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1화

하성우가 나상준을 가리키며 흥분해서 말했다.

"너한테도 이런 날이 있구나, 하하하!"

나상준더러 나가서 재밌게 놀라고 말한 차우미의 단호한 행동에 하성우가 웃음을 터트렸다.

차우미가 나상준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상준은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그가 시선을 돌려 가로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아주 기뻐 보인다."

"어?"

하성우가 담담한 나상준의 반응에 멈칫하더니 재빨리 말했다.

"당연하지! 네가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 이렇게 자유롭고 행복하게 놀 수 있다니! 아내가 남편한테 나가서 재밌게 놀라고 하잖아, 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일 거야. 너무 부럽다."

하성우의 말에는 나상준에 대한 조롱만 있었다.

나상준은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성우는 나상준의 행동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상준이 아무런 표정 없이 덤덤하게 있자, 자기가 한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초래되었다.

"나연아."

나상준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하성우가 뻣뻣하게 굳더니 황급히 나상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끊어버렸다.

하지만 휴대폰을 빼앗아 황급히 스크린을 눌렀을 땐, 잠금 화면만 보였다.

통화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하성우가 농락당했다.

나상준은 허겁지겁 휴대폰을 빼앗아간 하성우의 손에서 다시 휴대폰을 낚아 챈 뒤, 차에 올랐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하성우가 내적 비명을 질렀다.

'저, 저 괘씸한 인간! 자기 기분 안 좋으니까 내 기분까지 망치려 든 거지?'

"나상준, 너무 한 거 아니야?"

하성우가 오른쪽으로 달려가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나상준이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두드리며 말했다.

"진짜 나연이한테 전화하는 수가 있다."

순간, 하성우가 입을 꾹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괜히 건드렸어!'

운전기사는 차우미를 방으로 데려다 준 뒤 나왔다. 차우미가 휠체어에서 천천히 일어나 책상으로 향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