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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291 - Chapter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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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잠시 후, 카페에서 소은지와 만난 이유영은 오늘 강이한과 박연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얘기를 들은 소은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뭐? 박 대표님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나도 모르겠어!”강이한이 무슨 수로 박연준이 청하시를 떠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있었다. 지금 상황이 이유영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것! 강이한은 진심으로 재결합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소은지는 이유영이 걱정됐다.“은지야, 너도 잠깐 휴직하고 청하시를 떠나 있는 건 어때?”“설마 나한테까지 그러겠어?”소은지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강이한은 청하시에서 거의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가 이루자 한다면, 저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강이한은 원하는 것을 위해 얼마든지 가혹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거기에 이유영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지음은 정리됐으니, 이제 너랑만 해결 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이혼해준 것도 네가 하도 조르니까 임시방편으로 일단 해준 것 인 것 같아.”“네 말은?”“강이한은 처음부터 널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거야.”이유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처음부터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고?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린 이유영은, 그 말이 상당히 신빙성 있게 느껴졌다.“너 당분간 여기 좀 떠나 있는 게 낫지 않을까?”“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어!”“….”“지금 내가 맡은 일이 한두 개도 아니고, 어떻게 떠나.”홀몸이었다면 모를까, 지금 이유영의 뒤엔 오로라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크리스탈 가든의 대표자리까지 있었다. 당장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럼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네.”소은지 착잡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이한이 마음먹은 이상,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잠시 후, 카페에서 나온 이유영은 머릿속이 온통 소은지가 했던 말들로 가득했다.“한지음은 정리됐으니, 이제 너랑만 해결 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이혼해준 것도 네가 하도 조르니까 임시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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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이유영은 자신이 크나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간단하게 끝날 수 있는 관계였다면, 지난 생에 불타 죽는 최후를 맞을 일도 없었을 테니!그날 저녁, 순정동.집에 도착하자, 집사가 반갑게 그녀를 맞이하러 나와 있었다. “오늘 많이 늦으셨네요.”“네, 별 일 없었죠?”이유영이 가방을 집사에게 건네주며 물었다. “저녁 식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손목시계를 보니, 이미 저녁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이유영이 주방으로 걸어가며 집사에게 말했다.“앞으로는 좀 더 늦게 준비해주세요.”“네, 알겠습니다.”앞으로도 할 일이 많을 텐데, 정상 퇴근이 어려울 게 뻔했다. 식탁 위엔 정말 간단한 저녁거리가 차려져 있었다. 정국진이 봤다면 또 잔소리를 했겠지만, 이유영은 이것이 가장 편했다. 그녀는 이른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빠듯한 자금으로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그렇다 보니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식사가 한참 진행 중이던 순간, 갑자기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밖에 무슨 소란인지 알아봐 주세요.”“네.”집사가 현관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갑자기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강이한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경호원들이 뒤따라왔다. 현관은 순식간에 살벌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당장 몸싸움이 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강 대표님,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저희 아가씨도 피곤하니 이만 돌아가 주세요.”이때, 집사가 나서서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강이한은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이유영만 바라볼 뿐이었다. 어떠한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팽팽한 분위기가 흘렀다. 여기서 이유영의 명령 한마디면 경호원들은 당장이라도 강이한에게 달려들 것이다. 하지만 이유영은 알고 있었다. 강이한의 성격이라면 절대로 어떠한 준비도 없이 쳐들어 올 리 없었다. 그는 모험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집사님, 그래도 손님이니까 내버려 두세요.”이유영이 손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제야 경호원들과 집사가 뒤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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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강이한이 이유영의 손에서 거의 뺏다시피 젓가락을 가져갔다. 이유영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의 손이 강이한의 뺨을 향한 순간, 반응할 새도 없이 시야가 바뀌었다. 강이한이 순식간에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긴 것이었다. “너무 화내지 마, 응?”“강이한, 죽고 싶어?”이유영은 그나마 자유로운 무릎을 이용해 그의 중심 부위를 가격하려 했지만, 그것마저 제지당했다. 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집사와 경호원들이 다급히 달려왔다.“아가씨!”“당장 이거 못 놔?”이유영이 경호원들을 향해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을 놓아주기는커녕, 경고하듯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경호원 열 명이 온다 한들, 날 막을 수 있을 거 같아?”“….”이유영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과거 그녀가 학생이었던 시절, 소매치기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 그때 구해줬던 사람이 강이한이었다. 강이한은 도둑을 2층에서 내동댕이쳐 거의 죽일뻔했다. “단둘이서 할 얘기가 있으니까, 다들 따라오지 마세요!”이유영이 깊게 숨을 들이쉰 뒤, 결심한 듯 말했다. 모든 것이 그가 재결합을 제안하고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한지음의 눈은 이제 희망이 없었다. 이제 강씨 가문에서 해 줄 수 있는 건 물질적인 지원뿐이었다. 신경 쓸 일을 덜게 된 강이한은 이제 온전히 이유영에게 관심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 이유영은 낮에 소은지가 했던 말이 실감이 났다. 강이한은 처음부터 이유영을 놓아줄 마음이 조금도 없었던 것이다!강이한은 강제로 이유영을 차에 태웠다.“홍문동엔 절대로 안 가!”“다 준비해 놨어.”“강이한, 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이유영은 돌아버릴 것 같았다. 소은지와 얘기한 바가 있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강이한도 차에 올라탔다. 그런 다음 창문을 내린 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이유영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몸을 떨었다. “네 의견 따위 중요하지 않아. 넌 오늘부터 홍문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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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이유영은 강이한이 내민 손을 무시한 채 홍문동으로 들어갔다. 강이한은 그런 이유영의 태도에 화를 내기는커녕 피식 웃으며 뒤를 따랐다. 고용인들이 이유영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 모두 처음 보는 생소한 얼굴들이었다. 전에 있었던 사람들은 강이한이 모두 해고했기 때문이다.식탁엔 이유영이 좋아하는 요리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해서 요리들이 나오고 있었다.“어때? 순정동 것보다 낫지?”“겨우 저녁 한 끼에 이렇게까지 해야 해?”그녀는 절약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사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군다나 회귀를 겪은 후로, 그녀는 습관처럼 과거에 좋아했던 것들을 피하고 다녔다. 음식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 강이한을 증오하며 아이를 밴 채 불길 속에서 죽어가던 순간이 떠오를 때마다 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무력감에 휩싸였었다. 그녀는 이렇게 해서라도 과거의 불행했던 세월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씻겨내고 싶었다. “너 아직 모르나 본데.”강이한이 태연하게 이유영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으며 말했다.“뭘?”이유영은 강이한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박연준이면 몰라도, 넌 절대로 이 청하시에서 나갈 수 없어. 그리고….”강이한이 말을 하다가 잠시 뜸을 들였다. “너의 그 잘난 삼촌도 물론 이 청하시에 들어올 수 없을 거야.”“….”이유영은 분노를 넘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너 그, 그게 무슨 소리야?”그녀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다가 문득 박연준이 떠올랐다. 박연준도 청하시를 나가게 만들었는데, 정국진이 출입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아니, 강이한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았다. 이유영은 절망과 분노가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적어도 우리 둘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전까진, 아무도 못 올 거야.”강이한이 여유롭게 요리들을 먹으며 말했다. 분노의 폭풍우에 빠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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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강이한이 여유롭게 굴면 굴수록 이유영의 분노는 점점 올라갔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이유영의 어떤 반응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앞에 그릇을 비운 강이한이 여유롭게 그릇을 집사에게 건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느긋하니 걸어가 이유영을 품에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꽉 끌어안았다. ”이 나쁜 새끼! 당장 떨어지지 못해?”“지금 너한테 선택지가 있는 거 같아? 위기의식이 없네?”“너…!”“내 말에 따르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직도 모르겠어? 두 번 다시 이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나 봐?”강이한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안에 가시가 가득 돋아나 있었다. 그는 지금 이유영을 협박하고 있는 것이었다. 앞으로 이유영이 어떤 반격을 하던, 전혀 끄덕없을 것이라는 표현이기도 했다. 한지음의 문제가 남아있었던 예전과 달리, 그는 지금 매우 이성적이었으며 여유가 넘쳤으니까. 그는 앞으로 온전히 이유영에게 신경을 쏟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이 개자식!”이유영은 당장이라도 강이한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의 품에서 발버둥 치는 것밖에 없었다. 몸을 이리저리 비틀던 이유영이 겨우 손 한쪽을 빼내 그의 뺨을 후려치려던 순간, 한 발 더 빠르게 강이한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강이한은 도발 하듯 아주 느긋한 태도로 그녀의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다.이유영은 분노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내가 그동안 너무 봐줬지?”“너 내가 얼마나 독한지 모르지? 이래봤자….”“원래 아름다운 장미일수록 가시가 더 뾰족한 법이지.”이유영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이한이 치고 들어왔다. 그녀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 모든 것이 소은지가 추측했던 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강이한의 손길이 점점 노골적으로 변했다. 이유영은 반항하려 몸을 비틀었지만,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순 없었다. 어느덧 주변은 두 사람만 남은 채 한산했고, 강이한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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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그는 집사를 불러 상처를 처리하게 했다. 집사는 화들짝 놀라서 무슨 영문인지 묻고 싶었지만 강압적인 분위기에 눌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잠시 후, 시욱이 도착했다.“대표님, 부르셨습니까.”강이한은 이유영의 여권과 신분증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이유영은 그 모습을 보고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저건 대체 언제 강이한의 손에 들어갔는지 아무런 감도 잡히지 않았다.“가. 열두 시 전에 돌아오는 거 잊지 말고!”이유영은 신경질적으로 그의 손에서 여권을 빼앗았다.강이한의 지시를 받은 이시욱이 그녀를 공항까지 호송했다.그의 감시 하에 이유영은 티켓을 끊고 탑승 수속을 마쳤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탑승구를 나가는 순간 공항 직원이 그들을 막아섰다.“죄송하지만 이유영 씨는 지금 청하시를 떠날 수 없습니다.”“왜죠?”“저희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여권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공항 직원이 공손히 그녀에게 말했다.이유영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또 강이한이었다.이시욱은 비틀거리는 그녀를 보고 다가가서 부축하려고 손을 뻗었다.이유영은 짜증스럽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꺼져!”강이한 신변의 심복이었기에 그에게 좋은 말이 나가지 않았다.생각할수록 화가 났다.그는 진심이었다.이시욱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께서 그러셨습니다. 여기 일을 마무리하면 바로 홍문동으로 돌아가라고요.”“꺼져! 꺼지라고!”화가 폭발한 이유영은 자신이 있는 곳이 공항이라는 것도 잊고 목이 터져라 욕설을 퍼부었다.‘진정하자! 진정해야 해!’지금 홍문동으로 돌아가면 당장 칼을 들고 강이한을 찌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이시욱도 강이한의 신변에서 오래 일했기에 이유영이 지금 거의 폭발 직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대로 이유영을 홍문동으로 끌고 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판단하고 강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끊은 이시욱이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 말씀드렸는데 그렇게 싫으면 홍문동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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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말 좀 해봐!”불길함을 느낀 소은지가 그녀를 재촉했다.이유영은 그녀에게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자초지종을 들은 소은지도 치를 떨었다.“젠장!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야?”“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소은지가 물었다.일이 힘들어질 것을 알았지만 이혼까지 한 마당에 강이한이 이토록 강압적으로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어쩌면 이혼도 그가 그냥 홧김에 저질러 버린 것일 수도 있었다.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이건 아닌 것 같아서 그 화를 모두 이유영에게 풀어대는 게 분명했다.“이제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어떡해?”이유영이 울먹이며 말했다.“외삼촌한테도 차마 말하지 못하겠어.”“왜?”소은지가 한심하다는 듯이 물었다.전남편에게 이토록 시달림을 당하면 친정에 도움을 요청하는 건 당연지사였다.그녀는 부모가 없으니 외삼촌이 곧 친정식구인데 이런 상황에서 외삼촌한테 사실을 숨긴다니 갑갑했다.이유영도 소은지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한숨만 나왔다.“강이한은 지금 미쳐 날뛰고 있어. 한지음을 해결하고 여유가 생기니까 본격적으로 나를 저격하기 시작한 거야. 그 인간 성격에 아마 아주 오래 전부터 준비했을 거야.”그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기에 섣불리 외삼촌한테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혹시라도 더 큰 함정이 외삼촌을 옥죄일까 봐 두려웠다.소은지는 이유영의 뜻을 이해하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품었다.“설마 네 외삼촌인데 그렇게까지 하겠어?”소은지가 느끼기에 강이한은 이유영과의 재결합을 원하고 있었다.그렇다면 정국진은 그가 호감을 사야 할 상대인데 그에게 공격적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그 인간이 워낙 미친 사람이라서 그래.”이유영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생각할수록 화만 치밀었다.그날 밤, 이유영은 밤새 잠에 들 수 없었다.다음 날,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회사로 출근한 그녀의 안색은 안쓰러울 정도로 어두웠다.“대표님.”“무슨 일이죠?”“기업 감사 기관에서 나왔습니다.”“뭐라고요?”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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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네.”지현우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정국진은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이유영을 걱정해서 계속 전달을 미루고 있었던 것 같았다.하지만 유사한 일이 앞으로도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회사에서 나온 이유영은 오한에 떨었다. 지현우 앞이라서 말은 아꼈지만 크리스탈 가든이 지금의 국면을 맞은 건 거의 백프로 강이한의 걸작임이 확실했다.핸드폰에 익숙한 번호가 떴다.“여보세요.”남자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유영은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이것도 당신이 한 거야?”“그래.”이유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남자는 전혀 자신의 행각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런 태도가 더 화가 났다.“강이한!”“나 지금 당신 스튜디오에 있어.”순간 이유영은 흠칫 어깨를 떨었다.이 순간이 되어서야 그녀는 이런 남자에게 걸리면 얼마나 무서운 상황이 벌어지는지 몸소 체감했다.한지음 쪽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니 그는 거의 모든 정력을 그녀에게 퍼붓고 있었다.그녀는 길게 심호흡하고 전화를 끊었다.대화를 계속하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잠시 후, 오로라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그녀를 본 조민정이 어두운 얼굴로 다가왔다.“연락 드리려고 했는데 곧 오실 거라고 해서요.”“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별거 아니에요. 민정 씨는 할 일을 하세요.”이유영은 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 남자는 그녀의 행적과 일거수일투족을 뻔히 꿰고 있었다.다른 곳에 신경을 쓸 일이 없고 여유가 생기자 사람 마음을 분석하는 머리도 잘 돌아가는 모양이었다.사무실 입구에 도착한 그녀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안으로 들어갔다.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본 그녀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그 발 내려!”남자는 그녀의 사무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건들거리고 있었다.이유영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남자는 피우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서 껐다.그런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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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남자는 거친 손으로 그녀의 입술을 쓰다듬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이유영은 맹수를 닮은 그 눈을 보고 있자니 오한이 돋았다.“전에 온화하고 현모양처 같던 내 아내는 어디로 갔을까?”과거 얘기가 나오자 이유영은 사력을 다해 바둥거렸다.“그만해! 이거 놓으라고! 악!”입술에서 알싸한 통증이 전해졌고 입안에 남자의 향기가 침범했다.남자는 이유영이 통증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녀를 풀어주고 손바닥으로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이유영이 분노하며 그를 밀어냈다.“돈 좀 있는 외삼촌이 나타났다고 사람이 완전히 바뀐 거야?”지금의 그녀에게서는 그가 기억하던 온순하고 순종적이던 완벽한 아내의 형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꺼져!”그녀는 더 이상 이 남자를 보고 있는 것이 힘들었다.온몸이 부서질 것처럼 고통이 몰려왔다.이건 분명한 보복 행위였다.전에 그녀가 그 난리를 피웠던 것에 대한 보복이 틀림없었다.“진짜 꺼져 줘? 확실해? 내가 이 문을 나가면 크리스탈 가든은 어떻게 될까?”그 말에 이유영은 가슴이 철렁했다.너무 화가 나서 그 일을 잊고 있었다.화가 나면 모든 걸 잊고 달려드는 면에서 둘은 비슷했다. 강이한도 그랬다.그는 이유영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동안 바빠서 그것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나중에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종합해 낸 결론은 정국진의 등장이 이유영을 강압적이고 이기적으로 만들었다는 거였다.이유영은 애써 분노를 가라앉히고 담담한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크리스탈 가든은 아무 문제 없어. 기업 감사, 세무 감사 다 나와서 뭘 어쩔 건데?”그 말을 들은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녀를 힐끗 보더니 가져온 서류를 그녀에게 던졌다.“그렇게 자신 있어? 이거나 좀 보고 말하지 그래?”이유영은 확신에 찬 그의 모습을 보고 점점 동요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땅에 떨어진 자료를 주워 확인했다.잘은 모르지만 전후를 대비하니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이… 이건!”“크리스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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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그래서 배상을 못해주겠다?”“내가 강제로 빼앗았어? 당신 디자인 팀이 일을 못해서 경쟁에서 밀린 게 내 탓이야?”잠깐 무거운 정적이 돌았다.남자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저 눈빛을 보고 있자니 이유영은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조건은 그녀가 해줄 수 없는 것이었다.한참이 지난 뒤, 남자가 먼저 침묵을 깼다.“그렇다면 이건 세무관리국에 보내야겠군.”“그건 나랑은….”“당신이랑은 상관없겠지. 거기 대표가 된지 얼마나 지났다고. 게다가 당신이 그런 일을 벌일 깜냥도 안 되고 말이야.”“그걸 알면서 어떻게….”“하지만 어쨌든 크리스탈 가든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잖아?”남자가 눈썹을 꿈틀하며 말했다.이유영은 입을 다물었다.저 기록은 아마도 전임 대표가 남긴 흔적일 것이다. 원래는 시간을 내어 청산하려 했는데 강이한에게 먼저 약점을 잡힐 줄은 몰랐다.크리스탈 가든은 내부 정돈이 시급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당신이 빼앗겼다고 말하는 그 개발 프로젝트들, 내가 한 역할은 건축 디자인을 제공한 것뿐이야. 난 프로젝트 하나를 통째로 물어다 줄 능력은 못 돼.”그 말은 진심이었다.애초에 강성건설과 서원그룹에서 먼저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을 뿐이었다.“배상을 원한다면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번 돈만 당신에게 줄 수 있어.”말을 마친 그녀는 한숨이 나왔다.프로젝트 완공이 가져다주는 이익과 디자인 원고료는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모든 걸 떠안을 수도 없었다.“당신 능력 있잖아.”강이한이 싸늘하게 말했다.여전히 그녀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말투였다.그는 그때 박연준의 강성건설과 서원그룹 서재욱에게 느꼈던 패배감을 모두 그녀에게 풀고 있었다.이유영은 자신이 무언가를 내놓지 않으면 이 남자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7년을 연애하고 3년을 부부로 살았다. 그 과정에서 한때는 사랑했고 누구보다 소중했던 연인이 지금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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