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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천천히 설명해 봐요.”

이유영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현우는 다가와서 굳은 표정으로 서류 뭉치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유영은 보자마자 가슴이 철렁했다. 굳이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지현우의 표정만 봐도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서류를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원자재 교체 증명에 그녀의 친필 사인이 버젓이 있었다.

“이게 무슨….”

“지난 번에 원자재 문제로 의심 받았던 제품들 생산 일자를 확인해 봤는데 대표님이 사인하고 일주일 후에 생산된 제품들입니다.”

이유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반복해서 서류를 확인했지만 그녀의 친필 사인이 맞았다.

‘내가 이런 서류에 사인했다고?’

그녀는 고개를 들고 지현우를 보며 말했다.

“난 이런 서류에 사인한 적 없어요!”

이유영은 등골이 오싹했다.

전혀 기억에 없는 서류였다.

“대표님 글씨가 맞나요?”

지현우가 정색하며 물었다.

글씨체는 이유영의 것이 분명했으나 그녀는 이런 서류에 사인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교체된 원자재의 가격 차이를 확인해 보면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그것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중에 가장 싸고 품질이 안 좋은 자재들만 모아놓은 서류였다.

사인도 문제지만 그녀는 전혀 본 적도 없는 자재들이었다.

“공장 쪽에서도 대표님께서 왜 이런 서류에 사인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하지만 제품 자체는 우리 공장에서 생산해서 나간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

“회사는 어쩌면 생각보다 더 큰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현우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크리스탈 가든의 액세서리는 전부 한정판 제품이었다.

생산 수량이 제한되어 있고 세트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의 제품에 단가가 5천원 도 안되는 자재가 섞인 것이다.

중요한 건 이유영의 친필로 사인한 거라 조사가 내려온다면 이유영은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서류 내가 사인한 게 아닌 건 확실해요. 어떻게 된 건지 다시 알아봐 주세요.”

이유영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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