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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뿌린대로 거둔다, 지금 한지음은 딱 그 꼴이었다. 이유영은 아주 속이 시원했다.

“당연하지! 내가 그쪽에 신경 쓸 새가 어디 있어? 나 아주 바쁜 사람이야!”

“암요, 아주 공사다망하시죠!”

소은지가 장난스레 맞장구 쳤다. 그녀는 이유영이 잘 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강이한과 이혼할 때만해도 고생할 게 뻔해 참 걱정이었는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없던 가족이 생긴 것도 모자라, 그 가족이 어마 무시한 재벌이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 정국진을 못 만났다면, 이유영은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지도 몰랐다.

한편, 강씨 본가.

집에 도착한 강서희가 가장 먼저 들은 소식은 진영숙이 한지음과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얼른 들고 있던 가방과 외투를 왕숙에게 넘기고 둘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비록 모든 밑작업을 마쳤지만, 한지음은 항상 조심해야 할 존재였다.

“너 이유영의 이복동생이라며?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

강서희가 방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들은 것은 진영숙의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

“솔직하게 말해. 너 설마 청하시에 온 이유, 이유영한테 복수하기 위해서였어?”

진영숙의 목소리가 점점 더 고조되었다.

“이한 오빠 만나게 해주세요. 이한 오빠….”

한지음이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그 입 다물지 못해?”

그 말을 들은 진영숙은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그럼 먹고 쓰는데 부족함 없이 챙겨줄 테니. 안 그러면, 내가 널 가만히 안 둬!”

이 말과 함께 진영숙은 한지음을 쏘아본 후, 방을 나섰다.

한지음은 떨리는 몸으로 어떻게든 그런 진영숙을 붙잡으려 했지만, 잡히는 건 허공밖에 없었다.

그녀는 어둠 속에 깊은 무력감에 빠졌다.

“언제 왔어?”

방에서 나온 진영숙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강서희였다.

“방금.”

“너 나랑 어디 좀 가자!”

진영숙이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강서희는 순종적인 딸의 모습을 연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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