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736 챕터

제231화

차우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기를 낚아챈 나상준의 손을 발견한 차우미는 감전된 것처럼 몸을 움츠렸다. 하성우가 그녀의 손을 잡아 강제로 그의 이마에 댔을 때처럼 말이다.혼란스러웠다.그녀는 침착함을 잃고 발목이 삔 것을 잊은 채 황급히 뒷걸음질쳤다.마치 전장에 뛰어든 병사들처럼 비틀거리다가 곧 무게 중심을 잃고 뒤로 자빠지는 것 같았다.차우미의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그녀의 눈가로 공포가 드러났고 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순간, 그녀의 팔을 낚아챈 나상준은 그녀의 허리를 안아 자기 쪽으로 당겼고, 순식간에 차우미는 나상준에 품에 안겼다.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차우미도 어찌할 새가 없이 일어난 일이다.차우미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뒤로 자빠지는 줄 알았던 자기가 되려 나상준의 품에 안기게 되자 너무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유연한 그녀의 몸이 그의 가슴팍으로 안겼다. 두 사람은 밀접하게 닿아 있었다.그녀가 자기 품에 안기는 순간, 나상준의 눈빛이 변했다.잠잠했던 바다에 소용돌이가 일어나기라도 한 듯, 더는 평온하지 않았다.고요한 침실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센서 등이 밝아졌다가 꺼지기까지, 방 안의 모든 물건이 다시 잠들기까지 고요함만 감돌았다.차우미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평소의 침착함을 잃고 뛰어댔다. 머리가 뒤죽박죽 뒤엉킨 차우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눈앞을 찾아온 어둠에 슬쩍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며 정신을 차렸다."어... 미안."체온을 재려다가 되려 이상한 꼴이 되었다.그녀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그녀는 사과하며 애써 침착함을 되찾았다.차우미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고마워."말을 마친 차우미가 손으로 나상준을 가볍게 밀쳤다. 나상준이 그녀를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더 크게 다쳤을 것이다.신중하게 행동하기로 한 차우미는 그를 세게 밀지 않았다. 가볍게 밀쳤다.계속 부상을 당한 채로 생활할 수 없었다.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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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나상준은 매우 세심했다, 차우미도 그에게 고마웠다.몸을 살짝 뒤로 움직인 차우미는 자리에 똑바로 서 있었다. 나상준의 팔은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었다.그녀는 나상준의 품에서 시종일관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가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자 나상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차우미가 멍한 눈길로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나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붙잡아 부축하려 했다. "잡아."차우미는 그제야 뒤에 있는 테이블을 의식적으로 잡았다. 그제야 나상준이 팔을 거두었다. 차우미가 바닥에 안전히 서고 나서야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다.불은 여전히 켜지지 않았다. 나상준은 불을 켜기 위해 움직였다. 어두컴컴한 방이 밝아졌다.차우미가 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런데 나상준이 갑자기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혀버렸다. 차우미는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양 옆을 받치고 몸을 숙여 그녀에게 다가갔다. "체온."나상준의 야릇한 자세는 마치 당장에라도 그녀에게 뽀뽀라도 할 기세 같았다. 그러나 나상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 밖의 말이다. 차우미는 더는 예민하게 움츠러들지 않았다.자기가 다시 넘어질까 봐 걱정되어 나상준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거라고 여겼다. 그래서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차우미는 정신을 가다듬었다.손에 꼭 쥐고 있던 체온계를 그의 이마에 대고 눌렀다.띡-기계음이 울렸고 체온계에 36.8이라는 수치가 명확하게 떴다."36.8도야, 열 안나." 차우미가 미소 지었다.다행이라 여기며 환하게 웃었다.나상준이 눈을 떴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앞으로 불현듯 거실에서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그녀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녀의 뒤로 춘란 한 그루가 있었다.차우미는 춘란 앞에 서서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쿵, 쿵, 쿵...심장 박동 소리가 그의 명치를 때렸다. 세게 부딪치면서 그의 울대까지 진동이 느껴졌다."응."나상준은 후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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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진현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온화한 그의 눈빛에는 그녀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혜민아, 난 상준이가 아니야.""너도 알고 있잖아."순간, 주혜민이 억눌렀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래, 당신은 나상준이 아니야. 당신은..."그녀는 나상준이 진현처럼 그녀를 따듯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주혜민은 다시 술병을 들어 입에 술을 털어 넣었다. 그녀의 마음은 상처로 곪았다.진현은 눈물을 흘리는 주혜민을 바라보다가 휴지를 들어 그녀의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혜민아, 그만 내려놔."순간, 술을 마시던 주혜민의 행동이 멈추었다.고개를 돌려 실눈을 뜨고 진현을 쳐다보았다.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 온대 간대 사라졌다. 차가운 모습만 남아 있었다. "내려 놓으라니? 진현, 무슨 뜻이야?"급격히 표정이 변한 주혜민 때문에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던 진현도 손을 거두고 그녀를 마주 보았다. "남자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랑 같이 있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잠자리 가지고 싶어해. 그 여자랑 결혼하고 싶고, 평생을 살고 싶어하지.""그런데 상준이는...""닥쳐!"주혜민은 진현의 말을 중도에 끊어버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주혜민이 문을 가리키며 분노했다. "꺼져."진현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예상이라도 한 듯 놀라지 않았다.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찍 쉬어."진현은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밖으로 나가 버렸다. 주혜민은 방문이 닫힐 때까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손에 든 병을 바닥에 힘껏 내리쳤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술병이 산산이 조각났다.방문을 노려보는 주혜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몸과 마음에 화가 차올라 당장에라도 그녀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좋아하는 여자랑 함께 있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잠자리를 갖고 싶은 게 남자라고? 결혼하고 평생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허. 나상준이 그 여자랑 결혼한 이유가 그녀를 사랑해서라고? 그녀를 사랑하는데, 왜 3년간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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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사람들을 이끌고 회성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유머러스하게 해설하는 하성우 덕분에 웃음소리가 끊기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3일은 지날 것이다. 그러면 첫 번째 단계의 작업이 끝난다.하성우는 사람들에게 휴식할 시간도 줄 겸, 하루 동안 회성의 유명한 거리와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회성의 현대 문화를 느끼게 했다.차우미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발목이 다 나아 혼자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며칠동안 나상준이 안아주고 돌봐준 덕분에 그녀의 발목이 아주 빠르게 회복되었다.하지만 병원에 가서 재검을 꼭 받아야 했다.그날이 바로 오늘이다.미리 진료 예약을 해뒀다.차우미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쯤, 아침 러닝을 끝내고 돌아온 나상준이다. 두 사람은 아침 식사를 한 뒤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두 사람은 아주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했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발목을 삔 자기 때문에 나상준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녀만 케어했다고 여긴 차우미는 마음이 편치 못했다.그녀를 돌보기 위해 그녀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그래서 그녀도 이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상준을 도울 수 있는 한 뭐라도 하고 싶었다.예를 들면, 드라이클리닝을 한 그의 옷을 챙겨 파우더룸에 정리를 한다든가, 그가 달리기하고 돌아오기 전에 그녀는 그가 목욕 후 입을 옷을 파우더룸 상단에 정리해 놓는다든지... 이렇게 하면 그가 목욕 후 바로 입을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마치 혼인 기간에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던 것처럼.차우미는 받은 것이 있으면 돌려줘야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나상준이 그녀를 돌봐줬으니, 그녀도 나상준을 도와야 했다.나상준이 돌아왔을 땐, 차우미는 책상 앞에 앉아 일하고 있었다.그는 창문 앞에 앉아 일하는 사람을 바라보다가 욕실로 가서 목욕하고 곧바로 파우더룸으로 가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옷을 가져다 입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파우더룸에 들어간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컵에 따듯한 물을 따라 탁자 위에 올려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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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나상준은 방안에서 통화했다. 덕분에 차우미도 그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었다. 한 공간에서 못 듣는 게 더 어려웠다.통화 소리에 차우미는 멈칫하더니, 다시 일에 집중했다.나상준도 이젠 자기 업무에 복귀할 때가 되었다.차우미도 정리를 한 뒤, 두 사람이 호텔로 나와 아침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회복이 잘 되었네요. 다시 삐끗하지 않는 이상, 별문제 없을 겁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완쾌 정도를 살핀 뒤 나상준이 의사를 바라보며 말했다."따로 주의 해야 할 게 있나요?""네, 회복이 잘 되고 있지만, 장시간 보행은 아직 안 됩니다. 특히 고르지 못한 곳은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다시 삐지 않게 주의하시고요.""알겠습니다."검사를 맞힌 두 사람은 L 거리로 향했다.차우미가 검진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미리 집합했다. 차에 오른 뒤, 나상준은 하성우에게 연락해 구체적인 위치를 알아냈다. "L 거리 동문으로 가.""네."운전기사가 나상준이 말한 곳으로 향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전화를 받고 바로 공항으로 갈 줄 알았다.그러나 나상준은 그녀와 동행했다.어쩌면 그녀를 하성우에게 데려다 준 뒤 공항으로 갈지 모른다고 여겼다.병원에서 L 거리까지 거리가 있었다. 아침 시간이라 차가 막혀 도착하는 데 30분이 걸렸다.나상준과 차우미가 차에서 내렸다. 광장에 모여 조각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하성우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차우미와 나상준이 도착한 것을 발견한 하성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기 두 분도 도착하셨네요."그의 말에 사람들도 시선을 돌렸고 두 사람을 발견했다.특히 진정국이 유난히 반가워했다.며칠 간, 그는 나상준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차우미가 발을 다치는 바람에 나상준이 곁에서 그녀를 보살폈다. 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지 않게 하려고 항상 안고 다녔고 귀찮거나, 힘든 티를 내지 않았다.아주 보기 드문 광경이다.나상준 같은 지위에 있으면 저런 일을 굳이 자기가 할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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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두 사람을 매일 이렇게 보고 웃으면 수명이 늘어 몇 년은 더 살 수 있을 것 같았다.나상준은 하성우가 싱글벙글 웃는 것을 바라보았다. 하성우의 웃음 속에는 비웃음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웃긴 상황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나상준은 무덤덤하게 대꾸했다."음."하성우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간 여기서 시간을 많이 허비했으니 이젠 돌아가서 일 처리부터 해.""내가 형수 돌볼게."하성우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하 교수가 하성우를 흘겨보더니 엄숙하게 말했다. "어떻게 된 애가 나날이 가벼워 져!"하성우는 하 교수의 호통에 어색하게 웃으며 황급히 변명했다. "내 입이 말썽이네요. 신경 쓰지 마세요."하성우의 성격이 어떤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간 하성우와 지냈던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쾌활하고 유쾌한 사람인지 알고 있다.하성우와 나상준이 절친한 사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친한 사이에 할 수 있는 농담이었기에 사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차우미가 천천히 조각상을 향해 걸어갔다.하 교수는 차우미를 자애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차우미가 좋은 사람인 것을 며칠간 지내면서 절실히 깨달았다.차우미는 성미가 급하지 않고, 일 처리가 꼼꼼하고 진지했다. 생각도 깨어있었고 사람됨이 매우 예의 바르며, 진퇴를 잘 알고 있어 결점을 찾을 수 없었다.하 교수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자기 손자가 저렇게 좋은 아가씨를 만나길 바랐다.하 교수의 머릿속에 누군가 떠올랐다. 그가 웃음을 터트렸다.사람 보는 눈은 나상준의 할머니가 훌륭했다. 차우미는 나상준의 할머니가 손수 데리고 온 며느리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나상준의 할머니를 직접 찾아뵙고 자기의 천방지축 손자에게 어울리는 신붓감을 추천해달라고 할 생각이다.하성우는 나상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 혼자 흥에 겨워 떠든 것에 대해 속죄할 뿐이다.차우미는 조각상에 몰두했다. 하성우가 황급히 달려가 그녀에게 조각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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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그는 일부러 그녀와 속도를 맞추었다.두 사람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평행선을 걸었다.차우미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하고 담담하게 걸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작은 소리로 그를 불렀다. "상준 씨."그러나 갑자기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가 묻혀버렸다.시끌벅적하게, 말소리가 끊기지 않아 매우 시끄러웠다. 그녀는 나상준이 듣지 못했을 거라고 여겼다.그래서 그의 옷소매를 가볍게 당겼다.나상준이 발걸음을 멈추었다.나상준의 눈빛이 움츠러들며 어둡게 가라앉았다.나상준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그러나 대꾸하지 않았다. 일부러 하지 않았다.그녀가 다시 불러주길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작은 힘으로 옷소매를 끌어당기는 차우미였다. 그가 살짝만 움직여도 빠져나가는 힘이었다. 서로의 피부가 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온기가 소리 없이 그의 심장을 파고들었다.나상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차우미는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나상준이 자리에 멈춰 서자, 차우미가 서둘러 손을 놓았다.그녀는 마치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처럼 당황하며 손을 뺐다.너무 친근한 행동이었다.차우미는 옆으로 살짝 옮겨, 그와 거리를 뒀다.나비가 소스라치게 놀란 것처럼 그와 멀어졌다.나상준의 눈이 흔들렸다.그는 시선을 돌려 차우미를 쳐다보았다.그녀가 옷 소매를 잡아당겼을 땐 둘 사이에는 반걸음 정도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깜짝 놀라 멀어진 차우미의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한 걸음 정도 거리가 생겼다.둘 사이의 거리를 바라보던 나상준이 서운한 듯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당연히 해야 할 질문이다.조금의 이질감도 없다.차우미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몇 시 비행기야?"나상준이 일이 생겨 먼저 가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궁금한 듯 물었다. 오전, 오후 심지어 저녁이 다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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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차우미가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급하지 않다고? 떠나기 바로 직전에 짐 정리하겠다는 건가?'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나상준이 먼저 앞서 나갔다. 차우미는 의아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겼다.하성우가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이동하고 있었다. 나상준과 차우미가 따라오지 않자, 하성우는 신경 쓰지 말라며 나상준에게 위치를 간략하게 보냈다. 부부가 놀러 간 것 같다고 말하는 하성우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모두 동의하는 눈치다.부부의 삶도 있는 법이니, 둘 만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그들은 먼저 차를 타고 이동했다.그래서 나상준과 차우미가 나왔을 땐 아무도 없었다.나상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읽지 않은 메시지가 표시되어 내용을 확인하자 하성우가 보낸 것이었다.하성우가 주소 좌표를 보냈다. [경치도 좋은데 좋은 시간 보내,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이모티콘까지 보내왔다.나상준은 하성우가 보낸 좌표를 확인했다.주소는 무동이다. 연등회를 개최하는 장소가 무동이었다.차우미는 주위를 둘러보며 하성우를 찾았으나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연등회에 흥미를 느꼈다. 회성의 독특한 전통문화였다. 저녁 식사를 할 때 다 같이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그러나 하성우가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가버려 두 사람만 남았다.하지만 나상준도 자기 일이 있는 사람이다. 같이 가자고 말할 수 없었다.결국 차우미는 먼저 호텔로 돌아가 짐 정리를 대신 해주기로 했다. 그 다음 혼자 연등회에 갈 생각이었다.주소는 하성우에게 물으면 되었다그녀가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나상준이 휴대폰을 넣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에 타."차우미가 어리둥절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나상준은 그녀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몇 초 동안 멍하니 상황 파악을 하던 차우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입술을 살짝 깨문 차우미가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탔다. 나상준도 뒤이어 차에 탔다."무동으로 가."차에 탄 나상준이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네, 대표님."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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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차우미는 나상준과 가까워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금빛이 비치면서 밝게 빛났다.차우미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장사꾼, 노점상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눈여겨보았다.물론 이곳에 모인 모두가 이곳에 재미를 느끼고 있겠지만, 이곳은 그녀의 추후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녀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나상준은 시종일관 그녀 곁을 걸었다. 때때로 팔을 뻗어 그녀에게 부딪치려는 사람을 막기도 했다. 그의 눈동자는 차우미만 쫓았다.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찬 차우미의 눈매를 바라보았다.차우미는 작은 노점상 앞에 멈춰 섰다. 매달려 있는 작은 복주머니를 눈여겨보았다. 예전에는 이것을 사랑의 증표로 쓰기도 했다. 주머니에 새겨진 꽃과 새 자수는 더욱 의미 있었다.차우미의 머릿속에 불현듯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조각물에 하나하나의 감정을 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가족애, 우정, 사랑...각 시리즈마다 대표적인 인물과 스토리를 찾아 조각하는 것이다.'정, 정이 중요해.'세상 만물에는 정이 존재했다.어떤 정이든 모두 소중한 것이다. 없어서는 안 되는 감정이다. 만약 정이 없다면 이 세상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작품의 메인 키워드가 정해졌다.회성의 각 지역의 현지 문화를 이해했고 그녀는 자기 생각을 정리해뒀다.나중에 이것을 주제로 토론하면 좋을 것 같았다.복주머니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차우미를 바라보던 나상준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주머니 위로 떨어졌다.평범한 주머니는 기계로 만들어진 기성품이다. 재질도 평범하고 가격도 쌌다.좋다고 말 할 수 없다.하지만 작은 수레에 매달려 불빛을 받자, 평범하던 주머니가 순식간에 아름다운 주머니로 변했다.나상준은 난초가 수놓아진 금빛 주머니에 시선을 두고 손으로 그것을 내렸다.노점상의 주인이 반갑게 뛰어와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특히 나상준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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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차우미는 놀랍지 않았다.점주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5만 5천 원만 주세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그녀가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점주가 살짝 놀랐다.그는 차우미와 나상준을 번갈아 보았다.남자가 돈을 낼 줄 알았으나, 여자가 돈을 내는 광경에 점주는 놀랐다. 나상준을 위아래로 훑어본 점주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보아도 가난한 사람 같지 않았다. 인색한 사람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여자를 계산하게 하는 꼴이 이해되지 않았다.차우미가 점주에게 6만 원을 건넸다.점주는 중얼거리며 잔돈 5천 원을 꺼내 차우미에게 건네며 웃었다. "잔돈입니다.""네."돈을 건네받은 차우미가 지갑에 돈을 넣었다.점주가 서둘러 선물 포장용 상자를 꺼냈다. 차우미가 얼른 말했다. "포장 안 해도 돼요, 쇼핑백에 그냥 담아줘요."차우미는 고개를 돌려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나상준의 시선이 선물 상자에 꽂혀 있었다. 차우미가 물었다. "포장할래?"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려고 사는 것이면서 돈을 내지 않는 나상준 때문에 차우미는 같이 냈다.큰돈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기를 돌봐준 사람에게 만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응."점주는 나상준의 대답에 더욱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여자가 돈을 내는 마당에, 자기가 고른 것을 포장해달라고 한다.'설마 여자 돈으로 사서, 여자한테 선물하려는 건가?'점주는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복주머니를 선물 상자에 담은 뒤 포장해 나상준에게 건넸다.나상준이 상자를 받아 손에 쥐었다. 차우미에게 줄 의사가 없어 보였다.차우미도 쇼핑백을 받아들고 앞으로 나아갔다.점주는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멀쩡한 남자 같은데 왜 저리 이상하지?"차우미와 나상준은 계속해서 돌아다녔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샀다. 차우미는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이곳에 완전히 빠져 버렸다. 알림이 울리고 나서야 나상준이 가야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휴대폰으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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