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311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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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차우미는 여가현이 상태가 좋아진 것을 보고 반 박자 느리게 반응했다. 차우미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몇시야?"여가현은 고개를 숙이고는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7시 40분. 더 자, 난 괜찮아."여가현은 차우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잠에서 깬 차우미는 어이없다는 듯 여가현을 쳐다보았다. 어제 안색이 좋지 않았던 여가현은 오늘 상태는 아주 좋았다. 창백하던 안색에 혈기가 돌고 있었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 손끝이 뜨겁지 않았다. 미지근했다.차우미가 말했다. "음. 괜찮네, 회복이 빨라."여가현이 뿌듯하게 말했다. "너 내가 누군지 잊었어?""난 절대 만만하지 않다고!"차우미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여가현이 물었다. "뭐해?""커튼 열려고."차우미는 밝은 곳을 선호했다. 햇빛을 좋아했다.쏴악!커튼이 열리고 쨍한 햇빛이 얼굴에 비쳤다. 그녀의 온몸이 햇빛에 덮어버렸다.여가현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창가에 서서 햇빛을 받는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순간, 그녀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진짜 친구들끼리 평소에 연락을 취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말 필요할 때는 가장 먼저 상대의 곁에 나타난다.이런 친구는 단 한명만 있어도 충분했다.차우미는 여가현에게 이런 친구다. "자, 얼른 씻고 뭐라도 먹자.""이샘 선배가 너한테 세면용품 가져다줬어. 갈아입을 옷도 가져다줬고 아침도 가져다줬어.""천생 남편이라니까."여가현은 침대 머리맡에 놓인 쇼핑백을 들고 와 안에 든 내용물을 하나하나 꺼냈다.건강을 되찾은 여가현이 신나서 말했다.차우미는 그녀의 말에 몸을 돌렸다. "선배 왔었어?""응.""6시에 왔다가 7시에 또 왔어. 물건 가져다주거나 너 보러 왔었지." "쯧쯧, 누군가의 걱정시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정말 부럽다."여가현이 쇼핑백에 든 물건을 모두 꺼내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마치 온이샘이 얼마나 좋은 남자인지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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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여가현은 온이샘이 가져온 물건 전부를 침대에 올려놓았다.옷, 바지, 세면용품, 물컵, 그리고 아침 식사까지 있었다. 안쪽에 짙은 봉투가 봉지가 있었고 여가현은 그걸 꺼내 열어봤다. 차우미는 밝은색의 내복을 바라보며 좀처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선배가 이렇게 꼼꼼하게 준비해줄 줄 몰랐다. 그러나 차우미의 머릿속으로 어떤 일이 떠올랐다.진달래 산에 갔을 때, 그녀는 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었다. 부모님이 오지 않아 간병인이 그녀를 돌보았다.온이샘이 없을 때 간병인은 그녀에게 온이샘이 아주 좋은 남자친구라고 여겼다. 간병인에 필요한 옷과 각종 세면용품을 사 오라고 했다. 좋은 것을 사 와달라며 당부하면서 간병인에게 자기 카드를 건넨 온이샘을 간병인이 얼마나 세심한지 알려줬다.간병인은 그녀와 온이샘을 연인 사이로 오해했다. 그래서 간병인에게 차우미는 둘이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해명하기 급급했고 간병인의 말을 집중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차우미는 알 것 같았다. 온이샘은 간병인에게 이것저것 세심하게 당부했고 비록 직접 사러 가지 않았지만 온이샘은 모든 것을 고려했다.지금도 그랬다.차우미가 따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선배는 좋은 사람이야."여가현은 차우미의 이런 모습에 두 손을 팔짱 끼고 싱글벙글 웃었다. "선배는 좋은 사람이지. 마치 동화 속 왕자님처럼, 인품이며 학식이며 교양이며 모든 면이 뛰어나지. 선배한테 시집가는 사람은 훗날 복을 누릴 거야."여가현은 차우미와 온이샘이 더 자주 만나 서로를 알아갔으면 좋을 것 같았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온이샘이 어떤 사람인지, 그의 성품과 인격에 대해 그녀는 잘 알고 있다.온이샘은 차우미에게 행복을 줄 것이다.차우미가 물건을 다시 쇼핑백에 넣은 뒤, 아침을 꺼냈다. "아직 안 먹었지?"도시락통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여가현, 다른 하나는 차우미다.여가현이 도시락통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여가현이 자기 배를 더듬었다. "정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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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루즈한 브이넥 니트 안에 몸에 달라붙은 탱크톱이 있었다. 연 베이지색 탱크톱은 같은 컬러라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청바지는 연한 청바지다. 그녀의 옷과 잘 어울렸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이다. 차우미는 플랫 슈즈를 신었다. 그녀의 하얀 발목이 드러났다.차우미의 코디는 단아하면서 부드러웠다. 몸에 붙는 청바지는 그녀의 몸매를 드러낸다. 길고 곧은 다리가 유난히 아름다웠다.차우미는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즐겨 입지 않았다. 불편하다고 여겼지만, 선배가 준 바지는 입기 편했다.여가현은 침대에 걸터앉아 차우미를 쳐다보았다. 차우미의 옷이 반짝반짝 빛났다. "옷 잘 골랐네. 니트가 부드러워 보인다. 완전 네 스타일이야.""게다가 바지도 잘 어울려. 위아래 너무 잘 어울린다.""역시 선배 안목이 뛰어나."여가현은 차우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차우미는 편하고 심플하며 미니멀한 스타일을 추구했다.온이샘이 그녀에게 준비해준 옷은 아주 편안했다. 그래서 디자인에 신경 쓰지 않았다. 디자인도 평범했다. 다만 탱크톱에 살짝 당황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옷은 팔이나 가슴, 다리를 드러내지 않았다.온이샘은 확실히 섬세하고 차우미의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했다.차우미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얼른 아침 먹어. 식잖아."간병인이 조그마한 탁자 위에 아침을 차려놓았다. 여가현이 젓가락을 들었다."잠깐, 잠깐 기다려 봐!"여가현이 말했다.그녀의 표정이 변하자 차우미가 걸음을 멈췄다. 무의식적으로 가슴이 졸여졌다. "왜 그래?"차우미가 여가현을 바라보았다. 여가현이 젓가락을 들고 말했다. "움직이지 마. 거기 서 있어. 절대 움직이지 마!"여가현이 신신당부하면서 침대 위에 놓인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차우미의 사진을 찍었다.차우미는 갑작스레 사진 찍는 여가현의 모습에 당황했다. 그래서 멍한 얼굴로 서 있다가 천천히 걸어갔다. "너 오늘 아니면 내일 퇴원할 수 있겠다."이렇게 기운 넘치는 걸 보니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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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차우미는 여가현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누구도 여가현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가현을 내버려 두었다.여가현은 휴대폰을 들고 빙그레 웃었다. 차우미가 다정하게 말했다. "너 이런 몸 상태로 찬 거 먹으면 안 돼."차우미는 여가현에게 음식이 뜨거울 때 어서 먹으라고 일깨웠다.여가현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알겠다고 손짓했다.차우미는 여가현의 이런 모습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침 식사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여가현은 카메라에 비친 사람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테이블에 기대어 놓고 카메라를 차우미에게 맞췄다.곧 차우미가 조용하게 식사하는 화면이 휴대폰에 비쳤다. 그제야 여가현이 젓가락을 들고 아침을 먹었다.여가현은 아침을 먹으면서 휴대폰에 나오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마치 큰일을 도모하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아침을 먹은 뒤 식탁을 치웠다. 사용했던 용기도 깨끗하게 씻었다.여가현은 아침 식사를 끝내고 차우미가 병실을 나가기 전까지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찍은 동영상과 사진을 정리했다.곧 여가현이 새로운 피드를 올렸다.온이샘은 하루 동안 거의 눈을 붙이지 못했다. 어젯밤 진문숙이 떠난 뒤 그는 중환자실 밖을 지켰다. 오랫만에 만난 큰아빠와 친척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등받이에 기대 잠시 휴식을 취했다.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온이샘은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유모는 매우 이른 아침에 일어난다. 진문숙도 뜻밖에 일어났다. 진문숙은 온이샘이 돌아온 것을 보고 즉시 위층으로 보내 쉬게 했다. 진문숙과 유모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같이 준비했다.온이샘은 여가현도 있으니 2인분을 준비해달라고 했다.진문숙이 아침 일찍 일어난 것은 유모와 함께 아침을 만들어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여가현과 차우미를 위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온이샘은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한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진문숙에게 근처에 쇼핑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물었다. 차우미에게 옷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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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여가현에게 알겠다고 손짓한 온이샘은 밖으로 나가 옷 가게로 향했다.여자의 옷을 사본 적 없는 온이샘은 난감했다. 그러나 다행히 엄마의 친구가 차우미의 키와 몸무게 그리고 사진을 보더니 그녀에게 어울리는 옷 몇 벌을 건넸다.치마 몇 벌과 세트, 그리고 바지 등을 건넸고 온이샘은 그중에서 한 벌을 골랐다.차우미가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것 같았던 온이샘은 그녀에게 필요한 용품까지 사기로 했다. 그러나 어떤 것을 사야 할지 마땅히 감이 오지 않아 엄마의 친구에게 부탁했다.온이샘에게 그 중 몇벌을 고르라고 했지만 쑥스러웠던 온이샘은 그녀에게 모든 선택권을 넘겼다.결국 엄마의 친구가 고른 옷과 용품을 골라 쇼핑백에 같이 담았다.계산을 마친 온이샘은 바로 24시간 편의점으로 가 세면용품도 샀다.필요한 것들을 사서 병원에 가니 어느새 7시가 되어 있었다. 차우미는 여전히 잠 들어 있었다.차우미를 깨우지 않기 위해 온이샘은 쇼핑백을 올려놓은 뒤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아침 일찍 의사가 외할머니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왔다. 보호자들은 밖에서 대기했다.온이샘만 의사를 따라 중환자실 안으로 들어갔다.30분 뒤, 의사와 온이샘이 따라 나왔다.사람들의 시선이 의사에게 머물렀다.의사는 펜을 가운 가슴 주머니에 꽂고 말했다. "환자분께서 저녁에 상태가 안정되셨습니다. 그러나 연세가 있어 며칠 더 관찰하고 안정이 되면 일반 병동으로 옮기겠습니다."진문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의사가 대략적인 상황,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보호자에게 알려줬다. 의사의 말에 가족들도 근심을 덜었다.할머니 상태가 전반적으로 안정되었다.의사가 떠났을 땐 어느새 8시가 되어 있었다.의사의 말에 가족들도 한시름 덜었다. 온이샘은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뒤 차우미에게 가려 했다."이샘 오빠 여자친구는 언제 만날 수 있어?" 그의 사촌 동생이 순진무구하게 물었다.사람들의 시선이 온이샘에게 쏠렸다.온이샘의 귓불이 붉어졌다. "아직 여자친구 아니야."사람들은 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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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명경 별장.거실."뭐라고?!"큰 데시벨의 소리에 별장 밖에서 지저귀던 새들이 깜짝 놀라 날개를 펴고 날아가 버렸다.응접실에서 차를 우려내던 양훈의 얼굴은 평온했다. 그는 여전히 차가웠다. 차를 우려내는 동작이 흐트러짐 없었다.그러나 옆에서 지켜보던 하성우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양훈을 바라봤다. 하성우도 점차 차분해졌다.하성우가 물었다. "너 확실해? 차우미랑 온이샘이 영소시에 간 거 확실해?"그랬다, 하성우가 이토록 놀란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응."양훈이 찻잎을 꺼내 주전자에 넣었다. 차향이 순식간에 방 안에 퍼졌다. 하성우도 긴장감이 살짝 풀렸다.무덤덤한 양훈의 반응에 하성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 생겨서 간 거야?"하성우는 아침에 깨자마자 휴대폰을 들어 문자를 확인했다. 차우미는 새벽 12시 17분에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친구가 갑자기 아파, 상황이 위급해, 당장 가야 한다고. 오늘 돌아오기 힘들 것 같으니 오늘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차우미가 직접 갈 정도면 분명 아주 친한 친구다. 그 역시 친구 무리 중 한 명이 갑자기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당장 달려갈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의 문자에 별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차우미에게 알겠다고 답장을 보냈다.그러나 잇달아 온 양훈의 문자에 하성우는 의아했다.어떤 부연 설명도 없이 일어나면 명경 별장으로 오라는 통보였다.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양훈이 중요하다고 표현할 정도면 분명 간단치 않을 이야기다. 그래서 아침 일찍 양훈에게 향했다.양훈은 하성우가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온이샘과 차우미가 어젯밤 영소시로 갔다고 말했다.그래서 하성우가 깜짝 놀란 것이다.차우미가 친한 친구가 아파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양훈은 하성우에게 온이샘과 차우미가 함께 영소시로 갔다고 전했다.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영소시는 온이샘의 엄마 친정이다. 차우미는 온이샘과 함께 친정 어른을 만나러 간 게 아닌지 걱정되었다.그러나 하성우는 이내 잡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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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12시 17분.""새벽에 문자 왔어. 자느라고 못 봤어. 아침에 일어나서야 봤어."하성우의 말에 양훈이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었다.하성우는 옆에서 멍하게 입을 벌렸다. "너... 너 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양훈은 하성우에게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상대가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 "병원 가서 알아봐. 여가현이 병원에 입원했는지.""예."전화가 끊기자 양훈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하성우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여가현이 누구야?"양훈이 다시 태연하게 차에 집중했다.하성우의 귓가로 양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차우미 친구.""뭐?""우미 씨 친구?""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하성우도 모르는 차우미의 친구 존재를 양훈이 알고 있었다.양훈이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어 하성우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몰라야 하는데?""아..."하성우도 살짝 당황했다.양훈은 정보망이 넓었다.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그러니 차우미의 친구를 알아내는 건 그에게 일도 아니다.하성우가 코끝을 긁적이더니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러니까, 우미 씨 친구인 여가현이라는 사람이 어젯밤 병원에 입원해서 우미 씨가 영소시로 갔고 온이샘 외할머니 고향이 마침 영소시라 두 사람이 같이 갔다는 거야?"양훈이 다시 시선을 돌렸다. "어젯밤, 온이샘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어.""아..."하성우는 살짝 당황했다.양훈이 계속해서 말했다. "두 사람 각자 영소시로 갔어. 나도 우미 씨 친구 여가현이 영소시 있을 줄은 몰랐는데.""지금 그 이유 알 것 같네."하성우가 입을 살짝 벌렸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차에 집중한 양훈을 눈을 깜빡이며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우연이라고?"드디어 모든 실마리가 풀렸다. 온이샘의 외할머니가 어젯밤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고 온이샘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곧장 영소시로 향했다. 그리고 차우미의 친구 여가현도 병원에 입원해 차우미도 급히 영소시로 간 것이다.두 사람이 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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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양훈이 찻잔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어 하성우에게 영상을 보냈다. "직접 봐."곧 하성우의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하성우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비밀스러워?"하성우가 찻잔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재생했다.어젯밤 양훈이 나상준에게 보냈던 그 영상이다.영상 속에는 차우미와 주혜민이 보였다. 하성우가 미간을 찌푸렸다.영상은 차우미가 통화하는 장면부터 시작되었다. 곧이어 주혜민이 따라 나오며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고 차우미에게 뻔뻔하게 말했다.하성우는 불쾌한 듯 말했다. "이 미친!""쟤 왜 저렇게 천박해?"하성우는 주혜민과 더 친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그녀를 옹호하지 않았다.양훈은 말없이 찻잔을 들고 차를 음미했다. 주혜민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지만 양훈은 태연했다.차우미가 떠나려 하자 주혜민이 손을 뻗어 차우미를 막았다. 하성우는 이 장면을 보고 더욱 언짢아했다. "지금 누굴 막는 거야? 무슨 자격으로?""……""빌어먹을! 감히 누굴 밀친 거야!""한대 쥐어패 버리고 싶게!"하성우는 주혜민에게 밀쳐져 얼굴이 창백해진 차우미의 모습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당장 주혜민에게 달려가 한 대 때릴 기세였다.양훈이 입을 열었다. "진정해."양훈의 목소리에 하성우가 분출구를 찾은 듯 재빨리 말했다. "어떻게 저런 식으로 말하고 손찌검을 할 수 있지?""같은 여자들끼리 저럴 필요 있어?"양훈이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여자니까 수단이 많은 거야.""그래도 저건 너무 했잖아!""우미 씨가 자기한테 뭘 했다고? 미안한 짓 한 것도 아닌데! 오히려 자기가 두 사람 결혼 기간에 나상준과 사귄다는 소문을 냈잖아! 나한테까지 소문 난 거면 우미 씨도 분명 알고 있을 거라고!""주혜민이야말로 차우미와 나상준 관계를 깨뜨린 거야!""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한 이유가 누구 때문인데!""저 악독한 년이!"하성우는 처음으로 여자에게 분노했다.양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원래 사악한 여자야."하성우는 입을 굳게 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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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하성우가 자기 생각을 내뱉었다.차우미가 주혜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 하성우는 분노를 삼킬 수 없었다.여자들 성향을 잘 안다고 하지만, 여자들이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주혜민은 정말 사악했다.그는 이렇게 사악한 여자를 처음 본다."우미 씨도 내일 돌아올 거야. 상준이도 내일 돌아올 거고. 우미 씨한테 더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거야."하성우의 머릿속에 불현듯 무언가 떠올랐다. 그가 양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설마 어젯밤부터 우미 씨한테 사람 붙인 거야?""응."하성우는 그제야 양훈이 온이샘과 차우미가 영소시로 간 사실을 알고 있는게 이해되었다.하성우가 궁금한 듯 물었다. "상준이한테도 이 얘기 했어?"양훈이 찻잔을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아직 정확한 게 아니라 말하지 않았어."하성우도 동의했다.아직 정확한 사실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해봤자 소용없다.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할 수 있다.하성우가 차분해졌다. 자리에 앉은 하성우는 온이샘과 차우미를 떠올렸다."우미 씨는 이혼했고, 온이샘은 솔로야. 온이샘이 우미 씨를 좋아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우미 씨도 새로운 사람 만날 권리 있어.""아주 정상적인 일이지.""두 사람은 지금 영소시에 있어. 온이샘의 외할머니 고향이라, 두 사람이 이번 기회에 가까워질까 봐 걱정이야.""별로 좋은 일이 아니야."하성우는 방금 본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어젯밤, 주혜민이 우미 씨한테 나상준이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라고 했어. 우미 씨는 주혜민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을 거야.""게다가 전에도 이런 소문 난 적 있잖아. 주혜민의 입에서 이런 얘기가 직접 나왔으니 우미 씨도 분명 나상준이 주혜민을 사랑한다고 여길 거야."하성우가 갑자기 소파에 쓰러지듯 누워 이마를 짚었다. "3년 동안 각방을 썼어. 아무런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고. 게다가 주혜민과 줄곧 소문이 나돌았고, 나상준이 우미 씨한테 자기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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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라스베이거스는 오후 5시다.나상준은 지사에 있었다.검은색 차 한 대가 회사 정문 밖에 주차되었고, 마이바흐 한 대가 정중앙에 주차되었다. 이내 허 비서가 차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었다.검은 구두 한 켤레가 나왔다. 반짝반짝 닦은 신발 바닥이 등불 아래에서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밖으로 나온 나상준이 정장 단추를 채우고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의 뒤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뒤따랐다. 전부 정장 차림을 한 재계 엘리트들이다.수십개의 발이 회사 로비로 들어갔다. 지잉-휴대폰이 진동했다.나상준이 휴대폰을 들어 확인했다.발신자를 확인한 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양훈은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에 대답했다. "할 얘기가 있어."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말해."로비에 도착하자, 허 비서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나상준은 입구에 서서 기다렸다."어젯밤, 차우미와 온이샘이 영소시로 갔어. 온이샘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입원해서 온이샘은 거기로 갔고, 여가현이 입원해서 차우미도 거기로 갔어. 그런데 두 사람이 공교롭게 같은 병원이네."양훈이 요점만 요약해서 나상준에게 말했다. 덕분에 나상준도 어젯밤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알게 되었다.양훈의 말이 끝났지만, 나상준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휴대폰은 고요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순간, 소리 없는 고요함만 찾아왔다.양훈은 나상준이 대답하기만 기다렸다.나상준이 분명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성우도 양훈의 맞은편에 앉아 휴대폰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어떤 대답을 할지 긴장한 것 같았다.하성우가 궁금한 얼굴로 눈을 반짝였다.그제야 양훈이 연락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흥분한 하성우는 양훈의 입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어떤 인기척도 보이지 않았고 양훈은 상대의 대답만 기다리고 있었다.마음이 다급해진 하성우는 당장 나상준에게 연락해 묻고 싶었지만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겨우 간신히 궁금증을 참았다.한편, 회사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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