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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한지음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말 들을게요.”

그 미소를 보고 나서야 강이한의 입가에도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조형욱은 이곳을 책임진 간병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간 있었던 일을 강이한에게 보고했다.

강이한도 강서희와 한지음이 다녀간 이야기를 듣고 표정을 굳혔다.

그는 완전히 엄마에게 실망했다. 한지석의 동생이기에 잘 대해주기를 바랐건만, 이런 대우를 할 줄이야!

한편, 조민정은 크리스탈 가든으로 이이유영을 찾아갔다.

동교 공사 현장 사고에 대한 조사 자료였다. 그리고 설계도안에서 제시한 사이즈 수치에 문제가 생겨서 건물이 무너졌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니 처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

이유영은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아마 이번 사고도 강이한의 작품일 것이다.

그녀가 설계도안 수치를 열심히 계산하고 있을 때, 그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설계도안이 바뀌었어요.”

조민정은 가짜 설계도면을 이유영의 앞에 내밀었다.

외관 디자인은 이유영이 설계한 것과 똑같았지만 내부 수치가 미묘하게 달랐다.

건축 디자인을 해본 사람이라면 사이즈 수치가 이상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유영은 설계도면을 빤히 노려보며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민정 씨, 대신 해줘야 할 일이 있어요.”

“뭔데요?”

“강서희요.”

이유영은 잠깐 생각을 정리했다.

‘침착하자, 이유영! 침착해야 해!’

강서희가 풀려났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찾아와서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시비를 걸어올 것이다.

이유영은 더 이상 그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에서 뭔가를 알아챈 조민정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건 제가 처리할게요.”

“나가 보세요.”

조민정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이유영을 바라보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갔다.

현재 이유영이 처한 상황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액세서리의 원자재가 바뀌었고 그걸 이유영이 결재했다는 서류 하나만으로 이유영의 현재 입지를 무너뜨리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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