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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작가: 유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1-29 19:00:00
주혜민의 계략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걱정되었다.

그는 나상준의 곁에 차우미가 있는 걸 몰랐다.

차우미가 어떤 사람인지는 더욱 몰랐다.

차우미는 나상준이 밤에 나간다고 해서 소란을 피우는 여자가 아니었다.아마 세상 모르고 잘 것이다.

역시나 차우미는 호텔에서 잘 자고 있었다.

밤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어떤 심각한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곤히 잠든 차우미는 단꿈을 꾸는 것 같았다.

병원으로 옮겨진 주혜민은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나상준이 탄 차가 병원 맞은편에 세워졌다.

차에 시동이 꺼졌지만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양훈의 차도 병원 입구에 멈춰 섰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병원으로 들어갔다.

나상준은 주혜민의 앞에 절대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렇게밖에 있는 이유는 주혜민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진현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주혜민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 그는 병원 앞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진현과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양훈은 그녀를 찾기 위해 병원으로 들어갔다.

나상준은 좌석에 등을 기댄 뒤, 눈을 감았다.

어두운 적막감만 감돌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뜬 나상준은 휴대폰을 들었다.

시간을 확인하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연락하려고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

스크린이 밝아졌고 그의 휴대폰은 고요했다. 아무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잠잠한 휴대폰은 마치 호텔에서 자는 차우미 같았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주혜민은 응급 처치를 받았다, 몸에 난 상처는 붕대로 감쌌다.

약을 먹은 그녀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자기 몸에 상처를 내야 했다. 그래서 몸에 많은 자상이 있었다.

의사는 그에게 진정제를 투여했다.

한시간이 지나서야 주혜민은 편안하게 잠들었다.

양훈은 복도에 있었다. 의사가 나오자, 그는 잘 부탁한다며 인사했다.

"어떻습니까?"

"전부 철과 상입니다. 큰 문제는 아니니 진정제 맞고 회복될 때까지 쉬시다가 가면 됩니다. 몸조리만 잘하면 별일 없습니다."

"환자가 언제쯤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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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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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주혜민.. 술에.. 약까지 먹고 나상준 한번 꼬셔 볼려고.. 별짓을 다 했구나 주혜민 좋아한다는.. 진현이라는 친구가 바보같네 나상준은.. 차우미.. 자는동안 주혜민 일에 엮일까봐.. 은근 불안했는데.. 다행이다 양훈말대로.. 주혜민이 차우미 괴롭힐까봐 불안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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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이샘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알았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서흔이에게 전화해.”“그래.”그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여가현이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강서흔에게 건네자, 강서흔이 곧바로 물었다.“어때? 잘 된 거야?”여가현은 강서흔의 금방이라도 신랑이 되고 싶어 하는 간절한 표정을 보고 물 한 컵을 가져다 마시며 말했다.“뭐가 돼?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강서흔의 흥분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왜 아직이야? 너무 느린 거 아니야? 나였다면 진작에...”말이 끝나기 전에 강서흔은 즉시 멈추고 조심스럽게 여가현을 바라보았다.여가현은 물컵을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며 헛기침을 두 번 하고 물었다.“진작에 뭐?”여가현의 헛기침 소리에 강서흔은 순간 가슴이 섬뜩했는데 그녀의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한 표정은 너무 무서웠다.강서흔은 무의식적으로 장난이라는 듯 웃으며 주제를 바꾸려고 했지만 여가현이 꼼짝하지 않고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에 즉시 생각을 접고 몸을 움츠리며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속삭였다.“나였다면 진작에 덮쳤을 거라고. 나는 네가 동의를 하든 안 하든 무조건 너와 함께할 거야.”여가현은 웃었다.“우미가 나인 줄 알아? 미리 말하는데 우미는 절대 나처럼 양보하고 굽히지 않을 거야. 나상준 씨 어머니도 비록 좋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우미를 괴롭히지는 못했어. 우미와 나상준의 이혼도 나상준 씨 어머니와는 아무 관련이 없이 오로지 우미의 뜻이었어. 우미가 한 번 결정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거야. 마찬가지로 우미는 한 번 이혼한 사람을 절대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는 거야. 때문에 절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선택할 거야.”강서흔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두 사람이 다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가현의 기분은 늘 변덕스러웠다.예를 들어 조금 전에 온이샘과 통화할 때는 태도가 좋더니 지금 강서흔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사실 여가현의 마음에 여전히 불만이 있었는데 수년간 쌓인

  • 봄날   제935화

    그들은 모두 성인이고 몇 년간의 사회 경험도 있기에 어떤 일은 상세하게 말하지 않고 몇 마디 간단한 말로도 충분히 이해한다.온이샘은 조금 전에 여가현의 말을 듣는 순간 따뜻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얼어붙었었는데 지금 여가현의 말을 듣더니 다시 따뜻해지더니 심지어 뜨거워졌다.그는 눈에 불을 켜고 휴대폰을 꼭 잡으며 마음속의 희열을 억누르며 물었다.“그러니까 우미는 나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거지?”여가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맞아. 우미도 선배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잘 알기에 함께하고 싶어 해. 우미가 눈이 멀지 않은 한 당연히 선배를 선택하지 않겠어?”그렇다, 눈이 멀지 않은 한 누군들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는가.17살 어린 소녀도 아니고 사회생활도 해봤고 또 결혼 생활도 해봤기에 차우미는 모든 방면에서 충분히 성숙하였다.온이샘과 같은 훌륭한 남자가 좋아한다고 하는데 싫어하면 그게 이상한 거다.온이샘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웃었다. 그는 초승달 같은 눈으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얼굴에 기쁨과 만족이 가득했다.공항의 불빛은 줄곧 온이샘을 감싸고 있었는데 그가 웃는 순간 검은 구름이 사라지고 달빛이 내리쬐듯 눈부셨다.온이샘의 미모는 나상준과 완전히 달랐다.한 명은 빙산에서 사는 것 같고 다른 한 명은 계곡에서 사는 것 같았다.그들은 각자 모두 훌륭했다.여가현은 온이샘이 웃음소리를 듣고는 같이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선배, 너무 일찍 기뻐하지는 마. 우미가 선배를 선택했다고 해도 결혼까지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우미가 선배를 선택한 것은 지극히 정상이겠지만 마찬가지로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 역시 정상인 거야. 그러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온이샘이 웃기 전에 여가현은 두 사람 때문에 엄청나게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온이샘의 웃음소리를 듣고는 갑자기 홀가분해졌다.한 사람은 선택하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녀의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기에 어찌 됐든 여가현은 두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

  • 봄날   제934화

    여가현은 나상준에 대한 인상이 줄곧 좋지 않았다.하지만 예전에 두 사람이 부부로 사는 동안 그녀는 그들의 생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그런데 차우미가 결혼 3년 동안 나상준과 한 번도 제대로 된 부부생활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 폭발했다.여가현은 그럴 거면 혼자 살지 왜 결혼했냐고 엄청나게 화를 냈었다.결혼해서 와이프로 맞이해 놓고 3년 동안 장식처럼 둘 거면 왜 젊은 여인의 청춘 시절을 짓밟은 건지 정말 화가 났다.만약 조용하게 이혼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는 차우미만 아니었다면 여가현은 반드시 나상준을 따끔하게 혼을 내줬을 것이다.어찌 됐든 차우미가 이제라도 이혼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을 떠나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었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도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여가현은 아무리 나상준에 대해 불만이 많아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그런데 이혼 후에도 나상준이 계속 차우미 주변에 얼씬할 줄을 몰랐다.아이를 내세워서 함께 하려고 하더니 이젠 또 차우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핑계까지 어이가 없었다.‘할 일이 없는 거야? 아니면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그것도 아니면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려는 건가?’어떤 이유로든 여가현은 나상준이 차우미의 옆에 있다는 말에 불쾌해서 욕을 퍼붓고 싶었다.그렇지 않아도 며칠 동안 나상준을 조사해 봤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아 불만이고 화가 치밀어 올라 있었다.온이샘은 휴대폰으로 여가현의 분노와 불만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나상준이 차우미 옆에 자주 나타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이유를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온이샘도 남자이기에 당사자인 차우미는 몰라도 나상준이 차우미에 대한 마음을 그는 모를 리가 없었다.다만 차우미가 나상준을 대할 때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아무런 남녀 사이의 감정이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만약 차우미가 나상준이 자신에게 감정이 있는 줄 안다면 절대 조금 전처럼 침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 봄날   제933화

    사실 여가현은 아침에 차우미와의 전화를 끊은 다음 바로 온이샘에게 전화해서 차우미의 생각을 알리고 싶었지만 참았다.왜냐하면 차우미의 말이 맞고 또 그녀의 지금 상황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차우미를 원하면 그녀의 과거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온이샘이 아무리 훌륭해도 많은 일들을 상대로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차우미가 했던 말은 현재 두 사람 앞에 있는 강이고 시험이다. 두 사람이 그 강을 건널 수 있는지가 이제 결과를 결정할 것이다.만약 무난하게 강을 건널 수 있다면 아무 문제 없이 잘 된 것이고 그럴 수 없다면 지금 시작하기 전에 멈추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다.때문에 여가현은 전화하지 않고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도전에 직면하여 그 험난한 도전을 이겨냈으면 했다.그래야 결과가 어떻든지 모두 후회가 없을 것이다.다만 반나절이 지났는데 차우미의 전화가 없고 또 온이샘도 강서흔에게 전화하지 않으니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강서흔이 점심 먹으러 가자고 조를 때 바로 동의했다.식당에 도착해서 여가현은 모든 것을 강서흔에게 알려주어 온이샘에게 전화해서 현재 상황을 물어보도록 유도했다.여가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신중한 표정으로 온이샘에게 물었다.사실 여가현은 마음속으로 온이샘이 모든 걸 이겨내고 차우미와 함께 할 것을 바랐고 또 그렇게 될 거라고 온이샘을 믿었다.그리고 차우미가 온이샘과 함께라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것도 굳게 믿었다.온이샘은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여가현의 신중한 목소리를 듣고 손에 힘을 주었다.“나 지금 공항에 있어.”“공항? 안평으로 돌아가는 거야? 우미는 안 만났어?”여가현은 온이샘이 공항에 있다는 말을 듣고 뭔가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생각했다.‘설마 선배가 포기한 건가?’순간 여가현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온이샘은 여가현의 말에서 무언가 어렴풋이 짐작하며 가슴을 조였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그는 침착한 표정과 말투를 유지하며 말했다.

  • 봄날   제932화

    아침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더니 온이샘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야, 너 웬일이야? 괜찮은 거야? 별일 없어?”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무슨 큰 일이라도 생긴 듯한 강서흔의 다급한 목소리에 온이샘은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온이샘은 비록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뭐가? 별일이라니? 무슨 소리야?”강서흔의 목소리는 아침보다 더 다급하고 또 걱정과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분명 작지 않은 일이 있는 것 같았다.강서흔은 온이샘의 말투가 지극히 평온한 걸 느끼고는 계속해서 말했다.“무슨 일이야? 설마 우미가 너에게 아직 얘기하지 않았어?”차우미라는 말에 온이샘은 가슴을 조이며 휴대폰을 꼭 잡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우미가 뭘 말해야 하는데?”“뭘 말하냐고?”온이샘의 질문에 강서흔은 입을 벌리고 옆에 있는 여가현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강서흔은 지금 여가현과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여가현이 오전에 줄곧 바빠서 지금에야 점심을 먹게 되었다.워낙 여가현은 모든 일을 끝내고 식사하려고 했지만 강서흔이 일을 못 하게 하고 먼저 식사를 하자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일을 잠시 멈추었다.강서흔은 늘 여가현을 상대로 떼를 잘 썼지만 통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시작하자마자 여기현이 항복해서 그는 깜짝 놀랐다.사실 여가현에게 혼날 각오까지 했었는데 너무 쉽게 통과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하여 그는 여가현이 또 마음을 바꾸기 전에 서둘러 그녀를 데리고 식사하러 나갔고 좋은 말들만 골라서 했다.하지만 여기현은 안색이 좋지 않고 무언가를 생각하며 계속 미간을 찌푸렸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것이 확실했다.강서흔은 여가현이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줄 알고 기쁘게 해주려고 애를 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현은 강서흔을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제지하지도 않고 그렇게 식당으로 가서 주문만 하고는 계속 생각에 잠겼다.강서흔은 여가현이 기쁜 마음으로 식사하도록 노력했다.그가 무슨

  • 봄날   제931화

    차우미는 무슨 결정이든 충동적으로 하지 않는데 성격 자체도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다.때문에 매번 결정할 때마다 신중하게 모든 것을 생각하는 편이다.나상준과의 이혼도 차우미는 사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방면으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었다.그리고 일단 결정했기에 절대 다시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때문에 한 번 이혼했으면 절대 같은 사람과의 재혼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다만 지금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에는 위로의 흔적은 없고 오로지 진정한 마음뿐이었는데 차우미가 만약 다시 결혼한다면 자기를 선택할 것을 바랄 뿐이었다.나상준은 지금 농담으로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 지금 나온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진심이다.차우미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알았어. 그런 날이 온다면 잘 생각해 볼게.”이혼 전에는 언젠가 또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 온이샘과 부딪히면서 그녀는 조금 망설이게 되었다.적합한 배우자를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웠고 그렇다고 또 아무 사람이나 찾을 생각이 없었고 또 그럴 거면 오히려 혼자 사는 것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나상준이 이렇게 말하니 그녀는 만약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면 나상준과 비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차우미는 이번에 정말로 좋은 상대가 아니면 아예 재혼을 안 할 거라고 다짐했다.나상준은 차우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동의한 걸로 알고 있을게. 오늘 한 말을 기억해.”말을 마치고 그는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차우미는 흠칫 놀라더니 바로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들고 그를 따라 나갔다.그녀는 당연히 기억할 것이다. 결혼은 아이의 장난이 아니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기에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만둣가게를 떠나 대기실 쪽으로 갔다.같은 시각 대기실에서 온이샘은 세 번째 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앞에는 차우미의 캐리어와 여행 가방이 있었다.온이샘은 휴대폰으로 회사 직원이 보낸 업무용 이메일을 보

  • 봄날   제930화

    차우미는 현재 차분한 대화와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하고 느낌이 좋았다.나상준은 차우미 눈가의 미소를 보았는데 그녀가 편안하고 홀가분해하는 모습에 약간 놀라웠다.“어울려.”차우미가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어? 어울린다고?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나상준은 자기의 주제를 잘 알고 있다는 차우미의 눈빛을 바라보며 나지막하지만 강력하고 확신의 목소리로 말했다.“차우미는 온이샘에게 충분히 어울려. 다만 두 사람 함께하는 건 적합하지 않아.”“...”차우미는 오늘의 나상준이 너무 낯설었다. 하는 말이 너무 모호하여 그와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었지만,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하여 그녀는 처음에 당황해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웃어버렸다.뭔지 모르지만 그냥 웃고 싶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한 말을 이어서 물었다.“어울린다면서 왜 또 적합하지 않다는 거야?”이 질문에는 다른 뜻은 없고 그냥 단순하게 나상준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다.그렇다, 차우미는 간만에 너무 궁금했다.나상준은 차우미 눈빛의 변화를 지켜보며 그녀의 마음을 읽었다.“두 사람의 성격이 너무 비슷해. 만약 두 사람이 결혼한다면 마치 또 한 명의 본인과 생활하는 것과 같을 거고 그렇게 일생을 살기에는 너무 따분하고 재미가 없을 거야. 그러니 재혼하려면 차라리 나를 선택해.”차우미는 깜짝 놀라 의아해하며 나상준을 바라봤다. 특히 맨 마지막 한마디에 편안했던 그녀의 마음이 한순간에 엉망이 되어버렸다.‘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는 거야?’나상준이 했던 조금 전의 말로도 충분히 놀랐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로 충격을 주는 건 여기에 있었다.차우미는 지금 순간의 모든 것이 정말 현실이 아니라 꿈처럼 느껴졌다.나상준의 말들 때문에 차우미는 마음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는데 너무 혼란스러웠다. 이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이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몇 번 심호흡하여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차우미는 오히려 피식 웃었다.그녀는 초승달

  • 봄날   제929화

    차우미는 나상준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깜짝 놀랐다.공항의 번잡함은 한시도 멈추지 않았고 오가는 사람들도 여전했으며 주변의 모든 것이 차우미가 들어올 때와 똑같았다.차우미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나상준을 바라봤는데 조금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나상준이 한 말은 본인이 아니라 차우미를 본 적이 없는 제3자가 하는 말 같았다.심지어 눈앞에서 당사자를 응시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의 말에 순간적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상준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는 마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고 차우미의 응답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주변이 아무리 북적거려도 두 사람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번화한 도시 중에서 유일하게 조용한 안식처 같았다.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간은 마치 멈춘 것 같았다.“띵.”갑자기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하는 소리가 두 사람의 정적을 깨뜨렸다.차우미는 속눈썹을 살짝 움직이며 고개를 숙여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다.메시지 도착 소리가 그녀의 가방에 났기 때문이다.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온이샘이었다.아마도 티켓팅을 하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차우미는 온이샘의 메시지를 클릭했다.온이샘은 두 개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하나는 대기실에서의 위치를 알려주는 사진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자였다.[우미야, 나는 대기실에 왔어. 방금 사진 속에서 세 번째 라인에 있는 자리에서 기다릴게.]차우미는 대기실의 사진과 그 위에 보이는 표지판을 확인하고 답변을 보냈다.[알았어.]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온이샘이 곧바로 웃는 얼굴 이모티콘을 답장으로 보내왔다.차우미는 이모티콘을 보고 웃다가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고개를 들어 나상준을 보았다.조금 전에 나상준이 한 말은 너무 갑작스럽고 뜬금없었으며 평소 같지 않아서 차우미는 도저히 나상준이 한 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차우미가 아무리 믿기지 않고 잘못 들었을까 의심도 했지만, 현실은

  • 봄날   제928화

    ”가현이와 서흔이가 연애할 때 서로 같이 놀면서 알게 되었어. 비록 같은 대학은 아니었지만 계속 같이 어울리다 보니 졸업할 때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가 되었어.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그 도시에서 몇 개월 근무하다가 안평시로 돌아갔고 선배는 그때 학업과 일 때문에 많이 바빴는데 나중에 출국한 거로 알고 있어. 구체적으로 언제 출국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데 사실이야. 그 후로 서로 같은 도시에 있지 않으면서 연락이 끊겼어. 그리고 나는 상준 씨를 알게 되었고 결혼을 했고 그 동안 선배와는 전혀 연락이 없었어.”예전에 차우미는 이런 일을 나상준에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오늘의 일 때문에 얘기해야 한다고 느꼈다.어떤 일과 말은 얘기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가 크다.차우미는 서로의 오해가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거나 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나상준은 한없이 평온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차우미의 눈에 담긴 진지한 표정을 바라보았다.그의 마음은 현재 너무나도 편안하고 아무런 불안도 위험 요소도 없었다.차우미는 잠시 멈췄다가 계속해서 말했다.“나 결혼한 3년 동안 선배와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어. 선배도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나도 선배와 연락한 적이 없었어. 우리가 다시 연락하고 만나게 된 건 이혼한 후 내가 안평으로 돌아간 지 2개월 정도 되었을 때야. 어느 날 선배가 내가 일하는 곳에 와서 도와달라고 하면서 다시 연락된 거야. 나 결혼 기간 동안 주변에 남성 친구도 없었고 선을 넘는 행동도 절대 하지 않았어.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이혼은 우리 자신의 문제이지 선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선배에 대해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차우미는 말하면서 나상준의 표정을 살폈는데 아무런 흔들림 없이 차분했다.그녀는 나상준에게 숨기는 거 없이 모두 사실대로 말했고 자기를 믿어 주기를 바랐으며 또 모든 상황을 들은 후 온이샘에 대한 편견이 없이 예전과 같기를 바랐다.차우미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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