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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하지만 나상준의 눈빛은 끈질기게 하성우를 쫓고 있었다.

마치 하성우를 끝을 알 수 없는 지옥으로 잡아 끄려는 듯 하성우만 쫓았다.

하성우는 몸을 움츠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자기를 주시하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을 꼭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성우는 고요함을 깨뜨리고 다시 깔깔 웃기 시작했다.

"안 되겠어, 네가 나연이 한테 전화를 하는 것보다 내가 웃음 참는 게 더 힘들어! 진짜 웃겨 죽겠다고! 하하하!"

하성우는 차가 터질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의 웃음소리가 차안을 가득 메웠다.

나상준은 끝없이 웃어대는 하성우를 신경 쓰지 않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버렸다.

어두운 밤, 도시의 등불들이 우후죽순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밤의 불꽃처럼 화려하고 밝게 빛났다.

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3년 동안, 천 일이 넘는 시간을 낭비했다.

차우미는 약국에 가서 감기약을 샀다.

사람은 누구나 잔병치레를 하기 마련이다.

미리 약을 먹어 예방하거나, 초기에 약으로 금방 낫을 수 있었다.

어쨌든 일찍 나아야 환자도 편하기 때문이다.

운전기사가 차우미의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돌아왔을 땐, 차 안의 분위기가 확실히 전과 달랐다.

차우미도 차에 올라타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차 안의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하성우를 바라보았다. 하성우는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었다.

재미난 일을 겪기라도 한 것처럼 유난히 들떠 보였다.

차우미가 차에 오르자, 하성우가 물었다.

"형수, 무슨 약 산 거야?"

차우미가 그에게 약을 건네며 말했다.

"해열제랑 알코올."

하성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약을 꺼내 살펴보더니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형수가 너 열나고 기침할까 봐 감기약 여러 종류로 사 왔네."

나상준은 가볍게 대꾸했다.

하성우는 나상준의 반응에 웃음이 터졌다.

나상준을 보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상준이가 형수 같은 사람 만나서 얼마나 부러운지!"

"이건 3대의 복이라고!"

하성우가 노골적으로 나상준을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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