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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수현의 성격대로라면 아마 5년 전처럼 차가운 얼굴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래서 뭐?”

비록 현아는 수현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5년 전의 수현이었다면 아마 이런 성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지금 현아에게 사과한 것이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사과에 현아는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고 한참 후에야 손을 흔들며 그냥 넘어갔다.

“우리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아무도 없었어. 호텔 직원이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사람을 찾겠다고 방을 아수라장을 만들고 갔다고 했는데 너였어?”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윤아가 쓰던 물건 좀 찾았어.”

“그게 뭔데?”

윤아가 두고 간 치마는 부피가 커서 지니고 다니기 어려워 서랍에 남겨둔 피어싱만 챙겼다.

윤아는 총명했다. 눈에 띄는 곳에도 물건을 남기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도 작은 물건을 숨겼다.

이런 물건은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들었다.

“이거 윤아 피어싱 맞아. 내가 선물한 거거든.”

현아는 그 피어싱을 보자마자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방에서 찾았다고?”

“응.”

“그럼 지금 윤아가 어디 있는지... 너도 모르는 거야?”

이렇게 생각한 현아는 그 피어싱을 꼭 움켜쥐고 눈시울을 붉히며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윤아가 신고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짜 안 해도 괜찮은 거야? 근데... 신고했다가 무슨 일 나면 혹시나 나를 원망할까 봐...”

“아니면 신고할까?”

현아의 말에 수현이 뭔가를 눈치챈 듯 실눈을 뜨고 말했다.

“윤아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현아는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앞에 있는 남자는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그와 선우는 연적이다. 만약 윤아가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는 걸 알면...

이렇게 생각한 현아가 얼른 덧붙였다.

“윤아가 그렇게 말한 건 맞지만 내 제안이기도 해. 지난 5년간 선우가 윤아를 보살폈는데 이런 짓을 저지른 것도 그냥 잠깐 생각을 잘못해서 그런 걸 거야. 윤아를 해치지도 않았는데 신고했다가 선우 잘못되기라도 하면 선우 얼굴을 윤아가 어떻게 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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