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711 - 챕터 720

1206 챕터

제711화

윤아는 수현이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도 지금 온몸이 뜨거운 원인을 알아챘다.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놀라서 그런 건지, 윤아의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가 다시 꽉 깨물었다.“그래서? 이미 어떤 상황인 걸 알면서도 왜 날 찾아온 건데?”수현은 그녀를 한참 동안 안고 있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나... 도 모르겠어.”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너 말고는.... 누구한테 가야 할지 모르겠어.”말을 마치고 얼마간 더 안고 있다가 얼굴을 그대로 그녀의 어깨에 묻었다.지금 참기 힘들 정도로 괴로운데 이렇게라도 그녀를 안고 그녀의 숨결을 느끼면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최소한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윤아라는 사실만으로도 말이다.“누구한테 갈지 몰라서 나한테 왔다고?”“아니...”그의 목소리는 마치 의식을 잃은 사람마냥 더듬거리며 겨우 말을 내뱉었다.“난... 그저... 널 만나러... 오고 싶었어. ”윤아는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이없었다.“나를 찾아와도 무슨 소용이 있어? 내가 너를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어?”말을 마치고 윤아는 힘껏 그를 밀어내면서 그의 품 안에서 벗어났다.수현은 뒤로 두 발짝 밀려나면서 벽에 부딪혔다. 눈은 반쯤 풀린 상태에 얼굴은 여전히 불타는 고구마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지금 죽을힘을 다해 참고 있는데 처량한 모습이 마치 버려진 강아지 같았다.단순히 열만 나는 상황인 줄 알았으나...윤아는 지금 당장 그를 몽둥이로 정신 차릴 때까지 때려서 내쫓고 싶었다. 그도 이번이 처음으로 여자의 속임수에 당했다.“어디 가든 난 상관 안 해. 여자한테 속아서 이 모양 이 꼴이 되다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윤아는 모진 말을 내뱉은 뒤 문을 닫았다.쾅!문을 닫는 소리가 너무 큰 나머지 메아리가 쳤다. 그리고 잠시 후 메아리가 사라지고 나니 복도는 삽시에 조용해졌다.남은 건 오직 지금 애써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수현이었다.남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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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윤아는 또박또박 자세하게 설명했고 수현은 원래 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내 말 듣고 있어?”수현이 고개를 들었다.“응.”윤아는 할말을 잃었다.“...”됐다, 그의 꼴을 보아하니 윤아의 말을 전혀 듣지 않은 것 같았다. 아예 정신을 잃기 일보직전인 사람한테 무슨 말을 하겠는가?“들어와.”윤아는 뒤로 두 발짝 물러나면서 수현을 안으로 맞이했다.하지만 수현은 방안을 들여다볼 뿐 발을 떼지 않았다.“왜? 들어오기 싫어? 난 그럼 들어갈게...”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현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쾅!윤아는 그를 데리고 먼저 거실 소파로 향했다. 그리고 얌전히 앉아있으라고 한 뒤 물을 따라주겠다고 말했다.“얼음물 줘.”수현이 갑자기 말했다.“뭐?”윤아는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물었다.“얼음물 마시겠다고?”“얼음.... 물 마시고 싶어, 아니면 그냥 찬 물도 돼.”“한 겨울인데...”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아는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주방에 가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지금은 겨울이기 때문에 냉장고에는 얼려둔 물이 없었고 그저 차가운 맥주뿐이었다.‘차가운 맥주도 괜찮나?’‘지금 상태로는 급속으로 온도를 낮추는 게 시급해 보이는데?’고민 끝에 윤아는 차가운 맥주 두 병을 꺼내 수현에게 가져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얼마 전 그가 위출혈 때문에 병원에 갔었던 일이 떠올랐다.이 상태에서 차가운 맥주라...잠시 고민하다가 윤아는 맥주 두 병을 다시 냉장고 안에 넣었다. 그리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그녀한테서 컵을 건네받던 수현이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얼음물은?”“없어.”“그럼... 아무 찬 거라도?”윤아는 참다못해 그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마시든지 말든지.”그녀의 호통에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결국에는 들고 있던 따뜻한 물을 천천히 들이마셨다.그는 물을 아주 천천히 마셨는데 지금 상태를 보아하니 물 한 잔 마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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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하지만 윤아가 부드러운 손으로 셔츠 첫 번째 단추를 풀자마자 수현이 갑자기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힘도 엄청난데 꽤 폭력적이었다.윤아가 고개를 드니 수현의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리 밝지 않은 거실에서 수현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는데 눈빛이 마치 한 마리의 늑대 같았다.그리고 단번에 그녀를 덮칠 것 같았다.그의 모습에 윤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깨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어쩌면 깨어난 것도 다행이다. 자기 절로 알코올로 몸을 닦으면 된다. 단지... 그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했다.‘설마 이성을 잃어버린 건 아니겠지?’비록 그녀가 직접 당해본 건 아니지만 만약 그 물건에 취하게 되면 자기 몸을 컨트롤하기 매우 어렵다고 듣기는 했으나 만약...윤아는 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녀의 팔목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더욱 세지고 수현의 호흡도 아까보다 더 거칠어졌기 때문이다.윤아의 얼굴빛이 살짝 변하더니 애써 손을 뿌리치려 했다.“알코올과 물수건은 여기에 둘게. 이미 깼으면 혼자서 닦.... 악!”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수현에게 끌려갔고 곧 하늘과 땅이 뒤집히더니 단번에 그녀를 소파 위에 깔아 눕혔다. 청초했던 남자의 숨결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그녀의 온몸을 간지럽혔다. 윤아의 손은 또다시 결박된 채 머리 위로 올려졌고 남자는 몸을 천천히 숙였다.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순간에도 방안에 두 아이가 곤히 잠들고 있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낮추고 다급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진수현, 지금 뭐 하는 거야?”하지만 남자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윤아가 그를 정신 차리도록 세게 걷어찰까 말까 망설이던 찰나 수현이 갑자기 모든 동작을 멈춘 채 그녀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두 사람은 아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윤아는 그가 지금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을 죽을힘을 다해 애써 참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하여 그의 미간은 아까부터 찌푸려져 있었고 뱉어내는 숨도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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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들어오지 마.”수현은 애써 자제하는 듯했지만 숨은 여전히 거칠게 몰아쉬었다. 또한...그것에 중독된 상태이기에 지금 안에서 말로 묘사하기 힘든 짓을 할 것이다. 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당장 그를 안에서 꺼내주고 싶었다.참다못해 그녀는 문밖에서 그에게 말했다.“너... 찬물 샤워만 해. 다른 이상한 짓은 하지 말고.”하지만 안쪽에서 들리는 건 물소리를 동반한 낮은 숨소리였다.윤아는 살짝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수현 씨, 내 말 듣고 있어?”“수현 씨!”윤아가 아무리 수현을 불러도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녀의 말을 상대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사람처럼 말이다. 그리고 지금 아주 바쁜 상태라 그녀의 말에 대답할 시간이 없다.윤아는 화가 났지만 여기서 더 이상 소리쳐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포기했다.하여 다시 몸을 돌려 거실로 가서는 그가 마셨던 물컵을 부엌에 가져가서 씻은 뒤 다시 돌아와서 두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았다.다행히 두 아이는 여전히 곤히 자고 있어 윤아는 조금이나마 안심되었다.몇 분 기다렸다가 그녀는 다시 화장실 쪽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물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수현은 마치 화장실에서 잠들었는지 그녀가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문 앞에서 여전히 이상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이 나쁜 자식!’윤아는 속으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지만 결국에는 거실에 와서 이불을 껴안은 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기다리다 못해 그녀는 졸리기 시작했지만 수현은 여전히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아 이제는 아예 소파에 기대 살짝 눈을 감았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윤아가 갑자기 잠에서 깼다. 거실은 여전히 조용했으나 이상하게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수현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설마 욕실에서 너무 추운 나머지 쓰러진 건 아니겠지?’윤아는 냉큼 이불을 가지고 욕실로 향했다. 이번에는 더 이상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욕실 안은 고요했다.그녀는 문고리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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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뭐?”콸콸 흐르는 물소리 때문에 윤아는 수현이 낮은 목소리로 뭐라고 말하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어쩔 수 없이 쪼그리고 앉아 다시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수현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이 옷은 어디서 났냐고.”‘집에 남자도 없는데 이런 남성복은 대체 어디서 난거지?’이번에야말로 윤아는 똑바로 알아들었는데 그녀가 잠시 머뭇거리는 동안 수현은 그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토라진 듯한 말투로 말했다.“다른 남자의 옷은 싫어.”윤아는 할말을 잃었다.“...”그의 표정과 말투를 보아하니 분명 이 옷이 다른 남자의 옷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그래서 지금 입지 않겠다고?’수현의 말을 듣고 윤아는 그의 면전에 대놓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입지 마. 여기에 계속 앉아 있어. 까다로운 분인 것 같은데 지금 당장 비서한테 전화해서 모시고 가라고 할게.”‘한밤중에 여기까지 와서 행패를 부린 것도 모자라 편하게 자게도 못 했으면서 지금 투정까지 부려?’‘그렇게 버릇을 들일 수는 없지!’말을 마치고 윤아는 자리를 뜨려고 했으나 한 발짝 떼는 순간 옷이 당겨지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숙여보니 수현이 그녀의 옷자락을 손에 쥐고 있었다.윤아가 눈살이 찌푸려진 채 그에게 물었다.“뭐 하는 거야?”수현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눈을 내리깔고 다시 창백한 입술로 말했다.“날 내쫓지 마, 입으면 되잖아.”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윤아는 자꾸만 자신이 수현을 다치게 하고 비참하게 만든 것 같아 숨이 막혀왔다. 그의 모습이 불쌍한 유기견이랑 다를 바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윤아는 순간 두통이 밀려와 미간을 긁적였다.“놔.”“그럼 계속 나를 내쫓을 거야?”윤아가 답했다.“여기에 있어서 뭐 하려고? 그만 집에 가면 안 돼? 지금 체온도 내려갔고 다 나았잖아.”“내가 괜찮아져서 내쫓는 거야?”“아니면?”“알았어.”수현은 손에 쥐고 있던 샤워 헤드를 내동댕이쳤다.“그럼 온수 샤워는 그만할래.”윤아는 할말을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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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머릿속에는 하나의 물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 남성복은 대체 누구의 것일까?’수현이 올 것을 미리 짐작하고 준비해 둔 건 아니겠지?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얼굴이 아까보다 더욱 거메졌다.상의와 바지가 한 사이즈 이상 커서 입어보니 매우 헐렁했기 때문이다.다행히 옷에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는데 입지 않은 상태에서 씻기만 한듯했다.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들에게도 갈아입을 옷을 챙겨줬다는 생각에 수현의 안색은 더욱 검게 변했다.이선우...‘설마 진짜로 이 옷은 그 사람을 위해 준비한 것이란 말인가?’‘두 사람의 관계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수현은 갑자기 질투심이 활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안에서 뭘 꾸물거려?”윤아의 목소리가 문 앞에서 들려오자 수현은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고 걸어 나갔다.그가 나오자 윤아는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이 옷이 수현한테는 역시나 컸다.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옷이 좀 크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대로 입어.”말을 마치고 외투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이건 내 코트인데 먼저 걸치고 있어.”윤아의 옷이라는 말에 수현은 손을 뻗어 받았다. 그녀의 코트는 날씨가 추울 때 안에 옷을 많이 입기 위해 특별히 크게 산 것 같아 마침 수현이 입을 수 있었다.코트에서는 아주 옅지만 여전히 그녀의 향기가 배어있었고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현은 여전히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걸렸다.하여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내가 입은 이 옷은 누구를 위해 준비해 뒀던 옷이야?” 듣고 있던 윤아가 살짝 머뭇거리다가 뒤돌아서 그를 쳐다보았다.“그렇게 궁금해?”수현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윤아도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이름 하나를 내뱉었다.“이선우.”수현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뭐라고?”“왜? 아까부터 지금까지 내가 선우 씨를 위해 이 옷을 준비해 뒀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었어?”수현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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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윤아가 자기 방에 돌아오니 그제야 모든 게 조용해졌다.아까 수현을 기다리면서 잠깐 졸았지만 이제 그의 몸 상태도 괜찮으니 안심하고 푹 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윤아는 침대에 누웠다. 진작에 잠에 들어야 했는데 자꾸만 오늘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수현이 소영의 속임수에 넘어갔지만 이 시간에 자신한테 달려왔다는 건 그도 소영과 어떤 관계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만약 예전이었으면 윤아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자신이 먼저 수현에게 이혼을 제기했으니까. 비록 두 사람의 결혼은 가짜라고 해도 당시 윤아를 향한 수현의 마음은 유난히 티가 났다.그런데 왜 그와 소영 사이에 아무런 일도 없었을까?윤아가 왜 이렇게 생각했냐면, 만약 수현과 소영 사이에 뭔가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악독한 수법을 쓸 필요 없기 때문이다.원래는 두 사람 사이를 정리해 보려고 했으나 정리하면 할수록 윤아는 수현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웠다.원래대로라면 수현은 소영을 좋아했다. 또한 자기 생명의 은인이다. 하지만 그녀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게 많이 이상해 보였다.오히려... 윤아와 수현이 가짜 결혼이라지만, 두 사람은...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복잡해 윤아는 몸을 뒤척였다.‘말도 안 돼.’‘설마 수현이 어렸을 때 소영에 대한 고마움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착각한 걸까?’‘근데 어떻게 두 가지 감정을 헷갈릴 수 있지?’윤아는 생각할수록 납득이 가지 않아 아예 일어나 앉아서 캄캄한 창밖을 조용히 바라보았다.혹시...문득 현아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고민 끝에 윤아는 핸드폰을 꺼내 현아의 번호를 눌렀다. 시차 때문에 현아 쪽은 낮이었다.윤아의 전화를 받은 현아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나한테 낮에 전화한 게 이번이 처음이야. 왜? 그쪽은 이미 밤일 텐데 아직 안 잤어?”“나...”윤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현아와는 몇 년 동안 아무런 비밀도 없이 지낸 절친 사이라 그녀는 단번에 낌새를 알아채고 다급히 물었다.“무슨 일 있구나?”“응...”윤아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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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윤아는 말문이 막혔다.“난...”“설마 아이들의 친아빠라서 집안으로 들였다고 핑계 댈 거는 아니지?”윤아는 할말이 없었다. 예상 밖으로 현아가 자신이 뒤에 말하려던 말을 단번에 알아맞혔기 때문이다.하여 그저 입술만 달싹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대답하지 않는 걸 보니 맞다는 뜻이네? 아이들의 친아빠라면 더욱 도와주면 안 되지. 전에 너한테서 아이들을 뺏어갈까 봐 항상 걱정했잖아? 만약 그 사람이 진짜 소영의 꾀에 넘어갔더라면 두 사람은 이제 한 쌍이 되는 거고 거기에 아이까지 낳으면 수현은 이제 아빠가 되는 몸이고 그럼 더 이상 너한테서 아이를 뺏어갈 일은 없잖아.”윤아는 현아가 한 모든 말이 다 맞기에 대꾸할 수 없었다.만약 오늘 밤 수현이 진짜 소영의 꾀에 넘어갔더라면 두 사람은 지금쯤...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게 되면 그는 더 이상 윤이와 훈이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왜 그를 도와줬을까?분명히 처음에 그를 문전박대까지 했는데 왜 후회했을까. 그러다 마음 약해져서 다시 문을 열어 그를 집안으로 들이고 또...생각하다가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짚었다.처음에 문을 열어줬을 때까지는 문제없었는데 두 번째부터...이건 분명 그녀의 탓이다.수현이 이 일로 오해가 생긴다면 분명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할말이 없지?”현아가 살짝 웃으며 물었다.“아직 수현이를 좋아하네. 아니면 왜 선우 씨한테는 이런 여지조차 주지 않는데?”윤아가 반박했다.“난 그저 너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싶었을 뿐이지 너더러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해석해 달라는 게 아니야.”“겸사겸사 이 기회에 자기 마음도 알게 되는 거지. 우리 자매님을 대변해서 해석해 주면 좋지 뭐,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낫잖아.”“무슨 후회? 난 후회하지 않아.”“그래? 후회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그 사람을 내쫓아, 아직 기회가 있어. 어쩌면 그가 단념할 수도 있잖아.”“내가 그렇게 모질게 대한다고 그가 과연 단념할 사람일까?”“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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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윤아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앞에 했던 말은 그렇다 쳐도 뒤에 말은 대체 무슨 뜻으로 내뱉은 말일까?“내 방에서 자겠다고?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윤아는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보고 말을 이었다.“설마 내가 그 계약에 사인을 했다 해서 우리 사이가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건 아니겠지?”“아니.”수현은 눈을 내리깔고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아까 찬물에 너무 오랫동안 몸을 담근 데다가 밖이 너무 추워서.”“추우면 이불을 덮으면 되잖아?”말을 마친 윤아는 몸을 돌려 이불을 꺼내려고 수납장을 열어보았으나 이미 텅텅 비어있었다.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그녀는 이불 한 세트를 더 준비해 뒀는데 그 이불은 이미 수현에게 줬다. 만약 그 이불마저 모자란거면...윤아는 다시 몸을 돌려 자기 침대 위의 이불을 그에게 주려고 했다.“이거 가져가. 이불 두 개면 충분하지? 지금 세시 넘었어. 또다시 찾아와서 내 휴식을 방해하면 그때는 진짜 내쫓아버릴 거야.”수현은 그녀가 자기 침대 위의 이불을 끌어안고 오는 모습을 보았으나 받지 않았다.“아니야, 됐어.”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윤아는 할말을 잃었다.“...”‘싫으면 말아!’더 이상 신경 쓰기 귀찮았다.윤아는 문을 닫은 뒤 다시 침대에 돌아와 이불을 뒤덮은 채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했다.허나 눈을 감은 지 십분도 넘었는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자꾸만 수현이 춥다고 했던 말이 맴돌았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춥다고 한 말이 아예 신빙성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찬물 샤워를 한데다가 최근에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거기에 이렇게 한겨울에 그런 추위를 겪었으니 어쩌면 위병이 다시 발작할지도 모른다.게다가 방금 윤아를 찾아온 모습은 거의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허약해 보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는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이번 한 번뿐이고 마지막이다. 내일 그를 보내고, 나중에 그가 다시 자기 앞에서 불쌍한척해도 모른 체 할 것이다. 윤아는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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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수현은 그녀의 하얀 팔목을 잡고 말했다.“내가 잘할게.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줄게. 목숨도 바칠 수 있어. 응?”하지만 윤아는 그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그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온도도 서서히 내려가는 것 같은데 왜 그의 입에서 생명 문학까지 나오지?“안 돼.”윤아는 그를 대신해서 알코올로 몸을 닦아주며 무표정한 얼굴로 거절했다.“손들고 뒤돌아 누워. 등도 닦아 줄게.”만약 수현이 깨어나지 않았다면 아마 윤아가 자기 절로 닦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왕 그가 깨어났으니 체력도 아낄 겸 그더러 뒤돌게 했다.결국 한참 동안 기다려도 꿈쩍하지도 않는 수현을 보고 윤아가 다시 재촉했다.“빨리.”가만히 누워있던 수현은 그제야 팔을 들었다. 윤아는 그가 돌아눕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고 있던 팔로 그녀의 목을 휘감더니 그대로 자기 품에 안았다. “악!”윤아는 깜짝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질렀고 동시에 수건을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그의 품에 엎어졌다.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턱을 잡았는데 서늘한 기운이 순식간에 그녀를 덮쳐왔다.마침 두 사람의 이마가 서로 맞닿게 되었는데 한껏 다정해 보이기도 했다.“왜 안 돼?”남자는 뜨거운 숨을 그녀의 얼굴에 뿜어댔다.입술과 입술이 거의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두 사람의 숨결이 뒤엉키면서 분위기도 같이 야릇해졌다.윤아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이런 분위기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뒤로 물러서려 했는데 남자는 떨어지기 싫어 다시 거리를 좁혔다.그의 숨결이 다시 가까워지자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피했다.하지만 행동이 너무 느린 탓에 부드러운 입술이 남자로 인해 그대로 포개졌다.윤아의 호흡이 순간 뒤틀어졌다.그녀가 움직이기 전에 이미 재미를 본 수현은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더니 놀라서 벌겋게 달아오른 그녀의 입술을 사납게 삼켰다.“웁...”윤아는 그를 밀쳐내려고 손을 뻗었는데 마침 손이 그의 가슴 쪽에 닿자 수현은 짜릿함을 느꼈는지 뒤통수를 잡고 있던 손을 그녀의 목 쪽으로 옮기면서 엄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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