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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하성우의 해설과 함께 박물관 일정이 끝났다.

점심에 간단히 밥을 먹고 나오자 빗줄기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하 교수가 비도 잦아졌으니 밖을 돌아다니자고 제안했다.

모두 찬성했고 그들은 우산을 들고 걸음을 옮겼다.

차우미는 발목이 완전히 낫지 않은 탓에 거동이 불편해 식당에 남아 있기로 했다.

마침 식당의 위치가 좋았던 탓에 작은 마을을 전반적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비가 많이 잦아들자, 하늘도 맑아졌다. 비록 빗줄기가 가늘게 떨어지고 있었지만, 마을 전체를 뚜렷하게 볼 정도는 되었다.

푸른 기왓집들이 들쑥날쑥하게 자리 잡은 마을이다. 수양버들이 가볍게 흩날리고 부스러진 빗방울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았다.

차우미는 붉은 끈을 동여맨 백 년 된 나무를 바라보았다.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청석판길을 따라 부슬부슬 흘러내렸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말로 형용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하였다.

모든 생명체가 집결된 것처럼 이곳은 활기찼다.

나상준은 박물관 뒤에 서서 휠체어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의 시선은 줄곧 차우미에게 향했다.

차우미도 밖에서 거닐고 있는 무리에 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결국, 이 아름다운 정경을 멀리서 눈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님, 여기요."

운전기사가 우산을 들고 나타났다.

"음."

나상준이 짧게 대답을 한 뒤, 허리를 굽혀 차우미를 안아 올렸다.

당황한 차우미는 고개를 들어 나상준을 빤히 쳐다보았다.

평소처럼 담담한 나상준이라 무슨 생각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차우미가 다급히 물었다.

"어디 가려고?"

여기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기로 했는데 돌아온 사람들이 그들이 이곳에 없는 것을 알면 놀랄 것이다.

"나가서 좀 걷자."

차우미가 당황했다.

'나가서 걷자고?'

차우미는 나상준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의아한 얼굴로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상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말없이 그녀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운전기사가 휠체어를 거둔 뒤, 따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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