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7화

하성우가 차우미에게 시선을 돌렸다.

환하게 웃으며 질문하는 하성우는 마치 어젯밤 자기가 직접 보기라도 한 것처럼 물었다.

차우미가 순간 멈칫했다.

그녀의 눈에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소파에서 잔 것과 바닥에서 잔 것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상준은 바닥이 아니라 소파에서 잤다.

차우미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그녀는 뭐라고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성우는 차우미가 당황한 모습을 바라보며 즐거운 듯 미소를 지었다.

"정말 그랬나 보네..."

그의 시선이 다시 나상준에게 향했다. 꽤 고소해하는 듯한 얼굴이다.

말없이 듣고 있던 나상준이 눈을 떴다.

나상준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하성우을 빤히 쳐다보았다.

순간, 하성우도 긴장했다.

나상준의 끝이 보이지 않는 눈빛에 하성우는 몸이 바짝 긴장되었다.

주먹을 입술에 대고 가볍게 기침한 나상준이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늘 날씨 진짜 좋네. 난 이렇게 비 오는 날이 낭만적이더라."

차우미는 뜬금없는 하성우의 말에 반응하지 못했지만, 긴장감은 풀렸다.

차우미는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다. 만약 하성우가 끝까지 캐묻는다면 차우미는 정말 난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뜬금없이 낭만 타령을 해대는 하성우를 차우미는 따라갈 수 없었다.

그녀는 낭만에 대해 알지 못했다.

입술을 살짝 오므린 차우미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시선을 다시 자료로 돌렸다.

대꾸를 못하면 안 하면 되는 거다, 굳이 자기를 난처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하성우가 이내 입을 열었다.

"형수, 회성에 온 지도 며칠 됐는데 여기 어떤 것 같아?"

시선을 자료로 옮긴 차우미에게 질문하는 하성우다. 차우미는 고개를 살짝 들어 창밖의 자욱한 안개를 바라보았다. 안개 사이로 언뜻 보이는 고층 빌딩은 몽롱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좋아."

"좋다고? 어떻게 좋은데? 아주 좋은 거야, 나쁘지 않은 거야, 별로인 거야?"

말꼬리를 잡는 하성우에게 차우미가 잠시 고민했다.

"음..."

"너 한가하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