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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아줌마, 그만 얘기해. 다 내 잘못이야!”

강서희는 왕숙을 말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면 순한 양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진영숙은 쉽게 속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강서희의 그런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 말투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진영숙은 원래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마음에 의심의 불꽃이 심어졌으니 그것을 전부 소멸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아줌마는 나가 있어!”

싸늘한 목소리에서 위엄이 묻어났다.

왕숙은 뭐라도 더 말하고 싶었지만 기세등등한 진영숙의 모습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

결국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서희를 한번 쳐다보고는 마지못해 밖으로 나갔다.

거실에 둘만 남게 되자 강서희는 잘못을 한 어린아이처럼 진영숙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매번 이런 얼굴을 할 때면 진영숙은 마음이 약해져 체벌을 멈추었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진영숙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강서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엄마!”

드디어 진영숙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서희야, 솔직히 말해봐. 너 네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니?”

“뭐?”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강서희가 당황했다.

이미 어젯밤 조사실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정신력을 다 소모했기에 지금은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

“묻잖니.”

강서희가 답이 없자 진영숙의 눈빛이 더 날카로워졌다.

양녀를 아끼는 건 변함이 없지만 그 사랑에도 선이라는 게 있었다. 어릴 때 집으로 데려왔을 때부터 모든 사랑을 주며 키웠건만 그건 강서희를 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강서희에게 맞선 자리를 추천할 때도 여느 엄마들처럼 딸을 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골랐다.

세강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강서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서희를 며느리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예전에 왕숙이 비슷한 얘기를 꺼낸 적 있을 때도 버럭 화를 냈던 진영숙이었다.

이유영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한 결과, 진영숙은 딸의 마음을 어쩌면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는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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