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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한지음은 힘겹게 아픈 다리를 이끌고 옷장으로 향했다. 옷장엔 전에 조형욱이 가져다 놓은 그녀의 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구석구석 어디 하나 놓치지 않고 모든 곳을 뒤졌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핸드폰이 잡히지 않았다.

“한지음 씨, 약 드실 시간이에요. 왜 이렇게 방을 어지럽혔어요!”

방으로 들어온 도우미가 방의 모습을 보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핸드폰 어디 있어요?”

그녀는 당장 강이한한테 연락을 해야 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이 감옥을 벗어나야만 했다.

한지음은 강서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너무나 두려웠다. 강이한을 향한 강서희의 집착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강서희는 자신이 자길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게 모든 것을 파괴하려 들고 있었다. 강이한의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아야 자신에게 올 거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모님이 가져가셨어요. 눈도 불편하니 사용할 수 없을 거라 하셨죠. 그러니 용무가 있으면 저희한테 말씀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도우미가 조금의 연민도 느껴지지 않는 아주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무슨 자격으로 내 것에 손을 대!”

그 말에 한지음은 더 분노해 소리쳤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방음이 잘 되어 있는 방밖으로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한지음 씨, 욕심 적당히 부리세요. 이미 그쪽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 사모님이 다 대주고 있다는 거 잊으면 안 돼요. 그러니 지금은 잘 먹고, 잘 쉬는 것에만 전념하세요.”

목숨만 붙어있으면 된다. 도우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한지음은 날개가 잘린 채 철창에 갇힌 새의 신세가 되었다. 앞도 볼 수 없는데, 손과 발이 달려 있어도 주변이 꽉 막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어디에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도우미는 말없이 옆에 약을 아무렇게 내려 놓고 방을 나왔다. 방이 어질러 있던 말던, 전혀 뒤처리를 해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서 곧바로 향한 곳은 강서희가 있는 곳이었다.

“한지음 씨가 대표님과 통화하고 싶다고 하네요.”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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