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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지금이라도 한지음을 내보내겠다고 한다면 이유영이 이토록 비참한 기분을 느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어떻게 내쫓아? 앞도 안 보이는데 나가서 어떻게 살아?”

강이한이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뿐인데, 그의 눈빛은 마치 이유영을 질책하고 있는 듯했다. 이유영은 그런 그의 태도가 너무 우스웠다.

“유영아….”

이유영의 표정을 본 강이한은 그제야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떄는 늦어버렸다.

이유영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피가 연결되어 있는 나도 하지 않는 걱정을 네가 왜 해? 설마 형부로서 하는 걱정이라는 소리는 아니겠지?”

이유영의 말은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강이한의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인가? 그녀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한지석의 동생이기도 하잖아….:”

“한지석 같은 소리하고 있네.”

“….”

“그럼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살아. 한지석한테 은혜 갚으면서.”

그 말과 함께 이유영은 계단을 올라갔다.

강이한은 포기하지 않고 바로 그 뒤를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집사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강 대표님, 이만 가시지요. 아가씨도 이만 쉬셔야 해요.”

지나가려면 자신을 밟고 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강경한 태도였다.

강이한은 여기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여기서 물러나기로 했다.

침실로 돌아온 이유영은 곧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녀는 연거푸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그녀는 멀어지려 할수록 자꾸만 집착해오는 강이한의 태도가 너무나도 역겨웠다. 그리고 한지음과 피가 연결된 사이라는 것도 마치 저주처럼 느껴졌다.

지잉- 이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여보세요.”

“나다, 유영아.”

정국진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렸다. 이유영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다.

“삼촌.”

“박연준이랑은 요즘 잘 지내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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