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오해한 거야.""나도 들은 거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너한테 다른 여자가 생겨서 자기를 거절했다고, 그것도 아주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하더라.""……"나상준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전화가 끊기지 않았지만, 적막감만 감돌았다.진현이 먼저 이 적막감을 깼다. "네가 혜민 씨 좋아하지 않는 거 알아, 줄곧 안 좋아했지.""그녀를 좋아하는 건 나잖아.""너한테 과도한 부탁을 하려는 게 아니야. 다만 혜민 씨가 혼자 있잖아, 난 외국이라 당장 갈 수도 없고. 그래서 나 대신 데리러 가면 안 될까?""그냥 안전한 곳까지만 부탁할게, 그거면 돼. 그래 줄 수 있어?"진현은 간절한 목소리로 그에게 부탁했다. 그 목소리는 절박했다.나상준은 앞을 바라보았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방 안이 어둡게 보였다. 차우미는 이미 잠든 것 같았다."너도 그 여자가 무슨 속셈으로 그러는지 알잖아."진현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알아. 너도 좋아하는 사람 생겼으니,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 헤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어.""……"나상준이 굳게 입을 다물었다.진현은 휴대폰을 꽉 쥐고 간절히 말했다. "나 봐서라도 데리러 가줘. 혼자 거기 있으니까 마음이 안 놓여.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부탁이야."나상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의 얼굴은 차가웠다. "네가 이럴수록 그 사람한테 안 좋아.""알아, 이번 한 번만 도와줘. 딱 한 번만 도와줘.""제발."나상준의 눈빛이 탁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대답했다. "이번 한 번이야."탁, 전화가 끊겼다.그의 시선은 방문에서 휴대폰으로 옮겨졌다."죄송합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나상준은 시간을 확인했다, 11시가 거의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3초 만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사람 좀 찾아봐.""누구를?""주혜민."전화가 조용해졌다.나상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당장 그 여자 어디 있는지 찾아봐. 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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