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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일이 늦게 끝나 이제 도착했네요."

하성우가 서둘러 모두에게 사과하며 들어섰다.

하 교수는 하성우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비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뒷일은 전부 저 아이한테 맡기거라."

비서는 하 교수의 뜻을 알고 있다. 늦게 온 하성우가 만족스럽지 못해, 그에게 남은 일을 맡기려는 심산이다.

애초부터 오늘 이 스케줄은 하성우가 맡아야 했다.

하성우가 사람들에게 고대 문화에 설명해주기로 했다. 이것은 하성우의 강점이다.

비서가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예."

하성우는 할아버지의 지시를 들었다.

하 교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던 하성우는 의외가 아니라는 듯 나서서 말했다.

"여기 전문가 님 잠시 휴식하시고 남은 일정은 제가 맡아서 여러분에게 안내하겠습니다!"

너스레를 떨며 시원하게 말하는 하성우 덕분에 사람들은 깔깔 웃기 시작했다.

하성우는 어떤 장소든 가리지 않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소질이 있었다.

그가 도착하고 나서부터 분위기가 아주 달라졌다.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설명해야 할 내용은 깔끔하게 설명했다.

차우미는 휠체어에 앉아 해맑게 미소 짓는 하성우의 해설을 편안하게 들었다.

하성우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연스레 긴장감이 풀렸다.

그가 어젯밤 심나연과 한바탕 싸웠다는 것이 오히려 믿기지 않았다.

하성우의 지금 모습으로 볼 때, 전혀 기분 나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우미가 곧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눈을 살짝 치켜떴다.

남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쉽게 내색하지 않는 법, 아무리 큰일이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

절대 자기 기분을 업무에 티 내서는 안 되었다.

차우미는 순간 하성우가 매우 이성적이고 냉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가 신경 쓰이면 아무리 감정을 통제한다고 해도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특히 어젯밤 같은 일은 누구도 쉽게 진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하성우에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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