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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네.”

지현우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진은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이유영을 걱정해서 계속 전달을 미루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유사한 일이 앞으로도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회사에서 나온 이유영은 오한에 떨었다. 지현우 앞이라서 말은 아꼈지만 크리스탈 가든이 지금의 국면을 맞은 건 거의 백프로 강이한의 걸작임이 확실했다.

핸드폰에 익숙한 번호가 떴다.

“여보세요.”

남자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유영은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이것도 당신이 한 거야?”

“그래.”

이유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남자는 전혀 자신의 행각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런 태도가 더 화가 났다.

“강이한!”

“나 지금 당신 스튜디오에 있어.”

순간 이유영은 흠칫 어깨를 떨었다.

이 순간이 되어서야 그녀는 이런 남자에게 걸리면 얼마나 무서운 상황이 벌어지는지 몸소 체감했다.

한지음 쪽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으니 그는 거의 모든 정력을 그녀에게 퍼붓고 있었다.

그녀는 길게 심호흡하고 전화를 끊었다.

대화를 계속하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잠시 후, 오로라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그녀를 본 조민정이 어두운 얼굴로 다가왔다.

“연락 드리려고 했는데 곧 오실 거라고 해서요.”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별거 아니에요. 민정 씨는 할 일을 하세요.”

이유영은 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이 남자는 그녀의 행적과 일거수일투족을 뻔히 꿰고 있었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일이 없고 여유가 생기자 사람 마음을 분석하는 머리도 잘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사무실 입구에 도착한 그녀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안으로 들어갔다.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본 그녀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그 발 내려!”

남자는 그녀의 사무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건들거리고 있었다.

이유영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남자는 피우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서 껐다.

그런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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