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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평소대로라면 그녀는 자리에 앉아 나상준을 기다렸을 것이다.

나상준은 여전히 낮에 빗물에 젖은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약을 옆에 올려두고 물을 컵에 따랐다.

나상준이 문을 열어 배달원이 건넨 물건을 받고 문을 다시 닫았다.

나상준은 얌전히 의자에 앉아 있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방안의 불빛이 그녀를 환하게 비추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차우미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집합한 것처럼 눈부셨다.

나상준은 말없이 자리에서 서서 그녀를 눈 안에 담았다.

그의 심장이 빠르게, 세차게 뛰었다.

손가락을 오므리고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차우미를 기다란 그림자가 덮었다.

"이것부터 마셔, 가루약이야."

그녀가 약을 푼 컵을 나상준에게 건넸다.

하지만 몸을 돌리고 나서야, 나상준과 발끝 정도 닿을 거리에 가까이 선 것을 알아차렸다.

차우미는 멍하게 굳었다.

나상준이 시선을 내리깔고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차우미의 놀란 기색이 그녀의 얼굴에 뚜렷하게 티 났다.

나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가 건넨 컵을 받아 컵 안에 든 약을 먹었다.

차우미가 속눈썹을 내리깔고 의식적으로 뒷걸음질쳤다.

너무 가까워 오히려 불편했다.

그의 손에 들린 물건을 발견한 차우미가 말했다.

"줘."

그가 건네준 쇼핑백에서 체온계를 꺼냈다.설명서를 따로 보지 않아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있다.

그녀는 간단히 조작한 뒤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열 나는지, 안 나는지 몰라서 샀어. 체온부터 체크해."

"음."

나상준이 컵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이마에 체온계를 대기 위해 발꿈치를 살짝 들었다.

나상준은 그녀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다. 그래서 발꿈치를 들어야 했다.

그러자, 나상준이 그녀를 향해 몸을 숙였다.

덕분에 수월하게 체온을 잴 수 있게 되었다.

순간, 두 사람이 가까워졌다.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에 호흡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그녀의 얼굴로 나상준의 술 냄새가 풍겨왔다.

차우미는 살짝 당황했다.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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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나상준 비주얼이.. 사람을 경악하게 만든다고 표현했고 차우미 비주얼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집합해 놓은거면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나 귀엽고 예쁠까? 엄마 아빠 닮은.. 아이들 보고싶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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