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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주방.

선우가 웃으며 맞은편에 앉아 윤아와 아이들을 맞이했다.

“안녕.”

하윤과 서훈은 이상한 분위기 탓인지 선우가 먼저 인사해도 눈빛을 피하며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하윤과 서훈은 윤아를 올려다보며 눈빛으로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

윤아가 그들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여서야 둘은 자리에 앉았다.

윤아는 아이들 옆에 자리를 잡았다. 요 며칠 너무 마음이 급해서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더니 오늘은 조금 배가 고팠고 좋아하는 몇 가지를 직접 골라 먹었다.

선우는 윤아가 음식을 집어 먹자 약간은 놀란 듯 보였다.

윤아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그녀가 갇혀 있으면서 단식 투쟁을 하지 않은 것을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사실 선우와는 단식으로 투쟁을 해도 된다. 진짜 그녀를 위한다면 그녀가 밥을 먹지 않고 버티는 걸 마음 아파할 테니까.

하지만 이는 윤아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아이도 둘이나 있는데 윤아가 단식하면 애들은 어떡할까.

그렇다고 같이 단식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을 이 세상에 데려왔으니 온 힘을 다해 그들을 지켜내야 했다. 그러자면 일단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

윤아는 밥을 먹으면서 맛있는 것들을 두 아이에게 집어주며 당부했다.

“많이 먹어.”

두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치 마지막 만찬인 것처럼 허겁지겁 먹었다.

“천천히 먹어.”

선우는 그러다 아이들이 체하기라도 할까 봐 이렇게 귀띔했다.

하지만 셋은 그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불티나게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해치우고 티슈로 입을 닦았다.

“가자.”

윤아가 아이들을 데리고 잽싸게 나가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

선우와 집사 둘 다 말이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한참 지속되자 집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

집사가 말끝을 맺기도 전에 선우가 이를 끊어버렸다.

“식사할 땐 말을 하지 않는 게 예절이죠.”

집사는 어쩔 수 없이 하려던 말을 다시 삼키고는 더는 말할 엄두를 못 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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