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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진현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온화한 그의 눈빛에는 그녀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혜민아, 난 상준이가 아니야."

"너도 알고 있잖아."

순간, 주혜민이 억눌렀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래, 당신은 나상준이 아니야. 당신은..."

그녀는 나상준이 진현처럼 그녀를 따듯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혜민은 다시 술병을 들어 입에 술을 털어 넣었다.

그녀의 마음은 상처로 곪았다.

진현은 눈물을 흘리는 주혜민을 바라보다가 휴지를 들어 그녀의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혜민아, 그만 내려놔."

순간, 술을 마시던 주혜민의 행동이 멈추었다.

고개를 돌려 실눈을 뜨고 진현을 쳐다보았다.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 온대 간대 사라졌다. 차가운 모습만 남아 있었다. "내려 놓으라니? 진현, 무슨 뜻이야?"

급격히 표정이 변한 주혜민 때문에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던 진현도 손을 거두고 그녀를 마주 보았다.

"남자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랑 같이 있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잠자리 가지고 싶어해. 그 여자랑 결혼하고 싶고, 평생을 살고 싶어하지."

"그런데 상준이는..."

"닥쳐!"

주혜민은 진현의 말을 중도에 끊어버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주혜민이 문을 가리키며 분노했다.

"꺼져."

진현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예상이라도 한 듯 놀라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찍 쉬어."

진현은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밖으로 나가 버렸다.

주혜민은 방문이 닫힐 때까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손에 든 병을 바닥에 힘껏 내리쳤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술병이 산산이 조각났다.

방문을 노려보는 주혜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몸과 마음에 화가 차올라 당장에라도 그녀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

'좋아하는 여자랑 함께 있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잠자리를 갖고 싶은 게 남자라고? 결혼하고 평생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허. 나상준이 그 여자랑 결혼한 이유가 그녀를 사랑해서라고? 그녀를 사랑하는데, 왜 3년간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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