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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진영숙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강서희는 당연히 그녀가 이유영이 아닌 다른 집안을 찾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진영숙은 자존심보다 욕심이 더 강한 사람이었다.

“알겠어.”

강서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느덧 파랗던 하늘도 서서히 석양이 지고 있었다.

한편, 크리스탈 가든에서.

이유영은 사무실로 돌아와 핸드폰을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지현우가 들어와 그녀를 불렀다.

“대표님!”

“내일 일정 어떻게 돼요?”

“청하 쪽에서 이 대표님이 오신다는데, 만나보실래요?”

지현우가 일정표를 확인하며 말했다.

“그건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그렇게 중요한 일정 없으면 내일은 좀 따로 움직일게요.”

“알겠어요.”

지현우가 나가자, 이유영은 서랍에서 전시회 티켓을 꺼냈다. 이 티켓은 전에 정국진이 주고 간 것이었다.

그녀는 오늘 진영숙과의 만남으로 다시한번 정국진의 위상을 깨달았다. 어쩌면 앞으론 이런 일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유영은 심난해지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박연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이유영이 주동적으로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일 시간 있어요?”

“네?”

“전시회가 있는데, 같이 갈래요?”

“좋아요.”

“그럼 내일 오전 10시, 순정동에서 출발할까요? 회사로 오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잠깐만요.”

전화 너머 박연준이 비서에게 스케줄을 물어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그가 답했다.

“아침에 회의가 있어서, 바로 전시장에서 만나야 할 것 같아요. 주소 보내주면 거기서 만나요.”

“좋아요.”

통화를 마친 후, 이유영은 전시회 티켓에 적힌 주소를 찍어 박연준에게 보냈다. 하지만 바쁜지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가 되었고 이유영은 슬슬 손에 있던 서류를 마무리 지었다. 그런 다음 뒤에 일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소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유영아.”

“같이 밥 먹을까?”

“좋아, 나도 일 곧 끝나. 데리러 갈게.”

“아니야, 내가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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