없는 소중한 친구였다.매번 그녀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도 소은지였다.그런데 그런 사람을 강이한이 인질로 잡고 협박하고 있었다. 이유영은 소은지의 결백을 믿었다.다만 강이한이 동생을 살리기 위해 완전히 미쳐버렸을 줄이야!“강이한, 강서희 사랑해?”사랑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하지 못할 것이다.그는 처음부터 결혼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차라리 강서희와 결혼했더라면 그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강서희 당신 사랑한대. 차라리 강서희랑 결혼하지 그랬어? 그러면 강서희도 그런 비열한 짓까지 해가며 날 모함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이유영에게 있어서 강이한과 강서희는 똑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어차피 둘 다 비열한 인간이고 서로가 아닌 누구랑 결혼해도 상대를 해치는 괴물 같은 존재가 그들이었다.“이유영, 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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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그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이 여동생에게 그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그러니 더 이상 조사할 필요도 없었다.조사해서 증거를 들이밀어도 소은지에게 했던 것처럼 그녀의 주변 사람에게 손을 뻗칠 것이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지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아까 했던 말을 반복했다.실망이 아니라 절망이었다.내려놓고 지금 상황을 똑바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강이한 앞에 그 어떤 증거를 가져다줘도 그는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강서희에 대한 강이한의 믿음은 견고했다.그리고 이유영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였다.한치의 믿음도 주지 않는 사람 앞에서 아무리 많은 증거를 가져다준들 주변 사람만 피해를 볼 뿐이었다.강서희에 대한 강이한의 믿음은 이미 광인의 수준에 도달했다.그날 오후, 이유영은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소은지와 면회하고 보석금을 지불했다.경찰서를 나온 소은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아마 그녀 역시 오늘 이 난리가 난 게 강이한의 걸작이라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유영아, 그 인간은 나쁜 사람을 넘어서 변태야. 앞으로 너 그 인간 용서하면 나 네 앞에서 죽어버릴 거야.”소은지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조금이라도 남았던 강이한에 대한 호감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쓰레기도 이런 쓰레기가 없었다.이유영은 생수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우리 사이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어.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용서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어.”“너….”소은지는 착잡한 표정으로 이유영을 바라보았다.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그 말을 하는 친구가 안쓰러운데 그 어떤 위로도 해줄 수 없어서 마음이 아팠다.과거에 이유영이 얼마나 이 남자를 사랑했는지 알기에 지금 그녀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할 수 있었다.그리고 이유영이 바라는 것은 더 이상 강이한과 엮이지 않는 것이었다.“유영아, 사실….”“내가 미안해.”“그래서 강이한한테 지금 어떤 감정인데?”“제거해야 할 적.”가장 적절한 표현이었다.강이한이 아직 그녀의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그가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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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걱정 마. 방법이 생기겠지.”강서희는 결국 정상적인 방법으로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유영도 곱게 강서희를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소은지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친구를 바라봤다.“그래도 네가 이렇게 결심을 내려주니 안심은 되네.”그녀는 친구가 드디어 10년의 사랑을 내려놓고 일어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위로를 받았다.“은지야.”“응?”“파리에 외삼촌 명의로 된 로펌이 있어. 너 그쪽으로 건너가.”“이유영!”“이 작은 청하시에서 높이 올라가봐야 얼마나 올라가겠어? 네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쪽이 더 나아!”소은지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이유영을 바라봤다.아마 이유영은 강이한의 미친 모습을 보고 혹시라도 친구가 다칠까 봐 멀리 보내려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이유영과 강이한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다.“내가 그쪽에 모든 걸 준비해 놓을게. 지금 당장 떠나.”“안 가.”소은지는 고개를 저었다.“네가 안 가는데 내가 거길 왜가?”이유영이 모든 걸 내려놓았다는 걸 알지만 강이한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었다.그가 어떤 인간인기 겪어본 사람으로써, 강서희가 얼마나 미치광이인지 아는 사람으로써 절대 친구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었다.“너 걱정돼서 못 가. 이러다가 너 쓰러질까 봐.”“그게 무슨 소리야? 몸싸움하는 시대도 아니고.”긴장했던 분위기가 소은지의 말에 조금 풀어졌다.“어쨌든 안 가.”“강성건설 사건이랑 크리스탈 가든 문제가 해결되면 나도 그쪽으로 갈 거야.”이유영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은지에게 말했다.“그때 가서 우리 같이 파리에서 살자. 어때?”지금 상황에서 무조건 소은지를 밖으로 내보내야 했다.소은지는 이유영의 눈에서 집착을 보았다.친구를 곤란하게 하기 싫었기에 결국 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그럼 나랑 약속해. 강이한이랑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화해하지 않겠다고!”“그건 걱정 마!”이유영이 웃으며 말했다.한번 죽은 걸로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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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공항에서 나온 이유영은 지현우의 연락을 받고 회사로 향했다.안으로 들어가자 진영숙이 벌써 도착해 있었다.“유영아.”이렇게 많은 사고가 발생했는데 진영숙의 호칭은 평소 그 어느 때보다 살가웠다.안내 데스크 직원이 불안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대표님, 이 분이 대표님을 꼭 만나야 한다고 하셔서요.”이유영의 출근 시간은 정해진 게 아니었고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기다린다고 하는 사람을 만나면 굉장히 곤란했다.하지만 상대가 세강의 큰 사모님이었기에 아예 내쫓을 수도 없었다.아무리 안 좋은 기사가 요즘 돌아다니고 있다고 해도 일반 직장인이 재벌을 상대로 강경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이유영은 괜찮다고 손짓하고는 싸늘한 눈으로 진영숙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래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서희가 너한테 잘못한 걸 알아….”진영숙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전에 본가에서도 너희 둘 사이가 안 좋았던 거 알아. 하지만 그건 내가 처신을 잘못해서 그런 게 커. 서희는 무고해.”“아마 한순간 충동으로 그런 일을 한 것 같은데 이만 용서해 주는 게 어떠니?”이유영은 덤덤한 얼굴로 진영숙을 바라보았다.이렇게 보면 강서희를 향한 진영숙의 사랑도 진짜였다.강서희가 처음부터 세강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것도 아마 진영숙의 사랑 덕분이었을 것이다.안타깝게도 강서희는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이었다.이유영이 세강의 며느리로 있을 때도 강서희는 둘만 있을 때 굉장한 적의를 드러냈다. 그때는 가족이라 까발리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지금은 참아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강서희 집으로 돌아갔을 거예요.”“도… 돌아갔다고?”“네.”“내가 서희 대신해서 사과할게. 이한이랑은 절대 이번 일로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진영숙은 여전히 이유영이 가진 배경에 대해 굉장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기사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는데도 모르는 척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했다.‘이런 사람이니까 그 까다로운 노부인 눈에 들었겠지.’이유영이 말했다.“사과는 됐고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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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진영숙이 원하는 며느리 기준은 강서희가 아끼는 양녀라고 해서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딸처럼 키운 강서희를 며느리로 맞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본가.돌아온 강서희를 본 왕숙은 호들갑을 떨며 그녀를 위해 진수성찬을 차렸다“아가씨, 추웠죠? 뭐라도 좀 드실래요?”“아줌마!”왕숙을 본 강서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서러움을 토로했다.처음 조사실에서 긴 조사를 받은 그녀는 멘탈이 이미 붕괴된 상태였다.“돌아왔으면 된 거죠. 무사히 돌아왔으면 된 거예요.”왕숙은 안쓰러운 얼굴로 다가가서 강서희를 다독였다.강서희도 처음으로 고용인의 신체적 접촉을 반감하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는 위로가 필요했다.“괜찮아요. 이제 다 괜찮아요.”왕숙은 구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강서희를 꼭 안아주었다.집으로 돌아온 진영숙은 강서희를 안고 있는 왕숙의 모습이 어딘가 거슬렸다.진영숙의 신변에서 가장 오래 일한 사람이 왕숙이었지만 처음 보이는 따스한 모습이었다.순간 스치는 생각에 잠깐 등골이 오싹했다. 하지만 진영숙은 이내 그 생각을 포기했다.‘그럴 리 없어. 아줌마는 내가 잘 알아.’진영숙이 헛기침을 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강서희는 급기야 왕숙의 품에서 벗어나 진영숙에게로 다가갔다.“엄마!”그리고 무진장 서러운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를 향해 손을 뻗었다.진영숙의 양녀로 살면서 많은 일을 격어 보았지만 어젯밤처럼 두려웠던 적은 없었다.아무리 그녀가 준비해온 대사로 넘기려고 해도 확실한 증거와 반복되는 질문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었다.그러고 보니 이유영이 이번에 진짜 작정하고 일을 저지른 것 같았다.강서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타이밍에 치고 들어온 공격이라 더 충격이 심했다. 그리고 이유영이 어떻게 그 증거들을 수집했는지도 수상했다.하지만 그런 강서희도 강이한의 압력이 없었더라면 그 기나긴 조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유영이 제출한 증거는 확실했다.강이한이 소은지를 가지고 협박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재판까지 갔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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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그녀는 줄곧 강서희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엄마, 왜 그런 눈으로 봐?”강서희는 미묘한 진영숙의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진영숙은 뭔가 놓친 것을 찾으려는 듯한 눈빛으로 강서희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강서희는 진영숙이 말이 없자 더 당황스러웠다.“이유영한테는… 사실 나도 사정이 있었어! 이유영이 날 그렇게 만들었어.”당황한 강서희가 횡설수설했다.전에도 엄격한 면이 있었던 진영숙이지만 지금처럼 진지하고 정색했던 적이 없었다.이유영의 진짜 신분이 공개된 뒤로 진영숙은 계속해서 강서희에게 이유영을 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이번에 강서희가 경찰서에 불려간 것도 이유영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렸다가 걸려서 경찰에 넘겨진 것이었다.분명 새로 판 계정이고 ip 관리도 확실하게 해서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쉽게 잡혔다는 게 의아했다.강서희는 지금에 와서야 이유영이 더 이상 옛날에 당하기만 하던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그녀의 주변에는 수많은 인재가 있었고 강서희도 모르는 정보들을 가지고 있었다.강서희는 이유영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처음에 이 일을 설계할 때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깔끔하게 처리했어야 했는데!’강서희는 정국진에게 꼬리를 잡히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해외로 도망갔는데 여태 연락이 닿지 않는 공범도 떠올랐다. 아직 미납금도 있는데 연락을 끊은 것을 보면 추적을 당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지금 강서희가 두려운 것은 이유영이 그를 찾아내서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었다.그녀는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진영숙을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다가가서 진영숙의 손을 잡았다.“엄마.”하지만 날이 선 진영숙의 시선은 쉽사리 좋아지지 않았다.“내가 잘못했어! 내가 잠깐 미쳤나 봐!”“왜지? 왜 그랬어?”진영숙이 날이 선 말투로 물었다.“엄마….”갑작스러운 질문에 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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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아줌마, 그만 얘기해. 다 내 잘못이야!”강서희는 왕숙을 말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모습을 보면 순한 양이 따로 없었다.하지만 진영숙은 쉽게 속지 않았다.그녀는 더 이상 강서희의 그런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 말투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진영숙은 원래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마음에 의심의 불꽃이 심어졌으니 그것을 전부 소멸시키기에는 부족했다.“아줌마는 나가 있어!”싸늘한 목소리에서 위엄이 묻어났다.왕숙은 뭐라도 더 말하고 싶었지만 기세등등한 진영숙의 모습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결국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서희를 한번 쳐다보고는 마지못해 밖으로 나갔다.거실에 둘만 남게 되자 강서희는 잘못을 한 어린아이처럼 진영숙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폈다.매번 이런 얼굴을 할 때면 진영숙은 마음이 약해져 체벌을 멈추었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진영숙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강서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엄마!”드디어 진영숙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서희야, 솔직히 말해봐. 너 네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니?”“뭐?”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강서희가 당황했다.이미 어젯밤 조사실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정신력을 다 소모했기에 지금은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묻잖니.”강서희가 답이 없자 진영숙의 눈빛이 더 날카로워졌다.양녀를 아끼는 건 변함이 없지만 그 사랑에도 선이라는 게 있었다. 어릴 때 집으로 데려왔을 때부터 모든 사랑을 주며 키웠건만 그건 강서희를 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강서희에게 맞선 자리를 추천할 때도 여느 엄마들처럼 딸을 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골랐다.세강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강서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서희를 며느리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는 아니었다.예전에 왕숙이 비슷한 얘기를 꺼낸 적 있을 때도 버럭 화를 냈던 진영숙이었다.이유영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한 결과, 진영숙은 딸의 마음을 어쩌면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빠는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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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고개를 끄덕이는 그 모습을 보며 진영숙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 그녀는 서늘한 얼굴로 강서희의 손을 쳐냈다.“엄마?”강서희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진영숙을 바라보았다.진영숙은 날이 선 눈으로 강서희를 노려보며 질책했다.“내가 정말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나. 그렇지 않니?”“엄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강서희는 당황한 얼굴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평생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 주던 엄마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속이 타들어갔다.예전에는 아무리 잘못을 해도 이런 눈으로 자신을 쳐다본 적이 없던 엄마였다.그런 엄마가 예전에 혐오스럽다는 듯이 이유영을 노려보던 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왜 이렇게 된 거지?“엄마!”짝!엄마 소리를 듣자마자 진영숙은 손을 번쩍 들어 강서희의 귀뺨을 때렸다.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이쪽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왕숙이 달려나왔다.“사모님, 갑자기 왜 이러세요?”강서희가 맞는 것을 보고 왕숙은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라했다.“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돌아온 아가씨예요. 이러시면 안 돼요, 사모님!”“은혜도 모르는 년!”진영숙은 욕설을 퍼부으며 당장이라도 강서희를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았다.이미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고 충격으로 이성은 사라진지 오래였다.애지중지 키운 양녀가 자신의 소중한 아들에게 그런 생각을 품었다는 것을 진영숙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어쩌면 예전에 자신마저 강서희에게 속아서 놀아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 분노가 치밀었다.“사모님, 잘 보세요. 사모님이 가장 아끼던 서희 아가씨잖아요. 작은 사모님이 아니라!”왕숙은 진영숙이 미쳐서 사람을 잘못 알아본다고 생각했다.예전에는 누구보다 강서희의 말을 들어주고 아껴주었던 진영숙이었다.진영숙의 악한 모습은 거의 이유영을 마주할 때만 드러났다.진영숙은 왕숙의 손길을 뿌리치고 강서희를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이한이는 네 오빠야!”“내가 널 딸로 거둔 건 너한테 그런 파렴치한 생각을 품으라고 거둔 게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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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천천히 설명해 봐요.”이유영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지현우는 다가와서 굳은 표정으로 서류 뭉치를 그녀에게 건넸다.이유영은 보자마자 가슴이 철렁했다. 굳이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지현우의 표정만 봐도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서류를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원자재 교체 증명에 그녀의 친필 사인이 버젓이 있었다.“이게 무슨….”“지난 번에 원자재 문제로 의심 받았던 제품들 생산 일자를 확인해 봤는데 대표님이 사인하고 일주일 후에 생산된 제품들입니다.”이유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반복해서 서류를 확인했지만 그녀의 친필 사인이 맞았다. ‘내가 이런 서류에 사인했다고?’그녀는 고개를 들고 지현우를 보며 말했다.“난 이런 서류에 사인한 적 없어요!”이유영은 등골이 오싹했다.전혀 기억에 없는 서류였다.“대표님 글씨가 맞나요?”지현우가 정색하며 물었다.글씨체는 이유영의 것이 분명했으나 그녀는 이런 서류에 사인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교체된 원자재의 가격 차이를 확인해 보면 천문학적인 숫자였다.그것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중에 가장 싸고 품질이 안 좋은 자재들만 모아놓은 서류였다.사인도 문제지만 그녀는 전혀 본 적도 없는 자재들이었다.“공장 쪽에서도 대표님께서 왜 이런 서류에 사인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하지만 제품 자체는 우리 공장에서 생산해서 나간 것이 맞습니다.”“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회사는 어쩌면 생각보다 더 큰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지현우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크리스탈 가든의 액세서리는 전부 한정판 제품이었다.생산 수량이 제한되어 있고 세트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의 제품에 단가가 5천원 도 안되는 자재가 섞인 것이다.중요한 건 이유영의 친필로 사인한 거라 조사가 내려온다면 이유영은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이 서류 내가 사인한 게 아닌 건 확실해요. 어떻게 된 건지 다시 알아봐 주세요.”이유영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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