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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997 챕터

제431화

전에 이유영 때문에 당한 게 있기 때문에 진영숙은 절대로 한지음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유영이 정국진의 조카가 아니고 평범한 신분이었어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지석이한테는 유일한 여동생이에요.”“그럼 다른 방법으로 보답하면 되지 굳이 네가 직접 돌봐야 할 이유가 뭐 있어!”진영숙도 지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한지석의 여동생이라는 신분은 마치 사라지지 않는 주문처럼 그들 사이에 존재했다.‘하! 쩍하면 그 놈의 여동생!’“어머니는 이번 일을 겪고도 그렇게 느끼는 바가 없으세요?”강이한이 비웃음을 지으며 진영숙에게 말했다.진영숙은 불쾌함이 가득 담긴 그 눈빛에 화가 치밀었다.“어미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사실 그가 전하고 싶은 말은 이유영을 완전히 떠나 보내기로 한 후로 남녀 사이의 사랑에 대해 혐오감이 생겼다는 거였다.10년을 함께한 이유영에게마저 배신을 당했는데 어찌 사랑을 믿을 수 있을까?‘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재혼도 생각이 없으니까 아예 평생 한지음이나 보살피며 산다고?’이유영과 있었던 일로 하여 강이한 역시 사랑이라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 한지음과 약혼하겠다고 한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었다.“이한아!”진영숙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조금 전의 기세등등한 목소리와는 달리 안타까움이 담긴 말투였다.“어쩌면 유영이랑 우리 사이에 뭔가 오해가 생겼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대체 언제부터 그렇게까지 이유영을 감싸기로 하신 겁니까!”강이한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진영숙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았다.전에 그가 그토록 바라던 게 아니었나?진영숙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후회가 몰려왔다.만약 이유영이 있을 때 그녀를 가족으로 받아줬더라면 어쩌면 한지음이 그들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늦었지만 진영숙은 여전히 아들이 이유영과 잘되기를 바랐다. 그랬기에 한지음의 존재가 너무도 거슬렸다.‘그년 그거 처음부터 작정했던 거였어!’“지음이는 내가 돌봐줄 수 있어!”진영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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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설마 오빠한테 가서 내가 이유영을 나락으로 보내기 위해 내 눈을 자해했다고 말할 거야?”강서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녀 역시 비열하고 잔인한 사람이었지만 한지음은 그보다 더 위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지음은 자신에게마저 칼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러니까 지금 자기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니 오빠한테 들러붙겠다?’“말했잖아. 평생 먹고 살 돈을 주겠다고. 왜 하필이면 오빠야?”강서희가 분노를 참으며 물었다.가능하다면 저 요망한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들이 손을 잡은 이유는 아무리 괴롭혀도 그 자리에 가만히 버티고 있는 이유영 때문이었다.전에 강서희는 갖은 수단으로 강이한 신변에 나타났던 여자들을 해치웠지만 유독 이유영만큼은 견고한 성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유영을 강이한의 신변에서 멀어지게 하려고 한지음을 끌어들였던 것이다.그녀의 바람대로 이유영은 떠났지만 어쩐지 더 상대하기 힘든 한지음이 그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게 되었다.한지음은 입가에 비웃음을 살짝 머금고 말했다.“강서희, 그 여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 다 알아. 너에 비하면 네 오빠가 더 믿음직하다고 판단해서 말이지!”강이한의 옆에 있으면 평생 그 남자가 가져다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부귀영화까지 누릴 수 있으니 이만한 상대가 어디 있을까?“이유영은 굳이 우리가 뭘 하지 않아도 네 오빠가 알아서 지옥으로 보낼 거야.”“그래서 우리가 했던 약속을 어기겠다는 거야?”분노한 강서희가 앙칼진 목소리로 물었다.“너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지. 네가 한 짓이 나보다 덜하다고 말할 수 있어?”“뭐라고?”“너랑 나 사이에서 네 오빠는 누구 말을 믿을 것 같아?”“그게 무슨 소리야?”“자신 있으면 해보자고!”강서희는 처음으로 한지음이라는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느끼게 되었다.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녀의 눈에 한지음은 지옥에서 돌아온 저승사자로 보였다.한편 진영숙은 어떻게든 강이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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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그녀는 문밖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와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저택 내부는 어둡고 고요했다.이유영은 박연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밖에서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밤바람이 차서 저도 모르게 오한이 느껴졌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박연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어쩐 일인지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유영은 추위에 떨며 외투를 여몄다.이때, 어깨에서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어느새 다가온 루이스가 검은 외투를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이유영도 거절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건강 상태가 좋지 못해서 그런지 춥고 온몸이 떨려왔다.지난 생에서 임신사실을 금방 알았을 때는 홍문동에서 화재를 당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여자는 임신했을 때 유난히 취약했던 것 같았다.임신 반응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유영은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왔다.계속해서 박연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았다.이유영은 박연준의 저택 앞에서 두 시간을 기다렸지만 남자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루이스는 추위에 떠는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그만 돌아가요.”“루이스.”“네, 대표님.”“박 대표 어디 있는지 좀 알아봐 줘요.”이유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박연준은 약속시간을 어기는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그녀와 이미 만나기로 약속해 놓고 아무 이유 없이 사라졌을 리가 없었다.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대략 5분쯤 지나 소식이 도착했다.루이스는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무거운 얼굴로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30분 전에 박 대표님은 박 회장 측 사람들에 의해 강제로 비행기에 태워졌답니다.”이유영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온몸에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한참 루이스를 바라보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알겠어요.”어쩌면 이게 박연준에게는 오히려 더 나은 일일지도 모른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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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이유영은 현재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그들의 집안이 아수라장이 되었을 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아마 서로 물어뜯으려고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시간이 지나면 결국 꼬리가 잡히기 마련이고 강이한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건 그녀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스스로 그들을 처벌하기 보다는 차라리 강이한이 진실을 알게 되고 지옥으로 추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았다.어차피 시간은 많고도 많았다.그녀는 강이한이 그 긴 시간 동안 평탄치 않기를 누구보다 기원했다.그녀가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저녁 열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루이스가 미리 연락을 해두었기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밥상이 기다리고 있었다.소화에 부담되지 않는 따뜻한 죽과 간단한 반찬들이었다.이유영은 죽 한술을 떠먹자마자 속이 뒤집히는 것 같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그 모습을 본 집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와서 물었다.“음식이 입에 안 맞으신가요?”“아니에요.”이유영은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그녀 역시 왜 이렇게 괴로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 생에는 임신반응 같은 걸 느껴볼 여유가 없어서 몰랐는데 이번 생에는 생생하게 느껴졌다.억지로 음식을 삼키려고 했지만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화장실로 달려가서 연신 구역질을 했다.조금 전에 겨우 먹었던 죽이 그대로 나왔다.그래도 여전히 속이 더부룩하고 울렁거렸다.이 순간이 되어서야 이유영은 엄마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를 낳으려면 엄마가 참 많은 희생을 해야 하는구나.’아마 남자들은 절대 그런 고생을 동감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마저도 직접 느껴보고 나서야 힘든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갑자기 엄마가 떠올랐다.‘나를 낳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했을까?’머리가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실망도 커져갔다.그리고 한지음의 엄마와 한지음까지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이유영은 비틀거리며 화장실을 나와 루이스를 호출했다.루이스가 공손한 자세로 다가왔다.이유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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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저한테 맡기십시오.”이유영은 연관 자료를 루이스에게 공유했다. 루이스가 뒤돌아선 순간,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죠?”“저예요, 아가씨.”집사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루이스는 이유영과 시선을 교환하고 관련 서류들을 품에 감추었다.“아가씨, 손님이 방문하셨어요. 동교 사건 때문에 온 것 같아요.”이유영과 루이스는 당황한 얼굴로 시선을 교환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제복을 입은 형사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그녀에게까지 조사가 내려온 것이다.박연준은 박 회장에 의해 해외로 떠났으니 결국 그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이유영 씨, 동교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상세한 조사가 필요해서 나왔습니다. 저희랑 함께 가주실 수 있을까요?”선두에 선 형사가 그래도 예의 바른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하지만 이유영은 오늘 이들을 따라가면 쉽게 나오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었다.소식을 접한 조민정이 저택으로 달려왔다.그녀는 거실을 가득 채운 형사들을 보고 얼굴색이 변했다.“대표님!”이유영은 담담한 얼굴로 조민정을 바라보았다.“정 회장님과는 아직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이유영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현재 정국진은 온 신경을 정유라에게 쏟느라 그녀에게 신경 써줄 여력이 없었다.그녀는 결국 길게 심호흡을 하고 형사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대표님.”“어떻게든 회장님과 연락을 취해보도록 해요.”“네, 대표님.”조민정은 안쓰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절대 이유영을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현재 이유영과 연관된 사건은 동교 사고뿐이 아니었다.작업실 쪽에 문제도 문제지만 크리스탈 가든도 문제였다.이유영은 결국 심도 깊은 조사를 시작할 것이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조민정은 그녀의 건강 상태을 진심으로 걱정했다.루이스는 이유영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아무도 그를 막지 않았다.원칙대로라면 조사를 받는 당사자는 경호원을 대동하지 못하게 하는 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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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진영숙은 안 그래도 한지음 때문에 굉장히 화가 난 상태였다. 그 와중에 들려온 이유영의 소식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강서희는 속으로 기뻤지만 한지음에 대한 분노가 더 컸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이번 일이 한지음과 관련이 있다고 느꼈다.“아가씨, 뭐라도 좀 드셔야죠?”왕숙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강서희를 걱정해 칼국수를 만들어주었다.전에 강서희는 기분이 좋으면 식욕도 같이 좋아졌지만 지금은 전혀 식욕이 없었다.“안 먹으니까 가지고 나가.”강서희가 귀찮은 듯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지금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왕숙이 말했다.“아가씨 몸이 건강해야 기력이 생기죠. 고작 약혼에 불과하고 결혼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기운을 내셔야죠.”강서희는 심각한 얼굴로 왕숙을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앞으로 내 앞에서 그런 말하지 마!”진영숙은 절대 강이한에 대한 그녀의 감정을 받아줄 마음이 없어보였다.비록 억울하고 분했지만 그렇다고 양모의 말을 대놓고 거역할 수 없었다.이 집에서 진영숙마저 그녀에게 등을 돌리면 입지가 어떻게 되는지 강서희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이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현재는 절대 마음을 들켜서는 안 됐다.“내 앞에서까지 숨기실 거예요? 사실 예전부터 아가씨 마음을 알고 있었어요. 아가씨는 안목이 굉장히 좋으신 분이에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아줌마….”왕숙의 진심 어린 위로에 강서희의 표정도 조금 풀렸다.안 그래도 억울하고 서글펐는데 오늘 자신을 바라보던 강이한의 눈빛을 생각하면 가슴이 갑갑했다.한지음 때문에 오빠가 자신을 그런 눈으로 쳐다보다니!전에 이유영과 이혼하기 전에는 이유영과 그녀 사이에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한 번도 그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 적 없었다.“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가요. 한지음 그 여자에 비해서 큰 사모님은 아가씨를 더 아끼시니까요.”왕숙이 말했다.그 말에 강서희의 두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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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이유영을 향한 강이한의 신념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일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겨우 성공했는데 다른 여자에게 빼앗긴 분노는 이루 말할 수도 없었다.이제 이유영보다 더 귀찮은 존재가 나타났으니 강서희는 점점 자신감이 사라지고 있었다.오랜 시간 키워온 감정이지만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은 그녀를 점점 잠식시켰다.노부인은 항상 자신의 손자만 대단하다는 듯이 말하고 다녔고 진영숙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마치 이 세상에 강이한에게 어울릴만한 여자는 없다는 듯이 굴었다.그랬던 진영숙이 갑자기 로열글로벌의 미래 후계자인 이유영에게 집착이 생겼다.외부에서 이유영을 공격하는 여론이 터져나왔을 때도 진영숙은 이유영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았다.그런 상황에서 다가온 왕숙의 지지는 강서희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사랑이라는 건 원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러니 아가씨가 도련님을 좋아하는 마음도 죄가 없는 거예요.”“고마워, 아줌마.”‘그래, 사랑은 죄가 아니야!’“식기 전에 드세요.”강서희의 표정이 조금 나아지자 왕숙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릇을 그녀의 앞으로 밀어놓았다.이번에 강서희는 거절하지 않고 그릇을 싹싹 비웠다.사실 입맛이 없어서 그렇지 배가 고픈 상태였다.세강 내부에 수많은 모순이 생기면서 밥 한끼 마음 편하게 먹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사실 큰 사모님도 아가씨를 많이 아끼세요. 이렇게 수많은 일이 생겼는데도 아가씨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계시잖아요.”왕숙이 웃으며 말했다.한 주 후에 있을 생일 파티 얘기가 나오자 강서희의 얼굴이 변했다.그날 밤, 이유영은 하룻밤을 새워 설계도안이 바꿔치기 당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설계도안 원본은 결국 찾아냈지만 누군가 악의적으로 그것을 바꿔치기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조민정이 나서서 증언할 수도 없었다.“어쩔 수 없네요. 이건 여러분이 나서서 조사해야 할 문제예요.”이유영이 담담히 말했다.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무수히 많은 질문에 해답해야 했다.지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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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나랑 같이 온 사람은요?”“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루이스는 그녀와 동행했지만 취조실까지 따라들어올 수는 없었다.이유영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려 했지만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이마에 식은땀이 돋기 시작했다.형사도 그녀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물었다.“괜찮으시죠?”“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절망한 얼굴로 아랫배를 붙잡고 의자에 몸을 웅크렸다. 온몸에서 고통이 느껴지더니 하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그녀는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하….”그녀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통스럽게 신음하다가 한 순간에 의식을 잃었다.경찰서가 아수라장이 된 사이, 홍문동은 여전히 평화로운 아침을 마주했다. 강이한과 한지음은 아침햇살을 맞으며 식탁 앞에 마주 앉아 있었다.밤새 비가 내린 뒤라 공기가 무척 맑았다.“아침 먹고 간병인이랑 산책을 나갈 거야.”강이한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지음에게 말했다.“아니에요. 수고스럽게 뭘 그런 것까지 해요.”그 말에 남자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옆에서 지켜보던 간병인이 그 눈빛을 보고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수고스러울 것 하나도 없어요.”한지음은 긴장한 목소리를 듣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알았어요.”그 말 한 마디에 현장에 있던 고용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이한이 한지음에 관한 모든 것을 신경 쓰기에 고용인들마저 고도의 긴장감을 갖추고 임해야 했다.강이한은 부드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오전에 드레스 가져올 거야. 입어 보고 예쁜 거로 골라.”그 말에 한지음은 들고 있던 숟가락을 떨어뜨렸다.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정말 괜찮겠어요?”“내가 결정한 일이야. 말했잖아. 평생 널 돌봐주겠다고.”평생 돌봐준다는 말은 그녀가 원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한지음은 그의 이런 약속이 한지석을 향한 죄책감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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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영혼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것 같은 그 목소리는 최근 들어 점점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있었다.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분명 그 여자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데도 매번 그 여자에게 불리한 일을 할 때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와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그는 점점 짜증이 치밀었다.“그쪽으로 출발해.”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욱이 물었다.“이유영 씨를 보러 간다는 말씀입니까?”“그래.”말을 마친 그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힘껏 연기를 들이마시며 짜증을 억눌렀다.이시욱은 차를 돌려 경찰서로 향했다.이때, 강이한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그의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여보세요.”“그까짓 여자 둘에게 끌려다니다니. 참 실망이구나.”수화기 너머로 근엄하고도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이한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아까보다 더 싸늘한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벌써 10년이다. 돌아올 때도 되지 않았니!”“과거에 거절했듯이 지금도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강이한은 싸늘한 목소리로 단박에 거절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둘은 서로 핸드폰에 대고 기싸움이 오갔다.잠시 후, 싸늘하고도 음침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그럼 어쩔 수 없구나. 네가 못한다면 내가 직접 나서서 그 여자들을 처리하는 수밖에!”“아무것도 하지 마세요!”“이한아….”강이한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그 사람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결국 그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이만 끊겠습니다.”그는 상대가 더 뭐라고 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핸드폰을 무심하게 던져버린 그의 얼굴은 사납기 그지없었다.“차 돌려!”강이한이 싸늘하게 굳은 목소리로 이시욱에게 말했다.이시욱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뒷좌석을 살폈다.그는 갑자기 통화를 마친 상사가 왜 생각이 바뀌었는지 궁금했다.잠시 후, 강이한이 지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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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형사가 말했다.“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사는 무조건 받아야 합니다. 심문 방식은 저희 쪽에서 조정해 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이유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사실 가슴이 조금 아프기는 했다.길고 길었던 심문이 이 아이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다고 생각하니 쓰라린 마음도 있었다.잠시 후, 크리스탈 가든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가 안으로 들어왔다.이유영은 처음에 동교 사건 해결이 굉장히 골치 아플 거라고 생각했지만 더 심각한 건 크리스탈 가든의 사건이었다. 증거도 확실하고 증인까지 있으니 그녀는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정교하게 설계된 거대한 그물망에 걸린 느낌이었다.아무리 그녀와 무관하다고 해도 결국 인정하지 않으면 사건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증거가 확실한 상황에서 결국 그녀를 기다리는 건 재판밖에 없었다.“조 비서가 밖에서 보석 신청을 하고 있으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모든 걸 변호사에게 맡겨요.”루이스는 진지한 얼굴로 이유영의 옆에 서서 그녀를 위로했다.현재 그녀가 임신한 상태라서 보석 절차에 더 유리할 수도 있었다.이유영은 머리가 어지럽고 아무런 말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온 세상이 흑백이 된 기분이었다.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니 강이한에게 분노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는 속으로 몇 번이고 자신에게 되물었다.반항할까? 아니면 그가 원하는 대로 모든 걸 포기할까?지난 생의 그녀는 암흑 속에서 반항할 힘조차도 없었다.이번 생은 어떠할까? 약간의 반격을 한 뒤에 결국 또 그의 그물망에 걸리지 않았는가?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강이한의 손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강이한에게 실망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실망스러웠다.어쩌면 모든 건 하늘이 정한 운명이고 피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그쪽에서 제시한 증거 하나도 인정하지 않겠습니다.”한참의 고민 끝에 그녀가 내린 결론이었다.강이한이 그녀에게 죽음을 강요하더라도 그녀는 끝까지 무관함을 주장할 거라는 태도 표시이기도 했다.결국 이 싸움에서 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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