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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나상준은 셔츠와 정장 바지를 입고, 손목에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전과 달라졌다.

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한동안, 그가 출장을 가게 될 땐, 그녀에게 미리 말했고 그녀가 짐을 미리 정리해줬다.

하지만 출장 기간이라든지,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차우미는 나상준의 다른 모습에 놀랐다.

나상준이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상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연락 안 되면 하성우 찾고."

차우미 그가 말하는 것이 일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최근 나상준이 줄곧 그들을 따라다닌 이유 중 하나가 나상준이 이 프로젝트에 거액의 돈을 투자한 것이다.

당연히 중시해야 했다.

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차우미의 대답은 나상준이 원했던 대답이 아니다.

나상준은 별말 없이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그동안 마음속에서 줄곧 은은하게 팽팽했던 끈이 마침내 느슨하게 풀어진 느낌이었다.

이혼한 사이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좋지 않았다.

차가 호텔 밖에 세워졌고 운전기사는 트렁크에 캐리어를 실었고 나상준이 차에 탔다.

곧 차가 출발했다.

시간이 늦었던 탓에 도로에는 차가 적었다.

차가 일정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고 창밖으로 나무들이 스쳐 지났다. 가로등도 속도 빠른 차에 스치듯 지나가며 희미하게 보였다.

나상준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뒷좌석에서 등을 켜고 외투 주머니에서 크지 않은 포장박스를 꺼냈다. 포장박스 안에는 복주머니가 담겨있었다.

그가 눈여겨 봤던 복주머니다.

그는 복주머니 위에 수놓아진 난초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결혼 생활 3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 어떤 것도 선물하지 않았다.

로맨틱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감정도 없다.

무동에서 그녀가 복주머니를 고르는 것을 보고 나상준도 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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