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201 - Chapter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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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결혼 생활 중에도 그녀는 이런 말에 화가 나지 않았다.나상준은 누가 봐도 멋진 남자였다. 누군가 나상준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나상준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쓸데없이 화를 내며 분풀이 하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이 없다고 여겼다.휴대폰이 조용했다. 심나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깜짝 놀란 심나연은 차우미의 답장만 기다렸다.차우미가 화났다고 할까 봐 걱정되었다. 심성이 바른 차우미를 화나게 만든 것은 분명 상대의 잘못이 더 크다. 차우미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그를 믿어요."부부였을 동안, 차우미는 나상준을 믿었다.이혼하고 나서부터는 신뢰를 논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결혼 기간에 일어났다면, 차우미는 나상준을 믿을 것이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을 눈치챈 나상준이다. 나상준은 그녀의 통화 상대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할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긴장되었다.하지만 방금 그녀가 내뱉은 말 때문에 나상준은 매우 놀랐다.차우미가 자기를 믿는다고 했다.이 한마디 말에서 차우미가 전적으로 그를 신뢰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나상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마치 한 줄기 연 줄기가 마음속으로 흘러들어 온 후 몸속에 퍼져 그의 침울한 마음을 가라앉아 파동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그는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이 실낱같은 물줄기가 자기 몸속에서 요동치도록 내버려두었다.차우미는 오랫동안 통화했다. 차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통화를 끝냈다.심나연은 순간순간 정서가 빨리 변했다. 자기가 말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 차우미의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했다. 차우미가 혹시나 화를 낼까 봐, 차우미가 진짜로 나상준을 믿는지 확인했다.그러고는 나상준에 관한 미담을 수없이 하며 차우미를 위안하고 자기를 위안했다.차우미도 심나연의 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로 상처를 받지 않았다.차가 목적지에 멈추었고 운전기사가 휠체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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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수화기 맞은편에서 차가운 기계 안내음이 들려왔다.하성우가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렇다, 심나연이 하성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하성우가 수신 거부를 했다.심나연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하성우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하지만 하성우가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심나연은 잠시 뒤, 다시 전화를 걸었다.어젯밤, 하성우가 극노했다. 하지만 심나연은 자기 잘못이라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그녀는 하성우가 자기를 영웅처럼 구하는 장면만 신경 썼다, 다른 것은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 차우미와 통화하기 전까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자기 잘못을 뉘우쳤다. 그녀는 하성우가 전화를 제발 받아줬으면 했다."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하지만 하서우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심나연은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그녀는 하성우에게 문자를 남겼다.하성우에게 얼른 차우미에게 말실수한 사실을 알려야 했다. 그래야 하성우와 연락이 닿을 것 같았다.한편, 하성우는 휴대폰에 그녀의 이름이 스크린에 뜨자, 화가 치밀었다. 심나연이 다시 전화를 걸어도 하성우는 계속 전화를 끊어버렸다.결국 화를 못 이겨 휴대폰 전원을 종료했다.심나연과 통화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심나연에게 제대로 가르쳐주어야 했다.그러나 휴대폰이 꺼졌다고 하성우의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심나연은 가만히 당하고 있을 성격이 아니다. 심나연은 분명 어젯밤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고 하성우는 장담할 수 있었다.휴대폰을 껐다는 이유로 심나연이 하성우를 찾아와 위험한 일을 저지르면 안 되었다.하성우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휩싸였다.무슨 일이나 결단력 있게 결정하던 하성우는 심나연에 관한 일이면 주저하고 망설였다. 그는 심나연이 또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를까 봐 초조했다. 머리를 움켜쥐고 고민하던 하성우는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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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하 교수는 손자가 놀음에 탐해서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하성우는 천성이 놀기를 좋아했지만, 문화와 역사방면에 지식이 해박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남들보다 총명했다. 하성우는 문화와 역사방면에서 아주 뛰어났다.그런 손자가 하필 오늘 같은 날, 사적인 일로 이렇게 중대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니 그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할아버지 손자 쓸모있는 놈이에요! 그렇고 말고요!""지금 회양 강변에 계시는 거죠? 제가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 지금 당장 갈게요! 참, 거기 상준이랑 우미 씨도 있죠?"요 며칠, 나상준이 차우미의 곁에서 보살펴준 덕분에 하 교수도 나상준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나상준에 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성우더러 나상준에게 배우라고 귀에 못이 박이게 잔소리를 했다. 집안이 평화로우려면 손자며느리도 차우미 같은 애를 들여야 한다며 입이 닳도록 말했다.아무나 하씨 집안의 며느리가 될 수 없었다. 하성우의 결혼은 이 집안의 큰일이었고, 하 교수는 손자 며느릿감을 아주 깐깐하게 검토했다.그렇기에 하성우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반감이 생겼다. 하성우는 조금 더 자유롭게 즐기고 싶었다."그 부부는 아침 일찍 도착했다. 8시 반에 만나기로 했고, 제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어! 그런데 네놈은 여태 코빼기도 드러내지 않으니, 상준이를 좀 봐! 네가 이러니, 이 할아비가 어떻게 걱정을 안 하겠니?" 나상준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나상준을 감싸고 도는 하 교수다. 그는 자기 손주가 나상준이 아닌 하성우인 것이 아주 한탄스러웠다.나상준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르고 훌륭했다. 자기 친손주보다 손주의 친구가 더 좋았다.원하는 대답을 얻은 하성우는 잔소리하는 하 교수에게 얼른 말했다. "네, 알겠어요. 저 지금 가는 중이에요, 30분 뒤면 도착할 거예요."탁-전화가 끊겼다.하성우는 심나연이 보내온 문자를 확인하고 나상준에게 이 소식을 알리려고 했다.친한 친구가 다시 아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저렇게 노력하는데, 친구로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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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일이 늦게 끝나 이제 도착했네요."하성우가 서둘러 모두에게 사과하며 들어섰다.하 교수는 하성우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비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뒷일은 전부 저 아이한테 맡기거라."비서는 하 교수의 뜻을 알고 있다. 늦게 온 하성우가 만족스럽지 못해, 그에게 남은 일을 맡기려는 심산이다.애초부터 오늘 이 스케줄은 하성우가 맡아야 했다. 하성우가 사람들에게 고대 문화에 설명해주기로 했다. 이것은 하성우의 강점이다.비서가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예."하성우는 할아버지의 지시를 들었다. 하 교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던 하성우는 의외가 아니라는 듯 나서서 말했다. "여기 전문가 님 잠시 휴식하시고 남은 일정은 제가 맡아서 여러분에게 안내하겠습니다!"너스레를 떨며 시원하게 말하는 하성우 덕분에 사람들은 깔깔 웃기 시작했다.하성우는 어떤 장소든 가리지 않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소질이 있었다.그가 도착하고 나서부터 분위기가 아주 달라졌다.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설명해야 할 내용은 깔끔하게 설명했다.차우미는 휠체어에 앉아 해맑게 미소 짓는 하성우의 해설을 편안하게 들었다.하성우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연스레 긴장감이 풀렸다.그가 어젯밤 심나연과 한바탕 싸웠다는 것이 오히려 믿기지 않았다. 하성우의 지금 모습으로 볼 때, 전혀 기분 나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차우미가 곧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눈을 살짝 치켜떴다.남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쉽게 내색하지 않는 법, 아무리 큰일이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 절대 자기 기분을 업무에 티 내서는 안 되었다.차우미는 순간 하성우가 매우 이성적이고 냉정하다고 판단했다.하지만 그녀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누군가가 신경 쓰이면 아무리 감정을 통제한다고 해도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특히 어젯밤 같은 일은 누구도 쉽게 진정할 수 없는 일이다.그러나 하성우에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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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다만...그녀가 생각한 진정한 감정은 이렇게 차가울 리 없다.나상준도 차우미가 이상한 것을 눈치챘다. 휠체어에 올려진 그의 손가락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였다.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고 하성우가 예약한 곳으로 모두 이동했다. 회양 강변 옆에 있는 한식집으로 정통적인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회양 강변에는 이곳만의 요리가 존재했다.모든 음식에 역사가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성우는 음식을 사람들에게 소개했고, 하 교수도 옆에서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다.하성우가 오늘처럼 이렇게 일에 열중한다면 하 교수도 더는 바랄 게 없었다.차우미도 식탁에 앉아 하성우 음식에 깃든 역사를 소개하는 것에 귀를 기울였다.낭만적인 사랑 이야기가 깃든 '집자의 손'이라는 음식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어느 옛날, 도령 하나가 가난한 농가의 딸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다. 농가의 딸은 용모가 추하고 글씨도 몰랐지만, 성품이 훌륭하고 머리가 총명했다. 도령이 이 처녀에게 고백하자, 처녀가 단호히 거절했고 심지어 자기 고향을 떠나버렸다고 한다. 고향을 떠난 그 여인은 두 부모님을 모시고 천 리밖에 있는 회양 강변에서 생활을 시작했다.양반과 사랑에 빠진 것이 큰 죄였던 그 시절, 그 여인은 자신이 떠나지 않으면 가족들도 큰 재앙을 겪을 것이라고 여겨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하지만 그 도령은 여인을 찾아 이곳까지 따라왔다. 이미 가진 돈은 전부 썼고 남루한 거지꼴로 온몸 성한 곳 하나 없이, 예전과 같지 않은 모습으로 그녀를 찾아왔다.그 여인은 변한 도련님의 모습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를 단지 먹을 것을 구하러 온 거지로 여기고 점심을 줬단다. 막 점심 식살르 끝냈던 탓에 집에는 점심으로 먹다 남은 반찬 한 그릇과 만두 한 개가 전부였다.그 여인은 그것을 도련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다 먹고 어떻게 살아남을지 잘 모색해보시오. 이렇게 구걸하는 것도 결국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행운을 기다리는 것이니, 스스로 일을 찾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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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하성우가 나상준과 차우미를 향해 빙그레 웃었다.그는 두 사람에게 들려주려는 것처럼 말했다.나상준은 손에 찻잔을 들고 있다가, 하성우의 눈길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 보았다.차우미는 오히려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귀를 기울였다. 하성우가 해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그녀는 그가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려는 듯 기대했다.차우미는 그가 해주는 이야기를 마음속에 새겼다.하성우가 나상준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려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연인이 이 요리를 먹으면 좋은 인연의 실이 맺어져 아이를 가진다지요. 게다가 흰 머리가 파 뿌리 될 때까지 인연의 줄이 이어져 절대 헤어지지 않는답니다."순간 차우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런 이야기도 있다고?'"그래서 이 요리가 지금 회양 강변의 연인들이 제일 많이 찾는 메뉴가 되었답니다. 매년 많은 연인이 이곳에 와서 자기의 인연을 검증한답니다."하성우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젊은이들은 위한 이야기구먼.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에게 통하지 않는 이야기야.""하하, 이건 여기 젊은 부부에게 어울리는 요리구먼, 우린 참견하지 말아."대부분 나이 많은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자연스레 차우미와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하성우와 비서는 연인이 아니었기에 자연스레 제외되었다.하성우가 사람들의 호응에 나상준을 바라보며 웃었다. "부부끼리 이걸 먹으면 부부금실이 더 좋아진다고 했어요. 두 사람이 인연이 아니면 이 음식을 먹은 뒤 헤어지게 된다고 하네."하 교수는 이 말에 하성우를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손자가 또 비뚤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눈치챘다.나상준과 하성우가 오랜 친구라는 사실을 하 교수도 알고 있다. 하성우가 장난기 많고 건방지다고 할 수 있지만, 분수를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하 교수는 하성우를 제지하지 않았다.하성우에게 눈짓으로 경고만 했다.하지만 하성우는 하 교수를 신경 쓰지 않았다. 일부러 나상준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꺼낸 말이다.그가 말한 전설은 그가 거짓으로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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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하성우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개의치 않을 것 같았던 나상준이 의외의 행동을 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하 교수가 웃음을 터트렸다.하 교수는 하성우가 하는 이야기를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나성준이 그것에 정면으로 맞설 줄 몰랐다."어서 식사하지요. 여기 음식 맛이 아주 괜찮아요."하 교수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정신을 차리고 식사를 시작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집어준 꽃잎을 바라보았다. 조심스레 한 점 집어 먹자, 나상준은 그녀에게 생선을 집어 주었다. 차우미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음식에 집중했다.이건 그냥 요리였다, 그래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음식은 나상준을 제외하고 누구도 집어가지 않았다.그들은 두 사람을 위한 음식인 것처럼 암묵적으로 건드리지 않았다.차우미는 조용히 식사에 집중할 뿐이다.하성우는 두 사람이 함께 먹는 것을 조용하게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차우미와 생각이 많아 보이는 나상준은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로웠다.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그들은 식사를 끝낸 뒤, 평소처럼 간단히 얘기를 나누었다. 나상준은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밖으로 나갔다. 차우미는 안에서 사람들 대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하성우는 나상준이 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나갔다.문이 곧 닫혔다.나상준은 룸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하성우가 밖으로 나와 그를 따라갔다. 울타리 앞에 서서 한 손으로 주머니에 꽂은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사람 보는 눈은 있다니까.'차우미는 나상준의 할머니가 손자에게 소개해 줬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상준의 할머니는 사람 보는 눈이 아주 뛰어났다.차우미가 나상준의 할머니 눈에 들었다는 것은 차우미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했다.하지만 나상준은 주견도 확실했고 어른이 하는 얘기라고 무조건 듣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성격이다. 차우미와 결혼을 한 것도 그가 차우미를 마음에 들어 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었으면 할머니의 강요에도 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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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하성우가 입을 다물었다.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던 나상준이 사주 궁합 같은 것을 믿을 줄 몰랐다.궁합이 잘 맞다는데, 하성우가 거기서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나상준은 이미 궁합을 굳게 믿고 있었다.하성우는 누군가에게 농락당한 것 같았다. 불쾌했다.휴대폰을 들고 돌아가는 나상준에게 하성우가 말했다. "기뻐하기엔 아직 일러. 심나연이 헛소리를 한 모양이야. 우미 씨가 어젯밤 일어났던 일을 모두 알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오늘 보니까, 우미 씨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던데, 어쩌면 널 마음에 두지 않아 그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잖아? 조심 좀 해."나상준은 천천히 자리로 돌아갔다.하성우의 오른쪽 눈썹이 올라갔다.'뭐야, 신경 쓰지 않는 거야?'나상준이 돌아갔을 때, 차우미는 한창 문자를 하고 있었다.그가 옆에 와서 앉을 때까지 차우미의 시선은 여전히 휴대폰에 꽂혀 있다.스크린 위로 발신자 정보가 표시되었다.발신자의 이름은 온이샘이다.순간,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 나상준은 시선을 돌렸다. 그는 컵을 들어 물 한 모금을 마셨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돌아온 줄도 모르고 온이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안평시는 요즘 계속 비가 와. 회성은 어때?]차우미가 고개를 돌려 밖을 내다보았다. 맑은 하늘이다. 날씨가 좋았다.밤에 비가 조금 왔지만, 낮에는 오지 않았다.차우미가 답장했다. [여긴 비 안 와. 하늘도 맑고 날씨도 좋아.]온이샘은 친구들과 회식 중이다. 그는 며칠 동안 매우 바빴다. 그래서 차우미에게 연락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와 저녁뿐이었다. 그녀에게 문자를 자주 하고 싶었지만, 혹시나 방해될까 봐 하지 않았다.오늘 친구가 안평시에 와서 함께 식사하던 중, 마침 점심시간 때라 차우미에게 연락했던 것이다.그녀가 답장한 것을 본 온이샘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친구들이 얘기하던 중, 온이샘의 얼굴이 밝아진 것을 본 사람들은 말없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온이샘이 문자를 끝내고 물 한 모금을 마시자, 사람들이 온이샘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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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그래, 온이샘! 너 농담하지 마.""그래,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남자가 짝사랑한다고? 그럼 우린 뭐가 되냐?""설마 상대가 천사 같은 여자야? 사진 있어?" "얼른 보여 줘!""빨리 보여줘! 어떤 여자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잘생긴 애를 매혹했는지!"사람들은 온이샘에게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몰려들었다. 온이샘이 황급히 화면을 거꾸로 덮으며 웃었다. "짝사랑 성공하면 나중에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들은 온이샘이 얼마나 훌륭하고 성격 좋은지 잘 알고 있다. 잘생긴 애가, 집안도 빵빵하고 자기 일도 똑 부러지게 잘했다. 온이샘은 결점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다.이런 사람이 짝사랑한다고 하자, 그들은 차우미에 대한 환상만 커졌다.게다가 온이샘은 그녀와 연애할 것 같은 확신도 없어 보였다.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친구들이 서로 눈치를 보았다. "이 태도 뭐야?""네가 이렇게 자신감 없는 거 처음 봐.""그러니까, 그 여자 조건이 엄청나게 좋아? 너 정도면 네가 만나고 싶은 여자는 전부 만나잖아. 그런데도 짝사랑을 한다고? 어떤 사람이야?"그들은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온이샘을 짝사랑하게 한 여자의 정체에 대해 궁금했다. 얼마나 대단한 여자이기에 온이샘이 짝사랑하는지...온이샘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그는 확실히 자신감이 없었다. "다른 여자랑 다르거든.""달라? 어떻게 다른데?""음... 여자는 몸매나 얼굴, 집안 이런 조건 보고 사귀는 거 아니야?"그들은 나이가 어느 정도 찼고, 이제는 현실적인 생각을 할 때다. 심장 떨리는 사랑은 그들 나이에 너무 비현실적이다.그래서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온이샘이 눈을 살짝 늘어뜨리더니,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그 모습에 친구들은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온이샘이 그 여자에게 매우 진지하고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방 안이 조용해졌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온이샘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눈치채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어떤 사람은 한눈에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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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차우미 일행은 식사를 끝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그러나 여전히 회강 강변 근처다. 작은 박물관이다. 회강 강변 일대의 유물들과 문화, 자료 그리고 수백 년 동안 발생했던 대사가 기록된 서적이 보관되어 있다.하성우가 가슴을 치며 오늘은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들은 하성우를 뒤따라 그의 소개를 들으며 걸음을 옮겼다. 하성우는 자기의 전문성을 충분히 표출했다.하 교수가 매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가 올라가게 웃었다.6시에 그들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했고 7시가 되어서야 식사 자리가 끝났다.하성우는 차 앞에 서서 모두를 배웅했다. 곧 차들이 줄지어 떠났고 그곳에는 나상준, 차우미와 하성우만 남았다.하성우가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더니 두 손을 맞잡고 몸을 돌려 빙그레 웃었다. "이제 일도 끝났겠다, 두 분을 위해 준비한 게 있는 게 지금 이동할까요?"하성우가 그들을 위해 다른 놀거리를 준비한 모양이다.바쁜 일정을 소화했으니 여유를 가지며 휴식하는 것도 좋았다.하지만 차우미는 나가서 노는 것보다 돌아가서 업무를 정리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게다가 주혜민도 이곳에 온 마당에, 나상준은 그녀와 시간을 보내는 게 더 합리했다.특히 어젯밤, 심나연이 말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나상준이 좋아하는 사람은 주혜민이다.하성우만 곤란해진 것이다. 차우미는 하성우가 아직 둘의 이혼사실을 모른다고 여겼다. 주혜민을 나상준의 불륜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여겼다.어젯밤 나상준은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나갔다.그녀와 나상준 사이를 오해해 말썽을 피웠고 그녀를 달래기 위해 나상준이 나갔다고 생각한다.고민하던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둘이서 가, 난 호텔로 돌아가서 오늘 업무 정리하려고. 참, 성우 씨, 이젠 말 편하게 해."하성우가 눈을 깜빡이며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차우미는 어떤 표정 변화도 없었다. 정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하성우가 미소를 지었다.활짝 웃으면서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재미난 구경을 하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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