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801 - 챕터 810

1206 챕터

제801화

선우는 더는 윤아와 입씨름을 하지 않았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제일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분명 그녀에게 상처 주는 일을 하면서 그녀를 위한 일인 것처럼 위선을 떨고 있었다.윤아가 화를 내든 모진 말을 내뱉든 선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이에 윤아는 더 싸울 의미를 못 느끼고 두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방에 돌아온 윤아는 창가에 서서 약 5분을 기다렸고 이내 선우의 차가 별장을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선우뿐만 아니라 별장을 지키던 사람들도 절반쯤 빠진 것 같았다.윤아는 살짝 놀랐다. 우진은 오늘 그가 이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하지만 이내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녀를 여기 가둬두려고 결심한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빼가는 이유가 뭘까?설마 그녀를 이미 찾아낸 사람이 있는 걸까?하지만 누가 그녀를 찾았다면 빨리 그녀를 다른 곳에 옮겨야 할 텐데 말이다.똑똑.윤아의 사색은 노크 소리와 함께 멈췄다.얼른 달려가 문을 열었고 밖에 서 있는 우진을 발견했다.“윤아 님.”“비서님.”윤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우진이 이를 잘랐다.“윤아 님, 얼른 하윤이와 서훈이를 챙겨서 저를 따라오세요.”몇 분 뒤.우진은 하윤이를, 윤아는 서훈이를 안고 신속하게 빠져나갔다.가는 길은 매우 순조로웠고 막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윤아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벌렁거렸고 탈옥하는 기분이 들었다.우진은 그녀를 한 차 앞으로 데려갔다.윤아와 아이들을 안에 앉히더니 우진도 차에 올라타 안전벨트를 매고는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 말했다.“윤아 님, 아이들과 함께 뒷좌석 밑에 누워야 할 것 같습니다.”이 제안에 윤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누워있는 것만으로 안 들킬 수 있을까요?”우진은 입을 앙다문 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들이 문만 안 열면요.”이를 들은 윤아는 단번에 무슨 뜻인지 알아챘다. 검사하는 사람이 문만 안 열면 그들의 존재를 모를 것이다.하지만 재수 없이 문을 열어 검사한다면...“제가 줄 수 있는 기회는 이 한 번이에요.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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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걱정하지 마. 나가면 괜찮아질 거야.”하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윤아와 아이들 모두 바닥에 엎드리자 우진은 윤아가 이미 결정을 내렸음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윤아 님, 꽉 잡으세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차에 시동이 걸렸다.우진의 시선은 앞으로 향했고 차를 운전하며 말했다.“약 2분 뒤 대문에 도착할 거예요. 사람이 절반 이상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남은 사람이 꽤 많아서 제가 혼자 상대하기엔 무리예요. 운이 좋으면 일단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고 오겠지만 그게 아닐 경우 저들이 차를 검사하려 한다면 아예 차에 속도를 올릴 거예요. 그러면 뒤에서 안전벨트를 하고 조심하세요.”우진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얘기했지만 윤아는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우진은 입꼬리를 당기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2분 뒤, 차는 대문에 도착했다.선우가 나갈 때와는 다르게 우진은 나갈 때 검사를 받아야 했다.차가 멈춰서자 윤아는 호흡이 가빠졌고 얼른 옆에 있는 녀석들에게 눈치를 줬다. 둘은 얌전하게 엎드린 채 꼼짝달싹하지 않았다.누군가가 창문을 톡톡 두드리자 우진은 창문을 절반쯤 내리고 아무 표정 없이 밖에 선 사람을 내다봤다.문을 지키던 사람은 선우를 보고 표정이 살짝 변했다.“진 비서님, 어디 나가시게요?”“네.”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대표님이 놓고 간 물건이 있어서 가져다줘야 해서요.”문 지킴이가 살짝 망설였다.“하지만... 대표님께서 진 비서님은 별장에 남아 심윤아 씨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심윤아 씨도 보호하고 있고 물건도 가져다줘야 해요. 아니면 그쪽이 나를 대신할 건가요?”“그게...”“길을 내주세요.”여기서 이렇게 대치하고 있자 다른 사람들도 달려와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우진의 미간이 구겨졌다. 사람이 많으면 일이 복잡해진다.하필 이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우진은 활짝 열린 대문을 보며 이대로 질주해 나갈지 고민되었다.하지만 그랬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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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하지만 아까 진 비서님이 너무 화나 계셔서 혹시나 미움 살까 봐...”대장은 이를 듣더니 갑자기 표정이 변했다.“큰일났다. 얼른 저 차 쫓아. 그리고 윤아 씨 지금 방에 있는지 확인하고.”대장의 지시하에 다들 각자의 위치로 향했다. 누구는 차로, 누구는 방으로 달려갔다.“큰일이에요! 심윤아 씨가 사라졌어요!”“진 비서 이 사람이! 얼른 쫓아가! 차 몇 대 더 보내고! 그리고 이 소식을 대표님께 알려!”순간 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별장을 순조롭게 탈출한 우진은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윤아와 아이들도 바닥에서 일어나 곧 닥칠지도 모르는 위험을 대비해 셋 다 안전벨트를 맸다.우진도 전혀 속도를 늦출 엄두를 내지 못했고 백미러로 윤아를 보며 말했다.“아마 저들이 바로 발견할 거예요. 최악의 상황이라면 지금 이미 우리를 쫓아오고 있을 수도 있어요. 윤아 님, 만약 저들이 이미 쫓아오고 있다면 이따 다른 곳을 찾아 내려드릴게요. 그럼 일단 잘 숨어계셔야 해요. 이 차는 이미 찍혀서 너무 위험해요.”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제가 다시 데리러 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내려서는 알아서 방법을 찾아야 해요.”우진은 이렇게 말하며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봤다.“윤아 님, 여기는 지금 외국이에요. 밖에서 홑몸도 아니고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있으면 별장에 있는 것보다 백배 천배 위험해요. 지금이라도 후회한다면 돌아가도 돼요.”“아니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후회 없어요.”윤아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혼자 아이를 데리고 외국에서 살아본 적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우리를 어디 내려줘요.”우진은 굳건한 그녀의 말투에 더는 걱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얼마나 지났을까, 우진은 아마도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자기도 어느 길인지 모를 만큼 이리저리 에돌아 갔다. 그러다 결국 약간 은밀한 곳을 찾아 윤아를 내려줬다.차를 세우고 우진은 먼 곳을 내다봤다.“앞에 농장이 하나 있을 거예요. 일단 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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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차에 사람이 없으니 우진도 속도를 조금 내렸다. 우진이 도울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앞에 무엇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도 잘 몰랐다.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이미 끝난 일을 후회하든 하지 않든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우진의 차가 따라잡힌 건 1시간 뒤였다.그는 차와 함께 선우에게 끌려왔다. 마치 자신의 결말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 표정이 어두웠지만 구걸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그들이 어디에 있어요?”선우의 말투는 여전히 가벼웠다.하지만 우진은 이게 폭풍 전야임을 잘 알고 있었다.우진은 고개를 들어 선우의 두 눈을 쳐다보며 웃었다.“어디 갔는지는 저도 몰라요. 중간에 헤어졌거든요.”이 말에 선우 눈가의 핏줄이 불끈 솟아났다.“왜 그랬어요?”우진은 입술을 앙다물더니 말했다.“이유는 없어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것뿐이에요.”“내가 전에 벌준 것 때문에 그래요?”선우는 안경을 위로 올리며 물었다.“그래서 윤아와 아이들을 놓아주는 것으로 복수하는 거예요?”“아니요.”우진이 고개를 저었다.“정확히 말하면 대표님은 제게 은인과도 같은 사람이죠. 그러니 대표님이 제게 벌을 준다 해도 복수하지는 않을 거예요.”우진은 이렇게 말하더니 진지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봤다.“돌이킬 수 있을 때 그만하세요.”선우는 그런 우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얼굴엔 이미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그만하라고요?”“대표님 혹시 그거 아세요? 저번에 윤아 님이 유심 카드를 가졌지만 바로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선우는 입술을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그때 윤아 님이 신고했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대표님, 윤아 님은 대표님께 희망을 안고 있었고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했어요.”“이제 그만해요. 그러면 대표님도 윤아 님과 계속 친구로 남을 수 있어요.”“친구라.”이 말에 선우가 웃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찮다는 듯 가벼운 웃음이었지만 이내 세상 우스운 소리라도 들은 듯 점점 커졌다.우진은 그 자리에 서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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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선우가 대답하지 않자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위로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우진의 자리를 넘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우진의 처사가 늘 완벽했기에 흠을 찾기가 어려웠다.그 흠이 지금 생겼으니 이 기회에 철저히 우진을 짓밟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먼저 사람부터 찾아와요.”하지만 선우는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그 사람은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지 다시 물었다.“그럼 진 비서님은...””“당신 눈엔 진 비서밖에 안 보입니까?”선우는 말투가 바뀌더니 눈빛이 차가워졌고 온몸으로 음침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 사람은 이에 놀라 더는 말할 엄두를 못 내고 얌전해졌다.“그럼 먼저 심윤아 씨 찾으러 가보겠습니다.”사람들이 가고 선우는 짜증스럽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예전에는 담배를 피지 않던 그가 지금은...요즘 일어난 일은 정말 그를 짜증 나게 했다. 윤아가 이 정도로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줄은 몰랐다.선우는 수현이 자기보다 잘난 게 뭔지 궁금했다.선우는 늘 윤아뿐이었고 윤아가 아닌 다른 여자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선우는 사색에 잠겨 힘껏 담배를 피우다가 하마터면 연기에 사레가 들릴 뻔했다.“켁...”선우의 기침 소리에 밖을 지키던 사람이 안으로 들어와 걱정했다.“대표님, 괜찮으세요?”선우는 대답 대신에 손가락 사이로 깜빡거리는 담뱃불을 보며 말했다.“진 비서는 일단 가둬둬요. 윤아 찾으면 그때 밥을 가져다주는 걸로 하죠.”“네.”“그리고 윤아는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있으니 멀리 가지는 못했을 거예요. 근처 농장 위주로 찾아요. 시내에 있는 호텔도 찾아보고요.”“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전달하겠습니다.”...으슥한 밤.윤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저렴한 여인숙으로 향했다.여인숙은 환경이 엉망이었고 곰팡내가 잔잔하게 깔려 있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던 윤아는 뒤쪽에 시궁창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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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둘은 간단하게 몇 마디 더 나눴고 여사장은 할 일이 남았다며 자리를 비웠다.가기 전 여사장은 잘 때 문단속을 잘하라고 당부했고 혹시 누가 문을 두드려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윤아는 알겠다고 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다시 여사장을 불렀다.“죄송한데 올 때 물건을 도둑 맞아서 핸드폰이 없어요. 혹시 전화 좀 하게 핸드폰 빌려주실 수 있나요?”여사장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1층에 공용인 전화기가 있으니 먹고 내려와요.”공용 전화기?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조금 있다 내려갈게요.”그러더니 문을 닫고 음식을 두 아이에게 나눠줬다.“내 새끼, 일단 좀 먹자. 집에 가면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네, 고마워요. 엄마.”두 아이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지만 윤아는 전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바로 아이를 두고 나가기엔 불안했다.윤아가 나가고 누군가가 들어오면 어떡하지?그러다...한참 고민하던 윤아는 그래도 아이들이 다 먹으면 같이 아래로 내려가 전화하기로 했다.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그녀가 옆을 지키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여사장이 직접 만든 소시지는 맛이 아주 좋았고 아이들은 맛있게 잘 먹었다.윤아는 별로 입맛이 없었지만 그래도 허기를 달래기 위해 조금 먹었다.“엄마, 다 먹었어요.”윤아는 식기를 정리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자. 내려가서 전화 좀 하고 오자.”2분 뒤.윤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아래층에 있는 공용 전화기를 쓰려면 카운터로 내려가 여사장을 찾아야 했다. 방에서 나온 윤아는 아이들을 자기 옆으로 당겼다.“우린 지금 외국에 있고 환경도 별로 안 좋아. 이따 엄마 잘 따라오고 절대 뛰어다니면 안 돼, 알겠지?”“네, 알겠어요. 엄마.”두 녀석은 윤아를 따라 아래층으로 향했다. 멀리서 여사장이 카운터에 앉아 웃으며 옆에 있는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는 게 보였고 공용 전화기는 여사장과 머지않은 곳에 놓여 있었다.윤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그쪽으로 걸어가려는데 입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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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밥을 먹고 있던 현아는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자 별 다른 생각 없이, 화면도 보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뚜뚜뚜...”다만 현아가 받자마자 핸드폰에서 통화가 끊긴 소리가 들렸다.‘이상하네.’현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낯선 유선전화 번호가 눈에 띄었다.“잘못 걸었나?”마침 앞에 있던 주한이 현아가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왜 그래요?”“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받자마자 끊었어요.”주한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낯선 번호요?”주한은 재빨리 가까이 다가와 현아의 핸드폰를 가져갔다. “이것은 현지의 유선전화 번호에요.”현아는 듣고 난 후, 더욱 의심스러운 표정을 했다. “이곳 유선번호가 왜...”말을 하던 현아는 마침내 무언가를 깨닫고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주한의 시선과 부딪혔다. 2초 후, 주한은 그 번호를 눌러 다시 전화를 걸었고 현아는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전화가 연결되자 현지 언어를 구사하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주한은 영어로 상대방과 대화했다.“제가 전화 주인인데 혹시 방금 전화하셨어요?”현아는 그들의 대화가 들리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서 들었다. “죄송합니다만, 이 전화는 저희가 건 게 아니라 아까 저희 여관의 이상한 손님이 갑자기 달려와서 건 겁니다.”이상한 손님?이상한 손님이 현아의 핸드폰으로 이렇게 정확하게 전화를 걸 수 있다고?“그럼 그 사람은요?”“죄송합니다만, 전화를 걸고 바로 가버려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막 건 줄 알았는데 정말 전화가 걸렸네요.”주한은 입술을 꾹 다물고 실눈을 떴다. “갔어요? 어디로 갔습니까?”“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여관 투숙객이라 아마 이따가 들어오실 것 같습니다. 보이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호텔 주소 좀 알려주세요.”전화를 끊자 현아가 다급하게 물었다. “어때요?”“현아 씨한테 이렇게 정확하게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그녀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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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예상 밖으로 전화가 울린 지 1초 만에 바로 받았다. “여보세요.”싸늘한 남자 목소리를 들었을 때, 현아는 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현아 씨?”현아의 침묵에 전화기 너머 전화를 받은 남자가 의심스러운 듯 그녀를 다시 한번 불렀다.현아는 그제야 정신 차리고 즉시 방금 전의 일을 수현에게 말하고 그 호텔의 주소를 알려주었다. “윤아가 확실해. 설령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돼, 혹시 모르니...”“바로 갈게.”현아는 수현이 운전기사에게 방향을 바꾸라고 명령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지시가 끝난 후에야 그녀에게 말했다. “그 번호를 내 핸드폰으로 보내 줘.”“알았어.”전화를 끊은 후, 현아는 방금 그 전화번호를 수현에게 문자로 보냈다.이때 주한도 왔다.“됐어요?”현아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주한은 현아를 몇 번 훑어보다가 문지기에게 물었다. “지금 타고 나갈 수 있는 차가 있나요?”그 사람은 잠시 멍해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있습니다.”“저희가 쓸 수 있을까요?”“물론이죠. 두 분은 진 대표님의 손님입니다. 만약 필요하시다면 사용하셔도 좋습니다.”옆에서 이들의 대화를 듣던 현아는 주한을 의아하게 쳐다보더니 물었다. “차는 왜요?”주한은 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아 씨는 안 가고 싶어요?”“가고...”현아는 그제야 주한이 윤아를 찾으러 가려고 차를 요구했다는 것을 알았다. 며칠이나 기다려서 겨우 윤아가 있을 만한 곳을 알았는데 어떻게 집에서 얌전히 기다릴 수 있겠는가? 하지만 현아는 수현 쪽 사람들에게 짐이 될까 봐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한이 제안할 줄이야.차 키를 받은 주한이 차에 타려고 할 때, 기쁜 한편 긴장감으로 가득한 현아는 마침내 손을 뻗어 주한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배 대표님, 고마워요.”주한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긴 희고 부드러운 현아의 작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더니 입꼬리가 미묘하게 올라갔다.“고맙다고요? 맨입으로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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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별명이라는 말을 듣자 현아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어색해졌다. 예전에 현아는 늘 몰래 그의 별명을 불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지난번에 그의 앞에서 실언하고 심지어 면전에서 그의 별명을 부르기도 했다. 그 장면을 생각 만 해도 현아는 머리가 저릿했다. 그동안 주한이 자신에게 따지지 않았던 것도 아마 특별한 상황이었기 때문일 것이다.지금, 주한이 직접 언급하자 현아는 너무 난처해서 어쩔 줄 몰랐고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알겠어요. 다시는 까칠남이라고 안 부를게요.”주한은 한마디 보탰다. “다른 별명도 안 돼요.”“... 알겠어요. 이제 출발해도 되죠?”말이 끝나자 차가 출발했다. 현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아는 호텔을 나서자마자 두 아이를 데리고 곧장 앞으로 걸어갔는데, 혹시 쫓길까 봐 사람이 많은 곳으로 향했다.다행히 아직 밤이 되지 않아 거리에 행인들이 많았다.윤아는 그들이 쉽게 찾지 못하도록 두 아이를 데리고 사람들 속에 몸을 숨겼다.여관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안 윤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고급 호텔만 피하면 될 줄 알았는데, 선우가 이런 평범한 여관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떠날 때 돈이 별로 없었고 선우가 준 핸드폰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돈은 우진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방금 그 전화를 현아가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낯선 번호인데 내가 걸었다고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떠날 때 프런트 데스크에 있던 직원이 신호가 연결되기도 전에 수화기를 내려놓았다면?만약 그렇다면, 상황은 정말 최악이다.“엄마, 우리 이제 어디로 가요?”말을 들은 윤아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여관은 묵을 수 없고,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또 어디로 갈 수 있을까?지금은 시간이 아직 이르니 조금 있다가 시간이 늦으면...생각하면 할수록 윤아는 더욱 초조해졌다.마침 한 슈퍼마켓을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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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알겠어요. 알겠어요.”마지막에 소녀는 매우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었다.소녀가 앞을 지나갈 때, 윤아가 갑자기 손을 뻗어 아이를 막았다.“안녕.”어린 소녀는 윤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낯선 사람 앞이라 화도 가라앉았다. 게다가 윤아의 동양적인 외모에 의심스러운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에요?”윤아는 빙긋이 웃었다.“안녕, 아줌마가 핸드폰 빌려 통화 좀 할 수 있을까?”그 말을 들은 소냐는 코를 찡긋했다. “안 돼요, 어른들은 핸드폰이 있잖아요. 절 속이려는 거죠?”역시, 다른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려 전화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설명을 막 하려는데, 뒤에 있던 윤이가 앞으로 나서서 그 소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언니, 우리 엄마 핸드폰은 도둑맞았어요. 그리고 지금 돈이 없어서, 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우리를 데리러 오라고 하고 싶어요.”윤이는 나긋나긋하게 소녀와 이야기했다. 게다가 흰 피부와 큰 눈, 윤이의 예쁜 외모가 더해져서 마치 예쁜 인형 같았다. 윤이의 외모는 남녀노소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인 동시에 사람의 경계심도 풀게 한다.윤아는 말하려다가 그 모습을 보고는 잠시 멈추었다.역시나 어린 소녀는 윤이가 자신에게 한 말을 들은 후 눈빛이 흔들렸다.“진짜 핸드폰을 도둑 맞았어요?”윤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언니, 전화 한 통만 하고 돌려주면 안 될까요?”윤아는 옆에서 윤이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저릿했다. 만약 윤이가 연기를 잘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그녀도 아이가 정말로 울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윤이의 모습에 어린 소녀는 마음이 약해졌다. 소녀는 자신의 핸드폰을 보고 또 윤아를 바라보았다. “그럼, 좋아요. 하지만 잠깐만 빌려줄 수 있어요, 그리고 멀리 가지 말고 내 앞에서 전화해요.”말을 마친 소녀가 핸드폰을 건네자 윤아는 얼른 핸드폰을 받아들며 말했다. “고마워.”그리고 윤아는 재빨리 현아의 번호를 눌렀다. 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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