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이채련은 유시아를 꼭 안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시아야, 꼭 행복해야 해. 꼭 행복하도록 해.”병원에서 나온 유시아는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이채련 주치의 말에 따르면 그녀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고 많아야 2, 3개월이라고 했다.먹을 수 있는 것이 없고 겨우 먹는다고 한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조리 토해내고 있는 이채련은 지금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다.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인제 더 이상 없고 진통제로 환자가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하는 게 전부다.생명이 한계에 다 이르고 있으니, 유시아도 어찌할 방법이 없어 그저 가만히 지켜보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그중에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나마 건강한 몸을 소중히 잘 아끼는 것이다.적어도 유시아에게는 더 스케치 화실이 있으니 말이다.화실에 이르렀을 때 수업 시작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안내 테스크 직원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시아쌤, 일찍 오셨네요?”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토실이 보려고 일찍 왔어요.”말하면서 그녀는 포장해 온 밀크티를 직원에게 건네며 덧붙였다.“자, 이건 오늘의 보너스예요.”안내 데스크 직원은 갑작스러운 밀크티에 감동이라도 한 모습을 보였다.“어머, 보너스도 있고 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유시아는 웃으며 뜸을 들였다.“좋은 일이 있긴 한데, 조금 지나서 나중에 다시 알려줄게요.”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더 스케치 화실 직원들에게 선물을 돌릴 생각이다.위층으로 올라간 유시아는 먼저 재무 사무실로 가서 토실이를 보았다.새로 사 온 옷을 입히고 사료도 먹이고 기분이 한껏 좋아져 사진도 찍어 주었다.그렇게 토실이와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수업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교한 학원들이 잇따라 화실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수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퇴근 시간이 다 되기 전에 임재욱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다.오늘 저녁에 손님과 식사 자리를 가져야 한다면서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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