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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그는 일부러 그녀와 속도를 맞추었다.

두 사람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평행선을 걸었다.

차우미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하고 담담하게 걸었다.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작은 소리로 그를 불렀다.

"상준 씨."

그러나 갑자기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가 묻혀버렸다.

시끌벅적하게, 말소리가 끊기지 않아 매우 시끄러웠다.

그녀는 나상준이 듣지 못했을 거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의 옷소매를 가볍게 당겼다.

나상준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나상준의 눈빛이 움츠러들며 어둡게 가라앉았다.

나상준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대꾸하지 않았다. 일부러 하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불러주길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작은 힘으로 옷소매를 끌어당기는 차우미였다.

그가 살짝만 움직여도 빠져나가는 힘이었다.

서로의 피부가 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온기가 소리 없이 그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나상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차우미는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나상준이 자리에 멈춰 서자, 차우미가 서둘러 손을 놓았다.

그녀는 마치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처럼 당황하며 손을 뺐다.

너무 친근한 행동이었다.

차우미는 옆으로 살짝 옮겨, 그와 거리를 뒀다.

나비가 소스라치게 놀란 것처럼 그와 멀어졌다.

나상준의 눈이 흔들렸다.

그는 시선을 돌려 차우미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옷 소매를 잡아당겼을 땐 둘 사이에는 반걸음 정도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깜짝 놀라 멀어진 차우미의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한 걸음 정도 거리가 생겼다.

둘 사이의 거리를 바라보던 나상준이 서운한 듯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당연히 해야 할 질문이다.

조금의 이질감도 없다.

차우미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몇 시 비행기야?"

나상준이 일이 생겨 먼저 가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궁금한 듯 물었다.

오전, 오후 심지어 저녁이 다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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