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731 - 챕터 740

1206 챕터

제731화

일부 영애들이 이 소식을 듣고 단체 채팅방에서 열렬한 토론을 벌였다.[자살에 실패하고 제때 치료했다고? 정말 자살하고 싶은 건지 누가 알겠어.][가련한 척하며 아니라고 발뺌하는 거겠지. 잔 거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진씨 집안에 시집가겠어?][진 대표가 전처랑 이혼한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강소영과 결혼할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 했겠지 왜 지금까지 기다렸을까? 만약 내가 강소영이라면 하루 빨리 진 대표를 포기하고 은인 대접만 받으면서 날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 행복하게 살겠어.][그런데 상대는 진수현이잖아. 그런 남자와 평생을 함께 살 기회가 있는데 다른 남자가 눈에 들어오겠어?]이 말이 나온 후 모두 침묵했다. 다들 이미 묵인한 것 같았다.하지만 이때 누가 이렇게 말했다.[강소영이 아무리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써도 소용이 없어. 찌라시가 그러던데, 윤아가 귀국했다고.]모두들 깜짝 놀랐다.[누구? 심윤아? 진 대표 전처가 귀국했다고?][응. 작은 회사를 차렸는데 진씨 그룹도 그 회사에 투자했다지 뭐야. 사촌 여동생의 대학 동창생이 얼마 전에 그 회사에 입사해서 알게 됐어.][회사를 차리자마자 진씨 그룹이 투자를 했다고? 그 두 사람 아직도 뭐가 있는 거 아니야?][진 대표가 좋아했던 사람은 분명히 심윤아였어. 그렇지 않다면 왜 결혼했겠어? 게다가 그 둘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잖아. 강소영이 진 대표를 구하면서 우세를 차지했어도 심윤아가 떠난 5년 동안 진 대표는 강소영과 만나지 않았잖아. 이제 심윤아가 돌아왔으니 그건 더더욱 불가능하지.]윤아의 귀국 소식에 모두가 궁금해했고, 대화에 참여한 사람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바뀌었다.같은 시각 병실에서.소영은 자신의 가느다란 손목에 감긴 붕대를 들여다본 후, 고개를 들어 병실 안에 있던 엄마를 바라보았다.“엄마, 어떻게 됐어요? 수현 씨가 전화를 받았어요?”열 몇 통이 넘는 전화를 걸어도 수현이 받지 않으니 유지혜의 안색은 썩을 대로 썩었다.여론으로 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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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호통을 치는 아내를 보자, 강학철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풀이 죽어 병실을 떠났다.그가 떠난 후, 소영은 눈을 내리깔며 불쌍하게 말했다. “엄마, 나 이제부터 아빠 말 들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수현 씨 그만 귀찮게 굴어야 하나 봐요.”“네 아빠 말 듣지 마. 저 인간은 남자 마음을 전혀 몰라. 소영아, 진 대표를 잡는 게 너한텐 얼마나 어려운 기회인지 잘 알잖니. 아무도 진 대표를 구하지 못했어. 오직 너만, 너만 그의 목숨을 구했으니, 진 대표에게 넌 언제나 가장 특별한 존재일 거야. 이제 진 대표가 온 후에 반드시 결혼해 달라고, 그렇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목숨으로 협박하는 거야.”“그런데... 통할까요?”유지혜는 서늘하게 웃었다.“배은망덕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들을 거란다.”소영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엄마 말만 들으면 돼. 이렇게 한 번의 기회에 진 대표랑 결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나중에 진 대표가 너한테 아무리 화가 나 하더라도 결혼한 다음 잘 달래면 되잖니. 남자는 다 거기서 거기란다. 네가 진 대표 몸만 잘 다뤄준다면 나중에 자기를 협박한 일은 다 까먹게 돼 있어.”유지혜의 말에 소영은 가슴이 설렜다. 현실은 전혀 생각지도 않은 채 벌써부터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기 시작했다.안타깝게도 유지혜가 아무리 연락해도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어느덧 모녀는 병실에서 점차 어둠을 느꼈다.늦은 시간, 밖에서 지키던 강학철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진 씨 부부가 왔다고 했다.이 말에 유지혜는 눈을 번쩍 떴다.“수현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왔다고요? 모두 해외에 있지 않았어요?”“그랬지. 오늘 소영이에게 일이 생긴 걸 보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왔다고 하더라고.”강학철이 설명했다.그들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달려왔다는 말에 유지혜는 순간 희망으로 불타오르면서 얼른 모시라고 했다. 진 씨 부부는 곧 병실로 모셔졌다.소영은 이선희를 보자마자 울면서 그녀의 품에 안기려고 했다.“아주머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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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수현이 진씨 부부를 불렀다는 소식을 들은 소영은 되려 조금 걱정되었다.설마 아침부터 그녀의 일을 알았단 말인가?하지만 수현은 지금 그녀를 만나기 싫어했고, 또 이 일이 있은 후 지금까지 그는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심지어 진 씨 부부 마저 급히 한국으로 불러들인 것으로 보아 그녀가 자살시도한 일을 처리하려는 대신 어제저녁 일을 처리하려는 듯싶었다.이 가능성을 생각하자 소영은 당황해서 이선희를 끌어안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제발 자신을 믿어 달라고 했다.이선희는 병실에서 한참 동안 그녀를 위로한 후에야 떠났다.병원을 나선 진 씨 부부는 차에 탔다.“어쩌다 이렇게 됐어요?”진태범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이선희가 차에 오르자마자 물었다. 이선희는 병원에서 수심에 찬 표정을 순식간에 바꾸더니 엄숙해졌다. “일이 잘못된 것 같아요. 도리상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아들이 소영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병문안 정도는 왔어야 해요. 그런데 아까 병실에 있을 때 현이가 있는 걸 못 봤어요.”아내의 말에 진태범도 눈을 가늘게 떴다.“이상해요. 현이가 우리를 부른 게 소영에 관한 일이 아닐 것 같아요.”이선희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먼저 가죠. 우리를 왜 불렀는지, 도대체 뭘 하려는지 알야겠어요.”거실.진 씨 부부는 나란히 소파에 앉았고 그들 앞엔 수현이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차가웠고, 꾹 다문 얇은 입술은 서리가 낀 듯했다.수현이 그 말을 내뱉은 순간부터 분위기는 경직되었다.“내일 강소영과 철저히 관계를 끊겠습니다.”거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변했다.그러나 진씨 부부의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치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처럼.다만 한참 동안 묵묵히 있던 진태범이 먼저 입을 열었다. “관계를 끊은 다음에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각오는 했고?”이 말에 수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가소롭다는 듯한 웃음을 보였다.아들의 마음을 엄마인 이선희가 어찌 모르겠나. 그녀는 아들의 표정을 본 순간 그가 이미 마음의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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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이선희는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의 마음이 너무 어두운 건 아닌지 늘 자책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그때 진중하기만 하던 진태범이 입을 열었다.“너도 빚졌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 소영이가 너를 구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우리 진씨 집안에서 뒤처리 해주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강씨 집안도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는 힘들어. 아마 진작에 망하고도 남았을 거야.”“그래, 저번에 소영이 아버지가 수주받았다가 망할 뻔한 것도 너희 아버지가 나서서 도와준 거야. 뒤에서 몰래 우리 진씨 집안 명목으로 잇속을 챙긴 것도 많아. 비록 네 목숨과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 진씨 집안도 할 만큼 했어. 조금만 더 이득을 주고 잘 얘기하면 관계를 끊을 수 없는 것도 아니야.”이선희도 맞장구를 쳤다.뭐니 뭐니 해도 그들 부부에게 제일 중요한 건 아들인 수현의 생각이었다.이선희는 말하다가 뭔가 생각난 듯 수심에 찬 표정이었다.“사실 이런 일이 없었으면 소영이도 괜찮은 아이야. 너를 구해주기도 했고 소영이와 잘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 되겠네. 이 일이 잘 해결되면 너도 다시 일에 집중해. 과거로 남겨두고 더는 생각하지 마.”이선희는 이 얘기를 꺼내기 조심스러웠다.윤아를 아꼈던 건 사실이었지만 둘은 결국 이혼했다. 윤아가 떠났다는 걸 안 이선희는 그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어떤 인연은 아름답지만 스며들지 못하고 그냥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윤아가 떠나고 수현은 눈에 보일 정도로 수척해졌다. 마치 빠르게 시들어가는 식물처럼 생기와 열정을 잃어갔다.그러다 결국 위병까지 난 것이다.시간이 지날수록 이선희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빨리 극복하기만을 바라고 있는데 하필 이때 소영이 나타나 수현의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이선희는 소영에게 별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점점 시들어가는 수현의 모습에 혹시나 해서 허락했다.하지만 지금 보니 소영은 정말 아니었다.이때 수현이 고개를 들어 이선희를 쳐다봤다.“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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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윤아의 이름만 들어도 어머니가 이렇게 흥분하는데 윤아가 아이를 둘이나 낳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 더 흥분할 게 뻔했다.수현은 이 소식을 잠시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다.아직 윤아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말이다.윤아는 수현이 그녀와 아이를 뺏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어머니 성격에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면 무조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윤아는 분명 어머니의 열정에 놀랄 것이다.하여 이 일은 잠시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하지만 수현이 한 말은 이미 이선희의 의심을 샀다.“내가 왜 잠을 못 잘 정도로 흥분해? 좋은 소식이야? 설마 재결합이라도 한 거니?”“...”수현이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이선희는 이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이제 알겠다. 윤아와 재결합했으니까 소영이가 이런 찌질한 방법까지 생각해서 너를 묶어두려고 하는 거 아니야? 맞지?”“...”수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머니의 추리 능력이 이 정도로 뛰어나 단번에 맞출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비록 윤아와 아직 재결합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그래 안 그래?”수현이 입을 꾹 닫고 있자 이선희는 여전히 흥분한 상태로 수현의 어깨를 흔들며 물었다.수현은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니요.”“아니라고?”이선희가 의심의 눈초리로 말했다.“아니면 왜 갑자기 소영이가 이런 짓을 해? 네 곁을 5년이나 지키면서 조용하게 잘 지냈는데 최근에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변했을 리가 없잖아.”“그냥 어머니 아들은 재결합하고 싶은데 거절당했다고 생각하면 돼요.”“...”이선희는 아무 말 없이 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그를 비웃었다.“전에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 거절당해도 싸지.”걱정거리를 들키자 수현은 아예 씁쓸하게 웃으며 인정했다.“그래요. 당해도 싸죠.”인정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다 수현이 자초한 일이었다.“말로만 인정하면 뭐 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의를 보여야지. 전에 윤아가 너랑 이혼한 것도 네가 일 처리를 잘 못해서 그런 거지?”수현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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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자살로 수현의 동정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소영은 답답한 표정으로 어머니를 쳐다봤다.“엄마, 이 방법을 쓰면 무조건 될 거라면서요? 하지만 수현 씨 지금 전화도 안 받아요. 설마 나한테 정떨어진 거 아니에요? 앞으로 다시는 보기 싫어서 그러는 걸 수도 있잖아요.”유지혜는 입술을 깨물었다.“수현이가 이렇게 고집스러울 줄은 몰랐네.”“다 엄마 때문이에요.”소영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약 타라는 말만 안 들었어도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분명 계속 만날 수 있었을 텐데...”징징거리는 소영의 모습에 유지혜는 짜증이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소영이 자신을 탓하자 표정이 일그러지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네가 잘났으면 내가 그런 방법을 댈 필요가 없었겠지. 모자란 너를 탓해. 손에 들어온 먹잇감을 그렇게 놓치고도 내 잘못이다? 그 머리로 퍽이나 더 만났겠다.”유지혜의 욕설에 소영은 어젯밤 마음에도 없는 남자와 잠자리를 가진 게 떠올라 더 원망스러웠다.모자란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그딴 방법을 대준 엄마도 원망스러워 주먹을 불끈 쥐었고 긴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갔다....깊은 밤.잠에 들기 전에 윤이가 엄마에게 물었다.“엄마, 아저씨 오늘도 우리 집으로 와서 자요?”윤아는 이 물음에 하마터면 표정 관리가 안 될 뻔했다. 잠깐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는 말했다.“아저씨는 아저씨 집에서 잔대. 오늘 안 와.”윤이는 약간 실망한 것 같았다.“알겠어요.”“왜? 아저씨가 집에 오는 게 좋아?”윤이가 얼른 달콤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곧 아빠가 되어줄 거잖아요. 그때가 되면 아저씨가 나쁜 사람 쫓아줄 거예요.”아이의 마음은 제일 간단하고 단순했다. 그러니 생각을 숨기지 못하고 그대로 말한다.“그리고 아저씨가 엄마도 되게 잘해주잖아요. 엄마를 챙겨줄 사람도 필요한데.”윤아는 이 말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졌고 손을 내밀어 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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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전에는 없었던 기억이 퍼즐 조각처럼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다.그날 수현은 부주의로 물에 빠졌다.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었기에 수현은 물을 무서워했고 수영을 배우기 꺼렸고 끝내 배우지 않았다.윤아와 수현은 같은 반이 아니었기에 나갈 때면 대부분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렸다.그때도 짝꿍이 강가에 새우를 잡으러 가자고 해서 나간 것이었다.분명 약속하고 출발했는데 절반쯤 갔을 때 갑자기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면 먼저 강가로 가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집으로 돌아갔고 윤아가 먼저 목적지로 향했다.봄날의 강가는 아직 한기가 맴돌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윤아는 목을 움츠렸다. 날이 너무 추워 새우고 뭐고 친구에게 그냥 돌아가자고 하는 게 어떤지 고민하고 있었다.새우를 잡고 나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내적 갈등을 하다가 몸을 돌리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윤아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영이 큰소리로 다급한 목소리로 구조를 부르고 있었다.“거기 사람 없어요? 살려주세요! 사람이 물에 빠졌어요!”‘강소영이 왜 여기 있지?’윤아는 주변을 빙 둘러보았지만 사람이라고는 그녀밖에 없었다.‘누가 물에 빠진 거지?’물에 빠진 사람이 있다는 걸 들은 윤아는 얼른 신고 있던 신발을 벗고 앞으로 내달리며 확인했다.그 사람이 수현이라는 걸 확인한 윤아는 놀라서 혼비백산했다.‘어쩌다 물에 빠진 거지? 물 무서워하는 거 아니었나?’이 생각은 윤아의 뇌리를 잠깐 스치고 사라졌다. 그녀는 얼른 옷에 걸친 무거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안에 받쳐입은 얇은 옷만 남기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소영을 지나쳐 그대로 강에 뛰어들었다.물은 정말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금방 강으로 뛰어든 윤아는 순간 손발이 얼어붙는 걸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수현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기에 열심히 물을 갈랐다. 하지만 강물의 유속이 너무 빨라 안간힘을 다 써서야 겨우 수현의 옆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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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결국 그녀는 의식을 잃었다.과거의 기억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윤아의 머릿속에서 재생되었고 까맣게 잊었던 것들이 디테일하게 다 기억났다.모든 퍼즐이 맞춰지자 윤아는 숨이 가빠와 저도 모르게 가슴을 부여잡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수현을 구한 건 바로 그녀였다.‘그럼 소영 씨는?’전에 소영이야 말로 수현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만약 이 기억이 잘못된 거라면 왜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까.한참이 지나도 윤아는 숨을 제대로 고를 수가 없었다.십여 분쯤 지나고 윤아는 몸을 일으키더니 침대에 걸터앉아 수현에게 전화를 걸려고 번호를 찾아냈다.신속하게 전화를 걸었지만 갑자기 후회가 몰려와 얼른 다시 전화를 끊었다.그러더니 이내 머리가 복잡한 듯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그녀도 자기 마음을 읽을 수가 없었다.이 시간에 수현에게 전화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설마 그를 구한 사람은 소영이 아니라 나라고 말하려는 걸까?그런다고 수현이 그녀를 믿어주기나 할까?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그녀가 몇 마디 한다고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수현이 아니라 윤아라도 누군가 그녀에게 수현을 구한 사람은 소영이 아니라고 하면 믿지 않을 것이다.증거를 찾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증거를 찾는단 말인가.수현이 그를 구한 건 소영이라는 걸 믿은 것도 그가 그때 혼수상태라 누가 구해줬는지 모르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때 윤아는 물살에 떠내려갔고 수현의 곁을 지킨 건 소영 밖에 없었다. 그러니 누구든 소영이 구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근데 이 시점에 윤아가 나서서 수현을 구했다고 하면 아마 소영의 공을 뺏은 파렴치한 사람으로 되었을 것이다.사색에 잠겨 있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윤아는 표정이 살짝 변했다.수현이었다. 아까 윤아가 전화를 하다가 말았으니 수현이 먼저 걸어온 것이다.윤아는 잠깐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전화했었어?”수현의 목소리가 어딘가 다급해 보였다.“왜 전화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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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전화를 끊고 윤아는 핸드폰을 바로 옆에 놓아두었다.잘 시간이었다.오늘 생각난 일은 증명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말로 해서 믿어줄 사안이 아니었다.하지만 오래전 일이라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머리가 아팠다.윤아는 침대에 누웠지만 전혀 졸리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어렵게 살아난 기억으로 가득했다.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답답했다.수현은 그때 소영을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늘 그녀를 각별하게 대했다. 원래는 둘밖에 없었던 세상에 소영이 들어온 것이다.윤아는 수현과 소영 사이를 질투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더 어이없는 건 수현을 구한 사람이 자기였으면 좋겠다는 환상까지 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수현을 구한 건 정말 윤아가 맞았다. 그냥 소영이 그 공을 뺏어간 것일 뿐이다.공을 뺏어갔다라, 윤아의 예쁜 눈매가 점점 구겨졌다.소영은 수현을 물속에서 구해낸 윤아를 당겨주지는 못할망정 그녀가 물살에 휩쓸려간 틈을 타 그녀의 공까지 뺏어간 것이다.바꿔 말하면 소영은 분명히 윤아가 물속에 있는 걸 알면서, 그녀가 물살에 휩쓸려간 걸 알면서도 사람을 더 부를 생각은커녕 그녀가 물살에 휩쓸려갔다는 사실조차 꺼내지 않았다.곰곰이 생각하자 윤아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이런 마음을 품고 있는 소영이 심씨 가문이 망한 후 손을 내밀다니,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되었다.윤아가 넋을 잃은 채 생각에 잠겨 있는데 얼떨결에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정신을 차려보니 수현이 걸어온 전화였다.시간이 꽤 지났는데 왜 또 전화를 걸어온 건지 알 수 없었다.아무리 생각해도 할 말이 없었기에 윤아는 덤덤하게 걸려 오는 전화를 지켜보며 끊을 때까지 받지 않았다.늦은 시간이니 전화를 받지 않아도 연거푸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벨소리가 멈추고 수현은 더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지만 문자를 한 통 받았다.[안 자고 있는 거 다 알아. 지금 집 앞이야.]문자를 확인한 윤아는 멈칫했다. 수현이 집 앞에 있을 줄은 몰랐다.이렇게 오래 있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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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윤아가 입을 열려는데 수현이 성큼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오며 현관문을 닫았다.그는 안으로 몇 걸음 더 들어오더니 아예 그녀를 벽에 바짝 몰아세웠다.“나 왜 찾은 거야?”수현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 있었고 눈빛도 우물처럼 깊이를 알 수 없었다. 그는 마치 야심한 밤에 먹잇감을 찾은 늑대와도 같았다.“...”윤아는 할말을 잃었다. 그런 수현이 파렴치하다고 생각했다. 어젯밤만 아니었어도 그는 절대로 그녀를 이렇게 대하지 못했을 것이다.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는 심지어 그녀의 이마에 뽀뽀까지 했다.이를 떠올린 윤아는 얼른 수현을 밀쳐냈다.“뭐 하는 거야? 말했잖아. 잘못 눌린 거라고.”“안 믿어.”수현은 아예 윤아의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게 부여잡더니 느끼한 멘트를 날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말했다.“너처럼 이성적인 사람이 이 야심한 밤에 내 번호를 잘못 눌렀다고?”윤아가 멈칫했다.“그러니 나한테 전화를 걸었다는 건 나한테 용건이 있었다는 거지.”수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하지만 네가 전화로 말하긴 싫어하는 것 같으니 내가 이렇게 직접 찾아올 수 밖에.”윤아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수현인지라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윤아는 그런 수현을 쳐다보며 입을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현은 말을 하려다 마는 윤아를 보며 눈썹을 추켜세웠다.“왜? 무슨 말인데 이렇게 어려워해? 설마...”수현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려는 걸 윤아가 즉시 말렸다.“그런 거 아니니까 그만 생각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건 맞아.”수현은 예상이 적중했다는 표정이었다.일단 말을 꺼낸 바에 윤아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내가 한 말 믿을 수 있겠어?”“당연하지.”수현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그럼, 강소영 씨를 믿어 나를 믿어?”이 물음에 수현은 살짝 난감했지만 손으로 윤아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부드럽게 말했다.“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당연히 너지.”수현의 대답에 윤아는 살짝 안심이 되었다.수현이 조금만 대답을 망설여도 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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