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봄날 / 제247화

공유

제247화

작가: 유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16 19:00:00
하성우는 근처 택시에 올라탔다.

차에 올라탄 뒤,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도착했겠지?'

하성우가 뒷좌석에 앉아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두드리며 즐거워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공항.

허 비서가 짐을 들고 나상준을 따라 공항을 나섰다.

두 사람은 미리 준비한 차에 올라탔다.

차에 타자마자 허 비서가 노트북을 펼치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업무를 보고했다.

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부재중 연락이 없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정확히는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어떤 문자나 전화도 하지 않았다.

현 시각, 라스베이거스는 저녁 8시 10분이다.

화려한 밤이 세계 오락 도시를 감쌌고 찬란하고 웅장한 등불이 가슴을 들끓게 했다.

나상준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잉-

휴대폰이 진동했다.

순간, 허 비서가 업무 보고를 멈추었고 차 안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ㄹ렸다 .창밖의 화려한 빛이 순간, 별똥별처럼 그의 눈앞으로 반짝이며 떠다녔다.

나상준이 시선을 다시 휴대폰으로 돌렸다.

발신자는 하성우다.

스크린에 표시된 이름에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나상준이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 "응."

하성우는 휴대폰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활짝 웃으며 말했다. "도착했지?"

"응."

짤막한 대답에 하성우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이 싸늘한 말투는 뭐야?'

평소대로라면 하성우는 분명히 장난스레 농담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성우는 지금 그에게 급히 전할 내용이 있었다. "너 운전기사 연락처 좀 보내줘."

나상준은 창밖의 등불 사이로 줄지어 늘어선 고층빌딩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무슨 짓 하려고?"

하성우가 순간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갑자기 이유를 묻는 나상준이 평소답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꽤 마음에 들었다.

인간미 있어 보이고 나쁘지 않았다.

전에는 딱딱한 목석처럼 건드려도 꿈쩍하지 않던 나상준이 이젠 자기 말에 반응을 해주니 하성우는 여간 재밌는 게 아니었다.

"무슨 짓이라니? 필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나상준.. 본인도 결혼생활중일때 따로 연락하지 않았잖아? 오히려.. 허영우 비서와 차우미가 연락 주고 받았는데.. 무슨!! 회성에서 몇일 지냈다고.. 차우미가 연락할꺼라는 생각을 하다니.. 아직까지도 차우미를 너무 모르네 ㅜㅜ 차우미는.. 두 사람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나상준은 여전히.. 자기 아내인줄 생각하네?? 이를 어째 ㅜㅜ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봄날   제248화

    곧 하성우가 나상준에게 문자를 보내기 위해 휴대폰을 두드리던 순간, 그에게 한통의 문자가 들어왔다.하성우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짤막하게 일련의 번호가 적혀 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문자를 보낸 사람은 허 비서다. 하성우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배를 잡고 웃었다.'하여튼 말이랑 행동이 다르게 논다니까.'한편, 허영우는 하성우에게 문자를 보낸 뒤 백미러로 나상준을 훔쳐보았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처럼 무뚝뚝한 얼굴이긴 했지만, 전과 미묘하게 달랐다.나상준의 얼굴에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듯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대표님, 문자 보냈습니다.""음."허영우가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려 다시 업무를 확인했다.그러나 나상준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다리 위에서 탁탁 움직였다.옆에 타고 있던 하성우가 내리고 그녀를 태운 차가 호텔로 향했다. 차우미는 휴대폰을 들었다.온이샘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한편, 온이샘을 태운 택시가 회성 시내에 진입했다.그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구경했다. 예전에 이곳에 와본 적 있었다. 아주 오래전이라 지금의 회성과 매우 달랐다. 회성은 많이 변했고 그의 기억 속에 회성은 존재하지 않았다.지잉-휴대폰이 가볍게 진동했고 온이샘은 시선을 휴대폰에 돌렸다.차우미가 문자를 보내왔다.온이샘의 눈가에 미소가 가득 번졌다.[응, 점심시간이라 괜찮아.]온이샘이 휴대폰을 탁탁 두드렸다. [다행이네.]차우미가 계속해서 문자를 보냈다. [선배, 반 시간 뒤에 호텔 입구 도착할 것 같아. 선배 먼저 도착하면 연락해줘.][알겠어.]두 사람이 문자를 하는 소리 외에 차 안은 고요했다.어느새 11시 40분이 되었고 차가 호텔 앞에 멈춰 섰다.차우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입구에서 서성거렸다.운전기사가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뒤, 시동을 껐다.차우미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 이따가 일터로 데려다 주어야 했다.운전기사가 시동을 끄

    최신 업데이트 : 2024-02-16
  • 봄날   제249화

    차 문이 열렸고 온이샘이 내렸다.그녀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선배."눈매가 휘어지게 미소 짓는 차우미다.온이샘도 차가 호텔 입구로 들어설 때부터 차우미를 발견했다.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온이샘을 기다리고 있는 차우미다.눈에 웃음기가 가득했다."여기 세워줘요.""네."운전기사가 트렁크에서 온이샘의 캐리어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온이샘은 캐리어를 받아들고 차우미에게 말했다. "자, 우리 들어가자."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묶을 방 예약했어. 바로 들어가면 돼."온이샘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차우미도 그를 따라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온이샘이 난감한 듯 웃었다. "어쩌지? 나도 예약했어."차우미는 그제야 알아차리고 말했다.차우미가 주소를 알려주자마자 온이샘은 미리 앱으로 예약했던 것이다."그럼 선배가 예약한 거 취소해."온이샘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차우미가 계속해서 말했다. "사양하지 마."그녀는 진심이었다. 안평시에 있었을 때처럼 단호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온이샘도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진심을 다해 말하는 차우미를 거절할 수 없다. "그래."차우미가 샐쭉 웃었다.호텔로 들어간 두 사람은 얼마 안 지나 시야에서 사라졌다.한편, 맞은편에 차를 주차한 운전기사는 휴대폰을 들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수없이 찍어댔다.하성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그러나 하성우의 정신은 줄곧 다른 곳에 팔려 있다. 그는 전화가 왔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왔다.식당 안에는 하 교수도 있었고 다른 연구진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하성우가 식당에서 나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뒤 휴대폰을 들고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으려 했다.그가 막 전화를 하려던 그때, 때마침 문자가 왔다.그희 휴대폰으로 사진이 전송되어왔고 하성우가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사진을 눌러 자세히 관찰하던 하성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남자잖아

    최신 업데이트 : 2024-02-17
  • 봄날   제250화

    온이샘과 차우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하성우의 마음이 즐거워졌다.너무 기뻐 활짝 웃었다.라이벌이 생긴 걸 알게 되면 나상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는 궁금했다.나상준이 가자마자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나타난 라이벌.며칠 간, 재밌는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하성우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그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눌러서 모든 사진을 다 확인했다. 특히 차우미와 온이샘이 서로 보는 눈빛을 주의했다. 하성우의 눈이 서서히 굳어졌다.차우미는 온이샘을 신경 쓰고 믿고 있었다, 둘 사이가 꽤 친근해 보였다.나상준을 대할 때 보이지 않던 모습이다.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다.온이샘이 차우미를 바라보던 눈빛이 따스하고 온화했다. 무언가 짙은 감정이 느껴졌다.남자와 여자의 감정이다.'저런 눈빛 정말 흥미로워!'하 교수의 비서가 하성우에게 연락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었다.하성우가 나간 지 한참이나 되었지만 계속 돌아오지 않자 하 교수가 물어보라고 한 것이다.하성우가 답했다. "일이 좀 있어서, 지금 갈게.""네.""도련님, 급한 일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뒷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아니야."전화가 끊긴 뒤, 하성우가 애써 웃음을 참으며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고,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하성우가 싱글벙글 웃으며 기분 좋아 보였다. 심지어 말하는 목소리조차 모두 달랐다. "그들이 어디 가서 뭐하든지 따라붙어. 가능하면 네가 직접 데려다 주는 게 더 좋고.""네.""뭐 하는지 다 기록하고 저녁에 알려줘. 가능하면 사진도 남기고.""예."분부가 끝나자 하성우는 행복하게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그 중 한 장의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냈다. 그리고 짤막하게 문자를 보냈다. [이 사람 알아봐.]문자를 보낸 하성우가 휴대폰을 넣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식사자리로 돌아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었다.나상준에게 성급하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모든 자료를 전부 갖춘 뒤 그에게 알려 나상준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2-17
  • 봄날   제251화

    온이샘과 차우미는 차에 올라탄 뒤 이구동성으로 다른 레스토랑 이름을 말했다.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자 운전기사가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차우미와 온이샘이 서로 마주 보며 의아해했다. "두 분 장소 정해지면 알려주세요."운전기사의 말에 두 사람이 푸스스 웃음을 터트렸다.온이샘이 말했다. "내가 말한 곳 갈래?"온이샘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우미를 충분히 존중하고 있었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온이샘의 눈꼬리가 휘어졌다.온이샘이 운전기사에게 다시 주소를 알려줬고 운전기사가 다른 길로 들어섰다."요즘 어때? 잘 지냈어?"온이샘은 차우미의 눈을 바라보며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온이샘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며칠 간 그녀를 보지 못했던 온이샘은 지금부터라도 그녀를 눈에 담기 위해 애썼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해가 빨리 뜨고, 빨리 지는 것만 제외하면 안평시와 다르지 않아."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여기 외지인도 많고 세계 여행객도 많아.""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차우미는 자신이 여기 와서 본 다른 것과 자신의 느낌을 진지하게 말했다.온이샘의 눈빛은 시종일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나도 전에 회성에 왔었어. 학생 때라 아주 오래되긴 했지만.""지금 다시 와보니까 여기 많이 변한 것 같아."온이샘이 눈을 움직여 밖에 있는 고층 빌딩을 바라보며 추억을 되새겼다.차우미가 살짝 의아해하며 말했다. "선배 회성에 온 적 와본 적 있어?"그녀는 온이샘이 회성에 처음 오는 줄 알았다.온이샘의 말에 그녀가 올란 듯 묻자 온이샘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응, 중학교 때.""가족이랑 여행 왔었어."회성은 유명한 관광도시다. 특히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 태평성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추모하거나 지나간 역사를 알아갔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한 번 와볼 만한 곳이야."차우미의 눈빛이 진지하고 진중하게 변했다, 그녀의 입가에 웃음기가 짙

    최신 업데이트 : 2024-02-17
  • 봄날   제252화

    그녀는 온이샘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걸 기억한다.나상준도 매운 것을 먹지 못한다.둘 다 청주 사람이기에 매운 걸 먹지 못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괜찮아, 요즘 싱겁게 먹어서 매운 거로 식욕 돋구고 싶어."온이샘이 직원에게 메뉴판을 돌려주었다. "일단 이렇게 주문할게요.""네."직원에게 차우미가 말했다. "고추 조금만 넣어줘요."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표기해 둘게요."직원이 간 뒤, 온이샘이 차우미의 컵에 회성 특색의 차를 따랐다. 어떤 레스토랑이든 비치된 회성의 특색 차다.찻잔을 바라보던 차우미가 고맙다고 말한 뒤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차우미는 전에도 이 차를 마셔본 적 있다, 맛이 괜찮았다."여기 찜닭이 맛있어서 손님마다 주문한다고 하더라."차우미가 눈썹을 살짝 구부리며 말했다. "선배, 전에 여기서 먹어본 적 있어?"온이샘이 웃으면서 주전자를 내로 놓았다. 찻물을 한 모급 마신 뒤 그가 말했다. "중학교 때, 외삼촌을 따라 회성에 왔는데 외삼촌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이 집에 왔었어. 그때 이걸 먹었는데 맛이 좋더라고.""게다가 여기 장사한 지 엄청나게 오래됐어.""여기에 아직도 그게 있는 줄 몰랐는데..."차우미는 이해되었다. "이따가 제대로 맛보자."차우미는 매운 것도 잘 먹었다, 매운 것을 먹어도 여드름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특히 여가현은 매운 것을 많이 먹으면 여드름이 잘 생겨 매번 차우미를 부러워했다."그래."두 사람이 담소를 나누는 사이 음식이 나오자 온이샘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회성에서 겪었던 일화를 알려주었다.그녀는 온이샘의 말을 들으며 음식을 먹었다.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다.점심을 다 먹은 뒤, 차우미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그러더니 온이샘에게 미안한 듯 말했다. "선배, 미안한데 오후에 일정이 있어. 5시쯤에 끝나.""먼저 회성에서 돌아다니고 있어, 내가 끝나면 올게. 그래도 돼?"온이샘이 고개를 끄덕였다. "

    최신 업데이트 : 2024-02-17
  • 봄날   제253화

    차우미는 잠시 당황했다.미처 온이샘이 오늘 밤에 가자고 할 줄 몰랐다.온이샘은 차우미의 얼굴이 살짝 굳자, 긴장한 체로 얼른 말했다. "오후에 거기 간다며? 나도 가면 네가 갔다 왔다 반복할 필요 없잖아."차우미의 눈매가 부드럽게 변했다. "그래."온이샘이 그녀를 번거롭게 하지 않기 위해 이런다는 것을 차우미도 잘 알고 있다."선배, 난 옛 성벽 맞은편에서 일해. 5시쯤에 출발하면 일 끝나자마자 내가 옛 성벽 쪽으로 넘어갈게. 거기서 보자."온이샘이 말했던 풍경이 좋다던 곳은 행사장의 맞은편이다.그녀가 오후에 둘러볼 곳은 아직 공터나 다름없었다.온이샘이 미소 지었다. "그래."식사를 마친 그들은 레스토랑을 나서기로 했다.온이샘은 지나가던 택시를 세운 뒤 차우미에게 차 문을 열어줬다."오후에 아무 일도 없으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문자해, 전화해도 되고." 차 문이 닫기 전 온이샘이 허리를 굽혔다.온화한 눈빛으로 차우미에게 말했다.차우미를 제외한 모두가 그의 마음을 알고 있다."응, 선배도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차우미기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온이샘이 눈가에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준 뒤, 차 문을 닫았다.곧 차가 시야에서 사라졌다.온이샘은 자리에 서서 차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눈에 웃음이 가득했다.그들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녀는 온이샘에게 회성에 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대략 언제 돌아갈 것인지 묻지 않았고, 그는 또한 말하지 않았다.아무것도 묻지 않았기에 더 좋았다.온이샘은 그녀 때문에 여기에 왔다. 하지만 그가 미리 차우미에게 알렸다면 그녀는 분명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다.한편, 레스토랑 맞은편 주차장에 벤츠 차량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차 안에는 운전기사가 있었다. 그는 차우미가 택시를 타고 떠난 뒤, 온이샘 혼자 서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운전기사가 하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우미를 따라가야 하는지, 온이샘을 따라가야 하는지 물어보기 위해

    최신 업데이트 : 2024-02-18
  • 봄날   제254화

    진정국이 웃음을 멈추었지만, 그의 입가에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전문가뿐일까, 대단한 스승님이지."차우미의 재능과 솜씨가 저 정도인 것으로 볼 때, 그녀의 아버지는 더욱 대단한 사람이다.하성우가 흥미로운 얼굴로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왜 참석하지 않은 거예요?""같이 왔으면 훨씬 더 좋았겠는데.""이번 프로젝트가 잘되면 모두가 저희의 손기술 알게 될 텐데, 예술인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진정국이 손사래 쳤다. "안 된다, 안 된다."하성우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왜요?"진정국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구속도, 규칙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가 하는 것만 하는 성격이야. 게다가 자기 가게도 있어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 여기까지 올 시간이 없어.""아... 그렇구나. 선생님께서 시간 날 때 멈추었지만, 그의 와서 놀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하하, 직접 여기까지 오게 할 수 있다면 난 상관없다."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하성우, 차우미 그리고 나상준이다.하성우가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나한테 맡기세요!"진정국이 웃음을 터트렸다.차 안에 두 사람은 매우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성우가 전화를 끊자 운전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에 온이샘을 한번 쳐다보았다.차우미가 떠난 지 얼마 안 가, 온이샘도 택시를 타고 떠났다.그는 호텔로 돌아가려 했다.안평시에서 차우미의 집에 들렀었다. 두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차우미를 만나기 위해 회성에 간다고 말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도 물어보기 위해서였다.하선주는 그가 회성에 간다고 하자 회성에서 구할 수 없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간식들과 옷가지를 챙겨주었다. 하선주는 차우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성에 머물 줄 몰랐다. 그래서 입을 옷이 부족할까 봐 온이샘에게 그녀의 옷을 챙겨준 것이다.온이샘이 이번에 챙겨온 물건의 태반이 차우미의 것이다. 그의 것은 오히려 얼마 없었다.그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2-18
  • 봄날   제255화

    진정국이 웃음을 멈추었지만, 그의 입가에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전문가뿐일까, 대단한 스승님이지."차우미의 재능과 솜씨가 저 정도인 것으로 볼 때, 그녀의 아버지는 더욱 대단한 사람이다.하성우가 흥미로운 얼굴로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왜 참석하지 않은 거예요?""같이 왔으면 훨씬 더 좋았겠는데.""이번 프로젝트가 잘되면 모두가 저희의 손기술 알게 될 텐데, 예술인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진정국이 손사래 쳤다. "안 된다, 안 된다."하성우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왜요?"진정국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구속도, 규칙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가 하는 것만 하는 성격이야. 게다가 자기 게도 있어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 여기까지 올 시간이 없어.""아... 그렇구나. 선생님께서 시간 날 때 멈추었지만, 여기 와서 놀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하하, 직접 여기까지 오게 할 수 있다면 난 상관없다."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하성우, 차우미 그리고 나상준이다.하성우가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나한테 맡기세요!"진정국이 웃음을 터트렸다.차 안에 두 사람은 매우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성우가 전화를 끊자 운전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에 온이샘을 한번 쳐다보았다.차우미가 떠난 지 얼마 안 가, 온이샘도 택시를 타고 떠났다.그는 호텔로 돌아가려 했다.안평시에서 차우미의 집에 들렀었다. 두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차우미를 만나기 위해 회성에 간다고 말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도 물어보기 위해서였다.하선주는 그가 회성에 간다고 하자 회성에서 구할 수 없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간식들과 옷가지를 챙겨주었다. 하선주는 차우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성에 머물 줄 몰랐다. 그래서 입을 옷이 부족할까 봐 온이샘에게 그녀의 옷을 챙겨준 것이다.온이샘이 이번에 챙겨온 물건의 태반이 차우미의 것이다. 그의 것은 오히려 얼마 없었다.그는 차

    최신 업데이트 : 2024-02-18

최신 챕터

  • 봄날   제944화

    차우미가 원하지 않는다는 건 나상준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냥 모르는 체하고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다.차우미는 어찌 됐든 나상준과 이혼한 이후 서로의 생각이 다른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차우미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고 했으니, 그때도 아마 바쁠 거라고 생각하면서 차우미는 편안하게 생각하기로 했다.차우미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탑승 시간인 것을 보고 잠시 휴식하면서 업무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휴식 구는 점차 조용해지더니 나중에는 적막이 퍼졌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 차우미를 보았는데 무언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눈빛이었다.‘무슨 생각하는 거지?’그런 그녀의 모습은 회성 회의실에서 일할 때와 같았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바라보다고 다시 휴대폰으로 안평의 관광 명소들을 검색했다.그는 자기와 멀어지려고 하는 차우미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시간은 어느덧 5시가 되어 나상준과 차우미는 비행기에 탑승했다.좌석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하더니 차우미는 휴대폰을 꺼내 온이샘에게 탑승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곧바로 온이샘이 답장을 보냈다.[알았어. 나도 지금 탑승하고 있어.]퍼스트 클래스는 이코노미석보다 조금 더 일찍 탑승한 것이다.차우미는 온이샘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시 시간을 보더니 이어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았다.하늘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청주는 안평보다 더 일찍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이제야 차우미의 마음은 조금 편안해졌다.청주에 있는 며칠 동안은 몇 년인 것처럼 오래 느껴져서 빨리 돌아가고 싶었는데 이제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니 정말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고향에 돌아가서 다시는 여기로 오지 않고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녀는 몸의 긴장을 풀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고 얼굴에는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갑자기 무슨 물건이 그녀의 몸 위에 떨어져서 놀라며 내려다

  • 봄날   제943화

    “예은이가 안평에 가본 적이 없어서 여름 방학이 되면 안평으로 놀러 갈 생각이야. 그런데 안평은 나도 잘 몰라.”나상준이 나예은과 같이 놀자고 한 것은 두 사람 사이의 약속이고 자신과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차우미는 나예은의 말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어찌 됐든 조금 전에 그녀는 약속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을 벌렸다.나상준은 안평 사람이 아닌 청주 사람이고 또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기에 안평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는 청주 이외의 다른 도시에서 오래 있어 본 적이 거의 없었다.나예은과 같이 놀려면 어느 도시든 모두 가능한데 왜 하필 안평으로 가려고 하고 또 차우미까지 함께 하자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사실 차우미는 그들과 놀지 않고 일을 하고 싶었다.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차우미는 워낙 회성에서 일을 끝내고 또 나예은과의 약속을 이행한 다음에는 나상준과 더 이상 엮이는 일이 없을 줄 알았다.그런데 지금은 또 이렇게 같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러 가고 있고 그것도 부족해서 나예은과 같이 놀자고 한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왕래를 하지 않는 것이 언제면 가능할지 막막했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찡그렸다.나상준은 그녀의 표정 변화를 똑똑히 지켜보다가 말했다.“지금부터 서두를 거 없으니,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그가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고 여유를 주자, 차우미의 표정이 약간 풀렸다.나상준은 말을 마치고 차우미를 보고 있던 시선도 거두고는 휴대폰으로 일을 하려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그의 행동을 바라보다가 말했다.“아직 예은이의 여름 방학까지 한 달 정도 남았다고는 하지만 나 이번에 회성에서의 일이 금방 끝났고 또 휴가까지 썼기에 앞으로는 매우 바쁠 거여서 그때는 시간이 안 돼. 정말로 예은이와 같이 안평으로 가게 되면 내가 전문 투어 가이드를 소개해 줄 거니까 예은이와 같이 놀러 다녀.”비록 나상준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차우미는 아예 지금 미

  • 봄날   제942화

    차우미는 라운지 안으로 들어가면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나상준이 통화하는 것을 보고 시선을 거두고 원래 앉았던 1인 소파에 앉았다.나상준은 시종일관 차분한 차우미의 표정을 보다가 별다른 생각없이 말했다.“그래, 큰아빠 시간이 될 때 전화할게.”“네, 알겠어요. 큰아빠 전화 기다릴게요.”나예은은 나상준과 차우미와 함께 놀 수만 있다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었기에 나상준의 말을 듣고 엄청나게 기뻐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누구와 통화하는지 몰랐지만 업무상의 일이라고 생각할 뿐 나예은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그러다가 나상준의 입에서 큰아빠라는 세 글자를 듣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고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큰엄마도 같이 있는데 얘기할래?”나예은은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큰엄마와 같이 계세요?”사실 예전에 나예은은 나상준이 아닌 차우미에게만 계속 전화했었다. 그런데 이틀 동안 같이 지낸 보람으로 처음 차우미가 아닌 나상준에게 전화한 것이다.때마침 나상준이 차우미와 함께 있다고 하니 나예은 순식간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했다.서혜지가 나예은의 옆에 있다가 그 말을 듣고 예상치 못한 일에 눈썹을 치켜올렸다.‘두 사람이 같이 있다고?’나상준은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격동의 앳된 목소리를 듣고 차우미의 의아한 눈빛을 보며 말했다.“응, 같이 있어. 전화 바꿔줄게.”“네.”나상준이 휴대폰을 차우미에게 건넸는데, 그녀가 아직 놀라 있을 때 휴대폰이 눈앞에 왔다.차우미는 잠깐 망설이다가 휴대폰을 받아서 귀에 가져다 댔다.휴대폰은 나상준의 체온이 담겨 있는 듯 따뜻했다.“예은아.”“큰엄마, 깜짝 놀랐죠. 예은이 이번에는 큰아빠에게 전화했어요. 하하하...”차우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예은은 어찌나 기뻤는지 호탕하게 웃었다.나예은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예은도 같이 웃었다.“그래, 큰엄마도 깜짝 놀랐어.”나예은과의 약속한 일을 이미 완성했기 때문에 차우미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

  • 봄날   제941화

    차우미는 잠깐 멈칫하더니 휴대폰을 꺼내서 확인했다.휴대폰 화면에 신규 메시지가 뜨자 차우미는 하선주인 줄 알았는데 발신자는 온이샘이었다.그녀는 메시지를 클릭했다.[우미야, 탑승하면 나에게 메시지 보내줄 수 있어?]차우미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응, 알았어.]그러자 온이샘으로부터 또 잽싸게 미소를 짓고 있는 이모티콘이 왔다.차우미는 이모티콘을 보는 순간 조금 전에 대기실에서 온이샘이 휴대폰으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 달력을 한참 동안 확인하다가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라운지 안으로 들어갔다.어떤 일은 애매모호하면 안 되고 정확해야 했기에 안평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시간을 내서 온이샘과 만나 확실하게 얘기할 생각이었다.라운지 휴식 구에서 나상준은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아서 줄곧 라운지 밖의 복도를 바라보며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했다.“아주버님, 지금 바빠요?”서혜지의 목소리는 예의를 갖추었지만 조금은 긴장하고 조심스러웠다.나상준이 말했다.“무슨 일이에요?”그는 바쁜가 하는 물음에는 답변하지 않고 무슨 일인지부터 물었다. 아마도 상황에 따라서 다를 모양이다.그러자 서혜지가 서둘러 말했다.“다른 건 아니고요. 지금 예은이를 픽업했는데 예은이가 아주버님과 할 얘기가 있대요. 혹시 바쁘신데 폐를 끼치는 거 아닐까 해서 문의드리는 거예요.”나상준이 말했다.“안 바빠요.”서혜지는 예상했던 대답인 듯 즉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요. 그럼, 예은이 바꿀게요.”“그래요.”나예은은 아주 조용하게 베이비시트에 앉아 있었는데 커다란 두 눈을 굴리면서 서혜지를 바라보며 나상준과 통화시켜 주기를 기다렸다.나예은은 나상준과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서혜지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서혜지가 자기를 바꿔주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예은은 기쁜 나머지 두 눈을 깜빡거리며 서혜지 쪽으로 자그마한 손을 내밀어 휴대폰을 받으려고 했다.서혜지는 조급해하는 나예은의 표정에 미소를 지

  • 봄날   제940화

    하선주는 이제 차우미 옆자리에는 온이샘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온이샘은 하선주에게 특히 좋은 인상을 남겨서 온이샘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좋아했다.차우미는 워낙 하선주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기에 하선주가 눈치채자, 그냥 자연스럽게 대답하려고 했다.그런데 하선주가 갑자기 온이샘을 얘기할 줄은 몰랐다.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선배가 아니라 상준 씨랑 같이 가.”“나상준?”하선주의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졌고 얼굴도 일그러졌다. 마치 눈 깜짝할 사이에 맑은 하늘에 먹장구름이 낀 것 같았다.“나상준은 왜 너와 같이 있어? 둘이 뭘 하는 거야? 그런데 왜 안평으로 오는 거야? 나씨 가문에 무슨 일 있어?”하선주의 불만이 섞인 말투와 함께 질문들이 쏟아졌다.나상준과 온이샘에 대한 하선주의 태도는 하늘과 땅이었다.이런 하선주의 반응을 차우미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할아버지와 할머니 뵈러 오는 거야.”“...”표정이 굳어진 하선주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차우미의 말 한 마디에 무슨 일인지 알아챘다.분명 나씨 가문의 이혜정이 나상준에게 직접 가서 사과하라고 명령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나씨 가문 이혜정의 일 처리는 오늘날 젊은이들은 비교할 수도 없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선주는 마음이 불쾌했다.차우미는 하선주가 비록 말하지 않지만 듣고 있다는 걸 알고 계속해서 말했다.“엄마,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 때문이라도 상준 씨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오는 건 정상적인 일이야. 그러니 화내지 마.”“내가 왜 화를 내? 그리고 화를 낼 필요도 없어. 그냥 안 보면 되지.”하선주가 불쾌함을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걸 듣고 차우미는 웃었다.“엄마, 이제 다 지난 일이야. 우리 이혼한 지도 벌써 몇 달 지났잖아. 상준 씨도 나도 이제 모두 각자의 삶이 있으니 두 가문은 예전대로 서로 왕래하면서 지내면 돼.”차우미의 아무렇지 않아하는 말을 듣고 있던 하선주는 순간 바늘에 찔린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어렸을 때부터 말도 잘

  • 봄날   제939화

    “짐은 저 주세요.”나상준의 아무런 감정도, 온도도 없는 목소리가 두 사람의 귓가에 들렸는데 봄날 같은 분위기가 순식간에 깨졌다.온이샘은 시선을 살짝 돌려 나상준을 보았는데 나상준도 아무런 흔들림 없는 깊은 눈동자 온이샘을 보고 있었다.나상준은 지금 아주 담담하게 온이샘이 반드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차우미의 캐리어는 이제 나상준에게 넘겨줘야 했기에 온이샘은 캐리어를 잡았던 손에 힘을 꽉 주었다가 바로 풀고 나상준에게 넘겼다.차우미가 말했다.“내가 하면 돼.”그녀가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지만 이미 늦었다.차우미가 손을 뻗었을 때 골격이 분명한 손이 이미 캐리어를 잡고 자기 앞으로 가져갔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며 말했다.“가자.”차우미는 허공에 있는 손을 거두며 캐리어를 잡은 나상준의 손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온이샘을 향해 말했다.“선배, 우리 안평에서 봐.”온이샘도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했다.“그래, 안평에서 보자.”그리고 차우미는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온이샘은 그 자리에 서서 가냘픈 몸매가 자신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옆에서 함께 걷고 있는 키 크고 분위기가 차가운 남자도 보이자,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차우미가 다른 남자와 함께 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다른 남자와 함께 그를 멀리 떠나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온이샘은 주먹을 꽉 움켜쥐고 억지로 이성을 회복했다.그는 온평에 가서 차우미를 만나면 마음속의 말을 모두 할 건데 그녀만 좋다면 온이샘은 두려운 것이 없었다.차우미와 나상준은 대기실을 떠나 VIP 라운지로 갔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서둘러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었다.때문에 두 사람은 라운지의 휴식 구에 가서 앉았다.그러자 직원이 차와 디저트를 가져왔고 차우미는 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하더니 소파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는 나상준을 보며 말했다.“나가서 전화하고 올게.”나상준은 여전히 간단하게 알았다고 했다.차우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

  • 봄날   제938화

    하얀 셔츠, 연한 캐주얼 바지, 뼛속에서부터 뿜어 나오는 좋은 가정 교양과 준수하고 우아한 얼굴은 대기실의 밝은 조명을 받아 더욱더 환하고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나상준은 눈동자를 살짝 움직이더니 서두르지 않고 평온한 속도로 걸어갔다.“다 됐어?”모두가 한곳에 모여 발걸음을 멈추자마자 온이샘이 먼저 말했다.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응. 선배 이제 캐리어는 나 줘.”온이샘이 뭔지 몰라 흠칫하더니 말했다.“괜찮아. 내가 들게.”“그게 아니라, 선배, 우리 탑승구가 달라.”온이샘 얼굴에 있던 부드러운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탑승구가 다르다고?’그는 머릿속으로 차우미가 나타나던 방향을 생각하더니 그제야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를 깨달았다.사실 온이샘은 비행기 탈 때 보통 퍼스트 클래스가 아닌 이코노미석을 타고 다녔다.가끔 중요하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만 퍼스트 클래스를 선택할 뿐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코노미석이 익숙했기에 오늘도 습관적으로 티켓팅을 할 때 이코노미석을 예약한 것이다.하지만 나상준은 달랐다. 그는 지위와 신분 때문에 매번 퍼스트 클래스를 타야 했는데 따라서 차우미도 그와 함께 다닐 때마다 자연스럽게 퍼스트 클래스를 탔다.그런데 온이샘은 오늘 티켓을 예매할 때 이 부분을 놓친 것이다.온이샘은 잠깐 생각하더니 곧바로 말했다.“잠깐만, 나도 좌석 업그레이드하면 돼.”말을 마치고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서 좌석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온이샘은 차우미가 이코노미석인 줄 알고 있었는데 만약 차우미가 퍼스트 클래스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퍼스트 클래스를 샀을 것이다.조금 전에 차우미는 온이샘의 표정을 보고 있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온이샘이 먼저 말을 하는 바람에 차우미는 하려던 말을 하지 못했다.지금 온이샘의 행동을 보며 차우미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온이샘의 선택을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 옆

  • 봄날   제937화

    여가현과 통화를 마친 온이샘의 눈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거기에는 굳은 의지도 담겨 있었다.여가현의 말을 듣고 그는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다. 원래 차우미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었는데 지금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나상준이 차우미 옆에 있다고 해도 이제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다.그 순간 가슴속으로부터 무한한 힘이 솟구쳤는데 온이샘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차우미가 자신을 인정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이다.같은 시각, 공항 로비에서 나상준은 곧장 VIP 게이트로 향했는데 차우미는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따라 가다가 가는 방향이 VIP 게이트인 것을 보고 무언가 떠올렸다.온이샘이 구매한 항공권은 퍼스트 클래스가 아닌 이코노미석이어서 그녀에게 보낸 사진도 일반 대기실이지 VIP 라운지가 아니었다.차우미는 그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옆에 있는 나상준을 불렀다.“상준 씨.”나상준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서 발 폭이 차우미보다 컸지만, 앞에서 걷지 않고 차우미의 속도를 맞춰서 나란히 걷고 있었다.차우미가 발걸음을 멈추는 것을 보고 그도 멈추고 대답했다.“응.”차우미가 말했다.“선배는 이코노미석이어서 일반 대기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조금 전에 보내온 사진에서 봤는데 일반 탑승구였어. 상준 씨는 먼저 VIP 라운지에 가 있어. 나는 선배한테 가서 캐리어를 가지고 갈게.”VIP 라운지와 일반 탑승구가 다르기에 나상준은 그녀와 같이 갈 필요가 없었다.“그럴 필요 없어.”“응?”“같이 가자.”말을 마치고 나상준은 먼저 출발했다.차우미는 깜짝 놀랐다가 서둘러 그를 쫓아가며 말했다.“같이 안 가도 돼. 먼저 라운지에 가서 휴식도 하고 일도 해. 나랑 다니며 시간 낭비하지 말고.”나상준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러자 차우미도 따라서 발걸음을 멈추고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도 같이 가면 안 돼?”차우미는 당황하며 말했다.“아니, 그런 건 아닌데. 나는 그냥...”“

  • 봄날   제936화

    온이샘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알았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서흔이에게 전화해.”“그래.”그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여가현이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강서흔에게 건네자, 강서흔이 곧바로 물었다.“어때? 잘 된 거야?”여가현은 강서흔의 금방이라도 신랑이 되고 싶어 하는 간절한 표정을 보고 물 한 컵을 가져다 마시며 말했다.“뭐가 돼?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강서흔의 흥분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왜 아직이야? 너무 느린 거 아니야? 나였다면 진작에...”말이 끝나기 전에 강서흔은 즉시 멈추고 조심스럽게 여가현을 바라보았다.여가현은 물컵을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며 헛기침을 두 번 하고 물었다.“진작에 뭐?”여가현의 헛기침 소리에 강서흔은 순간 가슴이 섬뜩했는데 그녀의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한 표정은 너무 무서웠다.강서흔은 무의식적으로 장난이라는 듯 웃으며 주제를 바꾸려고 했지만 여가현이 꼼짝하지 않고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에 즉시 생각을 접고 몸을 움츠리며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속삭였다.“나였다면 진작에 덮쳤을 거라고. 나는 네가 동의를 하든 안 하든 무조건 너와 함께할 거야.”여가현은 웃었다.“우미가 나인 줄 알아? 미리 말하는데 우미는 절대 나처럼 양보하고 굽히지 않을 거야. 나상준 씨 어머니도 비록 좋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우미를 괴롭히지는 못했어. 우미와 나상준의 이혼도 나상준 씨 어머니와는 아무 관련이 없이 오로지 우미의 뜻이었어. 우미가 한 번 결정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거야. 마찬가지로 우미는 한 번 이혼한 사람을 절대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는 거야. 때문에 절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선택할 거야.”강서흔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두 사람이 다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가현의 기분은 늘 변덕스러웠다.예를 들어 조금 전에 온이샘과 통화할 때는 태도가 좋더니 지금 강서흔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사실 여가현의 마음에 여전히 불만이 있었는데 수년간 쌓인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