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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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나상준은 셔츠와 정장 바지를 입고, 손목에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문 앞에 서 있었다.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전과 달라졌다.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한동안, 그가 출장을 가게 될 땐, 그녀에게 미리 말했고 그녀가 짐을 미리 정리해줬다.하지만 출장 기간이라든지,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다른 모습에 놀랐다.나상준이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상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연락 안 되면 하성우 찾고."차우미 그가 말하는 것이 일이라는 것을 이해했다.최근 나상준이 줄곧 그들을 따라다닌 이유 중 하나가 나상준이 이 프로젝트에 거액의 돈을 투자한 것이다.당연히 중시해야 했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차우미의 대답은 나상준이 원했던 대답이 아니다.나상준은 별말 없이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그동안 마음속에서 줄곧 은은하게 팽팽했던 끈이 마침내 느슨하게 풀어진 느낌이었다.이혼한 사이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좋지 않았다.차가 호텔 밖에 세워졌고 운전기사는 트렁크에 캐리어를 실었고 나상준이 차에 탔다.곧 차가 출발했다.시간이 늦었던 탓에 도로에는 차가 적었다. 차가 일정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고 창밖으로 나무들이 스쳐 지났다. 가로등도 속도 빠른 차에 스치듯 지나가며 희미하게 보였다.나상준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뒷좌석에서 등을 켜고 외투 주머니에서 크지 않은 포장박스를 꺼냈다. 포장박스 안에는 복주머니가 담겨있었다.그가 눈여겨 봤던 복주머니다.그는 복주머니 위에 수놓아진 난초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결혼 생활 3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 어떤 것도 선물하지 않았다.로맨틱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감정도 없다.무동에서 그녀가 복주머니를 고르는 것을 보고 나상준도 고른 것이다.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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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온이샘-[아침 먹었어?]문자를 확인한 차우미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먹었어, 선배는?]가끔 온이샘과 연락을 했던 차우미다. 이렇게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곤 했다.너무 자주 문자 보내는 것은 아니었다.온이샘이 바쁘다고 여겼던 차우미는 문자를 자주 하지 않았다.한편, 안평시.온이샘은 짐을 싸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 그는 오늘 회성을 가는 티켓을 예약했다.온이샘은 사실 회성에 도착한 뒤에 차우미에게 연락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온이샘은 미리 문자 보냈다.그래서 8시 전에, 그녀가 바쁘지 않을 것 같을 때 미리 문자를 보낸 것이다.그는 짐을 챙기면서 휴대폰을 확인했다. 답장이 이내 왔고 온이샘은 눈썹이 휘게 미소 지으며 내용을 확인했다. 그의 얼굴에 웃음이 짙어졌다.온이샘이 답장했다. [먹었어, 요즘 바빠?] [괜찮아, 그리 안 바빠.]일사불란하게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이동하는 것 외에 할 게 없었기에 바쁘축에 속하지 않았다.[다행이네, 무리하지 마. 건강이 중요해.]시종일관 차우미를 걱정하는 그는 문자를 할 때마다 그녀에게 건강을 챙기라며 귀띔해줬다.차우미의 눈이 살짝 휘었다. [난 괜찮아. 선배도 건강 챙기면서 일해.][그럴게, 오늘 쉬거든.]차우미가 안심하며 답장했다.[그럼 얼른 쉬어.][응, 나 지금 볼일 보러 나왔어. 이따가 밤에 연락할게.][괜찮아, 일 봐.]온이샘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차우미와 짧은 대화를 끝냈다.이렇게 천천히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차우미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양강의 한쪽은 고대 성벽 유적지고 다른 한쪽은 푸른 초목들이 즐비한 산림이다.이 푸른 산림, 산을 등지고 회양강을 마주한 풍수 좋은 곳에 박물관이 건축된다.그리고 안평시도 장소가 정해졌다. 공사가 빠르게 시작되어, 어느새 윤곽을 갖춘 상태다.노동자들은 8시부터 일을 시작한다.현재 8시가 거의 되어갔다. 사람들이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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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그래서 나상준이 없는 동안 하성우가 대신 그녀를 돌보기로 했다.주혜민이 무슨 허튼짓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하성우도 당연히 나상준의 부탁을 수락했다.그래서 나상준이 없는 동안 차우미를 잘 보살피기로 했다.차우미에게 어떤 사고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하성우가 차우미에게 문자를 보냈을 땐, 차우미가 이미 출발한 뒤였다.어쩔 수 없이 하성우는 곧장 모임 장소로 향했다.10분 먼저.사람들은 차 안에서밖에 서 있는 차우미를 단번에 발견했다. 가녀리면서도 단아한 차우미는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났다. 평범한 여자와 달랐다. 그녀만 보였다.하성우가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형수,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야?""너무 일찍 오니까 내가 다 민망하네."차우미는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행사에 필요한 부스, 집, 정원 등 세트가 세심하게 세워져 있었다.차우미의 예상보다 훨씬 잘 지어졌다.보름 동안 이렇게 잘 꾸며질 줄 몰랐다.너무 집중을 했던 탓에 차우미는 하성우가 말을 걸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제야 사람들이 도착한 것을 발견했다.하성우는 어느새 그녀의 앞에 와 있었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찍 일어나서 바로 나왔어."전에 나상준이 조깅을 하러 가는 바람에 그녀는 방에서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평소의 생활 방식에서 나상준이 없어지자, 비는 시간이 생겼고 그녀는 자연스레 일찍 밖으로 나왔다.하성우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혹시 형수 어젯밤에 상준이 없어서 제대로 못 잔 거야?"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하성우도 알고 있지만, 하성우는 장난을 참을 수 없었다. 특히 나상준이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장난을 참을 필요는 없었다.당황한 차우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어젯밤 아주 잘 잤다.하지만 진실을 알려줄 수 없었던 차우미는 난감한 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녀는 하성우가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하 교수는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다가왔다. 하성우가 차우미를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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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하 교수에게 하성우는 매우 소중한 사람이다.덕분에 아침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하 교수는 사람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돌아보았다.그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 어느새 정오가 되었다.하성우가 예약한 식당은 도시에서 거리가 있는 곳이다.30분 정도 차로 이동해야 했다.현재 시간은 11시였다, 식당에 도착하면 11시 반이 될 거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12시가 될 것이다.하성우는 시간을 계산한 뒤 11시에 도칙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하성우와 차우미는 같은 차에 탔다. 차우미, 나상준 그리고 하성우가 타고 다니던 차에 나상준만 빠진 상태다.차우미는 차에 탄 후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그동안 음소거 모드로 설정해 부재중이 와 있을 것 같았다.과연 그녀가 스크린이 밝아지자마자 부재중 문자가 와 있었다.발신자는 온이샘이다.정확히 11시에 온 문자다.차우미가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어느 호텔에 묵어?]멍하게 바깥 하늘을 바라보았다. 밝게 빛나는 태양이 대지를 비추었고 회성이 밝게 빛났다.'선배... 회성에 왔나?'차우미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댔다.온이샘이 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차우미는 왠지 모르게 그가 여기 왔다고 믿고 싶었다.밝은 햇빛에 차우미가 눈살을 찌푸리고 시선을 거두었다. 한편, 회성 공항.온이샘은 캐리어를 끌고 사람들이 오가는 공항에 서 있었다. 청초한 온이샘이 꼿꼿하게 서 있었다.그가 풍기는 분위기에 사람들도 힐끔거리며 온이샘을 훔쳐봤다.하지만 온이샘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했다.그는 차우미가 묶는 호텔로 갈 생각이다.그래서 차우미의 답장만 기다렸다.몇 분 뒤, 차우미가 문자를 보냈다.온이샘의 눈꼬리가 샐쭉해졌다.[선배, 회성이야?]직설적인 질문이었지만 온이샘은 차우미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상상이 갔다. 분명 깜짝 놀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을 거다.온이샘이 피식 웃었다.[응, 나 회성이야.]그가 답장을 보내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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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하성우는 어느새 몸을 옆으로 돌리고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호기심 어린 눈빛이다.그는 차우미가 방금 연락을 주고받은 상대에 대해 궁금했다.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다.차우미는 어리둥절했다.사실 그녀는 하성우가 자기를 이렇게 주시하고 있을 줄 몰랐다.특히 하성우가 이렇게 쳐다볼 때마다 짓궂은 짓을 할까 봐 그녀는 약간 불안했다. 하성우가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하성우는 차우미의 휴대폰을 맑은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던 하성우가 입을 열었다. "형수, 혹시 상준이랑 문자했어요?"차우미는 당황한 얼굴로 하성를 쳐다보았다. 하성우가 또 어떤 엉뚱한 말을 할지 몰라, 차우미는 황급히 손짓하며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하성우의 질문이 더 빨랐다.결국 차우미는 입을 닫았다.그녀는 나상준과 연락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연락을 했다.차우미는 하성우를 속일 생각이 없었기에 멈칫하다가 답했다. "아니."하성우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눈썹을 찌푸렸다. "아니라고?""난 형수가 상준이랑 연락한 줄 알았는데.""상준이가 아니면 누구야? 기분 안 좋아 보이는 것 같던데?"하성우가 황급히 말을 이었다. "형수 오해하지 마. 상준이가 가기 전에 형수 잘 부탁한다고 해서 나도 어쩔 수 없어. 안 그럼 돌아와서 날 죽일지도 몰라.""기분 안 좋은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대신 해결할게!"하성우는 의로운 용사처럼 차우미가 말하는 건 뭐든지 다 할 기세였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었다. 나상준이 정말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성우가 일부러 지어낸 말이라고 여겼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기분 나쁜 거 아니야. 친구가 갑자기 회성에 와서 데리러 가야 해.""아... 그랬구나.""무슨 일 난 줄 알았어."주고받은 알겠다는 듯 주고받은 바라보며 말했다. "형수 친구면 내 친구지. 형수 친구 어디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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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그래서 차우미는 하성우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호텔 주소 알려줬고 호텔로 가는 중이야. 정말 데리러 안 가도 돼. 진짜 그럴 필요 없어."차우미가 차분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하성우는 눈을 깜빡이며 차우미의 표정을 보더니 재빨리 말했다. "그럼 친구분 호텔에 도착하면 함께 와서 밥을 먹어.""우리도 점심 먹으러 가니까, 같이 먹자. 괜찮지?"하성우가 휴대폰으로 상대에게 말했다. "지금 사우스 호텔 가서 기다려. 이따가 도착하면 너한테 전화하라고 할게."탁-전화가 아주 빠르게 끊겠다.차우미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도 하성우가 먼저 움직여버렸다.차우미가 난감한 듯 말했다. "정말 괜찮아. 내가 가면 돼. 점심에 다 같이 일 얘기도 하는데 어색할 거야."말을 마친 차우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솔길을 빠져나와 큰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오가는 차도 많아졌다."앞에서 멈춰, 여기서 내려서 혼자 갈게."하성우는 차우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차우미가 가방을 챙겨 들었다.하성우의 미간이 찌푸러졌다. 그는 이처럼 단호한 차우미의 태도를 처음 본다. 그가 무슨 제안을 하든 차우미는 자기 뜻대로 할 것 같았다.하성우가 의아했지만, 눈치를 보더니 다급히 말했다. "형수 말대로 하자. 내 생각이 짧았어."하성우가 미안한 기색으로 눈썹까지 찌푸리며 말했다."이렇게 하자, 앞 길목에서 내려서 호텔로 가. 그럼 편하잖아."그가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여기서 호텔까지 거리가 있으니까 내가 근처에서 내려줄게. 친구분 기다리게 할 순 없잖아.""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여긴 신경 쓰지 마. 우리 할아버지도 있으니까 내가 조금 늦어도 괜찮아."차우미는 오히려 하성우가 이렇게 빨리 순응할 줄은 몰랐다. 하성우가 고집을 부리며 데리러 가겠다고 할까 봐 내심 걱정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순순히 그녀의 의견에 따라주니 안심되었다. "괜찮아, 괜히 나 때문에 너만 늦잖아. 내가 택시 타면 돼."하성우가 늦으면 하 교수가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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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하성우는 근처 택시에 올라탔다.차에 올라탄 뒤,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도착했겠지?'하성우가 뒷좌석에 앉아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두드리며 즐거워했다.한편, 라스베이거스 공항.허 비서가 짐을 들고 나상준을 따라 공항을 나섰다.두 사람은 미리 준비한 차에 올라탔다.차에 타자마자 허 비서가 노트북을 펼치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업무를 보고했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부재중 연락이 없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정확히는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어떤 문자나 전화도 하지 않았다.현 시각, 라스베이거스는 저녁 8시 10분이다.화려한 밤이 세계 오락 도시를 감쌌고 찬란하고 웅장한 등불이 가슴을 들끓게 했다.나상준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잉-휴대폰이 진동했다.순간, 허 비서가 업무 보고를 멈추었고 차 안에 고요함이 찾아왔다.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ㄹ렸다 .창밖의 화려한 빛이 순간, 별똥별처럼 그의 눈앞으로 반짝이며 떠다녔다.나상준이 시선을 다시 휴대폰으로 돌렸다.발신자는 하성우다.스크린에 표시된 이름에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나상준이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 "응."하성우는 휴대폰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활짝 웃으며 말했다. "도착했지?""응."짤막한 대답에 하성우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 싸늘한 말투는 뭐야?'평소대로라면 하성우는 분명히 장난스레 농담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성우는 지금 그에게 급히 전할 내용이 있었다. "너 운전기사 연락처 좀 보내줘."나상준은 창밖의 등불 사이로 줄지어 늘어선 고층빌딩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무슨 짓 하려고?"하성우가 순간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갑자기 이유를 묻는 나상준이 평소답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런 모습도 꽤 마음에 들었다.인간미 있어 보이고 나쁘지 않았다.전에는 딱딱한 목석처럼 건드려도 꿈쩍하지 않던 나상준이 이젠 자기 말에 반응을 해주니 하성우는 여간 재밌는 게 아니었다."무슨 짓이라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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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곧 하성우가 나상준에게 문자를 보내기 위해 휴대폰을 두드리던 순간, 그에게 한통의 문자가 들어왔다.하성우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짤막하게 일련의 번호가 적혀 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문자를 보낸 사람은 허 비서다. 하성우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배를 잡고 웃었다.'하여튼 말이랑 행동이 다르게 논다니까.'한편, 허영우는 하성우에게 문자를 보낸 뒤 백미러로 나상준을 훔쳐보았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처럼 무뚝뚝한 얼굴이긴 했지만, 전과 미묘하게 달랐다.나상준의 얼굴에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듯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대표님, 문자 보냈습니다.""음."허영우가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려 다시 업무를 확인했다.그러나 나상준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다리 위에서 탁탁 움직였다.옆에 타고 있던 하성우가 내리고 그녀를 태운 차가 호텔로 향했다. 차우미는 휴대폰을 들었다.온이샘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한편, 온이샘을 태운 택시가 회성 시내에 진입했다.그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구경했다. 예전에 이곳에 와본 적 있었다. 아주 오래전이라 지금의 회성과 매우 달랐다. 회성은 많이 변했고 그의 기억 속에 회성은 존재하지 않았다.지잉-휴대폰이 가볍게 진동했고 온이샘은 시선을 휴대폰에 돌렸다.차우미가 문자를 보내왔다.온이샘의 눈가에 미소가 가득 번졌다.[응, 점심시간이라 괜찮아.]온이샘이 휴대폰을 탁탁 두드렸다. [다행이네.]차우미가 계속해서 문자를 보냈다. [선배, 반 시간 뒤에 호텔 입구 도착할 것 같아. 선배 먼저 도착하면 연락해줘.][알겠어.]두 사람이 문자를 하는 소리 외에 차 안은 고요했다.어느새 11시 40분이 되었고 차가 호텔 앞에 멈춰 섰다.차우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입구에서 서성거렸다.운전기사가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뒤, 시동을 껐다.차우미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 이따가 일터로 데려다 주어야 했다.운전기사가 시동을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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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차 문이 열렸고 온이샘이 내렸다.그녀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선배."눈매가 휘어지게 미소 짓는 차우미다.온이샘도 차가 호텔 입구로 들어설 때부터 차우미를 발견했다.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온이샘을 기다리고 있는 차우미다.눈에 웃음기가 가득했다."여기 세워줘요.""네."운전기사가 트렁크에서 온이샘의 캐리어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온이샘은 캐리어를 받아들고 차우미에게 말했다. "자, 우리 들어가자."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묶을 방 예약했어. 바로 들어가면 돼."온이샘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차우미도 그를 따라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온이샘이 난감한 듯 웃었다. "어쩌지? 나도 예약했어."차우미는 그제야 알아차리고 말했다.차우미가 주소를 알려주자마자 온이샘은 미리 앱으로 예약했던 것이다."그럼 선배가 예약한 거 취소해."온이샘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차우미가 계속해서 말했다. "사양하지 마."그녀는 진심이었다. 안평시에 있었을 때처럼 단호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온이샘도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진심을 다해 말하는 차우미를 거절할 수 없다. "그래."차우미가 샐쭉 웃었다.호텔로 들어간 두 사람은 얼마 안 지나 시야에서 사라졌다.한편, 맞은편에 차를 주차한 운전기사는 휴대폰을 들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수없이 찍어댔다.하성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그러나 하성우의 정신은 줄곧 다른 곳에 팔려 있다. 그는 전화가 왔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왔다.식당 안에는 하 교수도 있었고 다른 연구진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하성우가 식당에서 나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뒤 휴대폰을 들고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으려 했다.그가 막 전화를 하려던 그때, 때마침 문자가 왔다.그희 휴대폰으로 사진이 전송되어왔고 하성우가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사진을 눌러 자세히 관찰하던 하성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남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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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온이샘과 차우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하성우의 마음이 즐거워졌다.너무 기뻐 활짝 웃었다.라이벌이 생긴 걸 알게 되면 나상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는 궁금했다.나상준이 가자마자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나타난 라이벌.며칠 간, 재밌는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하성우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그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눌러서 모든 사진을 다 확인했다. 특히 차우미와 온이샘이 서로 보는 눈빛을 주의했다. 하성우의 눈이 서서히 굳어졌다.차우미는 온이샘을 신경 쓰고 믿고 있었다, 둘 사이가 꽤 친근해 보였다.나상준을 대할 때 보이지 않던 모습이다.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다.온이샘이 차우미를 바라보던 눈빛이 따스하고 온화했다. 무언가 짙은 감정이 느껴졌다.남자와 여자의 감정이다.'저런 눈빛 정말 흥미로워!'하 교수의 비서가 하성우에게 연락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었다.하성우가 나간 지 한참이나 되었지만 계속 돌아오지 않자 하 교수가 물어보라고 한 것이다.하성우가 답했다. "일이 좀 있어서, 지금 갈게.""네.""도련님, 급한 일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뒷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아니야."전화가 끊긴 뒤, 하성우가 애써 웃음을 참으며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고,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하성우가 싱글벙글 웃으며 기분 좋아 보였다. 심지어 말하는 목소리조차 모두 달랐다. "그들이 어디 가서 뭐하든지 따라붙어. 가능하면 네가 직접 데려다 주는 게 더 좋고.""네.""뭐 하는지 다 기록하고 저녁에 알려줘. 가능하면 사진도 남기고.""예."분부가 끝나자 하성우는 행복하게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그 중 한 장의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냈다. 그리고 짤막하게 문자를 보냈다. [이 사람 알아봐.]문자를 보낸 하성우가 휴대폰을 넣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식사자리로 돌아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었다.나상준에게 성급하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모든 자료를 전부 갖춘 뒤 그에게 알려 나상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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