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291 - Chapter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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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두 사람은 각자 해야 할 일이 있다. 매일 같이 있을 수 없었다.게다가 차우미는 이혼한 지 몇 달 만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어려웠다.그녀는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자기의 마지노선을 절대 넘을 수 없었다."너도 모처럼 일 일찍 끝났는데 얼른 쉬어."차우미는 대화 주제를 전환했다.여가현은 차우미가 화제를 돌리려는 것을 눈치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 한숨을 내쉴 뿐이다.여가현은 차우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특히 차우미는 자기가 한 번 정한 것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여가현은 온이샘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차우미와 연애 한 번 하기 어려운 것이 한탄스러웠다.차우미는 여가현의 한숨 소리에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한숨 그만 쉬고 얼른 쉬어."휴대폰에서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가현의 눈앞에 갑자기 차우미와 온이샘 그리고 그들 사이의 아이가 잔디밭에서 뛰놀고 있는 장면이 스쳐 지났다.순간, 여가현은 살짝 긴장했다.차우미는 같은 여자 마음에 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나, 그렇게 얻게 된 차우미를 상대는 자연스레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었다.나상준 같은 쓰레기는 차우미를 너무 쉽게 얻어 소중히 여기지 않은 것이다.여가현의 얼굴이 뻣뻣하게 굳었다.온이샘과 차우미의 현재 관계가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온이샘은 좋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차우미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련의 고된 시간을 거치면 둘 사이가 더 단단해지기 마련이다.인생은 길었고 앞날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순간 여가현은 마음이 놓였다. 계속해서 땅콩을 입에 집어넣었다.차우미는 한시라고 일찍 쉬고 싶었다.땅콩을 집어 먹던 여가현은 갑자기 배에서 통증을 느꼈다. 여가현이 앓는 소리를 내자 차우미는 깜짝 놀라 물었다. "가현아, 왜 그래?"여가현이 몸을 앞으로 구부렸다. 손으로 힘겹게 배를 쥐어 잡았다. "배가 왜 이렇게 아프지?""배가 아파?"차우미의 얼굴이 굳었다. "너 배탈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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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여가현은 영소시에 있다.차우미는 얼른 가방을 열어 지갑부터 확인했다. "가현아, 너 어느 호텔이야? 방 번호 뭐여? 얼른 알려줘."여가현은 의식이 아주 맑지 않았으나 차우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눈치챘다.차우미는 지금 영소시에 오려는 것이다.여가현이 즉시 몸을 추스르고 애써 말했다. "나 괜찮아. 나 혼자 병원에 갈 테니 오지 마."그러나 여가현은 말을 끝내자마자 배로 전해지는 고통에 몸부림쳤고 정신이 아득해졌다.차우미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진지하게 말했다. "가현아, 네가 만약 나한테 알려주지 않으면 우린 오늘부터 친구 아니야."차우미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진심이다. 그녀는 쉽게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화가 나면 아무도 쉽게 그녀의 화를 풀어줄 수 없었다.여가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나 지금 M 호텔 1713호야.""그래, 내가 지금 앰뷸런스 부를 테니까 넌 휴대폰 잘 들고 있어. 나 지금 공항으로 바로 갈 테니까 내가 연락하면 바로 받고. 휴대폰 충전도 해둬, 알겠지?""우미야, 너 안 와도 돼...""됐어, 이따가 다시 연락할게."여가현의 말이 끝나기 전에 차우미가 먼저 끊어버렸다.그녀는 얼른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여가현이 출장을 갔다면 분명 혼자일 것이다. 그녀를 돌볼 사람이 곁에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직접 갔다 오는 게 마음이 편했다.안 그러면 불안해서 살 수 없을 것 같았다.차우미는 호텔을 나서면서 가장 빠른 티켓을 예약했다. 호텔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올라탄 그녀가 말했다. "공항으로 가주세요.""네.""서둘러주세요. 급한 일이 있어서요.""알겠습니다. 이 시간에 도로에 차가 없어 한 시간 안에 도착할 겁니다.""감사합니다.""천만에요, 꽉 잡아요!"택시기사가 속도를 냈고,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차우미는 한 손으로 손잡이를 꽉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꼭 쥐었다. 그녀는 스쳐 지나는 가로등을 바라보다가 온이샘에게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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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차우미가 대뜸 강서흔의 연락처를 묻자, 온이샘이 발걸음이 멈추었다. 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강서흔?"차우미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물었다. "무슨 일 있어?"차우미도 숨길 생각이 없었다. "방금 가현이와 통화 중이었거든. 근데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엄청 힘들어하더라고.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알려주려고."온이샘은 그제야 이해되었다."번호 지금 보낼게. 너무 걱정하지 마.""응."차우미는 전화를 끊었다.온이샘은 전화가 끊긴 지도 모르고 문자로 강서흔의 연락처를 공유했다. 문자를 보내자마자 차우미에게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려고 했다.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가 위급한 상황이다. 그러니 자세한 상황을 알아야 했다. 그래야 강서흔에게 제대로 알려줄 수 있었다.그러나 문자를 보내자마자 그는 전화가 끊긴 것을 알았다.온이샘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그녀는 틀림없이 방해하는 게 두려워 전화를 바로 끊은 게 틀림없다.이내 차우미가 답장을 보내왔다. "고마워."그녀의 답장을 바라보던 온이샘의 눈빛이 온화해졌다.여가현과 강서흔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온이샘도 짤막하게 답장한 뒤 탑승구로 향했다.차우미는 온이샘이 보내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연결 음이 들리자마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나야, 차우미.""차우미?"강서흔은 놀란 듯 휴대폰을 다시 쳐다보았다. "갑자기 왜 전화했어?"강서흔과 여가현이 연애하는 동안 차우미는 강서흔의 연락처를 묻지 않았다. 그게 친구에 대한 존중이라고 여겼다.그랬던 차우미가 갑자기 늦은 밤 전화를 걸어오자 강서흔은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생긴 것을 눈치챘다. 그의 눈앞으로 여가현의 얼굴이 떠올랐다.여가현의 일이 아니면 차우미가 이 시간에 그에게 전화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강서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설마 가현이한테 무슨 일 생겼어?"차우미가 입을 열기 전에, 강서흔이 다급히 물어왔다.차우미가 떨리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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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사실 차우미에게 문자를 보낸 뒤, 전화가 끊길 것을 확인하고 강서흔에게 연락했었다.그러나 통화 중이라는 안내음에 온이샘은 차우미와 강서흔이 통화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다시 전화를 걸었다."지금 거신 전화는 통화 중..."그러나 아직도 통화 중이었다. '아직도 통화 중인가?'어느새 12시가 되어갔고 기내에서 승무원의 안내음이 들려왔다."승객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희 비행기는 15분 후에 출발합니다. 안전벨트를 매주세요..."온이샘은 어쩔 수 없이 강서흔과 차우미에게 문자를 보냈다.그런 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출발한다고 알렸다. 간단하게 통화를 마친 뒤에야 전원을 껐다.강서흔은 차우미과 통화를 마친 후 여가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서흔은 어쩔 수 없이 M 호텔의 지배인에게 연락해 여가현의 상황을 알린 뒤 그녀의 상태를 살피게 했다. 그런 뒤에도 여러 곳에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안배했다. 얼마뒤 여가현이 응급실로 호송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왔고 강서흔은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그는 다시 해당 병원의 주치의에게 연락했다.미리 병원에 연락해둔 덕분에 여가현은 병원에 이송되자마자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상태는 고스란히 강서흔에게 전해졌다.강서흔의 휴대폰으로 온이샘의 문자가 왔다.강서흔은 그제야 온이샘의 전화를 받지 못한 게 떠올랐다.그는 얼른 문자부터 확인했다.[가현이 아프다고 해서 우미한테 네 연락처 보냈어. 나 지금 급한 일 생겨서 영소시 가는 중이야. 새벽 1시 40분쯤 도착할 것 같아. 부탁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이따가 도착하면 다시 연락할게.]'급한 일 생겨서 영소시 간다고?'다른 사람은 몰라도 강서흔은 온이샘의 엄마 고향이 영소시인 것을 알고 있다. 온이샘이 늦은 밤 갑자기 집으로 돌아갈 정도로 급한 일이 생긴 것을 강서흔은 눈치챌 수 있었다. 강서흔은 곧바로 온이샘에게 전화를 걸었다."죄송합니다. 거신 전화는 이미 꺼져 있습니다..."그러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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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물론 가능하다면 강서흔은 온이샘과 동반 결혼을 하고 싶었다.한편, 회성 공항.택시가 공항 정문 밖에 멈춰 섰고 차우미가 돈을 내고 가방을 들고 내렸다.그녀가 막 차에서 내렸을 때,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들어왔다.차우미는 휴대폰을 확인했다.온이샘이 보낸 것이다.강서흔과 통화 한 후, 온이샘이 보낸 문자 같았다.강서흔이 일을 잘 해결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문자였다.그녀는 온이샘에게 여가현이 영소시에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알릴 필요도 없었을뿐더러, 개인적인 일로 급히 떠난 온이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온이샘이 또 다른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우미야, 나 지금 비행기야. 내가 강서흔한테 얘기 잘했으니까 아무 일 없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고 얼른 쉬어. 서흔이가 있는 한, 가현이도 무사할 거야. 그리고 나 휴대폰 한 시간 정도 꺼둘 거야. 무슨 일 있으면 문자 남겨줘. 귀찮게 하는 거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그녀가 불안해하는 것을 알아차린 온이샘은 어떻게든 그녀를 위안하기 위해 이렇게 장문의 문자를 보낸 것이다.차우미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응, 그럴게. 선배도 일 끝내고 편히 쉬어. 경찰서 가는 건 나 혼자 처리할 수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온이샘이 별일 없으면 내일 아침 일찍 돌아오겠다고 말한 이유를 차우미는 잘 알고 있다.분명 그녀와 같이 경찰서를 가주기 위해서다.문자를 보낸 차우미는 시간을 확인했다. 비행기 이륙시간까지 한 시간 남짓이 남았다.그녀는 새벽 두 세시쯤에 영소시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여가현의 상태를 모른다.그래서 마음이 너무 조급했다. 그녀는 얼른 탑승구로 향했다.강서흔은 모든 준비를 안배한 뒤, 앰뷸런스에서부터 동행한 의사에게 연락해 그녀의 상태를 자세히 물었다.여가현이 응급실로 들어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강서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차우미에게 여가현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줄 섰던 차우미의 휴대폰이 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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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누군가 스크린에 찍힌 항공편 정보를 확인했다. 차우미가 탄 항공편이 이륙하자, 그는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차가운 목소리가 휴대폰으로 들려왔다. "차우미 씨가 방금 회성을 떠나셨습니다. 1시 20분 비행기로 도착지가 영소시입니다."로엔, VVIP 룸.양훈이 침대에서 일어섰고 그의 몸에서 이불이 흘러 내렸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체가 드러났고, 그의 곁에 누워 있던 벌거벗은 여인도 드러났다.여자는 인기척에 눈을 뜨고 양훈을 바라보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양훈에게 다가간 여자는 그의 허리를 감싸고 입술에 키스했다.양훈은 아무 미동 없이 휴대폰으로 부하의 보고를 들었다.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온이샘은?""온이샘 씨는 바로 전 항공편입니다. 12시 15분에 회성에서 떠났습니다."양훈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같은 항공편이 아니야?""예."양훈이 입을 닫았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영소시 진씨 가문에 무슨 일 생긴 것 같은데 사람 보내서 알아봐. 그리고 차우미한테 사람 붙여. 왜 거기 갔는지 알아보고.""예.""주혜민 행방도 주시해. 이상한 낌새 보이면 언제든지 보고해.""예."전화를 끊은 양훈은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았다.가로등이 환히 켜진 어두운 밤이다.여자는 양훈이 통화를 끝내자 그에게 다가가 다시 키스했다.그러나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목소리가 여자의 귀에 들어왔다. "나가."차가운 목소리에 여자가 겁을 먹었다. 어둡게 가라앉은 양훈의 몸에 기댄 여자가 양훈의 몸을 쓸어내렸다. "꺅!"여자의 목이 순식간에 졸렸다. 갑자기 숨을 쉴 수 없게 된 여자는 죽음의 공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자의 호흡이 가빠졌다.양훈은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고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날카로운 얼음처럼 그녀를 찔렀다. 사람 목숨 하나 끝내는 건 아무 일도 아닌 것 마냥 태연했다.여자는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발버둥을 쳤다.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양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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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 비행기가 영소공항에 착륙하였습니다..."온이샘은 휴대폰의 전원을 켜면서 빠르게 비행기에서 내렸다.그는 도착하자마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나 방금 도착했어.""그래, 얼른 병원으로 와. 외할머니도 수술실에서 나왔어.""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니까 안심해도 될 것 같다."온이샘이 전화를 걸자마자 진문숙이 안도한 듯 그에게 알려줬다.온이샘도 이 소식을 듣고 희미하게 웃었다. 마음이 놓인 온이샘은 온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정말 다행이다.""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 40분 정도 걸릴 것 같아.""괜찮아. 서두르지 마.""중환자실에서 며칠 동안 지켜보기로 했어. 천천히 와.""알겠어."온이샘은 전화를 끊은 뒤 휴대폰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메시지 2개가 있었다, 차우미와 강서흔이 보낸 것이다.온이샘이 미소 지으며 차우미의 문자부터 확인했다.[응, 그럴게. 선배도 일 끝내고 편히 쉬어. 경찰서 가는 건 나 혼자 처리할 수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온이샘도 그녀가 이렇게 답장할 줄 알았다.다행히 외할머니 수술이 무사히 끝나 그는 내일 회성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차우미에게 문자를 하려던 온이샘은 늦은 시간을 확인하고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괜히 문자 때문에 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채팅 인터페이스를 나간 그는 강서흔의 메시지를 확인했다.그의 문자를 확인한 온이샘이 발걸음을 멈추었다.[가현이 영소시에 있어. 차우미도 가현이 보러 왔고, 너보다 늦게 도착할 것 같은데. 너도 몰랐던 거지?]강서흔은 아무도 모르는 소식을 자기 혼자 알고 있어 고소해하는 것 같았다.온이샘은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멍해졌다.'여가현이 영소시에 있고, 차우미는 여가현 만나려고 영소시로 온다고?'순간, 그의 머릿속에 차우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온이샘의 가슴이 급격하게 빠르게 뛰었다. 차우미에게 진실한 친구는 여가현 뿐이다. 온이샘이 차우미를 알기 전부터 둘은 절친한 사이였다. 그런 여가현이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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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도착했어?"전화가 곧 연결되었고 강서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온이샘은 한결 평온해진 강서흔의 목소리에 여가현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가현이 무사해?""응!""내가 누군데, 내 여자가 죽어가는 데, 내가 손놓고 있을 수 없잖아."자랑스럽게 말하는 강서흔이다.차우미가 여가현의 상태를 강서흔에게 알려준 것은, 강서흔에게 고백할 기회를 준 것과 다름없었다. 강서흔은 최선을 다해 여가현을 구할 것을 차우미는 알고 있었다."다행이네."온이샘이 통화를 하며 택시에 올라탔다.강서흔은 택시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물었다. "내가 보낸 문자 봤어?""봤어, 보자마자 전화했는데 꺼져 있더라고. 아직 비행기에 있나 봐.""그럴 거야. 너보다 늦게 탄 거니까. 아마 3시쯤 도착할걸? 공항에서 차우미 기다릴 거야? 아니면 먼저 일 보러 갈 거야?"강서흔은 온이샘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까먹지 않았다.강서흔이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인데? 많이 급한 일이야?"택시에 올라탄 온이샘이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영소병원으로 가주세요."강서흔이 비명을 질렀다. "야! 여가현도 영소병원이야!"휴대폰을 들고 있던 온이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여가현이 영소병원이 있었다.강서흔이 황급히 물었다. "영소병원에 가는 거야?""응, 외할머니가 어젯밤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수술했거든. 그래서 지금 가는 중이야.""와!""이런 우연이 다 있냐!""여가현은 지금 그 병원에서 대장내시경 검사하고 있어. 어제 먹은 음식 때문에 배탈이 났다고 하더라.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큰 일 날 뻔 했어."강서흔은 매우 흥분해서 여가현의 상황을 온이샘에게 알렸다.게와 땅콩을 같이 먹었던 탓에 배탈이 났다.그러나 두 사람이 공교롭게 같은 병원에 있을 줄 몰랐다."나... 나 먼저 할머니 뵈러 병원 갔다가 우미 데리러 다시 오려고."온이샘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렸다. 온이샘도 이런 우연이 있을 줄 몰랐다. 마치 온 세상이 그를 돕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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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우리 이제 나이도 있잖아. 우리 나이면 벌써 애들도 낳았을 나이라고. 근데 우리 둘 좀 봐, 아무것도 없잖아.""이대로 못 있지!""난 꼭 여가현과 결혼할 거야! 우리 부모님도 뭐라 안 하시거든!""어쨌든 이번 생은 여가현 뿐이야! 죽더라도 여가현 곁에서 죽을 거야! 평생 그녀 옆에 있을 거야!"확고한 결심이다, 강서흔은 바람을 탄 파도처럼 기세등등했다. 온이샘은 강서흔의 다짐이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었다."그래, 나도 축하할게.""쳇!""내 걱정은 하지 말고, 너도 좀 서둘러. 혼자 몇 년이나 있었냐? 차우미 때문에 몇 년 간 아무도 안 만나고, 어떻게 생긴 기회인데, 이번에는 절대 포기하지 마. 차우미를 노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너 위기감 좀 가져야 해."이혼녀가 다시 재혼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돌싱녀가 재혼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강서흔과 온이샘은 차우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성격과 가정환경, 그리고 아내로서 훌륭한 조건들...비록 한번 갔다 온 여자이지만 남자들에게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였다.온이샘은 강서흔의 말에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나도 알아."온이샘은 항상 위기감을 느꼈다, 지금도 매우 불안했다.그녀와 혼인 신고를 하기 전까지 온이샘은 안심할 수 없을 것 같았다.차우미는 아주 훌륭한 여자다.온이샘은 그래서 초조하고 불안했다, 그가 없는 틈에 다른 남자가 그녀를 낚아챌까 봐 두려웠다."그래, 너도 생각한 게 있겠지. 나 지금 다른 전화 들어온다, 이따가 차우미 데리고 가현이 만나러 가면 나한테 전화 좀 해줘. 안 그럼 노심초사해서 아무 일도 못할 것 같거든.""그래."통화가 끝났고 온이샘은 휴대폰을 내렸다. 그는 눈앞에 펼쳐진 새벽녘을 바라보았다. 그의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졌다.차우미를 만나러 회성에 갈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그러나 연이어 뜻밖의 일이 발생하면서 온이샘은 점차 희망을 버렸다. 그러나 또다시 이런 방법으로 영소시에서 그녀와 마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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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온이샘이 빠르게 걸어갔다."외할머니 지금 만나도 돼?"진문숙이 답했다. "수술하고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지금은 못 들어가. 내일 아침이 되어야 들어갈 수 있대."진문남은 진씨 집안의 장남이다. 학술계의 권위인사다.외할머니의 집도의도 그가 찾은 것이다.온이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밖에서 잠깐 봐도 되지?"진문남이 말했다. "그래, 네 엄마랑 가서 봐. 우린 여기서 후속 치료에 대해 상의 좀 할게.""네."진문숙은 온이샘을 데리고 중환실 창으로 다가갔다. 투명 유리를 통해 침대에 누워 있는 할머니를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각종 의료기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할머니의 옆에서 수시로 상태를 체크하는 간호사가 있었다.온이샘의 눈가에 근심이 가득 서렸다.80세 고령인 할머니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술이다.진문숙이 괴로운 듯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주무실 때 옆에 유모가 있어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침대에서..."진문숙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온이샘은 그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알아차렸다. 운이 나빴으면 침대에서 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었다."너무 걱정하지 마.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잖아. 분명 좋아지실 거야."뇌졸중은 제때에 발견하고 제때에 수술하기만 하면 문제가 크지 않다.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렵지만 시기를 제대로 잡으면 안전하다.외할머니는 무엇보다도 연세가 많으셨다. 다행히 일찍 발견되어 수술했고 이제 남은 것은 회복뿐이다.온이샘은 할머니가 무사히 일어나실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진문숙은 눈가의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큰아빠가 의사한테 물어보니까 일찍 발견되어 다행이라고 하더라. 수술은 잘되었고 이제 남은 건 깨어나는 거야."온이샘은 진문숙에게 시선을 돌렸다. "외할머니 무사할 거야.""우리 그렇게 믿자."진문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사하실 거야."벌써 2시 반이었고 온이샘은 진문숙에게 말했다. "엄마, 나 잠깐 나갔다 올게. 3시 좀 넘어 돌아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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