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00화

“그래서 배상을 못해주겠다?”

“내가 강제로 빼앗았어? 당신 디자인 팀이 일을 못해서 경쟁에서 밀린 게 내 탓이야?”

잠깐 무거운 정적이 돌았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저 눈빛을 보고 있자니 이유영은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조건은 그녀가 해줄 수 없는 것이었다.

한참이 지난 뒤, 남자가 먼저 침묵을 깼다.

“그렇다면 이건 세무관리국에 보내야겠군.”

“그건 나랑은….”

“당신이랑은 상관없겠지. 거기 대표가 된지 얼마나 지났다고. 게다가 당신이 그런 일을 벌일 깜냥도 안 되고 말이야.”

“그걸 알면서 어떻게….”

“하지만 어쨌든 크리스탈 가든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잖아?”

남자가 눈썹을 꿈틀하며 말했다.

이유영은 입을 다물었다.

저 기록은 아마도 전임 대표가 남긴 흔적일 것이다. 원래는 시간을 내어 청산하려 했는데 강이한에게 먼저 약점을 잡힐 줄은 몰랐다.

크리스탈 가든은 내부 정돈이 시급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당신이 빼앗겼다고 말하는 그 개발 프로젝트들, 내가 한 역할은 건축 디자인을 제공한 것뿐이야. 난 프로젝트 하나를 통째로 물어다 줄 능력은 못 돼.”

그 말은 진심이었다.

애초에 강성건설과 서원그룹에서 먼저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을 뿐이었다.

“배상을 원한다면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번 돈만 당신에게 줄 수 있어.”

말을 마친 그녀는 한숨이 나왔다.

프로젝트 완공이 가져다주는 이익과 디자인 원고료는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모든 걸 떠안을 수도 없었다.

“당신 능력 있잖아.”

강이한이 싸늘하게 말했다.

여전히 그녀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말투였다.

그는 그때 박연준의 강성건설과 서원그룹 서재욱에게 느꼈던 패배감을 모두 그녀에게 풀고 있었다.

이유영은 자신이 무언가를 내놓지 않으면 이 남자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7년을 연애하고 3년을 부부로 살았다. 그 과정에서 한때는 사랑했고 누구보다 소중했던 연인이 지금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송명금
삼촌 처음계획대로 국내 젚고 파리 본점으로 가는게났겠네 그래원수 갚아야지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