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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사실 주혜민도 나상준의 태도를 눈치챘다. 전보다 훨씬 낯선 사람 같았다.

공항에서 마주쳤을 때도 그는 주혜민에게 거리를 뒀었다.

이걸 모를 리 없는 주혜민은 가슴이 아팠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나랑 성우 씨는 아직 식사 전이거든. 우리 먼저 밥 먹으러 갈게,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나상준의 곁에 여자가 생겼다는 것을 주혜민은 눈치챌 수 있었다.

그 여자가 자기랑 닮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억지로 나상준에게 자기를 봐달라고 떼를 써봤자 소용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말을 마친 주혜민은 몸을 돌렸다.

하성우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성우는 어쩔 수 없이 나상준에게 손을 흔들었다. 다시는 지금과 같은 우연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무언의 손짓이다.

하지만 나상준은 하성우를 바라보는 대신, 막 돌아선 주혜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혜민 씨, 3년 전에 했던 내 답은 지금도 변함없어."

순간, 주혜민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억지 미소를 짓던 주혜민는 더 이상 미소를 유지하지 못했고 사정없이 구겨졌다.

창백해진 얼굴로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자리에 굳어버렸다.

나상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우린 어울리지 않아."

이보다 더 확실한 거절은 없었다.

나상준은 아주 명확하게 자기 뜻을 말했다, 그녀를 향한 한 치의 배려심도 없이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하성우 조차 얼굴이 멍해졌다. 나상준이 이렇게 대놓고 말할 줄 몰랐다. 너무 직설적이라 자기 귀를 의심할 지경이다.

"꼭 필요한 게 아니면,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

주혜민이 이해하지 못했을까 봐, 계속해서 직설적으로 그녀의 마음을 거절하는 나상준이다.

말을 마친 나상준은 이내 택시를 잡고 자리를 떴다.

자리에 남겨진 하성우는 벌렸던 입을 살짝 다물고,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았다.

"그... 그..."

하성우는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채고 주혜민을 위로하려 했다.

그들은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사이였고,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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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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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나상준이.. 아예.. 대못을 박아 버렸네 ㅎㄷㄷ 나상준은 어릴때부터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기에 예의를 아주 중요시 여기고.. 보수적인 남자라.. 주혜민같이 오만하고 가식덩어리는.. 소꿉친구지만..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겠지 하성우 말대로.. 나상준 일편단심은 차우미밖에 없었네 다만.. 결혼생활내내.. 차우미의 헌신을 모르고 있다 ㅜㅜ 이혼후..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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