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사랑이라는 죄로 / Chapter 461 - Chapter 470

All Chapters of 사랑이라는 죄로: Chapter 461 - Chapter 470

485 Chapters

제461화

지난번에는 딱 반나절 동안 임재욱의 아내로 지냈었는데, 이번에는 무려 이틀이나 혼인 관계를 유지했다.지난번에 비하면 엄청 운이 좋은 것이다.사람은 만족할 줄 알아야 하고 자기 것이 아닌 물건이라 사람을 바라지 말아야 한다.이틀... 48시간...유시아에게 있어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임재욱의 물건, 돈, 그리고 사람까지 유시아는 그 무엇도 원하지 않는다.임재욱에게 멀어져 평생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결말이다.그가 그러한 일을 할 때 그만의 이유가 있듯이 유시아 역시 자기만의 견지가 있는 것이다.길이 다르면 굳이 같이 걸음 맞춰 걸을 필요가 없다.이쯤에서 헤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일 지도 모른다.“이혼...”임재욱은 나지막이 이 두 글자를 곱씹더니 가볍게 씩 웃었다.“유시아, 꿈도 꾸지 마!”임재욱은 유시아의 몸을 돌려 자기와 마주하게 했다.“너도 소현우 어머니 챙겼잖아. 아니, 챙기고 있잖아! 근데 왜 나한테는 그러지 못하게 하는 건데? 같은 입장이잖아! 내가 너한테 하얀 거짓말을 해서 그게 용서가 안 돼? 응?”“똑같지 않아요.”“어머님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으셨고, 여자잖아요. 하지만 신시연은 다르잖아요. 신서현 여동생이고 닮은 구석도 제법 많고 우울증까지 있어서 재욱 씨 보살핌이 필요하고...”예전에 신시연과 마찰이 생길 때마다 임재욱은 주저 없이 신시연의 편을 들어 주었고 모든 잘못을 유시아에게 돌렸다.신시연이 극도로 어리석은 수단으로 유시아를 모험했을 때도 임재욱은 유시아를 믿지 않았었다.그 이유는 단 하나, 유시아는 유병철의 딸이기 때문이다.신서현을 차로 들이박아 죽여 버린 범죄자의 딸이기 때문에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이다.악몽 같은 그 시절로 돌아가라는 건 유시아를 두 번 죽이니 격이다.이젠 제발 그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은 유시이다.전에는 신서현을 이길 수가 없었고 지금은 역시 신시연을 이길 리가 없었다.두려워서 항복하는 것이고 모든 것을 선뜻 양보하는 것이다.“유시아!”임재욱은 그녀의 말을
Read more

제462화

필경 그때 신씨 가문에 남은 일가족을 정운시로 데리고 온 건 임재욱 본인이기 때문이다.이 도시에서 임재욱은 그들의 유일의 버팀목이므로 신서현이 아니더라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하지만 유시아는 그러한 말들을 듣기 귀찮아졌는데 손을 내밀어 그를 밀쳐내고 홀로 밖에 있는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임재욱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유시아에게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에 시간이 좀 필요하고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면서.임재욱은 수도꼭지를 닫고 한바탕 씻고는 옷방으로 다가가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난 이만 출근하러 갈게. 집에 가만히 있든 아니면 밖에 나가서 좀 돌아다니든 네가 편한 대로 해. 어디로 가든 집에 꼭 돌아오고. 내가 직접 가서 널 잡아 오게 하지 말고.”말을 마치고 그는 손을 내밀어 테이블 위에서 차키를 가지고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시아는 여전히 전과 같은 자세로 소파에 앉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밖을 내다보며 갑자기 쓴웃음을 지었다.‘유시아, 너 진짜 대박이다.’임재욱이 신씨 가문에게 도움을 준 것에 대해 불만을 안고 심지어 질투까지 했으니 말이다.‘이건 좀 아니야.’살짝 정신을 놓고 있던 그때 집 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유시아는 임재욱이 무엇인가 놓고 간 줄 알고 바로 받았다.“여보세요?”“여보세요, 재욱 오빠...”간드러진 여자 목소리였고 유시아는 단번에 신시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어젯밤의 모든 것이 다시 생각나기 시작했고 고개를 들어 2층을 바라보았을 때 신시연이 창가에 서 있던 것도 생각났다.그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나가기 전에 기고만장하고 활기가 넘쳤던 그 신시연도 생각이 났다.분명히 같은 사람이나 한 사람으로 겹쳐보기 힘들었다.한편, 신시연은 계속 말하고 있었다.“오빠, 저 무서워요. 우리 엄마 아빠 호시 이대로 돌아가시는 거 아니에요? 만약 두 분 다 돌아가시면 전 어떡하죠? 오빠, 저녁에 이리로 와서 저랑 좀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요?
Read more

제463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때라 술집 안은 북적거렸다.술집을 좋아하는 젊은 남녀들로, 근처에서 출근하는 회사 직원들로, 막히는 도로를 피하고자 잠시 이곳으로 숨은 사람들로....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시끌벅적한 장면을 만들어냈다.잠시 모든 정서를 내려놓은 채 스트레스도 좀 풀 생각으로 찾아온 이들도 많았다.유시아는 가장 구석 자리로 다가가 앉아 와인 한 병이랑 피스타치오를 주문했다.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자리를 떠나자마자 임재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시아야, 너 지금 어디야?”유시아는 순간 멈칫거리다가 바로 대답했다.“화실 근처에 있는 kt 술집에 있어요.”임재욱과 숨바꼭질을 하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만약 이대로 가뭇없이 사라진다면, 임재욱은 백 천 가지 방법으로 그녀를 찾아내고 말 것이다.유시아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순순히 밖으로 돌아다니게 가만히 놔둔 것으로 봐도 임재욱은 그녀가 제 발로 도망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멀리 도망간다고 한들 스스로 돌아와야 하니 말이다.필경 아직 숨이 붙어있는 이채련이 그의 손에 있다.솔직히 말했어도 임재욱은 여전히 불쾌해했다.“그런 복잡한 곳에는 왜 간 거야?”“택시가 잡히지 않아서요.”유시아는 솔직하게 말했다.“지하철역까지는 너무 멀고 힐을 신어서 걷고 싶지도 않아서요.”임재욱은 계속 물었다.“그럼, 나한테 전화하지 그랬어. 왜 안 했어?”유시아는 입술을 사리 물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바쁠까 봐, 행여나 방해가 될까 봐.”유시아는 알고 있다.그에게는 짐이 많다는 것을, 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그중에서 자기는 가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 소홀히 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고 싶지 않아 일찌감치 포기한 것이다.임재욱은 한숨을 길게 내뱉으며 말했다.“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어. 화실 앞이라 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고 전화가 끊겼다.임재욱은 차 문을 열
Read more

제464화

핸들을 잡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어 보니 신시연의 도우미 김향화였다.임재욱은 눈살을 찌푸리며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전화기 너머 다소 떨리는 듯한 김향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얼른 TK 대학 병원으로 좀 와보세요. 아가씨께서... 자살 시도를 하셨어요...”순간 임재욱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네? 어떻게 된 겁니까?”유시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한편, 김향화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아가씨께서 대표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으셨다고 자기를 버리셨다고 그러면서 한참 동안 울고 있었어요. 옆에서 계속 타일러 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과일을 사달라고 하시면서 저를 밖으로 내보내시고 다시 돌아와 보니 이미...”“알았어요.”“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잘 지키고 있어요. 금방 갈게요.”말을 마치고 임재욱은 전화를 끊고 유시아를 바라보았다.“시아야...”“저기 앞에 세워주면 돼요.”유시아는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는 듯했다.“마침 외식이나 하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가면 돼요.”임재욱은 눈살을 찌푸린 채 양손으로 핸들을 꼭 잡고서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시연이 자살 시도했다고 그러는 데 가서 위로 좀 해줘야 할 것 같아. 같이 보러 가자. 그러고 나서 같이 밥 먹고 같이 집에 가자.”그 말을 듣고서 유시아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밖을 내다보았다.“나를 보고 싶지 않아 할 것 같은데요.”이치가 없는 말은 아니다.전에 신시연은 유병철이 신서현을 죽었다는 이유로 내내 유시아에게 시비를 걸었었다.요즘 부모님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유일한 친언니가 한창 그리워질 시기인데, 이때 유시와 마주하게 된다면 그건 좀 억지가 아닌가 싶다.그렇게 생각하면서 임재욱은 망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 두 사람 마주치게 하지도 않을게. 넌 차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돼.”“...”유시아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임재욱의 말에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임재욱은 백미
Read more

제465화

임청아는 멍하니 걷다가 뒤에서 소리가 나자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유시아를 보고서 그녀 역시 멈칫거렸지만, 곧 웃으며 입을 열었다.“시아 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재욱 씨 따라온 거예요. 옛 친구 병문안을 왔거든요.”유시아는 말하면서 임청아가 손에 쥐고 있는 병원 진단서 같은 것을 보았다.그만 참지 못하고 입을 여는데.“청아 씨는요? 어디 아픈 거예요?”임청아의 모습을 보아하니 아마 심적으로 아픈 것이 확실해 보였고 육체적으로 아픈 것보다 몇천 배는 괴로워 보였다.우울증을 앓고 있는 신시연에게 자살과 자해와 같은 경향이 있었기에 임청아 역시 그러한 상황일까 봐 걱정되었다.“별거 아니에요.”임청아는 말하면서 진단서를 몸 뒤로 숨기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참,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듣자 하니 화실을 경영하고 있다면서요?”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런데요?”“화실에 지낼 만한 곳이 있을까요?”“그건 왜...”더 스케치 화실 안에 작은 휴게실이 있는 건 사실이다.용재휘가 운영하고 있을 때 일부러 쉴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용재휘는 뜨문뜨문 그곳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었다.유시아가 화실을 이어받은 뒤로 그녀는 휴게실까지 깨끗하게 청소하였기에 한 사람이 지내기에는 충분한 그런 곳이다.하지만 공주 침대에 길들어져 있는 부잣집 따님이 자기에는 모든 조건이 부실할지도 모른다.“화실 키 저한테 주세요.”임청아는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다.“집에 가고 싶지 않고 호텔에서 자고 싶지도 않아요. 시아 씨한테 마침 지낼만한 곳이 있다고 하니 하룻밤만 신세 좀 질게요.”지금 임청아는 호텔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주민 등록증을 호텔 쪽에 건네기만 하면 임태훈은 바로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숙박 조건에 대해 별다른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방이 막혀 있고 길거리에 노숙만 하지 않게 하면 된다.그러한 의미에서 유시아의 화실이 최고의 선택지가 된 것이다.“무슨 일 있어요?”유시아는 키를 꼭
Read more

제466화

해외에서 있었던 이러저러한 일들까지 더해지면서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이다.임재욱은 아주 약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만하고 집에 가자.”말하면서 그는 차 머리를 돌려 병원 밖으로 향했다.늦은 밤, 그린레이크.임재욱은 오늘도 예외 없이 서재로 향했고 유시아는 홀로 침실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임청아의 일이 내내 신경 쓰여 유시아는 핸드폰을 들어 그녀에게 뭐 하고 있냐며 메시지를 보냈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임청아는 유시아에게 셀카 한 장을 보내왔다.사진 속 임청아는 연한 컬러의 치마 잠옷을 입고 토실이를 안고 있었다.주위 바닥에는 과자 봉지와 먹다 남은 우유가 널려있었고.무척이나 한가로워 보이는 사진이었지만, 임청아의 얼굴에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몇 분 뒤, 그녀는 또다시 임청아에게 메시지 한 통을 보내왔다.[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시아 씨 화실에서 자살 같은 거 하지 않을 테니. 저 그렇게 격 떨어진 사람 아니에요.]장담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고서 유시아는 그제야 마음이 좀 놓이는 것만 같았다.목숨만 소중히 여긴다면 모든 것에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이윽고 유시아는 위로의 메시지를 여러 통 보내고 나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자려고 했다.이제 막 침대에 누웠는데, 침실 문이 열렸다.임재욱이 밖에서 들어와 예전처럼 침대에 올라와 긴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머리카락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자기야, 잘 자.”유시아는 대충 대답하고서 바로 눈을 감았다.눈을 감자마자 갑자기 병원 안에서 그가 어떻게 신시연을 위로했을지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그리고 신시연이 알고 있는지도 궁금했다.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사실을.만약 우울증이 낫지 않는다면 평생 오늘처럼 돌보고 위로해야 하는 노릇일지도 모른다....이러저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전혀 마음 편히 잘 수가 없었다.자기도 모르게 그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하며 침대 가장자리 쪽으로 몸을 옮겼다.임재욱은 바로 눈치를 채고 팔에 힘을 더했다.“왜 그래?”“너무 꼭 안아서 불편
Read more

제467화

제대로 속마음을 들킨 유시아는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런 거 아니에요. 그리고 엄청 졸리니 이거 좀 놓죠!”“그래? 나도 졸리는 데, 우리같이 잘까?”임재욱은 말하면서 이불을 확 당겨 불빛을 가려버렸다.“같이 자자.”트럭이 온몸을 짓누르고 지나간 것만 같았다.“자기야...”“이제 자도 될까?”귀까지 빨개진 유시아는 그를 향해 그만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나쁜 놈! 너 진짜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야... 웁...”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임재욱이 또다시 덮쳐와 그녀의 턱을 잡고 야한 방식으로 입을 막아버렸다.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졌다.“나 욕하지 마.”유시아는 손을 내밀어 입술을 겹겹이 닦았지만 더 이상 감히 그를 욕할 용기가 없었다.이불 속으로 순순히 몸을 숨긴 채 그를 등지고 자려고 했다.임재욱은 전과 마찬가지로 한 줌도 안 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서 가슴에 그녀의 등이 바짝 닿게 하였다.“시아야, 인제 그만 해. 시연이 일은 내가 어떻게든 빨리 해결할게. 절대 우리 사이에 그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을 거야.”유시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다.조용히 그의 품속에 안긴 채 정말로 잠이 든 것처럼 시늉했다.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새벽 3, 4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밀려왔다.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점심이 다가오고 있었다.임청아가 내내 신경 쓰여 유시아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씻고 집에서 음식과 생활 용품을 챙겨서 화실로 향했다.임청아는 화실에서 제법 잘 지내고 있었고 토실이와 친구가 되어 있었다.심지어 배달로 고기까지 배달하여 토실에게 먹여주었는데, 여기저기 고기 부스러기로 가득했다.유시아는 가져온 물건을 휴게실 서랍장 안에 넣고 입을 열었다.“멀쩡한 집을 놔두고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왜요? 공짜로 먹고 자고 해서 꼴 보기 싫어요?”임청아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흘겨보며 덧붙였다.“걱정하지 말아요. 나중에 5성급 호텔 비용으로 숙박 비용 지
Read more

제468화

다만 두 사람 사이에 벌써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그 여자, 서준이랑 죽마고우예요. 어릴 적부터 해외에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함께 그 모든 세월을 함께했다고 그래요.”임청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서준이 부모님이 뵈러 갔을 때 그 여자 만난 적 있어요. 그때 서준이를 좋아하고 있구나 하고 이미 눈치도 챘었어요. 근데 서준이가 그러더라고요, 두 사람 사이는 사랑이 아니라 우정이라면서... 그래서 그 말을 믿었어요.”“...”“근데 그 사진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서준이 말로는 할아버지께서 우리 두 사람 갈라놓으시려고 일부러 그런 거라면서 할아버지는 단 한 번도 우리를 진심으로 축복해 준 적이 없다면서 그러더군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서준이가 날 속이고 있다면서 나를 집에 가둔 채 서준이를 만나지 못하게 했어요...”임청아는 목소리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과 불안함이 깃들여 있었다.“두 사람 모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동안 내내 천진난만하게 그들 또한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여겼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모두 나를 위해서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설 법도 한데, 두 사람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시야 씨, 내가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요? 어릴 적부터 나를 예뻐해 주신 할아버지를 믿어야 할까요? 아니면 내 생애 첫 남자 친구이자 내가 가장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서준이를 믿어야 할 까요?”그녀의 말을 들은 유시아 역시 머릿속이 여간 복잡하지 않았다.실은 마음속의 저울이 임태훈을 향해 기울어 있기는 했다.할아버지로서 임청아에 대한 임태훈의 사랑은 모두가 봐 온 것이 있다.어릴 적부터 함께 해온 두 사람이므로 임태훈은 적어도 무조건 임청아를 위해 모든 행동을 했을 것이다.그리고 한서준에 대해서 그의 인품 단 하나만으로 감히 뭐라고 판단할 수가 없었다.결국 외부인이니 두 사람을 뭐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말이다.이때 유시아는 또 다른 일이 생각났다.“어젯밤, 병원에서...”
Read more

제469화

유시아는 임재욱이 한숨 쉬는 것을 듣고 말머리를 돌렸다.“이거 물어보려고 전화한 거예요?”“만나게 된다면, 혹은 임청아가 너한테 있다면 나한테 당장 말해. 절대 날 속이려고 하지 말고.”임재욱은 말하다가 경고하는 듯한 어투로 강조했다.“한서준이랑 임청아 사이에 많은 것들이 엮여 있어. 너랑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야. 행여나 말려 들어갔다가 큰 봉변을 당할지도 몰라. 알았어?”엄숙하고 진지한 그의 말에 유시아도 겁을 먹은 듯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았어요.”전화를 끊고 나서야 유시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맞은 편, 임청아는 휴게실 소파에 앉아 토실이를 품에 안고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다.“청아 씨, 잘 생각했어요? 어떻게 할래요?”임청아는 고개를 들어 유시아를 흘겨보며 물었다.“자기한테 불똥이 튈까 봐 지금 나 쫓아내려고 그러는 거예요?”유시아는 한참을 침묵했다.“그런 이유도 없지 않아 있어요. 임씨 가문의 일은 늘 복잡했고 한서준 씨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에요. 말려들어 가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도 지금 청아 씨 홀몸이 아니잖아요.”임청아의 순수하면서도 알 듯 말 듯한 두 눈을 바라보며 덧붙였다.“임산부는 잘 먹고 잘 쉬고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거든요.”임청아는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할아버지와 서준이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거 맞죠?”“언젠가는 해야 할 선택이고 피해 갈 수 없는 일이 잖아요. 배 속의 아이까지 있고.”임청아는 망성리다가 평탄한 자기 아랫배를 만지며 나지막이 말했다.“아이... 낳을래요.”한서준이 어떤 사람이든 무슨 일을 했었든 임청아가 사랑했었던 사람이고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두 사람 사이에 생긴 아이를 어떻게든 품에 안고 싶었다.만약 임태훈이 뒤에서 수작을 부려 한서준을 구렁이에 빠뜨린 것이라면 그들 세 가족은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만약 한서준이 임태훈의 말대로 다른 의도
Read more

제470화

오후쯤, 유시아가 한창 수업에 열중하고 있을 때 임재욱이 차를 몰고 찾아왔다.한동안 신씨 가문의 일로 야근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일찍 찾아온 그를 보고 유시아는 가슴이 덜컹거렸다.낮에 전화까지 와서 임청아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었는데, 이렇게 일찍 퇴근하자마자 온 것을 보면 뭔가 알고 있는 게 아닐지 의심이 들었다.유시아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펜을 내려놓고 그를 향해 다가갔다.“재욱 씨,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에요?”“회사에 마침 일도 없고 해서 일찍 데리러 왔지.”임재욱은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그녀의 옷깃을 정리해 주었다.“오래간만에 일찍 퇴근했는데, 오늘 저녁 시간은 온전히 우리 둘만 보내자.”유시아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래요. 일단 내려가서 좀 기다리고 있어요. 수업 끝나는 대로 퇴근하면 돼요.”강의실로 돌아온 유시아는 수업을 이어갔고 그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는 임재욱과 함께 화실을 떠났다.오랜만에 보내는 둘만의 시간이라 임재욱은 특별히 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룸으로 예약하여 만찬을 즐기려고 했다.주문을 다 하고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한서준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다.유시아는 화면에 떠오른 ‘한서준’ 석 자를 보고서 바로 임청아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온 전화라며 알아차렸다.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전화를 받았는데.“여보세요.”“여보세요, 유시아.”한서준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청아 요즘 너한테 연락한 적 있어?”“없는데요.”유시아는 모른 척하며 물었다.“왜 그래요? 싸웠어요?”한서준은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청아할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모두 연락해 보았는데, 다들 없다고 그랬어. 유시아, 청아 지금 홀몸이 아니야,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니 청아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면 꼭 알려줘.”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전화를 마치고 나서야 맞은편에 앉아 있는 임재욱이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자기를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그 눈빛에 유시아는 순간 도적이
Read more
PREV
1
...
44454647484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