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가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급하지 않다고? 떠나기 바로 직전에 짐 정리하겠다는 건가?'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나상준이 먼저 앞서 나갔다. 차우미는 의아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겼다.하성우가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이동하고 있었다. 나상준과 차우미가 따라오지 않자, 하성우는 신경 쓰지 말라며 나상준에게 위치를 간략하게 보냈다. 부부가 놀러 간 것 같다고 말하는 하성우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모두 동의하는 눈치다.부부의 삶도 있는 법이니, 둘 만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그들은 먼저 차를 타고 이동했다.그래서 나상준과 차우미가 나왔을 땐 아무도 없었다.나상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읽지 않은 메시지가 표시되어 내용을 확인하자 하성우가 보낸 것이었다.하성우가 주소 좌표를 보냈다. [경치도 좋은데 좋은 시간 보내,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이모티콘까지 보내왔다.나상준은 하성우가 보낸 좌표를 확인했다.주소는 무동이다. 연등회를 개최하는 장소가 무동이었다.차우미는 주위를 둘러보며 하성우를 찾았으나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연등회에 흥미를 느꼈다. 회성의 독특한 전통문화였다. 저녁 식사를 할 때 다 같이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그러나 하성우가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가버려 두 사람만 남았다.하지만 나상준도 자기 일이 있는 사람이다. 같이 가자고 말할 수 없었다.결국 차우미는 먼저 호텔로 돌아가 짐 정리를 대신 해주기로 했다. 그 다음 혼자 연등회에 갈 생각이었다.주소는 하성우에게 물으면 되었다그녀가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나상준이 휴대폰을 넣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에 타."차우미가 어리둥절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나상준은 그녀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몇 초 동안 멍하니 상황 파악을 하던 차우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입술을 살짝 깨문 차우미가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탔다. 나상준도 뒤이어 차에 탔다."무동으로 가."차에 탄 나상준이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네, 대표님."곧
차우미는 나상준과 가까워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금빛이 비치면서 밝게 빛났다.차우미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장사꾼, 노점상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눈여겨보았다.물론 이곳에 모인 모두가 이곳에 재미를 느끼고 있겠지만, 이곳은 그녀의 추후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녀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나상준은 시종일관 그녀 곁을 걸었다. 때때로 팔을 뻗어 그녀에게 부딪치려는 사람을 막기도 했다. 그의 눈동자는 차우미만 쫓았다.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찬 차우미의 눈매를 바라보았다.차우미는 작은 노점상 앞에 멈춰 섰다. 매달려 있는 작은 복주머니를 눈여겨보았다. 예전에는 이것을 사랑의 증표로 쓰기도 했다. 주머니에 새겨진 꽃과 새 자수는 더욱 의미 있었다.차우미의 머릿속에 불현듯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조각물에 하나하나의 감정을 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가족애, 우정, 사랑...각 시리즈마다 대표적인 인물과 스토리를 찾아 조각하는 것이다.'정, 정이 중요해.'세상 만물에는 정이 존재했다.어떤 정이든 모두 소중한 것이다. 없어서는 안 되는 감정이다. 만약 정이 없다면 이 세상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작품의 메인 키워드가 정해졌다.회성의 각 지역의 현지 문화를 이해했고 그녀는 자기 생각을 정리해뒀다.나중에 이것을 주제로 토론하면 좋을 것 같았다.복주머니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차우미를 바라보던 나상준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주머니 위로 떨어졌다.평범한 주머니는 기계로 만들어진 기성품이다. 재질도 평범하고 가격도 쌌다.좋다고 말 할 수 없다.하지만 작은 수레에 매달려 불빛을 받자, 평범하던 주머니가 순식간에 아름다운 주머니로 변했다.나상준은 난초가 수놓아진 금빛 주머니에 시선을 두고 손으로 그것을 내렸다.노점상의 주인이 반갑게 뛰어와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특히 나상준을 더
차우미는 놀랍지 않았다.점주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5만 5천 원만 주세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그녀가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점주가 살짝 놀랐다.그는 차우미와 나상준을 번갈아 보았다.남자가 돈을 낼 줄 알았으나, 여자가 돈을 내는 광경에 점주는 놀랐다. 나상준을 위아래로 훑어본 점주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보아도 가난한 사람 같지 않았다. 인색한 사람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여자를 계산하게 하는 꼴이 이해되지 않았다.차우미가 점주에게 6만 원을 건넸다.점주는 중얼거리며 잔돈 5천 원을 꺼내 차우미에게 건네며 웃었다. "잔돈입니다.""네."돈을 건네받은 차우미가 지갑에 돈을 넣었다.점주가 서둘러 선물 포장용 상자를 꺼냈다. 차우미가 얼른 말했다. "포장 안 해도 돼요, 쇼핑백에 그냥 담아줘요."차우미는 고개를 돌려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나상준의 시선이 선물 상자에 꽂혀 있었다. 차우미가 물었다. "포장할래?"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려고 사는 것이면서 돈을 내지 않는 나상준 때문에 차우미는 같이 냈다.큰돈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기를 돌봐준 사람에게 만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응."점주는 나상준의 대답에 더욱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여자가 돈을 내는 마당에, 자기가 고른 것을 포장해달라고 한다.'설마 여자 돈으로 사서, 여자한테 선물하려는 건가?'점주는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복주머니를 선물 상자에 담은 뒤 포장해 나상준에게 건넸다.나상준이 상자를 받아 손에 쥐었다. 차우미에게 줄 의사가 없어 보였다.차우미도 쇼핑백을 받아들고 앞으로 나아갔다.점주는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멀쩡한 남자 같은데 왜 저리 이상하지?"차우미와 나상준은 계속해서 돌아다녔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샀다. 차우미는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이곳에 완전히 빠져 버렸다. 알림이 울리고 나서야 나상준이 가야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휴대폰으로 시간
나상준은 셔츠와 정장 바지를 입고, 손목에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문 앞에 서 있었다.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전과 달라졌다.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한동안, 그가 출장을 가게 될 땐, 그녀에게 미리 말했고 그녀가 짐을 미리 정리해줬다.하지만 출장 기간이라든지,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다른 모습에 놀랐다.나상준이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상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연락 안 되면 하성우 찾고."차우미 그가 말하는 것이 일이라는 것을 이해했다.최근 나상준이 줄곧 그들을 따라다닌 이유 중 하나가 나상준이 이 프로젝트에 거액의 돈을 투자한 것이다.당연히 중시해야 했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차우미의 대답은 나상준이 원했던 대답이 아니다.나상준은 별말 없이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그동안 마음속에서 줄곧 은은하게 팽팽했던 끈이 마침내 느슨하게 풀어진 느낌이었다.이혼한 사이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좋지 않았다.차가 호텔 밖에 세워졌고 운전기사는 트렁크에 캐리어를 실었고 나상준이 차에 탔다.곧 차가 출발했다.시간이 늦었던 탓에 도로에는 차가 적었다. 차가 일정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고 창밖으로 나무들이 스쳐 지났다. 가로등도 속도 빠른 차에 스치듯 지나가며 희미하게 보였다.나상준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뒷좌석에서 등을 켜고 외투 주머니에서 크지 않은 포장박스를 꺼냈다. 포장박스 안에는 복주머니가 담겨있었다.그가 눈여겨 봤던 복주머니다.그는 복주머니 위에 수놓아진 난초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결혼 생활 3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 어떤 것도 선물하지 않았다.로맨틱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감정도 없다.무동에서 그녀가 복주머니를 고르는 것을 보고 나상준도 고른 것이다.작
온이샘-[아침 먹었어?]문자를 확인한 차우미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먹었어, 선배는?]가끔 온이샘과 연락을 했던 차우미다. 이렇게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곤 했다.너무 자주 문자 보내는 것은 아니었다.온이샘이 바쁘다고 여겼던 차우미는 문자를 자주 하지 않았다.한편, 안평시.온이샘은 짐을 싸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 그는 오늘 회성을 가는 티켓을 예약했다.온이샘은 사실 회성에 도착한 뒤에 차우미에게 연락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온이샘은 미리 문자 보냈다.그래서 8시 전에, 그녀가 바쁘지 않을 것 같을 때 미리 문자를 보낸 것이다.그는 짐을 챙기면서 휴대폰을 확인했다. 답장이 이내 왔고 온이샘은 눈썹이 휘게 미소 지으며 내용을 확인했다. 그의 얼굴에 웃음이 짙어졌다.온이샘이 답장했다. [먹었어, 요즘 바빠?] [괜찮아, 그리 안 바빠.]일사불란하게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이동하는 것 외에 할 게 없었기에 바쁘축에 속하지 않았다.[다행이네, 무리하지 마. 건강이 중요해.]시종일관 차우미를 걱정하는 그는 문자를 할 때마다 그녀에게 건강을 챙기라며 귀띔해줬다.차우미의 눈이 살짝 휘었다. [난 괜찮아. 선배도 건강 챙기면서 일해.][그럴게, 오늘 쉬거든.]차우미가 안심하며 답장했다.[그럼 얼른 쉬어.][응, 나 지금 볼일 보러 나왔어. 이따가 밤에 연락할게.][괜찮아, 일 봐.]온이샘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차우미와 짧은 대화를 끝냈다.이렇게 천천히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차우미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양강의 한쪽은 고대 성벽 유적지고 다른 한쪽은 푸른 초목들이 즐비한 산림이다.이 푸른 산림, 산을 등지고 회양강을 마주한 풍수 좋은 곳에 박물관이 건축된다.그리고 안평시도 장소가 정해졌다. 공사가 빠르게 시작되어, 어느새 윤곽을 갖춘 상태다.노동자들은 8시부터 일을 시작한다.현재 8시가 거의 되어갔다. 사람들이 속속
그래서 나상준이 없는 동안 하성우가 대신 그녀를 돌보기로 했다.주혜민이 무슨 허튼짓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하성우도 당연히 나상준의 부탁을 수락했다.그래서 나상준이 없는 동안 차우미를 잘 보살피기로 했다.차우미에게 어떤 사고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하성우가 차우미에게 문자를 보냈을 땐, 차우미가 이미 출발한 뒤였다.어쩔 수 없이 하성우는 곧장 모임 장소로 향했다.10분 먼저.사람들은 차 안에서밖에 서 있는 차우미를 단번에 발견했다. 가녀리면서도 단아한 차우미는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났다. 평범한 여자와 달랐다. 그녀만 보였다.하성우가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형수,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야?""너무 일찍 오니까 내가 다 민망하네."차우미는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행사에 필요한 부스, 집, 정원 등 세트가 세심하게 세워져 있었다.차우미의 예상보다 훨씬 잘 지어졌다.보름 동안 이렇게 잘 꾸며질 줄 몰랐다.너무 집중을 했던 탓에 차우미는 하성우가 말을 걸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제야 사람들이 도착한 것을 발견했다.하성우는 어느새 그녀의 앞에 와 있었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찍 일어나서 바로 나왔어."전에 나상준이 조깅을 하러 가는 바람에 그녀는 방에서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평소의 생활 방식에서 나상준이 없어지자, 비는 시간이 생겼고 그녀는 자연스레 일찍 밖으로 나왔다.하성우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혹시 형수 어젯밤에 상준이 없어서 제대로 못 잔 거야?"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하성우도 알고 있지만, 하성우는 장난을 참을 수 없었다. 특히 나상준이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장난을 참을 필요는 없었다.당황한 차우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어젯밤 아주 잘 잤다.하지만 진실을 알려줄 수 없었던 차우미는 난감한 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녀는 하성우가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하 교수는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다가왔다. 하성우가 차우미를 놀
하 교수에게 하성우는 매우 소중한 사람이다.덕분에 아침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하 교수는 사람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돌아보았다.그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 어느새 정오가 되었다.하성우가 예약한 식당은 도시에서 거리가 있는 곳이다.30분 정도 차로 이동해야 했다.현재 시간은 11시였다, 식당에 도착하면 11시 반이 될 거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12시가 될 것이다.하성우는 시간을 계산한 뒤 11시에 도칙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하성우와 차우미는 같은 차에 탔다. 차우미, 나상준 그리고 하성우가 타고 다니던 차에 나상준만 빠진 상태다.차우미는 차에 탄 후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그동안 음소거 모드로 설정해 부재중이 와 있을 것 같았다.과연 그녀가 스크린이 밝아지자마자 부재중 문자가 와 있었다.발신자는 온이샘이다.정확히 11시에 온 문자다.차우미가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어느 호텔에 묵어?]멍하게 바깥 하늘을 바라보았다. 밝게 빛나는 태양이 대지를 비추었고 회성이 밝게 빛났다.'선배... 회성에 왔나?'차우미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댔다.온이샘이 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차우미는 왠지 모르게 그가 여기 왔다고 믿고 싶었다.밝은 햇빛에 차우미가 눈살을 찌푸리고 시선을 거두었다. 한편, 회성 공항.온이샘은 캐리어를 끌고 사람들이 오가는 공항에 서 있었다. 청초한 온이샘이 꼿꼿하게 서 있었다.그가 풍기는 분위기에 사람들도 힐끔거리며 온이샘을 훔쳐봤다.하지만 온이샘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했다.그는 차우미가 묶는 호텔로 갈 생각이다.그래서 차우미의 답장만 기다렸다.몇 분 뒤, 차우미가 문자를 보냈다.온이샘의 눈꼬리가 샐쭉해졌다.[선배, 회성이야?]직설적인 질문이었지만 온이샘은 차우미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상상이 갔다. 분명 깜짝 놀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을 거다.온이샘이 피식 웃었다.[응, 나 회성이야.]그가 답장을 보내자마
하성우는 어느새 몸을 옆으로 돌리고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호기심 어린 눈빛이다.그는 차우미가 방금 연락을 주고받은 상대에 대해 궁금했다.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다.차우미는 어리둥절했다.사실 그녀는 하성우가 자기를 이렇게 주시하고 있을 줄 몰랐다.특히 하성우가 이렇게 쳐다볼 때마다 짓궂은 짓을 할까 봐 그녀는 약간 불안했다. 하성우가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하성우는 차우미의 휴대폰을 맑은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던 하성우가 입을 열었다. "형수, 혹시 상준이랑 문자했어요?"차우미는 당황한 얼굴로 하성를 쳐다보았다. 하성우가 또 어떤 엉뚱한 말을 할지 몰라, 차우미는 황급히 손짓하며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하성우의 질문이 더 빨랐다.결국 차우미는 입을 닫았다.그녀는 나상준과 연락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연락을 했다.차우미는 하성우를 속일 생각이 없었기에 멈칫하다가 답했다. "아니."하성우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눈썹을 찌푸렸다. "아니라고?""난 형수가 상준이랑 연락한 줄 알았는데.""상준이가 아니면 누구야? 기분 안 좋아 보이는 것 같던데?"하성우가 황급히 말을 이었다. "형수 오해하지 마. 상준이가 가기 전에 형수 잘 부탁한다고 해서 나도 어쩔 수 없어. 안 그럼 돌아와서 날 죽일지도 몰라.""기분 안 좋은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대신 해결할게!"하성우는 의로운 용사처럼 차우미가 말하는 건 뭐든지 다 할 기세였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었다. 나상준이 정말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성우가 일부러 지어낸 말이라고 여겼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기분 나쁜 거 아니야. 친구가 갑자기 회성에 와서 데리러 가야 해.""아... 그랬구나.""무슨 일 난 줄 알았어."주고받은 알겠다는 듯 주고받은 바라보며 말했다. "형수 친구면 내 친구지. 형수 친구 어디 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