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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이유영은 자신이 크나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간단하게 끝날 수 있는 관계였다면, 지난 생에 불타 죽는 최후를 맞을 일도 없었을 테니!

그날 저녁, 순정동.

집에 도착하자, 집사가 반갑게 그녀를 맞이하러 나와 있었다.

“오늘 많이 늦으셨네요.”

“네, 별 일 없었죠?”

이유영이 가방을 집사에게 건네주며 물었다.

“저녁 식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손목시계를 보니, 이미 저녁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이유영이 주방으로 걸어가며 집사에게 말했다.

“앞으로는 좀 더 늦게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을 텐데, 정상 퇴근이 어려울 게 뻔했다. 식탁 위엔 정말 간단한 저녁거리가 차려져 있었다. 정국진이 봤다면 또 잔소리를 했겠지만, 이유영은 이것이 가장 편했다. 그녀는 이른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빠듯한 자금으로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그렇다 보니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식사가 한참 진행 중이던 순간, 갑자기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밖에 무슨 소란인지 알아봐 주세요.”

“네.”

집사가 현관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갑자기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강이한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경호원들이 뒤따라왔다. 현관은 순식간에 살벌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당장 몸싸움이 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강 대표님,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저희 아가씨도 피곤하니 이만 돌아가 주세요.”

이때, 집사가 나서서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강이한은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이유영만 바라볼 뿐이었다. 어떠한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팽팽한 분위기가 흘렀다. 여기서 이유영의 명령 한마디면 경호원들은 당장이라도 강이한에게 달려들 것이다.

하지만 이유영은 알고 있었다. 강이한의 성격이라면 절대로 어떠한 준비도 없이 쳐들어 올 리 없었다. 그는 모험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집사님, 그래도 손님이니까 내버려 두세요.”

이유영이 손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제야 경호원들과 집사가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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