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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내가 어떻게 대처하든 주혜민한테 애정 표현으로 인식될 텐데, 그런 여자 입에서 나온 말이 어떨지 예상 안 되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하성우가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너... 그렇게 자신있냐?"

하성우가 시선을 양훈에게 돌렸다.

양훈은 나상준보다 말수가 더 적었다.

두 사람이 얘기하는 동안 양훈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성우도 양훈이 과묵하지만, 머리가 좋은 것은 알고 있다.

하성우와 나상준의 속셈을 가장 잘 알아맞히는 사람도 양훈일 것이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양훈이 처음으로 꺼낸 질문이다. 모처럼 질문을 하며 나상준을 바라보고 있다.

하성우도 얼른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상준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누구보다 궁금했다.

주혜민은 평범한 여자가 아니다. 절대 다스리기 쉬운 여자가 아니다.

오랜 세월, 좋아했던 나상준을 포기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골치 아팠다.

나상준은 컵을 든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빛이 그의 손끝에 떨어지며 잔에 담긴 술을 감았다. 흐르는 빛이 은은하게 차갑게 빛났다.

"서두르지 마."

양훈은 바로 나상준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다시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하성우는 멍한 눈빛으로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서두르지 말라니, 무슨 소리야?'

시간을 맞춰뒀던 탓에 알림이 9시 반에 정확히 울렸다.

고요하던 방안에 알림 소리가 울리면서 적막감을 깼다.

차우미가 시선을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하늘은 검게 물들었다. 가로등이 밝게 밤을 밝혀주었다.

고요한 적막감이 소리 없이 퍼져 나갔다.

차우미는 물건을 정리하고 천천히 파우더룸으로 가 옷가지를 가진 뒤 욕실로 향했다.

머지않아,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다리가 불편해 씻는 것이 평소보다 오래 걸렸지만, 차우미는 평소 성미가 급하지 않았기에 참을만했다.

욕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방문이 철컥하고 열렸다.

차우미가 문쪽을 바라보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나상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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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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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나상준도.. 말이 없는 편인데 양훈마저.. 과묵하다고? 친구들이 하나같이 왜이래? 하성우는.. 반대로 너무 수다스럽고 그래도 뭔가.. 조화롭긴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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