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 챕터 271 - 챕터 280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973 챕터

제271화

“네?”“처음 볼 때만해도 엄청 딱딱하고 차가운 분인 줄 알았는데.”누가 박연준이 이토록 다정할거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지금은 어때요? 괜찮아요?”“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박 대표님 와이프 될 사람은 엄청 행복하겠어요!”사람은 첫 인상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유영은 박연준과 만났던 첫 날을 떠올렸다.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다. “하하!”박연준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맺혔다. 그러나 이어서 나온 말에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그렇지만, 삼촌이 괜한 수고를 한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강이한이랑도 첫 시작은 아름다웠으니까.”그는 이유영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아차렸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제가 보여드릴게요.”박연준이 입고 있던 검은 코트를 이유영에게 둘러주며 말했다. 그는 구태여 말을 길게 하지 않았다. 함께하다 보면 이유영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와 강이한은 달랐다. “고마워요.”이유영이 미소 지으며 감사함을 표했다. “집까지 배웅해드릴게요.”“네, 알겠어요.”이유영은 거절하지 않았다. 매번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계가 더 발전하지 못하더라도 둘은 계속 함께 계속 일을 해야 하는 파트너였으니까. 둘은 그렇게 함께 순정동에 도착했다.“내일도 데리러 와줄 수 있나요? 제가 차를 안 가져와서.”이유영이 차에서 내리며 박연준에게 말했다. “그럴게요.”박연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오늘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솔직해진 덕분에 둘은 전보다 훨씬 편한 관계가 되었다. “먼저 들어가요.”박연준이 신사답게 말했다. 이유영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집안으로 들어갔다. 박연준은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한 것이 없는 남자였다. 그러나 이유영은 당장 연애를 할 생각이 없었다. 정국진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이유영은 그의 뜻을 이뤄줄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때, 현관문을 열자마자 이유영은 무언가 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2화

“이유영, 넌 박연준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이러는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어?”박연준의 가문이 얼마나 복잡하고 치열한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유영은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가문과 얽히려고 하는 것일까? 강이한은 이해할 수 없었다.“내가 그쪽 집안이랑 얽히던 말던 네가 무슨 상관이야? 죽고 싶어 환장했냐고? 그래 환장했다!”이유영이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강이한은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그녀가 매번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처럼 겁대가리 없이 덤빌 때마다 그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달깍달깍, 강이한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 참 더러운 기분이었다.강이한은 담배를 깊게 들이마신 후,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집에 있을 때 힘들었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때는….”그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전에 그녀가 얼마나 불행했는지 이제 강이한도 알았다. 그도 나름 배려한다고 최대한 진영숙과 마주치지 않게 본가에 내려가지 않았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진영숙이 찾아왔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것도 와서 이유영을 그토록 괴롭혔다니!“그때는 뭐?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박연준의 가문도 복잡한 사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강이한의 집안도 만만치 않았다. 이유영은 그런 강이한이 적하반장 자신한테 이러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강이한은 속이 답답한지 다시 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원래 그도 이유영을 자유로울 수 있도록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박연준과 히히덕거리며 사이좋게 데이트하는 모습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대로 뒀다가는 이유영이 정말로 그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갈 것 같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시 묶어 두는 것이 나을 것이라, 그는 생각했다. “됐어, 이제 다 지난간 일인데… 말해 뭐 해.”이유영이 세상 다 산 표정으로 허탈하게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강씨 가문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을 본 강이한이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다 지나간 일이라고? 하! 웃기지 마.”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3화

지금이라도 한지음을 내보내겠다고 한다면 이유영이 이토록 비참한 기분을 느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어떻게 내쫓아? 앞도 안 보이는데 나가서 어떻게 살아?”강이한이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뿐인데, 그의 눈빛은 마치 이유영을 질책하고 있는 듯했다. 이유영은 그런 그의 태도가 너무 우스웠다. “유영아….”이유영의 표정을 본 강이한은 그제야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떄는 늦어버렸다. 이유영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피가 연결되어 있는 나도 하지 않는 걱정을 네가 왜 해? 설마 형부로서 하는 걱정이라는 소리는 아니겠지?”이유영의 말은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강이한의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인가? 그녀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한지석의 동생이기도 하잖아….:”“한지석 같은 소리하고 있네.”“….”“그럼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살아. 한지석한테 은혜 갚으면서.”그 말과 함께 이유영은 계단을 올라갔다. 강이한은 포기하지 않고 바로 그 뒤를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집사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강 대표님, 이만 가시지요. 아가씨도 이만 쉬셔야 해요.”지나가려면 자신을 밟고 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강경한 태도였다. 강이한은 여기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여기서 물러나기로 했다.침실로 돌아온 이유영은 곧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녀는 연거푸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그녀는 멀어지려 할수록 자꾸만 집착해오는 강이한의 태도가 너무나도 역겨웠다. 그리고 한지음과 피가 연결된 사이라는 것도 마치 저주처럼 느껴졌다. 지잉- 이때 핸드폰이 진동했다.“여보세요.”“나다, 유영아.”정국진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렸다. 이유영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다. “삼촌.”“박연준이랑은 요즘 잘 지내니?”“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4화

일말의 기대조차 짓밟혔다. “이유영….”영원히 자신의 곁에 머물러 줄 것만 같았던 익숙한 사람이, 오늘따라 유난히 멀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니, 이럴 수는 없어!’강이한은 처음 둘의 관계가 시작했을 때를 떠올렸다. 처음부터 그의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이혼은 그저 잠시 타오르던 불길을 끄기 위한 임시 방편이었을 뿐, 그의 진심이 아니었다. 강이한은 절대로 이대로 이유영을 놓아줄 수 없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이유영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가 모르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 둘의 인연은 이미 오래 전에 끝이 났다는 것이었다. 이유영이 회귀하는 순간 이미 둘은 같은 시간에 있을 수 없게 되었다.이어지는 3일, 세강에 큰 변화가 있었다.그건 바로 한지음이 퇴원이었다. 그녀는 퇴원한 뒤로 곧바로 강이한의 본가로 들어왔다. “저희 둘 사이, 어머님께서 확실히 해두셨을 거라 믿어도 되죠?” 유경원이 아주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 착한 며느리 코스프레 때문에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음이 강씨 집안으로 들오다니, 자칫했다간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유경원은 강이한과의 사이를 이번이야말로 확실하게 해두고 싶었다. 반면 진영숙도 마음이 조급했다. 마냥 착하게만 봤던 한지음이었지만, 이번에 강서희가 하는 말을 듣고 나니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가 일이 점점 더 꼬일 것만 같았다. “그럼, 당연하지. 우리 조만간 약혼식 날짜 잡도록 하자!”진영숙도 얼른 이 상황을 마무리 짓고 싶었다. 차라리 예전의 이유영이 더 상대하기 쉬웠다. 한지음의 오빠한테 진 빚도 그렇고 눈에 장애까지, 언론을 의식해서라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은혜는 은혜지만, 그렇다고 가문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녀를 돌볼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진영숙도 참 난감했다. 이때 유경원이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와 강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5화

유경원이 떠났다.이때 강서희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유경원이 뭐라고 했어?”“한지음이 뭐하는지나 제대로 감시해!”진영숙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이번에야말로 강이한과 유경원의 사이를 못 밖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씨 가문에서 이토록 강경하게 나올줄은 예상치 못했다. 한지음이 강씨 집안으로 들어오게 된 게 모든 것의 원이었다.“그건 내가 알아서 잘 할게. 그래서 유경원네 집에서는 뭐래?”“뭐라하기는, 당연히 쓴 소리 하지!”진영숙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진영숙은 속으로 다른 계획을 짜고 있었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진영숙이 말을 더 이어가려던 찰나, 집사가 갑자기 끼어들었다.“사모님이름으로 택배로 서류가 왔어요!”“택배?”“네!”“어디서 온 건데?”“파리에서 왔어요!”해외서 택배가 왔다니, 진영숙은 의아했다. 그녀는 단 한번도 해외에서 무언가를 주문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영숙이 물음표가 가득한 표정으로 서류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엔 두툼한 사진 뭉치가 들어있었다.“이, 이건?”진영숙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옆에 있던 강서희도 깜짝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둘은 사진을 한 장, 또 한 장, 계속해서 넘겼다.결국 마지막 장에 다다랐을 때, 진영숙이 참지 못하고 사진을 쾅하고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그녀는 두 눈을 의심했다. 내가 도대체 뭘 본 것인가? 어떻게 이렇게 더러울 수가?“이런 주제에 아까 나한테 그렇게 당당하게 굴어?”진영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녀는 좀 전에 가문의 이름으로 당당히 자신을 압박해오던 유경원을 떠올렸다. 그녀의 부모는 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토록 당당할 수 없을 테니까!“진짜 유경원이네. 여자가 돼서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몸을 굴릴 수가 있지?”강서희가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주우며 말했다. 사진 속 유경원은 외국남자의 품에 안겨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다.“보지 마!”진영숙이 강서희의 손에 있던 사진을 빼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6화

이때, 진영숙의 뇌리에 이유영이 스쳤다.받아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가장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었다. “엄마, 이제 어떡해?”“….”“지금 한지음 쪽도….”강서희의 입에서 한지음의 이름이 나오자 진영숙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한지음은 절대로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지금 강씨 가문에 들어온 솜씨만 봐도 그랬다.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큰 사단이 날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지음이 그녀의 아들, 강이한과 얽히는 일을 막아야 했다! 앞도 안 보이는 주제에 강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넘보다니, 말도 안 되지!“한지음, 잘 감시하고 있어. 혹시나 해서 생각해 뒀던 걸 계획에 옮겨야겠어.”진영숙은 굳이 계획을 강서희한테 설명하지 않았다. 아직 확실치 않은 일에 괜한 설레발을 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겠어, 엄마.”강서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엄마, 그래도 오빠를 좀 더 믿어봐. 꼭 정략결혼으로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강서희가 조심스레 말했다. 하지만 진영숙은 듣기 싫다는 듯 짜증스레 손을 저을 뿐이었다.자꾸만 편법으로 일을 해결하려 드는 진영숙과 달리 강서희는 강이한을 믿었다. 그는 이번에도 강이한이 여느 때처럼 문제를 잘 해결할 거라 확신했다. 그녀가 아는 강이한은 항상 멋있고 강인했으며, 못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진영숙도 강이한이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몸에 벤 오래된 습성이 어디 쉽게 버려지나? 그녀는 자신이 가장 자신이 있고 확실한 방법으로 강씨 가문을 지키려 할 뿐이었다. 안그래도 최근 강이한이 연달아 큰 프로젝트 두개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친척들의 견제를 받고 있었다. 여기에 유씨 가문과의 정략결혼도 파토가 났으니, 진영숙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새로운 결혼 상대를 찾아 든든한 아군을 만들어야만 했다.진영숙이 자신의 계획을 위해 자리를 비우자 강서희만 집에 남았다. 바닥엔 아직 유경원의 사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7화

여자라면 대체적으로 달콤한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살이 잘 찐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길 원하는 여자라면 마음 편히 이런 음식을 섭취하진 못할 것이다.왕숙이 흐뭇한 표정으로 맛있게 음식을 먹는 강서희를 바라봤다.“점심도 제가 직접 만들어드릴까요?”“좋지!”“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해산물 먹고 싶어!”“그럼 랍스타 어떠세요?”“아주 좋아!”강서희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랍스타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였다. “그럼 타르트는 두개만 더 드세요. 더 먹으면 점심 못 먹어요.”“알겠어.”만들어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것만큼 요리사에게 자부심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었다. ….진영숙은 강씨 본가를 나오는 즉시 사람을 시켜 이유영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이유영이 크리스탈 가든의 대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크리스탈 가든이라면 그녀도 잘 알고 있는 아주 유명한 브랜드였다. 진영숙은 이 사실에 매우 놀랐다.그녀는 이유영을 만나기 위해 크리스탈 가든으로 향했다.아주 고급스럽고도 진중한 분위기를 가진 응접실 안에 진영숙이 앉아 있었다. 이때 비서로 보이는 한 사람이 공손히 다가와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여기서 잠시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지금 회의 중이시거든요.”“괜찮아요, 기다릴게요.”진영숙이 부드럽게 말했다. 이유영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일 따위 예전이었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진영숙은 매우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약 두시간 후, 이유영이 회의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바로 그 뒤로 서류를 가지고 있는 여자가 뒤따르고 있었다.“전 대표님이랑 있었던 일은 잘못이 맞지만, 제 원고는 우수해요. 대표님, 제발 좀 봐주세요!”“….”“대표님, 제발요….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대표님….”여성이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 옆에 있던 비서가 다가갔다.진영숙은 그 모습을 유리창 너머로 모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8화

자동문이 열리고, 이유영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응접실로 들어섰다. 그녀는 키는 평균보다 작았지만, 그것이 전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비율이 좋았다. 거기에 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풍기는 압도적인 분위기까지, 진영숙은 자신이 알던 이유영이 많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 부딪혔다. 고부지간으로 있을 때도 살가운 대화라고는 나눠본 적 없는 두 사람이었다. 침묵 속에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이유영이 여유로운 자세로 맞은편 소파에 앉아 물었다. 진영숙은 너무나 달라진 이유영의 태도에 큰 혼란에 휩싸였다.“대표님, 여기 커피요.”이때 비서가 쟁반에서 커피잔을 이유영과 진영숙 앞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고마워요.”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이유영은 그제야 회의로 인해 쌓였던 피로가 조금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진영숙도 얼떨결에 함께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을 떠올렸다.“이혼하더니 잘 사는가 보네.”“그럼 못 살길 바라셨어요?”이유영이 평온하지만 비꼼이 들어간 말투로 답했다. 진영숙은 그 말투에 잠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밖으로 표출하진 않았다.“아직도 날 원망해?”진영숙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제가 그 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라도 하길 바랐어요?”과거 이유영이 아직 세강의 며느리로 있을 때, 강이한이 집을 비우기만 하면 진영숙이 찾아왔다. 이유는 다양했느나, 목적은 하나였다. 진영숙은 사사건건 모든 것에 태클을 달아 이유영을 괴롭혔다. 그렇게 진영숙이 한번 찾아오면 이유영은 강이한이 퇴근할 때가 되어서야 겨우 벗어났다. 도대체 어떻게 그 세월을 버텼는지,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얘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그때는 내가 좀 너무했지? 하지만 내 입장도 생각해봐. 그럴 수밖에 없었어.”진영숙이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이유영은 무려 그 크리스탈 가든의 대표였으니까!크리스탈 가든이 어디 평범한 회사인가? 처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79화

끝까지 겪어보지 않았더라면, 정말 깜빡 속을 정도로 아주 노련한 연기였다. 이유영도 회귀를 겪지 않았다면, 진영숙이 변한 것이라 생각 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어차피 강이한과 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원망은 무슨, 가당치도 않았다. 지금 이유영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는 바로 무관심이었다. 그토록 무시하고 멸시하던 존재가 그들보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것만큼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일은 없을 테니까!이유영은 진영숙이 순간 말문이 막혀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매우 통쾌함을 느꼈다. 오랜 시간 억눌렸던 체기가 단번에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진영숙이 아무리 온화한척 굴어도, 속은 화를 참느라 아주 죽을 맛일 테니까. “유영아.”진영숙이 입에서 난생처음 들어보는 다정한 호칭이 나왔다. 이유영은 기가막혔지만, 진영숙이 도대체 어디까지 비굴해질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당당하게 굴더니 결국 더 강한 힘 앞에선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구나! 재벌들의 세상이란 정말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너의 둘이 이렇게 된 건 다 내 탓이야.”“….”“둘이 아주 잘 어울렸는데, 내가 모든 걸 망쳐버렸어.”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진영숙은 매우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떻게든 이유영의 마음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유영은 전혀 흔들림이 없이, 오히려 전보다 더 싸늘하고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진영숙을 바라보고 있었다.진영숙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넘어올 기색조차 없는 이유영의 태도에 눈앞이 캄캄해졌다.“내가 이러는 거 너의 삼촌 때문이 아니야.”“하! 아니라고요?”이유영이 코웃음 치며 진영숙을 몰아붙였다. 이유영은 강이한과 이혼한 것으로 더는 강씨 집안 사람들과 볼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강씨 집안 사람들과 감정이 좋지 않았지만, 굳이 거기까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싶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진영숙이 제 발로 찾아온 마당에 굳이 봐줄 이유는 없었다. 둘의 입장은 이제 완전히 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제280화

이유영의 얘기만 하면, 강이한은 항상 저기압이었다. 진영숙은 그것 때문에 아들과 말다툼 했던 적이 몇 번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그녀의 입장에선 강이한이 항상 이유영의 편을 들어줬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온 세상이 강이한과 한지음의 사이를 아는데, 포장한다 한들 의미 없어요!”“둘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진영숙이 얼른 받아쳤다. 그녀에게 한지음은 은인의 동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유경원하고도 아무 사이 아니야. 이한이가 걔를 어떻게 대했는지 누구보다도 네가 가장 잘 알잖아?”부모는 자기 자식을 객관화되게 볼 수 없다. 진영숙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입장에선 강이한은 항상 옳은 존재였고, 잘못한 것은 이유영이었다. 둘이 이렇게 이혼하게 된 것도 그녀의 입장에선 언제까지 이유영의 문제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니 이유영만 생각을 바꾼다면 해결 될 문제라고 여겼다.“내 말이 틀렸니?”“….”“우리 아들은 그 둘한테 마음 주지 않았어! 너한테 일편단심이었다고!”전에 진영숙이었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그녀는 둘의 사이가 더 나빠지길 바라며 움직였으니까.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천하의 진영숙이 그토록 무시하던 이유영을 다시 며느리로 들이기 위해 이토록 비굴해질 수 있을 줄이야!“한지음은 그냥 은혜를 입은 사람의 동생이니까 챙겨주는 것뿐이야. 너도 내 성격 알잖아?”진영숙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한지음도, 유경원도, 모두 세강의 며느리가 될 수 없어! 내가 그렇게 못 둬!”역시나 이유영의 예상했던 대로였다. 진영숙이 조급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리라!“나도 이런 것까진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이제 한지음이 마냥 착하지만 않다는 걸 알아. 그러니 너희 둘 재결합하는 거, 다시 한번 생각해봐.”당근과 채찍의 적절한 사용, 진영숙은 이 전략으로 이유영을 회유하려 들고 있었다.하지만 이유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진영숙이 할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더 보기
이전
1
...
2627282930
...
9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