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91화

두 사람은 각자 해야 할 일이 있다. 매일 같이 있을 수 없었다.

게다가 차우미는 이혼한 지 몇 달 만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자기의 마지노선을 절대 넘을 수 없었다.

"너도 모처럼 일 일찍 끝났는데 얼른 쉬어."

차우미는 대화 주제를 전환했다.

여가현은 차우미가 화제를 돌리려는 것을 눈치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 한숨을 내쉴 뿐이다.

여가현은 차우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차우미는 자기가 한 번 정한 것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가현은 온이샘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차우미와 연애 한 번 하기 어려운 것이 한탄스러웠다.

차우미는 여가현의 한숨 소리에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한숨 그만 쉬고 얼른 쉬어."

휴대폰에서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가현의 눈앞에 갑자기 차우미와 온이샘 그리고 그들 사이의 아이가 잔디밭에서 뛰놀고 있는 장면이 스쳐 지났다.

순간, 여가현은 살짝 긴장했다.

차우미는 같은 여자 마음에 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나, 그렇게 얻게 된 차우미를 상대는 자연스레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었다.

나상준 같은 쓰레기는 차우미를 너무 쉽게 얻어 소중히 여기지 않은 것이다.

여가현의 얼굴이 뻣뻣하게 굳었다.

온이샘과 차우미의 현재 관계가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온이샘은 좋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차우미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련의 고된 시간을 거치면 둘 사이가 더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인생은 길었고 앞날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순간 여가현은 마음이 놓였다. 계속해서 땅콩을 입에 집어넣었다.

차우미는 한시라고 일찍 쉬고 싶었다.

땅콩을 집어 먹던 여가현은 갑자기 배에서 통증을 느꼈다.

여가현이 앓는 소리를 내자 차우미는 깜짝 놀라 물었다.

"가현아, 왜 그래?"

여가현이 몸을 앞으로 구부렸다. 손으로 힘겹게 배를 쥐어 잡았다.

"배가 왜 이렇게 아프지?"

"배가 아파?"

차우미의 얼굴이 굳었다.

"너 배탈 났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