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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Author: 유리
그래서 차우미는 하성우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

"호텔 주소 알려줬고 호텔로 가는 중이야. 정말 데리러 안 가도 돼. 진짜 그럴 필요 없어."

차우미가 차분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하성우는 눈을 깜빡이며 차우미의 표정을 보더니 재빨리 말했다. "그럼 친구분 호텔에 도착하면 함께 와서 밥을 먹어."

"우리도 점심 먹으러 가니까, 같이 먹자. 괜찮지?"

하성우가 휴대폰으로 상대에게 말했다. "지금 사우스 호텔 가서 기다려. 이따가 도착하면 너한테 전화하라고 할게."

탁-

전화가 아주 빠르게 끊겠다.

차우미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도 하성우가 먼저 움직여버렸다.

차우미가 난감한 듯 말했다. "정말 괜찮아. 내가 가면 돼. 점심에 다 같이 일 얘기도 하는데 어색할 거야."

말을 마친 차우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솔길을 빠져나와 큰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오가는 차도 많아졌다.

"앞에서 멈춰, 여기서 내려서 혼자 갈게."

하성우는 차우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차우미가 가방을 챙겨 들었다.

하성우의 미간이 찌푸러졌다. 그는 이처럼 단호한 차우미의 태도를 처음 본다. 그가 무슨 제안을 하든 차우미는 자기 뜻대로 할 것 같았다.

하성우가 의아했지만, 눈치를 보더니 다급히 말했다. "형수 말대로 하자. 내 생각이 짧았어."

하성우가 미안한 기색으로 눈썹까지 찌푸리며 말했다.

"이렇게 하자, 앞 길목에서 내려서 호텔로 가. 그럼 편하잖아."

그가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여기서 호텔까지 거리가 있으니까 내가 근처에서 내려줄게. 친구분 기다리게 할 순 없잖아."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여긴 신경 쓰지 마. 우리 할아버지도 있으니까 내가 조금 늦어도 괜찮아."

차우미는 오히려 하성우가 이렇게 빨리 순응할 줄은 몰랐다. 하성우가 고집을 부리며 데리러 가겠다고 할까 봐 내심 걱정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순순히 그녀의 의견에 따라주니 안심되었다. "괜찮아, 괜히 나 때문에 너만 늦잖아. 내가 택시 타면 돼."

하성우가 늦으면 하 교수가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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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우는 근처 택시에 올라탔다.차에 올라탄 뒤,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도착했겠지?'하성우가 뒷좌석에 앉아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두드리며 즐거워했다.한편, 라스베이거스 공항.허 비서가 짐을 들고 나상준을 따라 공항을 나섰다.두 사람은 미리 준비한 차에 올라탔다.차에 타자마자 허 비서가 노트북을 펼치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업무를 보고했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부재중 연락이 없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정확히는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어떤 문자나 전화도 하지 않았다.현 시각, 라스베이거스는 저녁 8시 10분이다.화려한 밤이 세계 오락 도시를 감쌌고 찬란하고 웅장한 등불이 가슴을 들끓게 했다.나상준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잉-휴대폰이 진동했다.순간, 허 비서가 업무 보고를 멈추었고 차 안에 고요함이 찾아왔다.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ㄹ렸다 .창밖의 화려한 빛이 순간, 별똥별처럼 그의 눈앞으로 반짝이며 떠다녔다.나상준이 시선을 다시 휴대폰으로 돌렸다.발신자는 하성우다.스크린에 표시된 이름에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나상준이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 "응."하성우는 휴대폰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활짝 웃으며 말했다. "도착했지?""응."짤막한 대답에 하성우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 싸늘한 말투는 뭐야?'평소대로라면 하성우는 분명히 장난스레 농담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성우는 지금 그에게 급히 전할 내용이 있었다. "너 운전기사 연락처 좀 보내줘."나상준은 창밖의 등불 사이로 줄지어 늘어선 고층빌딩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무슨 짓 하려고?"하성우가 순간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갑자기 이유를 묻는 나상준이 평소답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런 모습도 꽤 마음에 들었다.인간미 있어 보이고 나쁘지 않았다.전에는 딱딱한 목석처럼 건드려도 꿈쩍하지 않던 나상준이 이젠 자기 말에 반응을 해주니 하성우는 여간 재밌는 게 아니었다."무슨 짓이라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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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하성우가 나상준에게 문자를 보내기 위해 휴대폰을 두드리던 순간, 그에게 한통의 문자가 들어왔다.하성우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짤막하게 일련의 번호가 적혀 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문자를 보낸 사람은 허 비서다. 하성우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배를 잡고 웃었다.'하여튼 말이랑 행동이 다르게 논다니까.'한편, 허영우는 하성우에게 문자를 보낸 뒤 백미러로 나상준을 훔쳐보았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처럼 무뚝뚝한 얼굴이긴 했지만, 전과 미묘하게 달랐다.나상준의 얼굴에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듯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대표님, 문자 보냈습니다.""음."허영우가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려 다시 업무를 확인했다.그러나 나상준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다리 위에서 탁탁 움직였다.옆에 타고 있던 하성우가 내리고 그녀를 태운 차가 호텔로 향했다. 차우미는 휴대폰을 들었다.온이샘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한편, 온이샘을 태운 택시가 회성 시내에 진입했다.그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구경했다. 예전에 이곳에 와본 적 있었다. 아주 오래전이라 지금의 회성과 매우 달랐다. 회성은 많이 변했고 그의 기억 속에 회성은 존재하지 않았다.지잉-휴대폰이 가볍게 진동했고 온이샘은 시선을 휴대폰에 돌렸다.차우미가 문자를 보내왔다.온이샘의 눈가에 미소가 가득 번졌다.[응, 점심시간이라 괜찮아.]온이샘이 휴대폰을 탁탁 두드렸다. [다행이네.]차우미가 계속해서 문자를 보냈다. [선배, 반 시간 뒤에 호텔 입구 도착할 것 같아. 선배 먼저 도착하면 연락해줘.][알겠어.]두 사람이 문자를 하는 소리 외에 차 안은 고요했다.어느새 11시 40분이 되었고 차가 호텔 앞에 멈춰 섰다.차우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입구에서 서성거렸다.운전기사가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뒤, 시동을 껐다.차우미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 이따가 일터로 데려다 주어야 했다.운전기사가 시동을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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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문이 열렸고 온이샘이 내렸다.그녀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선배."눈매가 휘어지게 미소 짓는 차우미다.온이샘도 차가 호텔 입구로 들어설 때부터 차우미를 발견했다.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온이샘을 기다리고 있는 차우미다.눈에 웃음기가 가득했다."여기 세워줘요.""네."운전기사가 트렁크에서 온이샘의 캐리어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온이샘은 캐리어를 받아들고 차우미에게 말했다. "자, 우리 들어가자."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묶을 방 예약했어. 바로 들어가면 돼."온이샘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차우미도 그를 따라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온이샘이 난감한 듯 웃었다. "어쩌지? 나도 예약했어."차우미는 그제야 알아차리고 말했다.차우미가 주소를 알려주자마자 온이샘은 미리 앱으로 예약했던 것이다."그럼 선배가 예약한 거 취소해."온이샘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차우미가 계속해서 말했다. "사양하지 마."그녀는 진심이었다. 안평시에 있었을 때처럼 단호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온이샘도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진심을 다해 말하는 차우미를 거절할 수 없다. "그래."차우미가 샐쭉 웃었다.호텔로 들어간 두 사람은 얼마 안 지나 시야에서 사라졌다.한편, 맞은편에 차를 주차한 운전기사는 휴대폰을 들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수없이 찍어댔다.하성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그러나 하성우의 정신은 줄곧 다른 곳에 팔려 있다. 그는 전화가 왔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왔다.식당 안에는 하 교수도 있었고 다른 연구진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하성우가 식당에서 나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뒤 휴대폰을 들고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으려 했다.그가 막 전화를 하려던 그때, 때마침 문자가 왔다.그희 휴대폰으로 사진이 전송되어왔고 하성우가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사진을 눌러 자세히 관찰하던 하성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남자잖아

  • 봄날   제250화

    온이샘과 차우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하성우의 마음이 즐거워졌다.너무 기뻐 활짝 웃었다.라이벌이 생긴 걸 알게 되면 나상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는 궁금했다.나상준이 가자마자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나타난 라이벌.며칠 간, 재밌는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하성우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그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눌러서 모든 사진을 다 확인했다. 특히 차우미와 온이샘이 서로 보는 눈빛을 주의했다. 하성우의 눈이 서서히 굳어졌다.차우미는 온이샘을 신경 쓰고 믿고 있었다, 둘 사이가 꽤 친근해 보였다.나상준을 대할 때 보이지 않던 모습이다.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다.온이샘이 차우미를 바라보던 눈빛이 따스하고 온화했다. 무언가 짙은 감정이 느껴졌다.남자와 여자의 감정이다.'저런 눈빛 정말 흥미로워!'하 교수의 비서가 하성우에게 연락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었다.하성우가 나간 지 한참이나 되었지만 계속 돌아오지 않자 하 교수가 물어보라고 한 것이다.하성우가 답했다. "일이 좀 있어서, 지금 갈게.""네.""도련님, 급한 일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뒷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아니야."전화가 끊긴 뒤, 하성우가 애써 웃음을 참으며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고,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하성우가 싱글벙글 웃으며 기분 좋아 보였다. 심지어 말하는 목소리조차 모두 달랐다. "그들이 어디 가서 뭐하든지 따라붙어. 가능하면 네가 직접 데려다 주는 게 더 좋고.""네.""뭐 하는지 다 기록하고 저녁에 알려줘. 가능하면 사진도 남기고.""예."분부가 끝나자 하성우는 행복하게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그 중 한 장의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냈다. 그리고 짤막하게 문자를 보냈다. [이 사람 알아봐.]문자를 보낸 하성우가 휴대폰을 넣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식사자리로 돌아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었다.나상준에게 성급하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모든 자료를 전부 갖춘 뒤 그에게 알려 나상준을

  • 봄날   제251화

    온이샘과 차우미는 차에 올라탄 뒤 이구동성으로 다른 레스토랑 이름을 말했다.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자 운전기사가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차우미와 온이샘이 서로 마주 보며 의아해했다. "두 분 장소 정해지면 알려주세요."운전기사의 말에 두 사람이 푸스스 웃음을 터트렸다.온이샘이 말했다. "내가 말한 곳 갈래?"온이샘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우미를 충분히 존중하고 있었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온이샘의 눈꼬리가 휘어졌다.온이샘이 운전기사에게 다시 주소를 알려줬고 운전기사가 다른 길로 들어섰다."요즘 어때? 잘 지냈어?"온이샘은 차우미의 눈을 바라보며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온이샘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며칠 간 그녀를 보지 못했던 온이샘은 지금부터라도 그녀를 눈에 담기 위해 애썼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해가 빨리 뜨고, 빨리 지는 것만 제외하면 안평시와 다르지 않아."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여기 외지인도 많고 세계 여행객도 많아.""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차우미는 자신이 여기 와서 본 다른 것과 자신의 느낌을 진지하게 말했다.온이샘의 눈빛은 시종일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나도 전에 회성에 왔었어. 학생 때라 아주 오래되긴 했지만.""지금 다시 와보니까 여기 많이 변한 것 같아."온이샘이 눈을 움직여 밖에 있는 고층 빌딩을 바라보며 추억을 되새겼다.차우미가 살짝 의아해하며 말했다. "선배 회성에 온 적 와본 적 있어?"그녀는 온이샘이 회성에 처음 오는 줄 알았다.온이샘의 말에 그녀가 올란 듯 묻자 온이샘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응, 중학교 때.""가족이랑 여행 왔었어."회성은 유명한 관광도시다. 특히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 태평성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추모하거나 지나간 역사를 알아갔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한 번 와볼 만한 곳이야."차우미의 눈빛이 진지하고 진중하게 변했다, 그녀의 입가에 웃음기가 짙

  • 봄날   제252화

    그녀는 온이샘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걸 기억한다.나상준도 매운 것을 먹지 못한다.둘 다 청주 사람이기에 매운 걸 먹지 못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괜찮아, 요즘 싱겁게 먹어서 매운 거로 식욕 돋구고 싶어."온이샘이 직원에게 메뉴판을 돌려주었다. "일단 이렇게 주문할게요.""네."직원에게 차우미가 말했다. "고추 조금만 넣어줘요."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표기해 둘게요."직원이 간 뒤, 온이샘이 차우미의 컵에 회성 특색의 차를 따랐다. 어떤 레스토랑이든 비치된 회성의 특색 차다.찻잔을 바라보던 차우미가 고맙다고 말한 뒤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차우미는 전에도 이 차를 마셔본 적 있다, 맛이 괜찮았다."여기 찜닭이 맛있어서 손님마다 주문한다고 하더라."차우미가 눈썹을 살짝 구부리며 말했다. "선배, 전에 여기서 먹어본 적 있어?"온이샘이 웃으면서 주전자를 내로 놓았다. 찻물을 한 모급 마신 뒤 그가 말했다. "중학교 때, 외삼촌을 따라 회성에 왔는데 외삼촌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이 집에 왔었어. 그때 이걸 먹었는데 맛이 좋더라고.""게다가 여기 장사한 지 엄청나게 오래됐어.""여기에 아직도 그게 있는 줄 몰랐는데..."차우미는 이해되었다. "이따가 제대로 맛보자."차우미는 매운 것도 잘 먹었다, 매운 것을 먹어도 여드름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특히 여가현은 매운 것을 많이 먹으면 여드름이 잘 생겨 매번 차우미를 부러워했다."그래."두 사람이 담소를 나누는 사이 음식이 나오자 온이샘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회성에서 겪었던 일화를 알려주었다.그녀는 온이샘의 말을 들으며 음식을 먹었다.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다.점심을 다 먹은 뒤, 차우미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그러더니 온이샘에게 미안한 듯 말했다. "선배, 미안한데 오후에 일정이 있어. 5시쯤에 끝나.""먼저 회성에서 돌아다니고 있어, 내가 끝나면 올게. 그래도 돼?"온이샘이 고개를 끄덕였다. "

  • 봄날   제253화

    차우미는 잠시 당황했다.미처 온이샘이 오늘 밤에 가자고 할 줄 몰랐다.온이샘은 차우미의 얼굴이 살짝 굳자, 긴장한 체로 얼른 말했다. "오후에 거기 간다며? 나도 가면 네가 갔다 왔다 반복할 필요 없잖아."차우미의 눈매가 부드럽게 변했다. "그래."온이샘이 그녀를 번거롭게 하지 않기 위해 이런다는 것을 차우미도 잘 알고 있다."선배, 난 옛 성벽 맞은편에서 일해. 5시쯤에 출발하면 일 끝나자마자 내가 옛 성벽 쪽으로 넘어갈게. 거기서 보자."온이샘이 말했던 풍경이 좋다던 곳은 행사장의 맞은편이다.그녀가 오후에 둘러볼 곳은 아직 공터나 다름없었다.온이샘이 미소 지었다. "그래."식사를 마친 그들은 레스토랑을 나서기로 했다.온이샘은 지나가던 택시를 세운 뒤 차우미에게 차 문을 열어줬다."오후에 아무 일도 없으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문자해, 전화해도 되고." 차 문이 닫기 전 온이샘이 허리를 굽혔다.온화한 눈빛으로 차우미에게 말했다.차우미를 제외한 모두가 그의 마음을 알고 있다."응, 선배도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차우미기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온이샘이 눈가에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준 뒤, 차 문을 닫았다.곧 차가 시야에서 사라졌다.온이샘은 자리에 서서 차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눈에 웃음이 가득했다.그들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녀는 온이샘에게 회성에 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대략 언제 돌아갈 것인지 묻지 않았고, 그는 또한 말하지 않았다.아무것도 묻지 않았기에 더 좋았다.온이샘은 그녀 때문에 여기에 왔다. 하지만 그가 미리 차우미에게 알렸다면 그녀는 분명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다.한편, 레스토랑 맞은편 주차장에 벤츠 차량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차 안에는 운전기사가 있었다. 그는 차우미가 택시를 타고 떠난 뒤, 온이샘 혼자 서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운전기사가 하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우미를 따라가야 하는지, 온이샘을 따라가야 하는지 물어보기 위해

  • 봄날   제254화

    진정국이 웃음을 멈추었지만, 그의 입가에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전문가뿐일까, 대단한 스승님이지."차우미의 재능과 솜씨가 저 정도인 것으로 볼 때, 그녀의 아버지는 더욱 대단한 사람이다.하성우가 흥미로운 얼굴로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왜 참석하지 않은 거예요?""같이 왔으면 훨씬 더 좋았겠는데.""이번 프로젝트가 잘되면 모두가 저희의 손기술 알게 될 텐데, 예술인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진정국이 손사래 쳤다. "안 된다, 안 된다."하성우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왜요?"진정국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구속도, 규칙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가 하는 것만 하는 성격이야. 게다가 자기 가게도 있어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 여기까지 올 시간이 없어.""아... 그렇구나. 선생님께서 시간 날 때 멈추었지만, 그의 와서 놀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하하, 직접 여기까지 오게 할 수 있다면 난 상관없다."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하성우, 차우미 그리고 나상준이다.하성우가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나한테 맡기세요!"진정국이 웃음을 터트렸다.차 안에 두 사람은 매우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성우가 전화를 끊자 운전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에 온이샘을 한번 쳐다보았다.차우미가 떠난 지 얼마 안 가, 온이샘도 택시를 타고 떠났다.그는 호텔로 돌아가려 했다.안평시에서 차우미의 집에 들렀었다. 두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차우미를 만나기 위해 회성에 간다고 말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도 물어보기 위해서였다.하선주는 그가 회성에 간다고 하자 회성에서 구할 수 없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간식들과 옷가지를 챙겨주었다. 하선주는 차우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성에 머물 줄 몰랐다. 그래서 입을 옷이 부족할까 봐 온이샘에게 그녀의 옷을 챙겨준 것이다.온이샘이 이번에 챙겨온 물건의 태반이 차우미의 것이다. 그의 것은 오히려 얼마 없었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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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상준은 차우미 뒤에서 두 모녀가 포옹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는 흠칫하며 눈을 들었다.차동수는 하선주의 뒤를 따라 입구로 왔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차우미를 보았고, 이어서 딸의 뒤에 서 있는 나상준을 보았다.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사위였던 나상준은 나씨 가문의 후손으로서 언제나 예의가 바르고 사려가 깊었다.나상준의 성격은 보통 사람과 달랐는데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잘 웃지도 않으며 내성적이어서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못한다.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한 3년 동안 차동수도 사위 나상준과 몇 마디 해본 적이 없어서 여전히 낯설었다.차동수에게 나상준은 아주 훌륭하고 교양이 있는 젊은이였고 동시에 따뜻함도 인간미도 없는 사위이기도 했다.이런 사윗감은 좋다고 하기도 나쁘다고 하기도 애매했는데 차우미만 좋으면 그들은 의견이 없었다.그런데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가 제3자 때문이라는 것이 제일 의외였다.차동수의 마음속에 나상준은 절대 교양이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일이 발생하고 나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다만 나상준의 신분과 지위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있을 법한 일이기도 했다.비록 부모 눈에 자신들의 자식이 제일이겠지만 차우미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들도 똑똑히 알고 있었고 또 사람과 사람은 차이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나상준과 같은 훌륭한 아이가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절대 차우미와의 결혼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약 나상준이 차우미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차동수는 절대 두 사람을 만나게 하지 않았을 건데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기에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얼마 전에 차우미가 나상준과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음이 아팠는데 동시에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맞지 않으면 하루빨리 헤어지는 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하선주가 나상준을 못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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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니야. 시간도 늦었고 아빠와 엄마는 이제 주무실 거야. 그러니 상준 씨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안평에 오기 전에 나상준은 차은평과 소명진을 보러 온다고 했지, 차동수와 하선주도 만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조금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나상준의 뜻을 이해했다.후배로서 예의상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안 가면 오히려 말이 안 되는 것이다.하지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 집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는지는 나상준도 잘 알고 있었다.“가자.”차우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나상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나상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가 그와 차우미 앞에 멈춰 섰다.나상준은 몸을 옆으로 돌리고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를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가. 그리고 상준 씨는 일도 바쁠 텐데 얼른 가서 일해. 굳이 오늘 갈 필요 없으니 나중에 시간이 많을 때 가도 돼.”“지금 시간이 돼.”“...”차우미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가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순간 차우미는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생각을 아예 모르는 듯 대답이 없는 차우미를 향해 말했다.“계속 이러고 있으면 시간이 더 늦어져.”차우미는 입술을 다시며 열려 있는 차 문을 보더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올라탔다.나씨 가문에서 자란 나상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차동수와 하선주가 나상준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겠다고 하니 차우미는 포기했다.차우미가 차에 타자 나상준은 문을 닫고 다른 쪽으로 가서 차에 탔다.그들은 순식간에 청강 아파트를 떠났다.청강 아파트와 차동수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멀지 않았기에 십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시간은 교통이 막히지 않은 시간이고 도

  • 봄날   제954화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소명진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상준 씨는 좋은 사람이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저도 그렇고요. 저희는 그냥 맞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소명진은 밤하늘을 바라보더니 평소와 같은 단순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걱정이 많았다.“알았어. 맞지 않으면 다시 찾으면 되지. 우리 손녀가 얼마나 훌륭한데, 꼭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야.”차우미가 웃으며 소명진을 끌어안더니 소명진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할머니, 저 꼭 행복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소명진도 웃었다.“그럼, 우리 우미는 꼭 행복할 거야.”차우미와 소명진은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30분 정도 있다고 신선한 과일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차우미는 거실의 분위기가 나갈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차은평을 번갈아 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표정은 모두 달라졌다.나상준의 표정은 여전히 기쁨과 분노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차우미가 예민한 탓인지 그녀는 나상준이 조금 전과 너무 달라진 것 같았다.반면에 차은평은 표정에 명백한 변화가 있었는데 전처럼 웃는 모습이 아니고 근엄하고 위엄이 느껴졌다.차우미와 소명진이 나가자마자 그다지 좋지 않은 대화를 한 모양이다.차우미는 과일을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이제 쉬셔야죠. 저희는 이만 갈게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또 뵈러 올게요.”현재의 시간은 노인들에게 있어서 늦은 시간이 확실하다.차운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조금 전의 엄숙한 표정은 차우미 집에 들어오는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인자한 얼굴로 변했다.“우리도 알아. 걱정하지 마. 너도 지금 금방 도착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 너의 부모도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너 몇 달 못 본 사이에 야윈 것 같아.”매년 청주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차우

  • 봄날   제953화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면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차은평은 주전자를 들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조금 전까지 보이던 후배에 대한 사랑은 온데간데없이 엄숙했다.나상준은 허리를 약간 굽혀 주전자를 받으려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차은평의 진지한 말에 그는 동작을 멈추고 차은평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네, 사실입니다.”대답을 들은 차은평의 표정은 엄숙하고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낯설게 변했다.그와 동시에 나상준에게 차를 주려고 들었던 주전자를 거두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나상준은 차은평의 행동에 놀라지 않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저와 우미가 이혼하게 된 건 제3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제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혼 3년 동안 절대 혼인 생활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저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요. 제3자는 저도 생각을 못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의 실수입니다.”차은평은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자기 찻잔을 들고 마셨다.나상준이 담담한 어조로 하는 말을 들으며 차은평은 잠깐 흠칫하고 눈빛이 흔들리더니 계속 차를 마셨다.그 모습은 나상준의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듣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나상준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할아버지, 저는 우미와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보상하려는 것도 죄책감도 아니고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미와 이번 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차은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눈을 내리깔고 나상준의 말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말을 마치고 차은평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차은평은 그렇게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모르는 듯 고요함을 만끽하며 차를 천천히 마셨다.손에 들고 있던 차를 절반 넘게 마시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차은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화는 조금 풀리고 미소가 살짝 보였다.하지만 그 미소는

  • 봄날   제952화

    청강 아파트는 도시 중심이 아닌 외곽에 자리잡고 있으며 입주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아파트인데 그 옆에는 강이 있고 그 맞은편에는 작은 산이 있다.때문에 청산녹수가 한눈에 보이고 경치가 너무 좋아 어르신들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인데 차우미의 조부모님들도 바로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그들은 이제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아파트 앞에서 기분 좋게 오가는 차들을 보고 있었다.차가 멈추려 하자 노인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서 차 쪽으로 보고 있었고 차 안에 있는 차우미도 밖에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았다.차가 멈추자 차우미는 잽싸게 내려서 노인들에게로 다가가서 손을 잡고 말했다.“할머니, 여기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으셔도 되는데...”오늘 밤 차우미가 나상준과 함께 조부모님 뵈러 가는 것을 하선주는 싫어했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선주와 통화를 마친 후 조부모님께 연락했었다.그리하여 그들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전에 차우미는 할머니 소명진의 전화를 받고 도착 예정 시간을 얘기했다.그런데 이렇게 밖에 나와서 그들을 기다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소명진은 차우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조금 전까지 산책하다가 마침 네가 올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기다린 거야.”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명진은 차에서 내려 차우미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사람을 보았다.나상준이 말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소명진은 나상준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우미를 보고 말했다.“들어가자. 할아버지는 기다리다가 먼저 집에 들어갔어.”“네.”차우미는 소명진의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계속 문질렀다.소명진은 차우미의 일과 생활에 관해 물었고 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나하나 대답했다.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차우미 옆에서 두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그렇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두 분이 사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 봄날   제951화

    “띵. 존경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비행기는 15분 후에 안평 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 준비를 위해...”기내에서 항공 승무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차우미는 속눈썹을 움직이다가 멍한 표정으로 눈을 떴는데 기내의 희미한 조명과 윙윙거리는 비행기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제대로 한잠을 잤다.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바라보니 안평시의 불빛들이 깜빡였는데 밤하늘의 가득 채운 것이 은하수의 별빛처럼 아름다웠다.차우미는 일어나 앉아서 눈을 비볐다.나상준은 옆에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면서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잽싸게 손을 뻗어 담요를 잡아 다시 덮어주었다.차우미는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숙였는데 관절이 명확한 손이 자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고마워”그리고 직접 담요를 가져다가 덮었다.담요를 정리하고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하품하며 계속해서 창문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비행기는 점차 하강했는데 익숙한 도시, 고향이 가까워지자,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돌아오게 되어 그녀는 행복했다.나상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차우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눈에 빛이 반짝거렸고 또 하품으로 인해 살짝 촉촉했다.눈빛에서 나상준은 차우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너무 행복해하는 것을 느꼈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유유히 안평 공항에 순조롭게 착륙했다.기내는 어느새 등이 전부 켜졌고 승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차우미는 안전벨트를 풀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는데 도로 옆에 앉은 나상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가방을 들고 먼저 나갔다.차우미는 하는 수 없이 나상준의 뒤를 따라 기내에서 나갔다.두 사람은 여전히 VIP 통로로 아무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몇 분 만에 공항을 나왔다.차는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사는 차우미와 나상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짐을 받아 트렁크에 넣었다.나상준은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에게 먼저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사양하지 않고 올라가서 안쪽으로 앉

  • 봄날   제950화

    진문숙은 마음이 어찌 조급했는지 가능하다면 올해에 결혼식까지 치르고 싶었다.파티에서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우아한 음악 선율에 맞춰 각자의 생각과 행복, 그리고 걱정들을 이야기했다....성북동 별장에서.주혜민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난 후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고 큰 도로로 빠르게 달렸다.그날 밤, 그녀는 나상준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당황했다.주혜민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나상준과 가까이할 수 없었다.그래서 고민 끝에 문지영을 만나서 상황을 얘기하려고 했다.비록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지영과 친해지면 그것 또한 자기에게 유리할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주혜민이 문지영이 집에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결국 집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부의 말에서 문지영이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왜 나를 안 만나려고 하는 거지?’주혜민은 설마 나상준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문지영을 만났고 또 문지영은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했다.그녀는 문지영의 성격을 잘 아는데 절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런데 이제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문지영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건 그 이유 외 다른 건 없다고 생각했다.이제 문지영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여자가 자신을 이겼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절대 안 돼!’주혜민은 지금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상대가 자기보다 조건이 좋든 안 좋든 절대 나상준을 포기할 수 없었다.3년을 기다려서 겨우 기회가 왔는데 다시는 나상준을 다른 여자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핸들을 꽉 잡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자 기다란 브레이크 소리가 깊은 밤에 울려 퍼졌다.차를 길옆에 주차하고 주혜민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그녀는 더 이상 시간

  • 봄날   제949화

    문지영도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돌렸는데 한 번에 몇몇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거의 모두 만나봤던 사람들인데 그중에 온씨 가문의 진문숙도 있었다.문지영은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특별히 필요가 있을 때만이 그 필요한 사람과 가까워지려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서혜란처럼 말이다.예를 들어 온씨 가문의 진문숙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는데 평소에 가끔 만나면 간단하게 웃으면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서혜란의 말에 문지영은 궁금해서 물었다.“결혼식이라니? 어느 가문에 결혼식이 있을 것 같아?”문지영 나이대의 사람들은 자식들의 나이가 모두 나상준과 비슷했는데 거의 모두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어느 가문의 자식이 약혼하고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서혜란은 문지영을 보더니 턱으로 진문숙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가운데 있는 온씨 가문의 며느리 진문숙 씨 알지?”문지영은 진문숙 방향으로 보았는데 거기에는 3~4명이 있었는데 진문숙에 가운데서 제일 기쁘게 웃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슨 경사가 있는 듯싶었다.문지영이 잠깐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온씨 가문의 아들은 해외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데 괜찮다고 들었어.”예로부터 사람들은 훌륭한 아이와 나쁜 아이들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는다.“맞아. 온씨 가문의 아들은 모두가 좋다고 해. 최근에 들었는데 그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해. 성격이 조용하고 가문도 좋으며 진문숙 씨도 보고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문지영이 그제야 이해했다.그들과 같은 가문에서는 며느리를 볼 때 아들만 좋아한다고 되는 거 아니고 가문 어른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는데 만약 어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했다.그런데 서혜란이 진문숙도 만나보고 만족한다고 하니 아마도 성사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잘된 일이군.”말은 그렇게 했지만, 문지영은 마음속으로 조금 다급했다.주변의 많은 아이들은 모두 결혼

  • 봄날   제948화

    어떤 일은 당사자가 눈치채기 전에 잘못 말하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뒤에 주씨 가문에 일이 발생하고부터 문지영은 서혜란과 가까이 지냈는데 그녀를 통해서 더 많은 아기씨를 요해하고 직접 며느리를 고르고 싶었다.그때 서혜란은 마음속으로 기뻐했고 문지영이 장님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혜란은 주혜민의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자기가 알고 있는 아가씨들에 대해서만 문지영에게 알려주고 문지영이 직접 만나보고, 조사하고 고려하게 했다.비록 주혜민은 좋아하지 않지만, 서혜란은 나상준을 높이 평가했다.서혜란이 봤을 때 나상준은 능력이 있고 대담하고 용감하며 신중하게 일 처리 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하지만 결혼은 서로 맞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비록 자기 가문에 나이와 조건이 비슷한 소녀를 나상준에게 소개해 주려고 골라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려면 서로 맞아야 한다.서혜란은 모든 일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다.때문에 문지영이 며느리를 찾는 문제에서 그녀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모두 나상준과 잘 어울릴만한 아가씨들만 문지영에게 말했다.이제 남은 건 나상준의 마음에 달렸는데 그는 아무나 쉽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문지영이 주혜민을 얘기하는 것을 듣더니 서혜란은 곧바로 문지영이 이제 주혜민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주혜민은 정말로 며느리로 적합하지 않았기에 서혜란도 그냥 준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다.“그 아이가 상준이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서혜란은 여전히 주혜민에 대한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주혜민과 나상준에 대한 소문은 서혜란도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나씨 가문의 나상준이 만약 정말로 주혜민을 좋아한다면 절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주혜민이 어떤 사람인지 나상준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때문에 나상준이 주혜민을 선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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