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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센서 등이 꺼져 있었다.

창밖의 가로등 빛이 어렴풋이 들어와 방안의 어둠을 걷어냈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보였다.

복도의 불빛이 방안에 비쳤고 동시에 센서 등이 켜졌다.

나상준은 책상에 엎드려 자는 차우미가 보였다.

잠옷을 입은 그녀는 학생처럼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나상준을 향해 있었다.

깊은 잠이 든 차우미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고 자고 있었다. 평온했다.

그는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더니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딸각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안으로 들어선 나상준은 조심스레 걸음을 옮겨 책상 앞에 놓인 의자를 들고 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나상준은 다리를 꼬고 평온하게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어떤 인기척도 내지 않고 눈꺼풀을 움직여 소리 없이 그녀를 바라볼 뿐이다.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봄날의 바람처럼, 호수의 물결처럼 잔잔하게 일렁거렸다.

센서 등이 꺼졌고 침실 안에 정적만 가득했다. 어둠이 방 안에 깃들었다.

그는 말없이, 꿈쩍도 하지 않고 평온하게 앉아 있었다.

차우미를 바라보는 나상준은 편안해 보였다.

차우미는 한 번 잠들면 이튿날까지 숙면한다.

한밤중에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깨어나지 않는다.

차우미는 나상준 걱정에 좀처럼 편하게 잘 수 없었다.

나상준의 술 냄새가 그녀의 코끝에 들어왔고 차우미가 잠에서 깼다.

눈꺼풀을 살짝 움직여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의 시야로 어둑어둑한 방 안이 들어왔다.

막 잠에서 깬 그녀는 나상준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몽롱한 잠기운에 나상준을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 앞에 앉아 있는 나상준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둠에 점차 적응하면서 그녀의 시야로 나상준이 또렷하게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는 나상준의 어두운 눈빛이 느껴졌다.

차우미는 멍한 얼굴로 몇 초간 굳어 있었다.

몸을 일으킨 차우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문 밖의 가로등 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상준이 돌아온 것을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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