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791 - Chapter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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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고민에 잠긴 건 윤아뿐만이 아니었다.현아와 주한은 시간이 늦었기에 룸을 두 개 예약했지만 윤아 일로 잠이 오지 않았던 현아는 대충 씻고 주한을 찾아갔다.현아가 주한을 찾아갔을 때 주한은 금방 샤워하고 나와 하반신에 타올만 달랑 걸치고 있었다.주한이 입을 열려는데 현아가 막무가내로 비집고 들어왔고 딱히 뭐가 이상한지는 감지하지 못했다.들어오자마자 현아는 윤아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도대체 윤아를 어디로 숨긴 걸까요?”현아는 이렇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갔다.“아쉽게도 지난 5년간 선우와 별로 연락을 하지 않았어요. 만약 연락을 자주 했다면 선우 성격에 근거해서 윤아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맞춰볼 텐데.”주한은 아직도 문어구에 서서 점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현아를 지켜봤다. 그녀는 아직도 주한이 윗통을 벗고 있다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주한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현아를 힐끔 쳐다봤다.조심성이 없거나 그를 전혀 남자로 보지 않는 게 분명했다. 아니면 이렇게 보고도 못 본척 할 리가 없었다.주한은 난감한 표정으로 문을 닫고는 현관 쪽에 위치한 옷장에서 가운을 꺼내 걸쳤다.이대로 있다가 현아가 정신을 차리고 웃통을 까고 있는 그를 보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변태라고 욕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가운을 걸친 주한은 띠를 묶고 가슴만 조금 드러냈다.저편에 앉아있던 현아는 그제야 본인이 한참을 떠들었는데 주한이 대꾸하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현아는 고개를 돌려 주한을 바라봤다. 주한이 이미 가운을 입은 뒤였기에 딱히 이상한 점은 보아내지 못했다.“대표님, 왜 아무 반응이 없어요?”주한은 현아 앞으로 다가가 앉으며 말했다.“추측만으로 안 돼요. 범위가 너무 커요.”이를 들은 현아는 금세 풀이 죽었다. 수도가 커도 너무 컸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추측만으로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현아가 가만히 있자 주한은 컵에 온수를 따라 한 모금 마셨다.“아직도 신고는 싫어요?”이를 들은 현아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망설이기 시작했다. 윤아의 말을 듣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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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응? 안다고?”현아는 수현이 이를 알고 있다는 것에 살짝 의아했다. 윤아가 분명 수현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는데 말이다.“응.”“그럼... 구하러 간 거야?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수현이 곧바로 물었다.“너 지금 어디야? 그쪽으로 사람 보낼게.”현아가 대답 대신에 물었다.“설마 지금 카네베 수도에 있는 건 아니지?”“맞아.”“...”믿을 수 없는 남자라고 수현을 욕하던 현아는 할말을 잃었다.그를 함부로 판단한 것에 얼굴이 뜨거워졌다.수현을 허우대만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수현은 어느새 카네베 수도까지 와 있었다.현아는 주한과 시선을 주고받더니 말했다.“윤아가 떠나기 전에 묵었던 호텔에 있어.”현아는 일부러 어느 호텔인지 말하지 않았고 이로써 수현이 알고 있는지 떠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수현은 알겠다고 하더니 그쪽으로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고 어느 호텔인지는 묻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현아는 멍해서 핸드폰을 꼭 부여잡았다.옆에 있던 주한이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보아하니 우리보다 더 먼저 알고 있었던 거 같은데요.”“근데 윤아는 왜 연락이 안 된다고 했을까요?”“아마 그때 비행기에 있어서 연락이 안 됐을 수도 있죠.”제법 그럴싸했다. 윤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알고 바로 쫓아갔고 비행기라 전화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니 윤아도 현아도 그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는?착륙하고 나서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은 걸까? 그러다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생각할수록 마음에 걸린 현아는 이따 만나서 꼭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일단 정리하고 내려가요.”현아는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건을 정리하러 가기 전 그녀는 주한에게 몇 마디 당부했다.주한은 올 때도 갈 때도 아예 자기를 신경 쓰지 않는 현아의 모습에 입을 삐죽거리더니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건을 정리했다.십여 분 뒤.수현이 보낸 사람이 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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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수현의 성격대로라면 아마 5년 전처럼 차가운 얼굴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그래서 뭐?”비록 현아는 수현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5년 전의 수현이었다면 아마 이런 성격이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런 그가 지금 현아에게 사과한 것이다.예고 없이 들이닥친 사과에 현아는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고 한참 후에야 손을 흔들며 그냥 넘어갔다.“우리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아무도 없었어. 호텔 직원이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사람을 찾겠다고 방을 아수라장을 만들고 갔다고 했는데 너였어?”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윤아가 쓰던 물건 좀 찾았어.”“그게 뭔데?”윤아가 두고 간 치마는 부피가 커서 지니고 다니기 어려워 서랍에 남겨둔 피어싱만 챙겼다.윤아는 총명했다. 눈에 띄는 곳에도 물건을 남기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도 작은 물건을 숨겼다.이런 물건은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들었다.“이거 윤아 피어싱 맞아. 내가 선물한 거거든.”현아는 그 피어싱을 보자마자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방에서 찾았다고?”“응.”“그럼 지금 윤아가 어디 있는지... 너도 모르는 거야?”이렇게 생각한 현아는 그 피어싱을 꼭 움켜쥐고 눈시울을 붉히며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윤아가 신고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짜 안 해도 괜찮은 거야? 근데... 신고했다가 무슨 일 나면 혹시나 나를 원망할까 봐...”“아니면 신고할까?”현아의 말에 수현이 뭔가를 눈치챈 듯 실눈을 뜨고 말했다.“윤아가 그렇게 얘기했다고?”현아는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앞에 있는 남자는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그와 선우는 연적이다. 만약 윤아가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는 걸 알면...이렇게 생각한 현아가 얼른 덧붙였다.“윤아가 그렇게 말한 건 맞지만 내 제안이기도 해. 지난 5년간 선우가 윤아를 보살폈는데 이런 짓을 저지른 것도 그냥 잠깐 생각을 잘못해서 그런 걸 거야. 윤아를 해치지도 않았는데 신고했다가 선우 잘못되기라도 하면 선우 얼굴을 윤아가 어떻게 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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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얼마 후 현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다시 수현에게 물었다.“이렇게 태연한 걸 보니 방법이 있나 보네?”“찾아야지.”수현의 대답이 너무 심플했다.“...”현아는 말문이 막혔다.찾아야지?찾아야 하는 건 현아도 알고 있다. 문제는 어디 가서 찾느냐다.“수도가 이렇게 큰데 여기서 사람을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지.”수현은 도도한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 현아가 뭔가 말하려는데 주한이 말렸다.현아는 한참을 주한과 마주 보며 눈만 대굴대굴 굴리다가 핸드폰을 꺼내 주한이 보는 앞에서 문자를 적었다.[대표님, 뭐 하는 거예요?]주한은 현아의 핸드폰을 가져와 그 아래에 답장을 적었다.[현아 씨가 급하겠어요, 진수현 씨가 더 급하겠어요? 현아 씨 말처럼 애도 진수현 씨 애인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앉아 있을 사람으로는 안 보여요.]주한의 분석을 들어보니 그럴듯했다. 급해도 수현이 현아보다 더 급할 것이다.윤아 걱정은 안 해도 자기 자식 걱정은 할 것이다.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니 현아도 마음이 놓였다.수현은 둘을 다른 곳에 정착하게 하고 이내 어디론가 떠났다.현아는 우진도 만났다. 우진은 무슨 수요가 있으면 자기를 찾으면 된다며 안심하고 여기 있으라고 했다.현아는 우진에게 물었다.“진 대표님 윤아 어디 있는지 아는 거 아니에요?”현아가 윤아의 좋은 친구라는 걸 알고 있기에 우진도 숨김없이 말했다.“자세한 건 모르지만 대략 어디 있는지는 알아요. 아직 찾는 중이고요.”“대략이라고요?”현아는 역시 주한의 말이 맞음에 감탄했다. 수현이 그렇게 늠름했던 이유는 이미 그녀의 위치를 대략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근데 왜 그녀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거지?“네, 하지만 자세한 위치를 알아내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요.”우진이 사실대로 말했다.“그럼 얼마나 더 걸려요?”수현이 확신이 있다고 해도 윤아 친구로서 현아는 조급해 날 수밖에 없었다.이 질문에 우진은 대답할 수가 없어 한참을 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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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주방.선우가 웃으며 맞은편에 앉아 윤아와 아이들을 맞이했다.“안녕.”하윤과 서훈은 이상한 분위기 탓인지 선우가 먼저 인사해도 눈빛을 피하며 대꾸하지 않았다.하지만 선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의자를 빼주었다.하윤과 서훈은 윤아를 올려다보며 눈빛으로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윤아가 그들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여서야 둘은 자리에 앉았다.윤아는 아이들 옆에 자리를 잡았다. 요 며칠 너무 마음이 급해서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더니 오늘은 조금 배가 고팠고 좋아하는 몇 가지를 직접 골라 먹었다.선우는 윤아가 음식을 집어 먹자 약간은 놀란 듯 보였다.윤아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그녀가 갇혀 있으면서 단식 투쟁을 하지 않은 것을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사실 선우와는 단식으로 투쟁을 해도 된다. 진짜 그녀를 위한다면 그녀가 밥을 먹지 않고 버티는 걸 마음 아파할 테니까.하지만 이는 윤아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아이도 둘이나 있는데 윤아가 단식하면 애들은 어떡할까.그렇다고 같이 단식할 수는 없었다.아이들을 이 세상에 데려왔으니 온 힘을 다해 그들을 지켜내야 했다. 그러자면 일단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윤아는 밥을 먹으면서 맛있는 것들을 두 아이에게 집어주며 당부했다.“많이 먹어.”두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치 마지막 만찬인 것처럼 허겁지겁 먹었다.“천천히 먹어.”선우는 그러다 아이들이 체하기라도 할까 봐 이렇게 귀띔했다.하지만 셋은 그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불티나게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해치우고 티슈로 입을 닦았다.“가자.”윤아가 아이들을 데리고 잽싸게 나가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선우와 집사 둘 다 말이 없었다.어색한 분위기가 한참 지속되자 집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집사가 말끝을 맺기도 전에 선우가 이를 끊어버렸다.“식사할 땐 말을 하지 않는 게 예절이죠.”집사는 어쩔 수 없이 하려던 말을 다시 삼키고는 더는 말할 엄두를 못 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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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칭찬을 받은 하윤은 너무 기뻐 윤아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엄마, 칭찬해 줘서 고마워. 앞으로 하윤이가 더 노력할게.” 서훈이 이를 보더니 하윤이의 포동포동한 볼살을 꼬집었다.밥때가 되어서야 세 사람은 다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선우가 무슨 말을 하든 셋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밥만 열심히 먹었다.세 사람의 생활은 일반인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그들은 선우를 완전히 투명 인간 취급했다.이런 무시는 다음날도 계속되었다. 집사는 더는 보고만 있기 힘들었지만 선우가 식사하고 있으니 딱히 뭐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식사가 끝나고 나서야 참다못한 집사가 선우에게 물었다.“대표님, 화도 안 나요?” “왜요?”집사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씩씩대며 말했다.“저분들 말이에요. 대표님을 이렇게 대하는데 화 안 나세요?”이 말에 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이렇게 내 눈앞에 있고 내 곁에 있고 온전히 내게만 속하죠.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화가 나겠어요?”“...”집사는 할말을 잃었고 그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정말 사랑에 미치셨구나.’“그냥 저들이 내 곁에만 있어 주면 돼요. 그러면 저들이 뭘 하든 상관 없어요.”“네, 알겠습니다.”당사자도 괜찮다는데 집사가 뭐라 할 것도 없었다.연속 이틀이나 지났지만 윤아는 내려와서 밥을 먹을 때도, 가끔 내려와 산책할 때도 우진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셋째 날이 되어서야 윤아는 더는 참지 못하고 아침을 먹고 난 뒤 아이들에게 말했다.“먼저 올라가.”두 아이는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 자리를 비켜줬다.주방에 선우와 윤아, 그리고 집사만 남았다.선우는 아직 식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숟가락을 내려놓고 웃으며 윤아를 바라봤다.“하고 싶은 말 있어?”윤아도 이리저리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우진 씨는?”“왜? 진 비서한테 볼 일 있어?” “응.”“진 비서는 다른 일 때문에 잠깐 내보냈어. 무슨 일인데? 사람 바꿔줄까?”옆에 있던 집사가 선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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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선우는 약속은 잘 지켰다.우진을 만나게 하겠다고 약속한 그날 오후 윤아는 바로 우진을 만날 수 있었다.우진은 전과 똑같은 옷차림으로 그녀를 대할 때도 공손했다.“윤아 님, 대표님한테서 듣기로는 저를 찾으신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제게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윤아는 그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우진은 정자세로 서 있었고 얼굴과 목에도 다친 흔적은 없었다.그렇게 살피던 윤아가 바로 물었다.“혹시 어디 다치진 않았어요?”이 물음에 우진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틀렸어요.”윤아가 당장에 거짓말을 까발렸다.“정말 다치지 않았다면 제가 그렇게 물었을 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되물었어야죠. 바로 이렇게 아니라고 대답할 게 아니라.”윤아는 이렇게 말하더니 바로 손을 들어 우진의 가슴을 눌렀다.예고 없이 닥친 그녀의 행동에 우진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고 윤아가 꽤 세게 눌렀기 때문에 아픔을 참지 못하고 짧게 신음했다.윤아는 표정이 변하더니 그를 부축했다.“괜찮아요?”우진은 자신의 거짓말이 들켰음을 알고 윤아를 밀쳐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제게 선우 과거에 대한 얘기를 해준 것 때문에 그래요?”이를 들은 우진이 걸음을 멈췄다.“선우를 그렇게 오래 따라다녔는데 고작 그거 알려준 거로 이렇게 당한 거예요?”들어올 때 선우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윤아 님, 그런 거 아니에요. 대표님은 저를 그렇게 대한 적 없어요.”“그럼 몸에 난 상처는 어떻게 된 거예요?”우진은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제 몸에 상처가 났다고 어떻게 단정해요? 아까 저를 밀친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윤아 님 힘이 너무 세서 남자인 저도 미처 반응하지 못해서 그래요.”“확실해요?”우진이 인정하려 하지 않자 윤아는 더 의외였다.고작 그 일로 다쳤는데 우진은 선우를 위해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혹시 협박딩했어요?”윤아가 이렇게 묻더니 이내 침묵을 지켰다.우진이 진짜 협박받은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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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교훈만 살짝 줬다라...가벼운 말투는 마치 이 모든 게 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이 말을 들은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럼 나도 하윤이도 서훈이도 그렇게 대하고 싶은 거 아니야?”태연하던 선우가 이를 듣더니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윤아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그녀가 더는 뒤로 물러서지 못하게 했다.“당연히 아니지!”그녀의 어깨를 부여잡은 선우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곧 으스러질 것 같았다.“내가 약속했잖아.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겠다고. 내가 맞는 한이 있어도 너와 하윤이, 서훈이한테 손을 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하지만 윤아는 그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난 네가 너무 무서워. 이거 놔.”“윤아야!”선우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잘 들어. 내가 죽을 때까지 너랑 아이들한테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거야. 그 누구도 너희를 다치게 할 수는 없어.”“이거 놔! 넌 아무것도 몰라. 우린 네 보호가 필요한 게 아니야.”윤아가 힘껏 그를 밀쳐냈다.선우는 그 힘에 뒤로 몇 걸음 뒷걸음질 치며 중심을 잡았다. 숨결이 가빠지는 듯하더니 이내 흐트러졌다. 윤아 때문에 여간 화난 게 아닌 것 같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선우는 손을 들어 비뚤어진 안경을 바로잡고는 고개를 들었고 표정도 어느새 덤덤해졌다.“윤아야, 너 지금 너무 흥분했어. 일단 먼저 진정 좀 하고 이따 다시 찾으러 올게.”선우가 나가고 나서도 윤아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숨을 길게 내뿜었다.진 비서님...윤아 때문에 우진이 다쳤다. 그저 조금 힘을 주어 눌렀을 뿐인데 아파서 뒷걸음질할 정도면 매우 심각한 부상일 것이다.저녁 식사 때 윤아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우진을 다시 만났다.우진은 집사와 나란히 옆에 서 있었다.윤아의 눈길을 느꼈는지 우진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인사했다.“윤아 님.”윤아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선우가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내가 해코지할까 봐 걱정했잖아.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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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연속 며칠 현아는 수현이 준비한 곳에 있느라 회사 일을 마무리할 수가 없었다. 상황이 상황이니 도대체 며칠 휴가를 내야 할지 몰랐다.이 정도면 퇴사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하지만 이건 그녀에게만 해당하는 소리였다.현아를 따라온 주한은 회사 내 위치로 생각했을 때 이렇게 자주 자리를 비우면 회사에 큰 손실을 줄 것이다.윤아와 친한 현아는 손실을 봐도 괜찮지만 주한은 처음 윤아가 납치당한 걸 알고 피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다.사실 수현이가 그들을 여기 데려오면서 그의 임무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시간이 오래 흘러도 주한은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현아는 주한을 찾아갈 생각이었다.그녀는 주한 바로 옆방에 살고 있었기에 옆방의 문을 두드렸고 이내 주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문도 안 열어주고 들어오라니.현아는 약간 망설여졌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들어가 보니 주한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회의하고 있었다.현아는 이 모습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던 발걸음을 멈췄다.회의하는데 가서 귀찮게 하면 살짝 예의가 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현아는 걸음을 돌려 살금살금 도망가려 했다.하지만 이때 컴퓨터를 바라보던 주한이 그런 현아를 힐끔 쳐다봤고 그녀가 도망가려고 하자 입을 열었다.“이쪽으로 와요.”현아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잠깐 망설이더니 그녀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주한은 맞은편 위치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눈짓했다.직속 상사라 현아는 명령을 거스르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자리에 앉은 현아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주한이 회의하고 있긴 했어도 이 방에는 둘 뿐이었다.자리도 주한의 맞은 편이라 어딘가 더 불편해 보였다.그래도 처음엔 꽤 정상적인 자세로 앉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심심해진 현아는 핸드폰을 꺼내 게임하기 시작했다.다운한 게임을 하려고 켰는데 무음으로 설정하는 걸 까먹는 바람에 게임 음악이 흘러나왔다.현아는 순간 너무 난처해 얼른 핸드폰을 껐고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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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아까 여기서 회의하는 모습을 보니 서준이 얼마나 업무적으로 닦달하는지 알 것 같았다.“귀한 분이 처리할 일도 많다라...”주한은 현아가 쓴 단어를 두어 번 곱씹더니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음, 맞아요. 요 며칠 회사 일에 영향 준 건 맞아요.”“그럼...”“그래서 어떻게 보상해 줄 건데요?”“?”현아는 할 말을 잃었다.뭔가 상황이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원래는 이 일로 회사 일에 영향을 미쳤다면 먼저 돌아가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주한이 대뜸 어떻게 보상할지 묻고 있다.현아는 막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는 일개 사원일 뿐이에요. 제가 무슨 수로 보상하겠어요?”이를 들은 주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보상해 줄 게 없다? 본인한테 이렇게 자신이 없는 거예요?”“...”현아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빨간 입술을 앙다문 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대표님, 설마...”주한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뭐요?”“설마 이번 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면 저 두 배로 부려 먹을 거 아니죠? 아니면 연말 보너스를 없애버린다든지. 어쩔 수 없죠. 무섭긴 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저를 도와줬으니 착취를 해도 달게 받을게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현아의 표정은 이미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주한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손으로 미간을 주무르며 현아의 단순함에 감탄했다.그러면서 천천히 다가가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주한은 이어폰을 빼고 이 화제를 건너뛰었다.“친구는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네.”이 얘기만 꺼내면 현아의 눈빛은 수심이 가득 찼다.“처음엔 수현이 윤아가 있는 대략적인 위치를 알아냈다고 해서 믿음직스러웠는데 며칠이 지났는데도 못 찾으니 화가 나네요.”“사람을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요. 찾았다고 해도 경거망동하기보다는 천천히 방법을 생각하는 게 맞고요.”이를 들은 현아는 약간 놀란 듯 주한을 바라봤다.“대표님 말은 수현이 이미 윤아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지만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는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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