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더 이상 여기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았고 더 있다가는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았다.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마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눈앞에는 자신이 뜨겁게 사랑하는 여자라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이라도 부은 듯 욕망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잠깐.”그가 자리를 뜨려고 몸을 막 돌리던 순간 뒤에서 윤이가 그를 불러세웠다.이로인해 수현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 멈춰졌다.그가 움직이기 싫어서가 아니라 몸이 전혀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지지 않았다.육체와 의식의 힘겨루기 끝에 수현은 자리에 그대로 서있었고 앞으로 움직이지도, 뒤를 돌아보지도 않게 된 것이다.이상하게 여기던 윤아가 그의 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수현의 이마를 짚어보았다.한참 그의 이마를 어루만지던 윤아는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깜짝 놀라 물었다.“왜... 왜 이렇게 뜨거워?”문을 열자마자 그의 빨개진 얼굴을 보고 분명 취했다고 예상했고 그 때문에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여기까지 와서 벨을 눌렀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금 잠깐 나눈 대화에서 이상하게 아무런 술 냄새도 나지 않았다.근데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고 말투도 어눌한 데다가 지금 잘못 찾아왔다고 얼버무렸다.윤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이마를 짚어보니 역시나 열이 펄펄 나고 있었다.“아까 저녁에 돌아갈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잖아? 왜 갑자기 열이 나는 거야? 가서 뭐 했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이 늦은 시각에 열이 이렇게 세게 나는데, 어쩔 수 없다, 내가 구급차 부를게.”말을 마치고 보니 윤아는 어딘가 이상해서 다시 말을 이었다.“아니다, 넌 지금 의식은 있는 상태라 구급차를 불러도 오지 않을 수 있어. 그리고 불러도 기다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좋기는 지금 바로 병원에 가는 게 좋은데...”하지만 그녀가 병원에 같이 가게 되면 두 아이만 남게 되는데, 그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그래도...윤아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열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는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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