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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자동문이 열리고, 이유영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응접실로 들어섰다. 그녀는 키는 평균보다 작았지만, 그것이 전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비율이 좋았다. 거기에 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풍기는 압도적인 분위기까지, 진영숙은 자신이 알던 이유영이 많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 부딪혔다. 고부지간으로 있을 때도 살가운 대화라고는 나눠본 적 없는 두 사람이었다. 침묵 속에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이유영이 여유로운 자세로 맞은편 소파에 앉아 물었다. 진영숙은 너무나 달라진 이유영의 태도에 큰 혼란에 휩싸였다.

“대표님, 여기 커피요.”

이때 비서가 쟁반에서 커피잔을 이유영과 진영숙 앞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이유영은 그제야 회의로 인해 쌓였던 피로가 조금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진영숙도 얼떨결에 함께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을 떠올렸다.

“이혼하더니 잘 사는가 보네.”

“그럼 못 살길 바라셨어요?”

이유영이 평온하지만 비꼼이 들어간 말투로 답했다. 진영숙은 그 말투에 잠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밖으로 표출하진 않았다.

“아직도 날 원망해?”

진영숙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제가 그 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라도 하길 바랐어요?”

과거 이유영이 아직 세강의 며느리로 있을 때, 강이한이 집을 비우기만 하면 진영숙이 찾아왔다. 이유는 다양했느나, 목적은 하나였다. 진영숙은 사사건건 모든 것에 태클을 달아 이유영을 괴롭혔다. 그렇게 진영숙이 한번 찾아오면 이유영은 강이한이 퇴근할 때가 되어서야 겨우 벗어났다. 도대체 어떻게 그 세월을 버텼는지,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얘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

“그때는 내가 좀 너무했지? 하지만 내 입장도 생각해봐. 그럴 수밖에 없었어.”

진영숙이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이유영은 무려 그 크리스탈 가든의 대표였으니까!

크리스탈 가든이 어디 평범한 회사인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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