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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죄로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85

485 챕터

제481화

전화를 마치고 유시아는 혼자 밖에 없는 휴게실을 보고서 깊은 번뇌에 잠겼다.남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임태훈처럼 막무가내로 어처구니가 없는 노인이 있다는 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임태훈이 끔찍이 여기는 임청아를 유시아가 계단에서 밀어버린 것도 아닌데, 왜 애꿎은 자기 화실을 닫으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집안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스스로 반성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그게 무엇이든 일단 남한테서 문제를 찾고 있으니, 권력을 믿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이 분명했다.유시아는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졌고 불안함도 점점 커졌다.지금 운영하고 있는 더 스케치 화실도 용재휘가 먼저 시작한 것인데, 그와 더불어 학생들까지 모두 함께 넘겨주었는데, 만약 이대로 화실을 망쳐버린다면 용재휘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임재욱과 임태훈이 어느 정도로 얘기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화실이 그들 싸움의 희생물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임재욱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묻고 싶었으나 감히 그럴 용기가 없어 일단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떨리는 심장을 부여잡은 채로.그렇게 한참이나 심장을 조이고 있었지만, 걸려 오는 전화는 없었다.유시아는 일이 어느 정도 망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학생 채팅방에 오늘 갑자기 일이 있다며 수업을 뒤로 미룬다고 알렸다.언제 다시 수업을 시작할지는 소식을 기다리라며 덧붙이기까지 했다.톡을 보내고서 유시아는 더 이상 핸드폰을 보지 않고 바로 병원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병원 대문을 나오자마자 한서준이 정면에서 오고 있었다.“유시아.”유시아는 고개를 들었고 그를 보게 되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 났다.직감이 알려주건대, 절대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이다.화실의 생존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심기까지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한서준은 쉽사리 유시아를 놓아 주지 않았고 손을 내밀어 유시아의 손목을 꼭 잡았다.“물어볼 일이 있어.”말하면서 근처에 있는 지프차를 가리켰다.“차에 타서 얘기 하자.”“그쪽이랑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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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한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내가 뭐?”“한서준 씨는 당당해요?”유시아는 바로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주었다.“임씨 가문에 접근한 그 의도를 다른 사람들이 모를 것 같아요? 할아버지, 재욱 씨 그리고 나까지 똑똑히 알고 있어요. 청아 씨만이 한서준 씨를 사랑해서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라고요. 그렇게 쭉 모르는 척을 하며 모든 걸 감당하고 있었던 거라고요. 한서준 씨 역시 청아 씨를 이용한 게 아닌가요?”마지막 한 마디에 한서준은 침묵하고 말았다.그렇다. 임청아에게 접근한 이유는 유시아가 ‘스파이’로 움직여 주지 않겠다고 거절했기에 어리석어 보이는 임씨 가문 천금을 노리게 된 것이다.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결국 변하게 되어 있다.임청아 대한 마음은 모략에서 시작했으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마음이 점점 사랑으로 끝을 맺게 된 것이다.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띠고 다가왔던 임청아가 어두운 자신의 삶을 밝게 비춰주는 것만 같았다.따라서 한서준은 임청아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차츰 생기게 된 것이다.임태훈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꼭 자기 곁으로 데리고 오고 싶었다.“청아 씨 지금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에요.”“만약 청아 씨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면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좋을 거예요.” 말을 마치고 유시아는 차 문을 밀고 차에서 내려 병원 밖으로 걸어갔다.택시에 오른 유시아는 긴 망설임 끝에 끝내는 더 스케치 화실 주소를 운전 기사에게 알렸다.차는 화실 맞은 편에 세워졌고 유시아는 화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았다.화실 안의 상황을 바로 체크할 수 있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최적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수많은 경호원들이 임태훈을 사이에 두고 화실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임태훈은 벤틀리에 올라 강한 기운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버렸다.유시아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고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는 바로 화실로 향해 달려갔다.화실 안과 밖은 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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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쇼핑은 늘 설레는 일이다.유시아는 자기 취향대로 화실 장식품으로 쓰일 공예품을 골랐다.이윽고 임재욱은 또 유시아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매점으로 향했다.지난번에 두 사람은 함께 쇼핑하면서 많은 옷을 샀었지만, 신서현 부모님께 갑작스러운 상황이 일어나면서 유시아는 그 모든 옷을 모조리 청소 아주머니에게 줘 버렸다.그때의 아쉬움을 채워주기 위해 임재욱은 또다시 쇼핑하려고 한 것이다.게다가 다음 주면 대우 그룹 상장 20주년이다.정식적인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 유시아를 자기 아내 신분으로 남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 이브닝 파티에 어울릴만한 드레스와 신발을 살 예정이다.드레스는 그럭저럭 큰마음이 가지 않았는데, 유시아는 그 신발이 마음에 들었다.은백색의 하이힐로 예쁜 보석들로 가득 박혀 있어 매점 불빛 아래서 유난히 반짝이는 것이 신데렐라 동화에 나올 법한 유리 구두 같았다.매점 직원은 유시아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보고 바로 다가왔다.“손님 안목이 참 좋으시네요. 이 제품은 저희 디자이너 선생님의 최신 디자인으로 지금 딱 한 켤레만 있습니다. 만약 이 신발을 신고 나가신다면...”임재욱은 갑자기 직원의 말을 끊어버렸다.“이미 결혼했고요. 이 사람은 제 아내예요.”유시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는데, 자기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그를 보고서 따라서 웃었다.“맞아요. 이 사람이 제 남편이에요.”매점 직원은 멍하니 있다가 바로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베스트 쇼핑 가이드다운 실력을 드러냈다.“어머, 어쩐지 너무 어울리신다 했어요...”직원의 칭찬에 두 사람은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이윽고 매점 직원은 분위기를 파악하며 유리 구두에 대해 더욱 디테일한 설명을 첨부하기 시작했다.“이 제품의 새끼 양가죽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착용감이 엄청 좋으실 거예요. 하루 종일 신고 걸으셔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이죠. 게다가 우리 디자이너 선생님이 즉흥으로 만들어내신 작품이라 절대 똑같은 제품을 시중에서 보실 수 없을 거예요.”한 켤레일 뿐만 아니라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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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유리 구두를 품속에 꼭 안고 있는 유시아를 보고서 임재욱은 순간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참으로 달래기 쉬운 여자라는 것을.특히 결혼하고 나서 아주 살짝만 잘해주어도 유시아는 아주 오랫동안 기뻐하는 것만 같았다.유시아는 늘 임재욱 앞에만 서면 스스로 자세를 낮추고 자기를 낮은 위치에 놓는 데 습관 되어 있다.임재욱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정수리에 뽀뽀했다.“앞으로 매년 생일마다 예쁜 유리 구두 선물해 줄게. 어때?”“좋아요.”유시아는 말하면서 아주 유치하게 그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손가락 걸고 약속해요. 절대 어기지 않겠다고.”백화점에서 나온 두 사람은 일단 화실로 향했다.새로 구매한 공예품을 적당한 자리에 올려놓고 유시아의 제안으로 이채련의 병원까지 바래다주었다.유시아는 자기가 뱉은 말은 어떻게든 지키는 타입이라 이채련과 이미 약속했으니 꼭 지켜야 했다.하물며 자식도 없는 이체련에게 마지막 이 시간들이 더더욱 외로울 것이다.외부인들이 보기에도 불쌍할 정도로 외롭다.임재욱이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고 이채련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니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보내주었다.차는 곧 사립 병원 앞에 멈춰 섰고 임재욱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유시아는 차창에 대고 거듭 강조했다.“유리 구두랑 드레스들 옷방에 고이 모셔두도록 해요. 마구 놓지 말고요.”“알았어.”임재욱은 말하고서 손을 내밀어 그녀의 목을 확 잡고서 찐한 키스를 남기고 나서야 순순히 놓아 주었다.“얼른 가 봐.”“조심해서 가요.”임재욱은 조수석에 앉아 한결 가벼워진 그녀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보고서야 시선을 거두고 집으로 향하려고 했다.가는 길에 갑자기 신시연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오빠, 배가 너무 아파요.”...병실로 돌아와 보니 이채련은 아직 자고 있지 않았다.침대에 멍하니 누워 재미가 일도 없는 예능 프로를 보고 있었다.유시아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채련은 놀라고도 기뻤다.“시아야, 늦은 시간에 웬일이야?”유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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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늦은 밤, 유시아의 카카오톡을 받았을 때 임재욱은 병원에 있었다.신시연은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진료실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고 그동안에 임재욱은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늦은 밤의 사립 병원이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당직을 서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외에 거의 사람이 없이 무척이나 쓸쓸해 보였다.임재욱은 복도를 한참이나 누비다가 의자에 걸터앉았다.유시아를 병원으로 바래다주고 돌아서는 길에 신시연의 전화를 받고서 오게 된 것이다.배가 아프다고. 당장이라도 죽을 듯이 아프다고.신시연은 며칠 전에 병원에서 여러 번 신체검사를 받았으나 해외에서 그러한 몹쓸 짓을 당하며 우울증과 부인병이 있는 외에 다른 수치들은 정상 범위 안에 있었다.그 말인즉슨,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재욱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신시연에게 남은 ‘가족’이라고는 임재욱 하나뿐이니 어찌 됐든 그녀를 잘 지켜야 하는 마음뿐이었다.그 누구에게도 다시는 상처를 받지 않게끔.바로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하여 임재욱은 그녀를 직접 병원까지 데리고 오고 의사 선생님 입에서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확답을 듣고 나야만 마음이 놓일 수 있다.애타게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핸드폰 알림 소리가 울렸다.유시아가 보낸 카카오톡인데,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보고 싶어요.]임재욱은 고개를 숙인 채 카톡 내용을 거듭 곱씹으며 유시아 사진으로 되어 있는 그녀의 프로필 사진을 바라보며 입꼬리가 주체하지 못하고 자꾸 올라갔다.‘내가 보고 싶어? 별거한 지 하루 만에 벌써 내가 보고 싶은 거야?’‘우리 시아 이제 제법 솔직하네.’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어떻게 답장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응급실 문이 열렸다.도우미 김향화가 얼굴에 핏기 하나 없는 신시연을 부축하고 걸어 나왔다.신시연은 디자인이 아주 심플한 데님 스커트를 입었고 윤기가 별로 없어 보이는 머리를 돌돌 말아 묶어 올렸다.무척이나 초췌해 보이는 것이 가여운 느낌도 물씬 풍기고 있어 기고만장했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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